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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NBA 스트리트 온라인, 가능성은 충분하다

‘NBA 스트리트 온라인’ 오픈 베타테스트 체험기

머신 2008-08-28 17:00:42

온라인 길거리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의 성공 이후 농구 이외의 구기종목과 익스트림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대부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EA와 네오위즈게임즈의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 온라인>만은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2편까지 나오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괄목할만한 성과였죠.

 

첫 합작에 성공한 EA와 네오위즈게임즈가 이번에는 <NBA 스트리트 온라인>이라는 길거리 농구게임으로 돌아왔습니다. <피파 온라인>이 최대한 현실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면, <NBA 스트리트 온라인>은 최대한 비현실적인 재미를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일반적인 농구의 범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만 일어나기 때문이죠.

 

지난 8월1일부터 오픈 베타테스트에 돌입한 <NBA 스트리트 온라인>. 얼마나 색다른 농구게임인지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Machine


 

■ 농구 게임이라기 보단 액션 게임

 

- 드리블 중인 공을 가로채려면 상대를 힘껏 밀쳐내고 공을 빼앗자.

- 덩크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려면 공중에서 상대에게 부딪혀 자세를 무너뜨리면 된다.

- 상대의 3점 슛은 골밑에서 기다렸다가 쳐내면 된다.

- 공격할 때는 수비의 중심인 센터를 견제하기 위해 수시로 상대 센터를 밀어내는 것이 좋다.

 

농구 용어들이 사용됐지만 전혀 농구답지 않은 위의 이야기들은 <NBA 스트리트 온라인>에서 실제로 통용되는 것들이다. 길거리 농구를 표방하는 이 게임은 ‘농구공을 상대 골대에 넣어서 득점한다’는 개념을 제외하면 실제 농구의 거의 모든 규칙을 무시하고 있다. 이쯤 되면 그저 농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덩크는 이렇게 막는 것이다! 온몸을 사용하라!

 

물론 현실에 충실하다고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NBA 스트리트 온라인>은 틀에서 벗어난 농구 플레이로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수많은 종류의 덩크, 화려한 개인기 드리블, 수비를 농락하는 트릭 플레이는 <NBA 스트리트 온라인>만의 색깔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또한, 게임 브레이커 시스템은 단순히 득점을 넘어서 화려한 플레이를 할수록 점수차를 더욱 크게 벌릴 수 있게 만든다. 오버액션 플레이를 그저 실력 과시용으로 펼치는 것이 아니라, 이기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한다는 점은 무척 흥미롭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사이드 뷰에서 하게 된다. 물론 여러가지 다양한 시점이 준비되어 있다.

 

 

■ 이기고 싶다면 멋을 부려라! 게임 브레이커

 

게임 브레이커 시스템은 <NBA 스트리트 온라인>에서 유저들이 화려한 플레이를 하게 만드는 핵심 이유이다. 경기 도중 덩크나 개인기 드리블 같은 멋진 플레이를 하면 화면 상단에 있는 게임 브레이커 게이지가 점점 차오른다. 게이지가 가득 차면 코트 중앙에 반짝이는 원이 생겨나는데, 이곳에서 게임 브레이커를 발동할 수 있다.

 

게임 브레이커가 발동되면 상대 점수가 1점 줄어들고, 게임 브레이커 모드가 활성화된다. 이 상태에서 화려한 플레이로 게이지를 모은 뒤 공격에 성공하면 한 번에 최대 7점까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게임 브레이커를 발동시키면 화려한 연출과 함께 주변의 모든 캐릭터들이 밀려난다.

 

다만, 게임 브레이커 모드는 공이 한 번 골에 들어갈 때까지 끝나지 않기 때문에 공격권이 바뀌어도 그대로 적용된다. 잘못하면 역공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레벨이 낮을 때는 주로 상대 점수를 1점 깎는 용도로만 활용이 되는 시스템이지만, 고레벨이 될수록 게임 브레이커 게이지를 순식간에 채울 수 있는 기술이나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게임의 긴장감을 높여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 3점 덩크, 4점 덩크가 있다?

 

<NBA 스트리트 온라인>의 꽃은 덩크슛이다. 오픈 베타테스트에서 공개된 기본 덩크슛의 종류만 18종류이고, 앨리웁이나 특수한 성격의 덩크까지 합하면 더 많은 종류의 덩크슛이 존재한다.

 

덩크슛은 단순한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고 쉽게 방어되지 않는 까다로운 슛이면서 동시에 게임브레이크 게이지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덩크슛을 기본 공격 루트로 이용하면서 속임수 동작인 더블 클러치나 기습적인 점프 슛을 사용하게 된다.

 

덩크는 <NBA 스트리트 온라인>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덩크슛을 사용하면 슛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게이지가 차오르는데, 게이지를 높일수록 차오르는 게임 브레이커 게이지의 양이 많아지지만 게이지를 모으는 동안에는 방어에 쉽게 당하게 된다. 반면에 게이지를 정확히 가득 채우면 더블덩크가 나가면서 3점짜리 덩크를 성공할 수 있게 된다. 더블 덩크는 덩크를 해서 골밑으로 떨어지는 공을 손이나 발로 잡아서 다시 덩크를 하는 기술이지만 게이지를 너무 채우면 꼴사나운 포즈로 덩크에 실패하게 된다.

 

트리플 덩크를 실패한 자의 말로. 멋진 덩크와 삽질은 종이 한 장의 차이다.

 

또한 팀원 중 한 명을 발판 삼아 높이 뛰어올라서 덩크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3점 라인에서 뛰어오르는 준비동작을 무산시키지 못하면 공중에서는 방어를 할 방법이 없다. 이것을 점프 덩크라고 부르는데, 게임 브레이커 상태에서 점프 덩크 게이지를 가득 채우는 데 성공하면 4점짜리 트리풀 덩크가 발동된다. 상대의 점수를 1점 깎으면서 4점을 올릴 수 있다면 한 순간에 5점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NBA 스트리트 온라인>에서는 고레벨이 될수록 평범한 점프 샷은 기습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상 거의 전부 블락커에 의해 막힌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게임의 흐름에서 덩크는 화려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공격루트로 자리잡게 된다.

 

 

■ 승리를 향한 춤사위, 크로스 오버와 트릭 드리볼

 

길거리 농구를 소재로 한 게임답게 평범한 농구경기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 화려한 드리블도 사용할 수 있다. 가장 단순한 크로스 오버를 제외하면 대부분 공격시간을 허비하면서 공을 빼앗길 위험이 높아지지만, 제대로 성공하면 게임 브레이커 게이지를 순식간에 가득 채울 수도 있는 방법이다. 비보이의 브레이크 댄스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동작들이 준비되어 있다.

 

, 이 정도는 해야 드리블 좀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하지만 성공시 얻는 보상에 비해 너무 위험해서 현재로선 유저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밀쳐내기나 가로채기에 당할 확률도 매우 높고, 2초 정도의 드리블 동작 중에는 패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패스 타이밍을 놓쳐서 공격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가 잦다. 만약 드리블로 게이지를 많이 올렸다고 하더라도 공격에 실패해서 중간에 볼을 빼앗기면 이미 올렸던 게이지조차 전부 사라진다. 위험부담도 무척 큰 셈이다.

 

춤은 잘 구경했습니다. 이제 공 내놓으시죠.

 

 

■ 힘 세고 발 빠르면 최고? 난감한 능력치 밸런스

 

<NBA 스트리트 온라인>의 캐릭터는 슛, 패스, 덩크, 블로킹, 드리블, 스틸, , 속력, 수비의 9가지 능력치를 가진다. 그리고 레벨업을 하면서 얻는 스킬 포인트로 각각의 능력치를 올려나가면서 능력치와 연관된 기술들을 습득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유저들이 가장 중요시 하는 능력은 힘과 속력이고, 패스나 드리블, 수비 등은 아예 외면당하고 있다.

 

이 게임에서는 밀쳐내기나 몸통박치기가 정당한 수단이기 때문에 힘이 강하면 얻게 되는 이득이 무척 많다. 공중에서 서로 충돌해도 버틸 수 있으며, 보통은 두 번 연속으로 밀어야 뺏을 수 있는 공을 한 번에 뺏기도 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3:3 풀코트 게임이기 때문에 속력이 빠르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수없이 많다.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두 능력치를 모두 올리거나 적어도 둘 중에 하나는 반드시 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엉망진창 공중전이 자주 펼쳐진다. 공중에선 힘 센 사람이 최고.

 

패스 능력치에 포인트를 투자하면 패스 속도가 빨라지고, 패스 성공시 차오르는 게임 브레이커 게이지의 양도 늘어난다. 하지만 패스 능력이 낮아도 딱히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에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

 

물론 패스를 키운 캐릭터의 강력함도 요즘 대두되고 있기는 하지만 패스 능력치가 낮아도 장거리패스나 슛동작 훼이크 패스, 앨리웁 패스 등의 고급 기술들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 드리블의 경우 컨텐츠는 많이 준비되어 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실전 적용이 어려워서 애용되지 못하고 있다.

 

수비 능력치는 주변의 공격수가 슛을 할 경우 공이 들어가지 않을 확률을 높이는 능력이다. 하지만 레벨이 높아질수록 블로킹을 당하지 않으면 거의 전부 성공하는 덩크슛이 공격루트의 중심으로 자리잡기 때문에 큰 효과를 보여주지는 못하는 능력이 되어버렸다.

 

3점 슛을 이런 식으로 골 밑에서 간단히 막아버린다. 굳이 힘들게 따라다닐 필요가 있나?

 

 

■ 길거리 코트에 농구선수밖에 없다?!

 

<NBA 스트리트 온라인>에서는 현재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상의, 하의, 신발뿐이다. 게다가 게임성은 농구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지만 눈에 보이는 캐릭터들의 모습은 어딜 어떻게 봐도 훌륭한 농구선수들뿐이다. 복장이 농구 유니폼과 농구화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복장은 단순히 게임머니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노력을 통해 직접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은 포기하는 편이 좋다.

 

농구 규칙은 전부 어겨도 옷만은 농구 유니폼을 입고 싶었던 모양.

 

아이템은 레시피와 재료를 준비해 직접 만들어야 한다. 재료로 사용되는 능력 강화제나 레시피는 경기에 이기고 나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유저들간의 대전에서는 경기시작 전에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제작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준비되어 있는 것이 챌린지 모드와 보스 배틀이다.

 

챌린지 모드는 싱글 플레이 모드라고 생각할 수 있다. NPC와 팀을 이뤄서 3:3 대전을 혼자서 짧게 진행한다. 게임 시작 전에 누구에게 도전하느냐, 어느 경기장에서 하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보상을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아이템을 구하기가 쉽다.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덩크만으로 득점해야 하거나 점프샷으로만 득점을 하는 등의 특이한 규칙이 붙는 경우도 있다.

 

바지 한 벌 맞추는데 음료수 서너박스 정도는 쓰는 것 같다.

 

보스배틀은 챌린지 모드를 하면서 모인 챌린지 포인트를 사용해서 보스와 경기를 하는 것이다. 경기방식 자체는 챌린지 모드와 비슷하지만 챌린지 포인트를 모은만큼 자기가 원하는 고급 레시피나 고급 재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기본 경기장 외의 코트를 사용하려면 적지 않은 게임머니를 사용해야 한다. 게다가 쓸만한 아이템들은 대부분 1회용 티켓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유료 경기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옷 한 벌에 사용되는 게임머니와 노력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대부분의 경우 게임머니는 능력치를 올리거나 스킬을 배우는 것에 사용하기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이템 제작은 캐릭터 성장이 느려져서 게임머니에 여유가 있는 고레벨들을 위한 장치로 보인다.

 

 

■ 가능성이 보이는 농구 액션게임

 

지금까지 <NBA 스트리트 온라인>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을 여러가지 이야기 했지만 게임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게 즐겼다. 역동감 넘치는 동작과 높은 완성도의 그래픽, 사실적이진 않지만 직관적으로 움직이는 조작감은 농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빠져들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요소였다.

 

그래픽 퀄리티와 최적화는 정말 훌륭했다. 다만 네트워크 최적화가 아직 덜된 듯?

 

다만 아쉬웠던 것은 네트워크 최적화와 일부 키보드에서 버튼 3개 이상을 인식하지 못해서 컨트롤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는 점이다.

 

트릭 드리블이나 슬라이딩, 커맨드 덩크 등 몇몇 스킬을 쓸 경우 최대 4개의 버튼을 동시에 누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키보드에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누를 수 있는 버튼의 최대한도를 3개로 본다는 것을 생각할 때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이패드를 게임 내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방향키를 사용할 수 없고 아날로그 스틱으로만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필자의 키보드로는 대각선으로 빠르게 달리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NBA 스트리트 온라인>은 온라인 농구 게임으로서 대히트를 기록한 <프리스타일>과는 거의 접점이 없어 보였다. 농구라는 같은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서로 다른 형식의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웠다.

 

하지만 독특하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다. 알려지고 검증된 재미를 버리고 신선한 게임성을 선택한 이상, 유저들의 평가를 예상하는 것은 하나의 도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신생 스포츠 게임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 갈 때 홀로 <피파 온라인>을 성공시켰던 EA와 네오위즈게임즈의 공동 개발팀이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