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유저가 직접 하는 액션'이 가능할까?
<드래곤네스트>의 개발 총괄로 유명한 '박정식' 대표의 신작 <헌드레드 소울>이 곧 한국에 정식 출시된다.
<헌드레드 소울>은 가상패드를 활용한 모바일 RPG다. 지금까지 가상패드를 사용한 모바일 RPG 중, 유저가 직접 액션을 하며 플레이하는 게임은 많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할 순 있었지만, 조작 피로도나 반복 작업 등의 이슈로 결국 '자동전투'로 귀결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게임은 모바일 RPG로선 이례적으로 수동 조작이 재미있는 게임을 전면에 내세웠고, 게임의 액션 또한 유저가 직접 조작해야만 화려하고 효율이 좋도록 디자인됐다. 직접 조작보다 '보는 재미'를 추구한 모바일 RPG 트렌드와는 반대다. 과연 어떤 시스템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일까? 일부 국가에서 나온 소프트론칭 버전을 기준으로 게임의 주요 특징을 정리했다.
# 보스까지 띄우고 넘어뜨리고 기절시켜라! 상태이상에 초점 맞춘 전투
<헌드레드 소울>의 가장 큰 특징은 보스전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상태이상'이다. 띄우기나 기절 같은 상태이상이 일반 몬스터에게만 걸리는 대부분의 게임과 달리, <헌드레드 소울>은 유저가 보스 몬스터까지 띄우고 기절시키고 쓰러트릴 수 있다.
게임에 나오는 대부분의 무기·부관(NPC 동료)는 저마다 하나 이상의 상태 이상 부여 스킬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헌드레드 소울>은 적이 특정한 상태 이상에 걸렸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계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유저가 처음 사용할 수 있는 한손검 '나이트폴'은 성장 단계에 따라 기절·다운 스킬이 추가된다. 그리고 무기에는 기절한 적을 칼로 꿰 잡아 넘기는 조건부 스킬, 쓰러진 적에게 칼을 꽂는 조건부 스킬이 존재한다. 유저가 나이트폴 무기 스킬이나 부관 스킬로 적을 기절시키면 자연스럽게 후속 스킬이 연이어 나가는 구조다.
다만 보스 몬스터는 다른 몬스터보다 평상시 상태 이상 저항이 높기 때문에, 보스전에서는 슈퍼아머를 파괴하거나 '저스트가드'를 해 상대가 빈틈을 노출하길 노려야 한다. 더군다나 <헌드레드 소울>의 보스 대부분은 다른 모바일 RPG처럼 장판(?) 같은 것 없이 자신의 동작으로만 공격을 예고한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헌드레드 소울>의 전투는 단순히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스가 동작으로 '암시'하는 패턴을 파악하고 파훼하고 빈틈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스와 제자리에서 서로 '말뚝딜'을 하거나 바닥이 표시된 장판(?)을 보고 피하는 모바일 RPG식 전투보단, 콘솔 액션 게임에 더 가까운 문법이다.
(물론 상태 이상 저항이 없는 일반 몬스터 전투는 자유롭게 연계기를 쓰며 쓸어 잡을 수 있다)
# 무기와 부관이 만드는 시너지 연계기
<헌드레드 소울>에 등장하는 보스는 저마다 약점 상태 이상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모래 속을 잠행할 수 있는 '사막 스콜피온'은 자신을 모래 속에서 건져낼 수 있는 '띄우기'에 취약한 식이다.
때문에 유저는 보스를 쉽게 상대하려면, 보스의 패턴을 파악한 뒤 그를 공략하기 쉬운 무기와 부관을 준비해야 한다. <헌드레드 소울>은 상태 이상 연계기의 위력이 일반 공격의 2배 이상 강하기 때문에 이런 '채비'가 특히 중요하다. 앞서 말한 사막 스콜피온의 예라면 띄우기 공격에 특화된 부관 '기간틱'과 공중의 적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듀얼블레이드'나 '윈드슬레이어'를 준비하면 난이도가 급락하는 식.
캐릭터의 스펙보다 채비가 중요하다는 면에선 게임의 지향점이 일반적인 모바일 RPG보단 <몬스터헌터> 같은 게임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액션 게임답게, 유저의 컨트롤 실력만 좋다면 최적의 조합이 아닌 구성으로 보스를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헌드레드 소울>의 상태 이상은 상대에게 게이지를 누적해 기준치를 넘기면 효과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때문에 특정 상태 이상에 강한 면을 보이는 몬스터도 (저항 수치가 극단적이지만 않으면) 무기와 보조무기, 부관의 상태 이상 스킬을 누적시켜 빈틈을 만들 수 있다.
일부 보조 무기는 '저스트가드'와 같은 특수한 조건을 충족시키면 적의 저항치를 대거 낮추기도 한다. 일부 몬스터는 아예 특정 패턴 전후로 저항치가 극도로 내려가 적의 패턴만 잘 봐도 쉽게 공략할 수 있다. (컨트롤만 좋다면 아예 상태 이상 없이 순수하게 피하고 때리기 만으로 공략하는 것도 가능)
# 짧고 굵은 '수동 조작'을 권하는 전투 구조와 운영 기조
이러한 전투 시스템 때문에 <헌드레드 소울>은 사실상 유저가 직접 조작해야만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또 게임의 난이도 적절한 편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함인지 모바일 RPG면 기본(?)인 자동전투 또한 단순히 캐릭터가 이동하고 기본 공격만 하는 식으로 기능이 제한되는 식. 자동 전투가 있는 게임이면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반복 전투' 기능도 없다. 스테이지도 일직선으로 구성돼 생각 없이 '다음'을 누르는 구조가 아니라, <소녀전선>처럼 여러 말판과 갈림길로 디자인 돼 유저가 직접 경로를 개척하고 선택하는 구조.
<헌드레드 소울>의 지역 구조. 어떤 스테이지를 깼느냐에 따라 유저가 다음에 이동할 수 있는 길이 달라진다.
그렇다면 액션 게임이라면 필연적인, 더군다나 모바일 같이 조작이 힘든 플랫폼에선 더더욱 심한 '조작·반복 스트레스' 문제는 없을까?
개발진은 게임에 필요한 절대적인 플레이 타임 자체를 줄이고, 유저가 플레이 하는 시간도 '보스전' 같이 의미 있는 콘텐츠로만 제한해 스트레스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먼저 <헌드레드 소울>은 장비를 업그레이드 할 때 일반 스테이지에서 나오는 재료보다 보스 전리품이 극도로 많이 필요한 구조다. 그리고 이 보스전은 스테이지 클리어 후, 아예 보스하고만 바로 싸울 수 있는 '토벌' 모드를 통해 언제든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다. 보스전 시간은 보통 2분이 넘지 않고, 피로도를 2배 써 전리품을 2배로 얻는 옵션도 존재한다.
여기에 더해 해외 서버의 운영 정책 또한 다른 모바일 RPG처럼 스테미너를 퍼주지 않고, 유저가 제한된 스테미너를 소비하게 하는 방식이다.
유저가 플레이 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이고, 플레이 할 콘텐츠도 '보스전' 중심으로 짧고 굵게 배치해 조작·반복 피로도를 최대한 줄이려는 모습이다.
# <소녀전선>의 제조를 연상시키는 장비 획득 구조
<헌드레드 소울>은 기본적으로 각종 장비를 '뽑기'를 통해 얻는 구조다. 단, 장비 뽑기는 유료 뽑기가 존재하지 않으며, <소녀전선>처럼 인게임 재화를 원하는만큼 투입해 임의의 결과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유저는 메인 스테이지를 클리어할수록 스테이지에 딸린 3종류의 '광산'을 해금할 수 있다. 유저는 여기서 장비 제작에 필요한 3종류의 자원을 얻을 수 있으며, 특정 NPC에게 자원을 맡겨 랜덤 생산을 할 수 있다. 또한 재료의 양을 조정해 특정 종류의 장비, 혹은 특정 등급 장비가 나올 확률을 높일 수도 있다.
장비 제작 시스템. 3가지 재료의 양과 비율에 따라 특정 장비나 상위 등급 제작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게임의 유료 모델로는 '노바스톤'이라는 유료 뽑기(협동·도전 콘텐츠 보상으로도 획득 가능), 그리고 코스튬이나 자원 구입 등의 요소가 존재한다.
이 중 '노바스톤'은 <서머너즈 워>의 룬처럼 캐릭터 능력을 올려주는 보석 같은 개념이다. 개발진에 따르면, 노바스톤이 캐릭터 강함에 영향 끼치는 비중은 (성장이 끝난 캐릭터 기준) 약 20% 정도. 다만 게임 특성 상 보스에게 상태 이상을 걸고 연계기를 잘 넣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유저가 체감하는 비중은 무기·장비·부관 조합 쪽이 더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헌드레드 소울>은 1월 중순에서 말 사이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게임은 현재 싱가포르와 호주에서 테스트 목적으로 소프트론칭을 진행 중이다.
노바스톤을 장비하는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