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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똑똑한 협동 호러 FPS, 레프트 4 데드

호러 1인칭 슈팅 게임 ‘레프트 4 데드’ 리뷰

onesound 2008-11-25 17:07:17

 

<레프트 4 데드>는 좀비로 가득한 도시를 배경으로, 4명의 생존자 중 한 명이 되어 도시를 탈출하는 호러 1인칭 슈팅(FPS) 게임입니다. 총 4명의 플레이어가 서로 도와가며 몰려드는 좀비를 없애고 길을 찾아 나아가게 됩니다. 기본은 온라인 협동 플레이를 권장하고 있고, 멀티플레이 게임도 협동플레이을 확장해서 두 팀(4인씩 총 8명)이 서로 좀비와 생존자 역할을 바꿔가며 누가 멀리 가나를 놓고 경쟁합니다. 


최근의 트렌드 소수의 플레이어 vs 다수의 인공지능 적들.

 


<레프트 4 데드>는 두 가지만 알면 됩니다. 협동좀비.

 

일단 4명의 플레이어가 협동 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일단 몰려드는 좀비의 수가  엄청나게 많고, 플레이어가 급작스레 다른 좀비에게 묶여서 행동불가 상태에 빠지거나 특정 유저가 좀비들의 메인 타깃이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다른 유저가 도와주지않으면 금새 죽기 쉽상이죠. 만일 한 명이라도 쓰러질 경우 머릿수에서 밀리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무너집니다. 다른 FPS와 달리 아무리 실력이 있는 유저라고 하더라도 혼자서 튀는 플레이를 하면 팀 전체가 순식간에 몰살당합니다.

 

부머의 토사물이 묻으면 토사물 묻은 유저에게만 좀비들이 달려듭니다
토사물이 묻은 유저는 일정시간 장님이 되죠.




붙잡힌 캐릭터는 어떤 조작도 불가능하고, 다른 유저가 와서 쳐줘야 살아납니다.

 

말이 협동이지 그렇게 복잡한 전략(=각자 역할이 나누어진)을 요구하진 않고, 정확하게는 다른 유저의 상황에 초점을 맞추도록 요구하는 컨셉트입니다.

 

다른 게임이라면 이런 강제적 협동이 짜증나는 요소겠지만, 테두리 색깔로 유저 상태를 보여주고, 총을 재장전 하거나 체력회복을 할 때 캐릭터들이 말을 하는 방식으로(이러면 자연스레 해당 유저를 엄호하게 됩니다) 다른 유저의 플레이에 어렵지 않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소수 인원이라는 점과 이런 게임성 때문에 플레이어들의 유대가 돈독해지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더군요.

 

무엇보다 같이 하는 플레이어를 그저 똑똑한 인공지능으로 보지 않게 되는 점이 좋습니다.

 

 

평소 보아온 좀비 영화의 전형적인 모습이 게임의 기능적인 디자인과 딱! 맞물려 있습니다. 좀비들은 빛과 연기, 소리 등에 반응한다는 설정이라, 실수로 자동차를 쏴서 경보라도 울리면 갑자기 마구 쏟아져 나오는 좀비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파이프 폭탄이나 게임 플레이에 변화를 주는 주요 몬스터들이 자연스러운 형태로 게임에 잘 녹아 있고요. 사실 이런 기능(재미)적인 필요에 의해 넣은 요소들은 잘못 넣으면 이상하다고 느껴지기 쉽거든요.

 

음침한 화면에서 달려드는 무수한 좀비들은 모션캡쳐 덕택에 움직임이 매우 리얼합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임에도 적을 인지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깔끔한 화면을 보여주고, 손전등 조명도 게임의 분위기를 훨씬 살아나게 만들고요. 배색과 밝기 대비를 활용하여 진행할 경로나 적과 우리편을 구분하도록 한 부분도 좋네요.

 

 

<레프트 4 데드>는 원래 <카운터스트라이크>의 모드(MOD)였던 <좀비스트라이크>의 아이디어를 본격적으로 개선해 만든 게임입니다. 때문에 카스처럼 가능한 끝없이 반복 플레이 할 수 있으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고심한 흔적이 있는데, 같은 맵임에도 플레이할 때마다 적과 아이템이 랜덤으로 등장하는 방법으로 반복 플레이의 재미를 살렸습니다.

 

제 경우는 난이도가 높고 호러 게임이기 때문에 아이템 하나가 아쉬운 상황에 자주 처하게 되고, 이때마다 맵의 공포스러운 장소를 뒤질지 말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바보같다고 놀리던 영화의 장면들.

 

 


<레프트 4 데드>의 교훈.


보통 집중 + 반복 플레이를 권장하는 게임의 경우 익숙해지면 별 감흥 없는 화면이 되기 쉬운데(좀비들을 단순히 귀찮은 몬스터로 여기게 됨) 랜덤 구성과 잘 만든 아트 덕분에 할 때마다 몰입도를 높입니다. 캐릭터 이동은 약간 빠르다는 느낌이지만 영화 <28일 후> 처럼 빠른 속도로 달려드는 좀비들이 많아서 딱히 빠르다는 체감은 없습니다. 대신 긴박함의 전달 측면에선 매우 효과적으로 보였고요.

 

 

제일 재미있는 시스템 중 하나는 플레이어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부분입니다. 저도 코멘터리를 보고 알게 된 건데요, 랜덤 생성 시스템으로 인해 좀비들이 너무 많이 생성될 경우 난이도 편차가 생기는 상황을 막고자, 유저의 스트레스 상태(데미지를 입은 정도, 전투 횟수 등)를 분석해서 난이도를 조절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게임 중간에 적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유저가 짜증나게 전투를 했다 싶으면 뒷쪽 좀비 수를 조절한다고 해요.(!!!) 이런 기능은 배경음악에도 설정되어 있어서 플레이 패턴에 따라 배경음악을 바꿔주기도 한답니다. (더 웃긴 점은 이런 기능을 넣어두면 유저가 어느 순간부터 인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패턴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경우도 발생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해보면 게임 진행의 강약 호흡이 꽤나 좋다고 느껴집니다. '재미 없다, 끄고 싶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죠. 기본적인 진행 플로우가 가진 호흡도 좋은 편인데, 위와 같은 시스템으로 세심하게 다듬으니 게임을 더 오래 붙잡게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단점으로는…… 먼저 게임의 기반인 기본 맵 종류가 적습니다. 이 게임은 멀티도 기본 캠페인 맵에서 플레이 하는데요, 5개의 맵이 1개의 캠페인을 구성하고, 캠페인이 4개가 있으므로 총 20개의 맵이 전부입니다. 한 캠페인(맵이 아님)을 깨는 데 길어야 두 시간이 안 걸립니다.

 

랜덤 생성으로 변화를 주어도 맵 자체는 고정되어 있으니 반복해서 즐길 경우 지루해지는 문제를 피할 수가 없어 보입니다. 몇 번 하다 보면 랜덤 생성에 관계없이 정확히 아이템 나올법한 루트를 돌게 되니까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다운로드 할 수 있는 맵들이 추가되겠지만, 지금의 2배쯤 되는 볼륨으로 나왔으면 딱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게임 매칭을 할 때 회선 속도가 좋지 않은 상대들이 주로 잡히는 문제도 있고, 멀티플레이와 게임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라서 싱글플레이의 특수한 이벤트나 연출이 전혀 없습니다. 멋진 게임 내용을 싱글플레이에서 잘 살릴 수도 있었을것 같은데 말이죠.

 

 

멀티에서의 좀비쪽 게임 플레이의 경우 협동을 요구하는 요소가 거의 없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기본 협력플레이가 워낙 좋다보니 좀비쪽은 덤으로 넣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요 몇년간 본 게임 중 팀킬이 되는 유일한 게임이기도 한데, 비매너 플레이어가 끼어들면 게임의 재미가 순식간에 0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저는 딱 한번 겪어봤네요.

 

현재 PC와 Xbox360 버전이 나왔고, PC 버전은 스팀(steam)에서도 판매 중입니다. 데모 버전으로도 온라인 플레이가 가능하니 꼭 한번 해보시길. 좀비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Good
살짝 오버해서 4인 협동 플레이의 정점이자 일대다 게임의 완성형.
- 빠르고 직관적이면서 배려 넘치는 게임 디자인.
- 기능적인 면에 충실하면서도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컨셉트, 그래픽, 사운드.
- 유저의 게임 플레이를 분석하여 게임 호흡을 조절하는 시스템.

Bad
- 맵이 부족하다!


- 화장실에 숨어서 문만 쏴대는 원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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