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2>의 출시가 유력한 내년에 또 하나의 RTS 기대작이 나옵니다. 바로 <워해머 40,000: 던오브워2>입니다. 싱글 캠페인의 주인공인 ‘스페이스 마린’ 분대의 구성원들을 소개하는 영상부터 만나 보시죠.
<홈월드>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워해머 40,000: 던오브워>. 모두 캐나다에 위치한 렐릭(Relic)에서 만든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입니다. 세 게임 모두 완성도와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거두었죠. 그만큼 렐릭은 독창적인 RTS 개발력을 인정을 받고 있는데요, THQ가 렐릭을 인수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던오브워>는 MMORPG <워해머 온라인>처럼 게임스워크샵의 판타지 보드게임 ‘워해머’의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합니다. ‘워해머’ 세계관의 인기가 높은 북미와 유럽에서 <던오브워>는 탄탄한 게임성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월드사이버게임즈(WCG)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죠.
이제 속편 <던오브워2>가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2편은 1편보다 훨씬 독특합니다. 싱글플레이만 떼어놓고 보면 ‘RTS 롤플레잉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워해머 40,000: 던오브워2>를 소개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이재진 기자
■ ‘따분한’ RTS는 가라, 전투와 액션에 올인!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게임컨벤션 2008, THQ는 비즈니스 센터에 부스를 마련하고 <던오브워2>의 개발자 세션을 진행했다. (촬영이 금지됐던) 당시 시연회에서 렐릭의 개발자는 2편의 개발 취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10분 동안 자원을 모으고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이제 지루합니다. 따분한 RTS는 (만드는 사람도) 싫습니다. 그래서 <던오브워2>는 1편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잔혹한 전투와 액션’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던오브워2>의 싱글플레이 캠페인에는 ‘자원 채집과 건설, 생산’이 없다. 대신 새로운 스킬과 아이템을 얻는 ‘습득’과 ‘성장’의 재미를 추구했다. 모든 유닛은 레벨과 능력치를 갖고 ‘워기어’라고 불리는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다.
게이머는 ‘스페이스 마린’의 정예부대 블러드 레이븐(Blood Ravens)을 이끌고 첫 미션부터 최종 미션까지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얻는 전리품과 경험치로 유닛들의 능력과 전투력을 높일 수 있다. <던오브워2>의 부대관리 화면은 RPG의 인벤토리를 보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스트라이크 포스의 인벤토리&상태 화면을 보면 다음 레벨을 위해 필요한 경험치가 보인다. 레벨업을 하면 주어지는 ‘능력치 포인트’로 체력(HP), 원거리 대미지, 근접 대미지, 에너지의 네 가지 영역을 강화할 수 있다. 각 능력은 일정 수치에 도달하면 새로운 특성이 열리면서 신규 스킬을 쓸 수 있게 된다. MMORPG의 캐릭터 성장과 다를 바가 없는 ‘디테일’이다.
게이머는 유닛의 음성, 무기, 갑옷, 액세서리 등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 공중 점프가 가능한 제트팩부터 강력한 스펠까지 선택 가능한 워기어는 다양한다. 특히 부대의 리더인 ‘포스 커맨더’만 착용할 수 있는 ‘커맨더 아이템’은 전세를 단숨에 바꿀 수 있을만큼 강력하다.
■ 게이머가 이끌어가는 ‘스토리 라인’
<던오브워2>에서는 거대한 침공이 은하계 전체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게이머의 스트라이크 포스는 행성을 옮겨다니면서 은하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중요한 점은 ‘스토리’가 게이머를 주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이머는 어떤 행성에서, 어떤 미션을 할 것인지 자유롭게 결정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 즉, 게이머는 <던오브워2>를 클리어할 때까지 모든 미션을 해 볼 수 없다.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떤 미션을 선택했는가에 따라서 (잠겨 있던) 새로운 지역이 열리기도 하며, 진행 경로 또한 달라진다. 같은 미션이라도 게이머에 따라서 초반에 하게 될 수도, 후반부에 하게 될 수도 있다.
렐릭의 개발진은 “모든 전투에서 이기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자유도가 높고, 또 다시 캠페인을 진행해도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하나의 미션을 클리어하는 데 10~15분이면 충분하다. 점심 시간에도 3~5개의 미션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캠페인에서 어떤 미션을 선택했는가에 따라 스토리 전개가 달라진다.
앞서 나온 ‘부대의 강력한 커스터마이징’에 의해 ‘전략성’도 고스란히 게이머의 몫으로 남겨진다. 개발진은 매우 흥분될 무기가 ‘잔뜩’ 있다고 강조했다. 원샷원킬의 스나이퍼 라이플부터 광역 스펠까지 전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많다.
■ 엄폐와 매복이 가능한, 파괴되는 전장
렐릭표 RTS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에센스 엔진(Essence Engine)’이 쓰인다. <던오브워2>에서는 대폭 향상된 최신 버전 ‘에센스 2.0’이 사용되어 지형지물을 파괴할 수 있다. 지형지물을 엄폐물 삼아 숨었을 경우 받게되는 대미지가 줄어드는 등 실제 플레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게이머와 적 모두 장벽 뒤에 숨은 물체를 볼 수 없다. 덕분에 실시간 게임 도중에도 ‘매복’이 가능하다. 모든 것이 파괴되기 때문에 ‘길찾기’가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는다. 지형 위에 놓인 사물도 모두 파괴된다. 맵 위에 열차가 있다면 뒤에 숨어서 엄폐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적이 다가왔을 때 파괴할 수도 있다.
지형지물이 파괴되면 근처의 유닛들도 피해를 입는다.
유닛 하나하나가 소중한 <던오브워2>에서는 전략과 컨트롤을 잘못할 경우 ‘전멸’은 시간문제. 부대의 정예대원(유닛)이 모두 죽으면 게임오버다. 전투 도중 한 명이 쓰러질 경우 부활시킬 수도 있지만, 그러지 못했을 경우에는 대체할 새로운 대원을 찾아야 한다.
미션을 진행하면서 ‘주요 거점’을 점령했을 경우 무선연락을 통해 ‘추가 분대’의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거점 점령은 병력 지원과 함께 다양한 추가요소를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 멀티플레이에서는 자원과 생산의 개념 유지
흡사 RPG를 연상시키는 싱글 캠페인을 보고 있으면 멀티플레이는 어떻게 될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게이머끼리 대결하는 멀티플레이에는 여전히 자원의 채집과 건물, 생산의 개념이 유지된다.
최근의 ‘대세’인 온라인 협력 플레이도 지원된다. 최대 2명이 ‘아무 때나 난입하면서’ 자유롭게 캠페인을 즐길 수 있다. 세밀한 컨트롤, 지형지물을 활용한 전략/전술이 가능한 <던오브워2>에서 2명의 협력은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으로 2명의 게이머가 힘을 합쳐 싱글 캠페인을 공략할 수 있다.
■ “스타2는 멋진 게임, 우린 다른 길을 간다”
게임컨벤션 2008의 개발자 시연이 끝나고 간단한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졌다. 유일한 아시아권 기자였던 필자는 “스타2와 비교해서 던오브워2가 갖는 강점”을 물었다.
렐릭의 개발진은 “같은 것을 계속 반복하기 싫어서 뒤로 물러서서 다시 봤다”고 대답했다.
그는 “최고의 게임과 비교되니까 흥미롭다.(웃음) <스타2>는 거대한 유닛과 부대를 빠르게 생산하고, 움직이고 싸우는 게임이다. 반대로 우리는 ‘유닛을 소유하고, 육성하는 느낌’으로 진행하기를 원했다. 또한, 접근성이 더 높고, 모든 액션이 한 화면에서 전부 보이기를 원했다. 그래서 <던오브워2>에서는 화면을 스크롤할 필요가 없다. (전투와 액션, 성장 등이) 풍부한 RTS로 만들고 싶었다. 어떤 것은 간단하게, 어떤 것은 경쟁력이 있도록 치열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스타2>와 <던오브워2>는 서로 다른 선택을 했고, 그 안에서 최상의 게임성을 추구한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리겠지만, 적어도 <던오브워2>의 게임성은 충분히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009년에는 개성 넘치는 RTS들이 등장한다. <스타2>와 <던오브워2>, 그리고 크리스 테일러의 <데미갓>까지, 게이머들은 그저 즐겁게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