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온라인 게임에서 개발사는 뚜렷한 엔딩이나 목표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유저는 스스로 게임의 최종목표(Goal)를 결정해야 하고, 게임 플레이 그 자체를 즐겨야 합니다.
하지만 최근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타르타로스 온라인>은 다릅니다. “이야기가 있는 온라인게임”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엔딩까지 있음을 공표했습니다. 과거 패키지 게임처럼 게임의 끝이 명확하다는 뜻이죠. 실제로 게임은 여러 가지 면에서 ‘패키지 게임의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격화
오프닝부터 자연스럽게 소개되는 시나리오.
패키지 감성의 온라인게임
유저가 <타르타로스>에 처음 접속하면 우선 '원정대'의 이름을 정한 후 간단한 튜토리얼을 통해 얻은 4인의 캐릭터를 가지고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게임에 들어가면 ‘시나리오’와 ‘미션’, ‘챌린지’, ‘대전’의 4가지 모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시나리오 모드가 있는데요, 다른 모드에서 캐릭터를 육성하고 장비를 맞춘 후 시나리오 모드에서 동시에 3명의 캐릭터를 조종해 클리어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특히 시나리오 모드는 ‘오직 게이머 혼자서 진행’ 한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캐릭터들의 대사도 전문 성우가 연기했기 때문에 높은 몰입도와 함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을 받게 되죠. 판타지 세계관의 스토리 역시 깊이 있는 감동을 추구했기에 패키지 게임을 즐기는 느낌입니다.
NPC에게서 시나리오 퀘스트를 받고 시나리오를 즐기게 됩니다.
게임의 중심은 시나리오 모드
시나리오 모드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주인공들이 한데 모여 원정대를 이루고, 신비한 힘을 가진 오볼루스를 찾고자 여정을 떠난다”는 기본 스토리를 보여 줍니다. 게임에서는 주인공 일행이 여러 마을을 차례로 지나가면서 겪는 일들이 로드무비 형식으로 전개됩니다.
덕분에 유저들은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게임의 세계관과 배경 설정을 배우게 되고,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애정을 느껴갑니다. ‘온라인 게임’ 속에서 캐릭터가 몬스터를 잡는 단순한 사냥 기계가 아닌, 이야기 속의 인물로 여겨지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습니다.
<타르타로스>에선 퀘스트 수락, 아이템 거래, 사냥터 진입이 모두 마을에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각 마을들은 처음부터 다 출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나리오 진행에 따라 차례차례 개방됩니다. 유저들은 “시나리오 진행으로 마을 개방 → 시나리오 클리어 → 다음 마을로”의 순서로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게임의 구조가 이러하고, 다음 마을로 가지 않으면 미션 모드나 챌린지 모드 등에도 제약을 받기 때문에 결국 <타르타로스>는 철저히 ‘시나리오 모드’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에 들어와서 로트루아 마을까지 열린 상태.
<타르타로스>의 시나리오 모드는 캐릭터 3명을 유저가 동시에 조종하는 MCC(멀티 캐릭터 컨트롤) 전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유저가 캐릭터 하나를 조종하고 나머지 두 캐릭터는 대형의 위치에 따라 인공지능(AI)이 설정 되어 공격, 지원, 회복을 하는데요, 3명 중 한 명의 체력이 0이 되면 다음 순번으로 설정된 캐릭터가 자동으로 빈자리를 채웁니다.
모든 대원이 쓰러지기 전에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성공, 못 하면 실패가 되죠. 물약이나 부활 주문서 같은 소모성 아이템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묘한 긴장감을 맛 볼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모드는 하나를 클리어 한다고 바로 다음 시나리오를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각 시나리오마다 레벨 제한이 있기 때문에 소위 ‘레벨 노가다’가 어느 정도는 필요합니다. 시나리오 모드의 보상 경험치로는 레벨업에 한참 부족하기 때문에 유저들은 다음에 설명하는 미션 모드를 플레이하게 됩니다.
엔트리 설정 화면. 캐릭터가 쓰러지면, 정해진 순서대로 빈자리를 채우게 됩니다.
다양한 게임 모드
시나리오 모드 외에도 <타르타로스>는 ‘미션 모드’, ‘챌린지 모드’와 ‘대전 모드’를 제공합니다.
시나리오 모드와 함께 게임의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미션 모드’는 마을에 부속으로 딸려 있는(?) 사냥터를 자유롭게 선택해서 몬스터와 보스를 잡고, 캐릭터를 키우는 모드입니다.
미션은 시나리오와 다르게 오직 캐릭터 하나만 조종할 수 있으며,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을 수 있고, 물약이나 부활 주문서 같은 소모성 아이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온라인 액션 게임의 모습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몬스터들은 아이템을 드롭하고, 엘리트 몬스터나 보스에게서 장비와 재료를 구할 수 있고, 반복 플레이를 통해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유저들과 자연스럽게 파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파티매칭 시스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파티는 비교적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션에서는 ‘피로도’ 시스템이 있는데, 피로도가 100%로 MAX가 된다면 사냥터에서 얻는 경험치가 10%로 줄어듭니다. 하루 동안에 캐릭터를 키울 수 있는 한계치가 분명한 거죠.
덕분에 <타르타로스>는 하루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는 매일 매일 꾸준히 하는 편이 쉽게 캐릭터를 키울 수 있습니다. 사냥터마다 몬스터의 레벨이 표시되기에 캐주얼 게이머라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습니다.
각 캐릭터의 레벨 밑에 표시되어 있는 피로도.
다음으로 챌린지 모드를 살펴 보겠습니다. <타르타로스>의 시나리오 모드는 한 번 했던 퀘스트를 다시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요(진행도 한 번, 전투도 한 번), 챌린지 모드에서는 시나리오에 등장했던 보스의 강화판과 다시 한 번 싸울 수 있습니다.
챌린지 모드의 보스전은 5분으로 시간이 제한 되고, 참여하는 캐릭터의 레벨이 일정수치로 고정됩니다. 여기에 최대 4인 파티로 1일 3회만 참여할 수 있는데요, 챌린지 보스가 시나리오 때보다 월등히 강력하기 때문에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MMORPG의 ‘보스 레이드’ 같은 긴장감을 맛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챌린지 모드의 보스는 최상급의 귀속 아이템을 드롭하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도전하고 있기도 하죠.
챌린지 모드에 등장하는 보스는 시나리오에서 한 번 잡은 후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미션 모드에선 레벨 고정 버프를 받기 때문에 레벨보다 장비가 중요합니다.
다른 유저와 1:1, 2:2, 4:4로 싸울 수 있는 대전 모드도 존재합니다. 여기서 대전 포인트를 얻게 되는데요, 포인트를 사용해서 일반적으로는 얻을 수 없는 다양한 아이템들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면서도 깊이 있는 전투 시스템
<타르타로스>의 장르는, 굳이 따지자면 ‘액션 RPG’입니다. 전투의 비중이 무척이나 높은데요,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전투가 간단하다 못해 단순하다는 것이었습니다. 8방향으로 이동과 공격을 할 수 있고, 3개의 키로 발동되는 6개의 기술들이 전부였기 때문에 “밋밋하다” 라는 느낌을 받은 것이죠.
하지만 레벨 10이 되어 ‘기 충전’ 스킬을 익히고 나서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기 충전은 약 2초의 시간을 들여 기를 충전하는 스킬인데요, 오직 충전이 완료 된 상태에서만 쓸 수 있는 강력한 스킬들이 존재하기에 전투의 전략성과 재미가 좋아진 것입니다.
기를 충전한 상태에서도 충전이 필요 없는 일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전 모드에서는 마치 기 충전 상태의 스킬을 쓸 것처럼 하다가, 일반 스킬을 사용한다는 식으로 상대방의 허를 찌를 수도 있습니다.
기 충전 상태로 캐릭터 중심에 노란색 불빛이 보입니다.
시나리오 모드의 전투(3명의 캐릭터를 조종하는 전투)는, 3명의 팀원을 어떤 포지션으로 정했느냐에 따라 전투의 양상이 바뀐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캐릭터들은 포지션에 따라 공격 여부, 사용 스킬, 목표 설정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못 깼던 시나리오 퀘스트를 그저 포지션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클리어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단순히 레벨과 장비만이 전부가 아닌 것입니다.
이 밖에도 모든 스킬에 속성이 있어서 캐릭터 상성이 생기는 등 간단하면서도 연구하면 의외로 깊이가 있는 전투 시스템들이 많이 준비 되어 있습니다. 단순하게 몬스터를 ‘썰기만’ 하면 되는 게임에 지쳤던 유저라면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진형을 어떻게 설정했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집니다.
커뮤니티의 부재
현재 <타르타로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손꼽히는 것은 바로 커뮤니티입니다. 시나리오 모드야 원래 솔로잉 기준이었으니 그러려니 해도, 미션 모드 역시 현재는 파티 플레이 보다 솔로잉이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물론 파티 플레이를 하면 피로도 소모량이 감소하고, 혼자서 못 잡는 보스를 잡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유저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혼자서 플레이해 장비 아이템을 독차지 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인식이 퍼져 있습니다. 아이템 분배 방식도 다소 문제가 있어서, 심지어 4인 파티 기준으로 난이도가 맞춰져있는 챌린지 모드 조차도 혼자서 플레이 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이렇게 솔로잉의 비중이 높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저들 간의 커뮤니티는 그렇게 활성화 되지 않고 있습니다. 아는 사람들만 알고, 그들끼리만 친구가 되는 그런 구조가 되는 것이죠.
물론 이 부분은 <타르타로스>가 시나리오 MORPG를 표방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한계를 보완할 ‘온라인 게임’만의 무언가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어 아쉬웠습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 되는 게임 |
<타르타로스>의 매력은 다양합니다. 3D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한 연출도 좋고, 감동이 느껴지는 스토리도 좋습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도 마음에 들고. 스킬과 액션에서 다양한 차이로 명확하게 구별되는 캐릭터성은 게임의 매력을 한껏 높이고 있습니다. 시스템 역시 단순하지만 않고 깊이가 있습니다. 3D RPG면서도 낮은 PC 사양에서 무리 없이 돌아가는 점도 장점입니다.
오픈 이후 지금까지 보여준 개발사의 빠른 행보도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타르타로스>는 시나리오의 의존도가 매우 큰 게임으로, 다시 말해 새로운 시나리오가 얼마나 잘 추가되느냐가 게임의 생명력을 정하는 관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오픈 베타 시작 2주 만에 추가 시나리오가 나왔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스킬과 추가 캐릭터, 새로운 마을 등이 신속하게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유저들이 불만으로 제기한 사항들 역시 빠르게 수정되고 있더군요.
그런 만큼 <타르타로스>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욱 재미있고 흥미로워진 <타르타로스>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길드 상점 등. 유저들이 필요로 했던 사항들을 빠르게 업데이트한 것이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