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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팡야 포터블

PSP용 판타지 골프 ‘팡야 포터블’ 리뷰

깨쓰통 2008-12-24 17:52:49

엔트리브소프트에서 개발하고 유통하는 PSP용 캐주얼 골프 게임 <판타지 골프 팡야 포터블>(이하 팡야 포터블)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12 24일 발매 되었다. 지난 2005 PSP가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올 때 개발 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으니까, 만약 그때부터 기다려왔다면 근 3년 만에 게임을 만져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일단 가볍게 결론부터 말하고 들어가자면, <팡야 포터블>은 돈 주고 사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가치를 가진 휴대용 골프 게임이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온라인 게임 그 느낌 그대로 ‘팡야’

 

 

<팡야 포터블>의 플랫폼인 PSP라는 게임기는 휴대용 게임기 중에서는 단연 동급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PSP는 PC나 콘솔과 비교하자면 턱 없이 성능이 떨어진다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하드웨어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보통 PC나 콘솔에 원작이 있는 PSP 게임은 원작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기 일쑤고, 부득이한 경우 아예 게임의 방향성을 바꿔서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팡야 포터블>은 다르다. 게임은 그래픽부터 시작해 전반에 걸쳐서 원작 온라인 게임인 <팡야>의 느낌을 그대로 PSP에서도 완벽하게 살리고 있다.

 

전체적인 그래픽, 등장 캐릭터들, 코스의 구성 및 오브젝트 디자인. 샷을 하는 손 맛 등은 기본이고. 심지어 스핀, 커브, 파워샷, 특수샷 같은 각종 시스템마저 온라인의 그것을 그대로 PSP에 완벽하게 재현했다.

 

물론 그래픽 퀄리티는 아무래도 원작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깔끔하다‘폴리곤 튀어 보인다 정도의 차이일 뿐. 전체적으로 보면 온라인 게임에서 느꼈던 그 느낌을 그대로 PSP에서도 느낄 수 있다.

 

코스 공략도 원작의 느낌 그대로 하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팡야 포터블>이 원작과 완벽하게 똑같다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소위 각도기 플레이(상황에 따라 정해진 각도기를 대고 특수샷을 사용하면 거의 100% 홀인원 할 수 있다는, 온라인 게임 <팡야>의 비기)의 경우, PSP 게임은 '씨알'도 먹히질 않는다. 특수샷은 본래 용도 그대로 장애물 피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전체적인 게임의 난이도가 대폭 낮아졌다. 정확한 타이밍에 키를 눌러야 발동하는 팡야샷만 해도, 판정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에 지하철이나 버스 같이 흔들리는 장소에서도 즐겨도 50% 넘는 성공률을 볼 수 있을 정도다. 

 

초보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퍼팅 역시 굉장히 쉬워졌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팡야 포터블> 10야드 퍼팅이 원작의 5야드 퍼팅 난이도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런 만큼 요령만 익힌다면 20야드가 넘는 롱퍼팅도 누구나 손쉽게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상세한 튜토리얼과 별도의 초보자 옵션을 따로 제공한다. 덕분에 <팡야 포터블>골프공을 홀컵에 넣으면 된다 라는 기본적인 것만 알아도 게임믈 즐기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물론 게임의 난이도가 낮다는 것은 온라인에서 홀인원만 수 백 번 성공한 원작의 골수 마니아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이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곳에서도 즐길 수 있는, 휴대용 게임기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적당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쉽다고 너무 방심하면 일반 샷에서도 Bad 판정을 수도 없이 받을 수 있으니 적당한 긴장은 게임 플레이 내내 필요하다.

 

 

판타지골프 게임 팡야

 

 

<팡야 포터블>은 크게 스토리 모드토너먼트 모드(+라이선스 모드), 그리고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유저들과 게임을 즐기는 네트워크 모드 3가지 게임 모드를 제공한다.

 

이 중 토너먼트 모드는 레벨과 난이도가 다른 총 9개의 코스와 다양한 미션을 30인 대전(플레이어 1명과 NPC 29명이 동시에 대전을 펼친다) 형식으로 차례차례 클리어하는 소위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의 게임 모드를 말한다.

 

아케이드 게임과 같은 재미를 맛볼 수 있고, 경험치와 보상이 많기 때문에 상점에서 코스튬을 구입하기 위해서라도 자주 플레이 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토너먼트 모드는 라이선스를 획득해서 코스를 개방해야 하고, 쉬운 미션을 클리어하면 더 어려운 미션이 나오기 때문에 아케이드 게임 같은 재미를 맛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의 메인 게임 모드라고 하면 역시나 스토리 모드를 꼽을 수 있다. 오직 <팡야 포터블> 만의 오리지널 컨텐츠인 이 모드로. 유저들은 온라인에서 대사 하나 없던 주인공 캐릭터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 그리고 판타지 골프 라는 부제에 걸 맞는 지극히 판타지스러운 기승전결 뚜렷한 게임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스토리 모드는 각 캐릭터 별로 순서가 정해져 있고, 특정 캐릭터의 에피소드를 클리어 하면 다음 캐릭터의 에피소드가 개방된다. 스토리가 준비된 캐릭터는 모두 9. 이 모드만 플레이 타임을 순수하게 따지자면 대략 15~20시간 정도, 휴대용 게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적당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 수억 <팡야> 마니아들을 '낚아' 버린 <팡야 포터블>의 오프닝 동영상. 영상만 보면 어째 칼 들고 마왕 잡으러 갈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80%는 맞다. 칼 대신 골프채 들고 가는 게 다를 뿐. (-_-)

 

그렇다면 스토리 그 자체의 전개나 몰입도는 어떠할까? 솔직하게 말해 게임의 초반부 몰입도나 흥미도는 게임을 많이 기대한 유저의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평화로운 팡야섬 축제에 그냥 초대된 소년, 소녀, 아저씨들의 아주 평화로운. 그리고 긴장감 제로의 팡야 대회 참가기가 초반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극히 판타지스러운 전개로 바뀌고 이야기 진행 속도가 빨라지는 중반부 부터는 흥미와 몰입도가 높아진다. 초반의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혹시라도 초반 스토리 전개만 보고 실망했다면 조금 더 즐겨볼 것을 권하고 싶다.

 

물론 무서운 괴물이 여기를 지나가고 싶으면 나를 쓰러뜨려야 할 것이다 라고 잔뜩 폼잡는데 난데 없이 골프채 들고 승부를 가린다는 시추에이션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감수성이 다소 메마른 분들에게는 아무리 그래 봐야 한 없이 유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게임의 스토리 전개는 평소 팡야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는 사실이다.

 

팡야 포터블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오리지널 캐릭터 '시엔'

 

 

캐디로만 봤던 캐릭터를 직접 플레이 한다.
  

 

개발사가 이 게임의 타깃을 어떤 유저층으로 잡았든 간에, 어찌되었든 <팡야 포터블> 발매 소식에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질 유저들은 역시나 원작 온라인 게임을 즐겨본 유저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원작을 즐겨본 유저들에게 <팡야 포터블>은 매력적인 작품일까?

 

당연하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팡야>를 장소의 제약 없이 지하철, 버스, 심지어 길거리에 걸어 다니면서도 즐길 수 있고, 앞서 말한 스토리 모드를 통해 온라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캐릭터들의 이야기도 감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얻을 수 없는 코스튬과 같은 숨겨진 요소를 찾는 재미도 있고, <팡야 포터블>만의 오리지널 요소들도 다수 준비 되어 있다.

 

온라인에서는 캐디로만 만날 수 있던 캐릭터들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팡야 포터블>만의 오리지널 컨텐츠라고 하면 역시 대표적으로 로로, 카디에 같은 온라인에서는 캐디로만 만날 수 있던 캐릭터, 그리고 <팡야 포터블>만의 오리지널 NPC들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비록 게임이 온라인 게임 <팡야> 시즌 3를 기준으로 삼아 개발 되었기 때문에 시즌 4에 등장한 루시아 같은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지만, 게임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18명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을 제공한다.

 

이들은 스토리 모드를 진행하면 하나씩 해금 되며, 차후에는 직접 토너먼트 모드나 네트워크 모드에서 선택해 즐길 수 있게 된다.

 

스토리 모드에서 해금하면 총 18명의 캐릭터를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쉬운 점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늘어난 것은 좋지만 대신 캐디가 봉다리 하나로 통일 되어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봉다리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모으는 재미는 여전히 살아있다. 하지만 스토리 모드 인트로에서 피핀이나 로로 같은 기존 캐릭터들이 캐디라고 설명되다가도 정작 시합에 들어가면 봉다리만 캐디로 등장하기 때문에 유저들은 많이 당황할 수 있다.

 

캐디는 봉다리 하나로 고정(붉은 원). 하지만 봉다리 종류는 다양하다.

 

이 밖에도 쓴 소리를 조금 더 하자면 코스튬의 경우, 누리나 하나 같은 기존 캐릭터들은 거의 80% 이상을 온라인 게임에 등장한 의상을 그대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점. 스토리 모드에 등장하는 대전상대 AI6번 아이언을 들고 토마호크 백스핀 홀인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더니만, 난데 없이 3야드 퍼팅을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쳐서 실패한다는 식으로 다소 뒤죽박죽이라는 점.

 

스토리 모드에 등장하는 코스가 난이도 순서로 등장하는 게 아니라 다소 일관성 없게 배치 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미디어 인스톨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인지 로딩 시간이 일반적인 PSP 게임의 평균치 이상으로 굉장히 길고 잦다는 점(물론 <스맥다운Vs로우 2006>과 같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의 극악 로딩은 아니다) 등은 이 게임의 대표적인 아쉬움들로 남는다.

 

코스 난이도가 딱 3단계가 끝이라, 난이도 차이가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

 

 

팡야 포터블 2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팡야 포터블>은 분명 단점이 전혀 없는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못 만든 게임이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팡야 포터블>은 온라인 원작을 즐겨본 게이머는 물론이고 골프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라고 해도 모두 즐겁게, 그리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잘 만든 캐주얼 골프 게임이다. 현재 PSP용 최고의 골프 게임이라는 <모두의 골프 포터블2>와 비교해도 전혀 뒤질 것이 없는 완성도와 재미를 가지고 있다.

 

다만 개발사가 PSP용 게임을 처음 만들었다는 것에서 오는 소위 노하우 부족. 그리고 PSP라는 하드웨어적인 한계에서 오는 아쉬움은 있다. 앞서 말한 로딩이나 캐디의 봉다리화도 그렇지만, 게임은 전체적으로 시스템적인 면에서 온라인의 그것을 뛰어넘는 플러스 알파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원작의 시즌 3기반이지만 그 이전에 등장한 ‘실비아 캐논 같은 어째 리소스 많이 잡아먹을 듯한 코스는 다 빠졌다. 누군가 외치길 "이게 PSP의 한계란 말인가!"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개발사와 이 게임에게 더욱 더 응원을 보내고 싶다. 개발사와 개발자가 1편을 만든 경험을 밑바탕 삼아 2편을 만들고, 계속해서 시리즈를 만들게 된다면 분명 TIG 리뷰에서 아무런 망설임 없이 점수 10점 만점에 10점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사실 지금 수준의 <팡야 포터블>도 1편으로써의 완성도는 분명 기대 이상이다. 이 게임이 가진 캐릭터성, 게임 플레이 재미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는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팡야 포터블>은 돈 주고 사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가치를 가진 휴대용 골프 게임이다. 원작 <팡야>를 즐겨본 게이머.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을 찾는 게이머라면 반드시 주목해보자.

 

 

 

※ 뱀다리: <팡야 포터블> 한정판 구성품 양과 퀄리티는 10점 만점에 10점. 정말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