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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쉽고 쾌적한 몬스터 변신 RPG, 홀릭2

‘홀릭2’ 오픈 베타테스트 체험기

달리아 2009-01-05 11:44:19

필자는 개인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겨 하는 와우저다. 국산 MMORPG는 진득하게 붙잡고 즐겨 본 경험이 거의 없는 편. 그래서 이른바 한국형 MMORPG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모른다. 솔직히 그러한 표현이 적당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선입관이 있는지도 모른다. 주변에서 국산 MMORPG는 반복 플레이가 심하고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기에 불안 반, 기대 반이었다. 그런데 참 묘하다. 그렇게 시작한 <홀릭2>에 어느새 빠져들었다. 내가 워낙 게임을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홀릭2>가 괜찮은 게임인 걸까? 조심스럽게 <홀릭2>의 베일을 들춰 보았다. /디스이즈게임 정수진 기자


  

 

 

<홀릭2>의 전반적인 그래픽은 동화책을 펼쳐 놓은 느낌이랄까. 인터페이스도 좋고 외형적인 그래픽도 좋다. 예쁜 색채의 동화 같은 그래픽,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몬스터, 사랑스러운 승용물(탈것), 조그맣고 귀여운 펫, 깜찍한 캐릭터들이 뭉쳐있는데 어떻게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동화책 같다고 해서 유치하거나 유아틱하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의 필드, 나무, 언덕, 하늘 등 낮은 레벨 지역의 그래픽은 비슷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던전의 분위기는 색다르다. 퀘스트에는 필드형, 던전형가지가 있어서 필드에서 퀘스트를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던전에도 들락날락해야 한다.

 

 

 

저 레벨 필드와 중저 레벨 필드의 분위기가 비슷해도 각각의 던전 분위기는 확연히 틀려서 지겹다는 느낌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내가 둔한 것인가 -_-?) 여하튼 짧은 기간의 체험 플레이를 했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기간 내내 접속하면서 배경이 단조롭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다른 무엇보다 몬스터가, 몹이! 몹시 사랑스럽다. 물론 그렇지 않은 몬스터도 있지만 대부분의 몬스터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어머, 이 아이를 내가 어떻게 죽여~ 모드로 칼질을 해야 했다.

 

물론 깜찍한 분위기의 MMORPG들도 몬스터는 귀여울 것이다. 어쨌든 <홀릭2>의 몬스터는 개발진이 의도한 깜찍발랄함이 좋았다.

 

 

 

필자가 <WoW>를 할 때는, 솔직히 푹~ 빠져서 했기 때문이 이른바 폐인의 영역까지 넘나들었다. 그로 인해 정신적인 압박(무조건 게임을 해야한다?)과 스트레스(아이템에 대한?)가 엄청났다. 실제 생활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였다. 하지만 <홀릭2>는 전혀 다르다. 중독성이 강하지는 않지만 매일 매일 플레이 하고 싶다는 것은 <WoW>와 같았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나 압박이 없다. 저렙(6레벨) 때부터 퀘스트 보상으로 주는 승용물(탈것)과 다른 유저가 나의 레벨을 볼 수 없다는 점, 아이템만으로는 상대의 레벨을 가늠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스트레스와 압박을 덜어주는 요인들이었다.

 

퀘스트도 굉장히 쉽고 빠르게 진행된다. 시원시원한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할까. 물론 일정 레벨 이후에는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레벨업을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대부분 MMORPG의 공동점이지만, <홀릭2>에서는 상대적으로 지루함이 덜하다.

 

 

인터페이스는 너무나 쾌적하다. 퀘스트를 받고 지도를 펼치면 잡아야 하는 몬스터의 위치를 모두 파악할 수 있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몬스터를 표시해 주기 때문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심지어 던전의 몬스터와 보스 위치까지 추적할 수 있다. 단지 지도 하나 켰을 뿐인데.

 

정리하자면, <홀릭2>에서는 빠른 레벨업과 쉬운 퀘스트, 다양한 스킬로 강한 전투를 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양하고 세분화되어 있는 스킬 트리.

 

클래스 리볼빙: 2개의 직업을 바꿔 가면서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제가 있다면 공격형 사제와 힐 사제가 있을 수도 있고, 반반씩 섞어 놓을 수도 있다. 6가지 직업(마법사, 전사, 권술사, 도적, 사제, 사냥꾼)도 자기 입맛에 따라 특성을 찍어서 키울 수 있다.

 

솔직히 이러한 특징은 <WoW>와 비슷했다. 스킬 트리를 찍는 것도 비슷했으며 스킬창도 비슷하게 생겼다.

 

오잉? 와우모드? 혹시 블○○○ 그 게임의 조작모드라고?

 

(WoW와) 비슷한 것은 특성트리와 하단 스킬 인터페이스 뿐이 아니다. 마우스 설정에서는 아예 WOW모드라고 적어 놨다. 좋은 것은 받아들여 더 좋은 쪽으로 나아간다면 솔직히 토달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대놓고 WOW모드라고?

 

게임하는 데 지장 없고, 유저의 편의성과 이해를 돕기 위한 선택이었다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살짝 씁쓸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여러 장점을 두루 가진<홀릭2>로서 더 당당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도 없진 않다.

 

[W][A][S][D] 키로 캐릭터 이동을 조작하는 게임은 <WoW> 이전에도 많았다.(에버퀘스트 등등) 그렇다고 그 방식을 WOW 플레이 방식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스킬 발동시 화려한 이펙트. 펫과 캐릭터의 시원하고 큼직한 공격이 좋다.

 

스킬로 넘어가 보자. 중반 레벨까지는 혼자 퀘스트를 깰 수 있을 정도로 스킬이 강력하다. 정예 퀘스트의 경우 몬스터 변신카드(밑에 설명되어있다)로 혼자 클리어가 가능하다. 일반 퀘스트도 팻과 승용물이 함께 공격하니 강할 수밖에 없다. 

 

<홀릭2>에서는 승용물에 탄 채로 공격 스킬을 전부 쓸 수 있다. 몬스터의 공격 대미지도 유저와 승용물이 사이좋게 나누어 받는다. 사제의 경우 본인 캐릭터에게 힐을 하면 승용물도 함께 치료된다. 다른 직업들은 승용물 전용 물약을 먹이면 된다. 물약도 없다면 승용물에 탄 상태로 몬스터가 없는 곳으로 도망가면 된다. 이처럼 듬직한 승용물은 6레벨부터 타게 된다.

 

중반까지 아이템 맞출 걱정도 없다. 퀘스트를 하면서 잡는 몬스터가 떨어트리는 아이템과 퀘스트 보상으로 받는 아이템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몬스터가 제조를 위한 재료도 함께 떨어트리니까 따로 구하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 등급과 레벨이 오를수록 재료를 구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나 거기까지 쉬우면 거저 얻는 느낌마저 들지 않을까.

 

대충 중간 결론이 나온다. <홀릭2>에는 이렇다 할, 대단히 재미있고 신나는 컨텐츠는 없다. 그렇다고 치명적인 단점 역시 없다. 앞서 말했듯 부담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다. 이것 저것 즐길 거리가 많아서 지루함이 덜하다.

 

두루두루 적당히 예쁘게 잘 갖추어지고 진열되어 있는 백화점 같은 게임이라고 하면 개발자들이 속상하려나?

 

그래도 설마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 전략도 없이 <홀릭2>를 내 놓은 건 아니다. 이쯤에서 <홀릭2>의 재미있는 특징 몇 가지 살펴 보자.

 

 

 

여러 몬스터로 변신 가능. 똑같은 몬스터로 변신해 그 몬스터를 잡아 보았다.

 

<홀릭2>에서는 몬스터 트랜스폼 시스템을 통해 유저가 몬스터로 변신할 수 있다변신할 수 있는 특정 카드는 몬스터를 잡으면 일정 확률로 드랍되고, 퀘스트 보상으로도 얻는다. 변신은 일반 몬스터부터 보스급 몬스터까지 다양하게 가능하다.

 

변신을 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일단 같은 진영의 일반 유저를 공격할 수 있고, 거꾸로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 몬스터로 변신한 유저를 잡으면 명예 포인트를 얻게 되는데, 유저를 정말 몬스터 취급을 해버리는 것이다.

 

그렇다고 변신이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니다. 몬스터 특별 스킬을 쓸 수 있고, 자신의 몬스터 카드와 비슷한 레벨의 유저와 싸울 경우 손쉽게 이길 수 있다. 몬스터를 스틸해가는 나쁜(?) 유저들 응징하기에 안성맞춤!

 

단, 보스 몬스터로 변신했다고 해도, 자기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나 유저에게 무턱대고 덥볐다가는 무참히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저렙용 변신 카드를 아꼈다가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한 대 치고 바로 맞아서 즉사했다.

 

지나가다 자신과 적당한 레벨의 귀여운 몬스터가 있다면 펫으로 만들어 보자(몬스터 테이밍 시스템). 주문서를 사용하면 몬스터를 자신의 소환수로 만들 수 있다. 붙잡힌 몬스터는 펫처럼 언제든지 소환이 가능하며 성장도 시킬 수 있고, 아이템도 부착 시킬 수 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셈이다.

 

 

몬스터 카드 컬렉션.

 

몬스터를 사냥하면 일정 확률로 몬스터 카드를 얻게 된다. 카드는 필드형, 보스형 등 종류도 다양해서 수집욕이 강하다면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 몬스터 북은 마을 NPC가 팔며 다양한 보상도 함께 준다.

 

 

 

<홀릭2>의 파티는 기본적으로 7명씩 구성되며, 파티 4개를 연합해서 최대 28명의 유저가 함께 할 수 있다. <WoW>로 치면 소규모 공격대 같은 느낌이랄까. 또한, 길드를 결성할 경우 다양한 시스템이 지원된다. 

 

길드를 만들면 자동으로 전용 커뮤니티 홈페이지가 생성되는데, 게임 내에서 게시판에 내용을 쓰면 게임 밖의 웹 페이지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단축키 [G]를 누르면 게임을 하면서 사진도 올리고 글도 쓸 수 있는 점은 편했다. 마을에는 길드 하우스라는 커뮤니티 공간도 있는데, 다들 레벨 업이 바빠서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온라인 정모를 할 때 유용할 것 같다.

 

 

 

 

<WoW>를 할 때는 말(승용물)을 타기 위해 특정 레벨까지 렙업만 했었다. 그런데 <홀릭2> 플레이를 처음할 때 플레이 1시간도 안되서 승용물을 탔다. 그것도 귀여운 것들로!

 

<홀릭2>에서는 레벨 6이 되면 퀘스트 보상으로 푸조(타조)와 보만(고양이+강아지 같이 생긴… 털복숭이) 2개 중에 고를 수가 있다. 저렙부터 귀엽고 예쁜 탈 것을 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또 몬스터 변신 역시 저렙부터 할 수 있다.

 

길드 하우스에서 길드원들과 사이좋게 찰칵!

 

이처럼 <홀릭2>에는 낮은 레벨부터 흥미요소가 풍부하다. 저렙이지만 고렙 부럽지 않은 느낌이랄까. 쉽게 따라 갈수 있는 퀘스트를 화려한 스킬 이펙트를 써가며 몬스터을 뚝딱 잡으면서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레벨은 쑥쑥 올라 있었다. 오래 플레이해도 지루할 틈 없이 이것 저것 즐길 거리가 꽤 많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간단하면서 친절한 인터페이스. 덕분에 처음 하는 입장에서도 헤매지 않고 몬스터 잡고, 퀘스트 찾아 떠돌지 않고 바로 클리어할 수 있었다.

 

 

 

 

<홀릭2>는 무지개 같이 다양한 색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초반부터 높은 레벨 부럽지 않게 신나게 전투를 하고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점이 좋았다채집과 제작 기능도 다양한 편이고 <홀릭>에서 선보인 UCD(User Created Dungeon)도 건재해 입맛대로 던전 제작도 가능하다.

 

하지만 중고 레벨로 올라갈수록 퇴치하라는 몬스터의 수는 많아지고 파티 퀘스트는 줄어든다. 40레벨 중반 이상으로 갈수록 레벨업이 힘들고 지루하다는 유저들의 원성도 자자하다. <홀릭2>는 다양하게 즐길 것들이 많아 지루함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고렙 플레이의 목표제시와 차별성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바위에 끼여 움직이지 못 하고 마을로 강제 이동되는 달리아.

 

아직 오픈 베타 시즌인 만큼 자주 패치와 업데이트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는 버그들도 많다. 특히 캐릭터의 스킬 버그들은 신속히 고쳐져야 할 문제. 유저 게시판에는 언덕이나 절벽에서 자유로운 이동이 힘들어서 답답하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동의 불편함은 필자도 느낀 적이 많다.

 

이미 꽤 많은 유저들이 <홀릭2>의 다양한 매력에 빠져들어 굉장한 속도로 레벨을 올리고 있다. 백화점 같이 여러가지 두루 갖춘 <홀릭2>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세상에 부담 없이 즐기고 놀 수 있는 게임은 많고 앞으로도 나올 것이다. 무지개 같이 여러 색을 지닌 즐길거리는 좋지만, 반짝임은 영원하지 않다. 다채로운 컨텐츠로 등장한 <홀릭2>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는 <홀릭2>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