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닉 슈팅 <SD건담 캡슐파이터>가 메카닉이나 3인칭 슈팅(TPS)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상륙한 지도 2년이 지났다. 초반부터 순탄치 않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중국 진출까지 성공적으로 이끄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SD건담>이 최근 ‘뉴 제네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대형 업데이트를 하면서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캡슐파이터 2.0>이라고 소개된, 새로워진 '캡파'는 어떤 모습일까? /디스이즈게임 박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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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제네레이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규 유저들을 배려한 밸런스 패치와 파격적인 신규 요소들의 투입이다. <SD건담>이 서비스 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왔던 거대기체 ‘덴드로비움’의 추가와 삼국건담들의 등장은 기존 유저들에게 충분한 자극제가 되었다. 유닛을 최대 4대까지 실시간으로 바꿔가며 전투할 수 있는 태그매치의 추가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직접 몰아본 덴드로비움은 정말 화끈한 화력을 자랑했다.
기존 <SD건담>에서 고급 컨트롤로 통하던 8타 콤보나 빔 콤보, 역칼 등의 컨트롤이 거의 불가능해지고 고급기체들의 전유물이던 판넬공격(판넬, 드라군 시스템 : 적을 따라다니면서 공격하는 소형 무인병기)이 약해지는 등의 밸런스 조절이 있었다.
단순 하향형식의 밸런싱이라서 논란도 많지만, 결과적으로 고수와 초보자들의 격차가 줄어들어서 게임이 조금 더 캐주얼해졌다고 할 수 있다.
원래 <SD건담>에는 묵 기체(근접위주), 찌 기체(중거리위주), 빠 기체(장거리위주)의 상성이 존재해서, 가위바위보와 같이 빠는 묵을 상대하기 쉽고 찌는 빠를 상대하기 쉽다는 식의 법칙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에서 등장한 일부 기체들은 그런 법칙에 얽매이지 않는다. BS랭크인 GP-02 사이살리스는 찌 기체이면서도 격투반격이 가능하고 3번무기가 근접공격이다. 묵 기체가 찌 기체인 사이살리스에게 근접공격을 하려다가 오히려 격투반격에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대신 장거리 공격수단이 전혀 없고, 근접전을 하기에는 부스터가 부족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사이살리스의 핵폭탄 필살기는 공포의 대상.
최초의 거대 묵 기체로서 출사표를 던진 S랭크의 노이에질도 독특하다. 묵 기체이면서도 적의 중·장거리 빔 공격을 거의 무력화 하는 I필드에 판넬공격도 가능하고, 적을 넘어뜨리는 장거리 다운빔도 가지고 있다. 물론 근거리용 대형 빔 샤벨은 무척 강력하며, 중거리용 빔 무기도 장착되어 있다. 이쯤 되면 무슨 속성인지조차 아리송할 정도. 그 외에 A랭크의 발 바로, BR랭크의 걍과 같은 유닛들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독특한 면모를 보여준다.
많은 묵 기체들을 좌절하게 만들었던 발 바로의 집게발 공격.
이런 파격적인 유닛들이 기존의 밸런스를 망친다는 의견도 있지만, 필자는 무척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SD건담>에는 벌써 약 200종류의 유닛들이 있는데, 앞으로의 기체들도 묵/찌/빠의 3가지 스타일에만 안주한다면 금새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미 묵/찌/빠의 3종류 유닛을 한 번씩만 키워보면 거의 모든 유닛을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적인 기체는 많지 않은가? 이번 업데이트로 앞으로도 기존의 틀을 깨는 유닛들이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은 기대되는 일이다.
4vs4 팀매치 이후로 꾸준히 미션모드와 퀘스트를 추가하던 <SD건담>에서 오랜만에 새로운 대전모드를 내놓았다. 바로 최대 4기의 유닛을 실시간으로 바꿔가면서 플레이 할 수 있는 ‘태그매치’이다.
태그매치에서는 자신의 전함을 출격시켜서 전투를 벌이는데, 전함에 미리 등록해둔 유닛을 경기중에 바꿔가면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태그를 해도 HP 회복 등의 효과는 없지만 유닛간에 SP를 공유하기 때문에 스킬을 활용하는 다양한 전략이 나올 수 있다.
활용하기에 따라 C랭크 기체도 태그매치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유닛 컨트롤은 기본이고, 기체의 특성에 따라 작전을 생각하고 심리전까지 펼쳐야 하는 태그매치는 나름대로 <SD건담>을 오랫동안 즐겨왔던 필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하지만 함선에 별 의미가 없고, 출격 유닛의 수도 데스매치와 크게 다를 것이 없어서 플레이를 할수록 ‘그저 태그가 가능한 데스매치’라는 느낌이 강했다.
걍의 투명기뢰(하이드봄)는 근접전이 시작되기 직전에 쓰면 큰 위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태그매치에 익숙해질수록 양측 모두 체력 낮은 유닛들을 함선에 숨기고 어떻게든 SP를 활용하려 하기 때문에 경기시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데스매치가 <SD건담>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이유가 속전속결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서 포인트 벌이에 용이하다는 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태그매치가 데스매치를 밀어내고 새로운 표준이 되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뉴 제네레이션 업데이트와 함께 단행된 밸런스 조정은 기존 유저들에게 큰 반발을 낳았다. 업데이트로 인해 근접기체들의 고급 컨트롤들이 송두리째 사라지거나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기본 5타 공격인 묵기체의 공격을 컨트롤을 통해 8타를 친다거나, ▲근접 특수기술로 적을 멈춰놓고 일반타격으로 콤보를 이어가거나, ▲이런 콤보들을 중간에 끊는 등의 근접기체 컨트롤들이 사실상 필요 없어졌다.
한편, 판넬무기들도 하향되어서 판넬이 적 기체까지 날아가다가 중간 장애물에 걸려 폭파되기 때문에 이제는 거의 사용하는 사람들이 없다.
일부 특수한 맵을 제외하면 사실상 판넬은 사용할 수 없어졌다.
8타 콤보나 판넬무기는 확실히 초보자들에게 짜증의 대상이었다. 대처법을 모르면 순식간에 파괴당할 정도의 위력을 지닌 기술들이기 때문이다.
8타 콤보나 특수기술 콤보는 초보자들이 간단히 익힐 수 있는 컨트롤이 아니며, 판넬기체들도 쓸만한 것들은 전부 고랭크라서 초보 유저들에게 좌절감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이런 요소들이 조정됨으로서 게임이 조금 더 캐주얼해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추가된 무기교체 모션. 0.5초 이하의 짧은 시간이지만 유저에게는 큰 차이.
하지만 문제는 해결방법에 있다. 근접기체의 빠른 스왑(Swap: 무기 바꾸기) 컨트롤을 막기 위해 추가한 무기 전환 모션은 거의 모든 기체의 컨트롤을 답답하게 만들어서 손맛을 떨어뜨렸고, 판넬의 하향은 모든 판넬기체들을 외면받게 했다. 게임을 캐주얼하게 만들고 신규 유저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과연 이러한 패치가 최선이었을까. 조금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이번 업데이트로 인해 <SD건담>의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어떤 유저들은 새로운 요소의 등장을 환영했고, 또 다른 유저들은 기존 밸런스의 변화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게임을 오래 플레이한 유저들은 대체로 ‘신규 컨텐츠 자체는 환영하지만, 이번의 밸런스 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관우 건담의 찌르기 공격은 근거리에서 무척 유용하다.
하지만 예전 근접기체들의 고급 컨트롤과 판넬기체들이 초보 유저들을 괴롭혔던 것도 사실이고, 이번 패치로 인해 조작감이 나빠지면서 게임의 손맛이 떨어지고 판넬 기체들이 소외당한 것도 사실이다.
어느 한 쪽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때 결국 필요한 것이 개발사의 능력 아닐까. 뉴 제네레이션 업데이트를 통해 시즌2의 시작을 알린 <SD건담>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재도약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