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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2014] 모바일 만리장성을 넘어라, 플랜츠 VS 좀비2 중국 진출기

해적판과 낮은 결제율. 철저한 현지화, 치밀한 빌드 관리로 ‘정면승부’

김승현(다미롱) 2014-03-19 17:01:46
모바일게임 개발사들에게 중국은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곳이다.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 덕분에 일단 성공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면 ‘대박’이 보장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좋은 게임은 물론이고, 극도로 파편화된 휴대폰 시장과 마켓, 그리고 낮은 결제율과 불법 버전에 익숙한 중국 유저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팝캡의 최신작 <플랜츠 VS 좀비2>도 예외는 아니었다. <플랜츠 VS 좀비2>는 출시 하루도 되지 않아 해적판이 나왔고, 기껏 업데이트한 콘텐츠가 게임 외적인 이유로 평점이 2점대로 곤두박질치는 등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치열한 노력 끝에 이젠 중국에서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으로 성장했다. 팝캡의 중국 총괄 매니저 레오 리우가 말하는 <플랜츠 VS 좀비2>의 중국 진출기를 들어 보았다.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팝캡의 중국 총괄 매니저 레오 리우

해적판과 낮은 결제율, 철저한 현지화로 ‘정면승부’


“아시아 모바일게임 마켓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 지난 2년 동안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100% 이상 성장한 나라. 하지만 이러한 화려함에 반해 중국 시장에 섣불리 진출했다간, 역으로 IP(지적재산권)만 침해받을 수 있습니다.”

팝캡의 중국 총괄 매니저 레오 리우는 <플랜츠 VS 좀비2>의 중국 진출기를 소개하기에 앞서 자신이 겪은 중국 시장의 무서움을 이야기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각종 IP 위반 사례다.

원작을 교묘하게 베낀 게임은 양반이다. <플랜츠 VS 좀비2>는 출시 2시간 만에 중국 마켓에 해적판이 발견됐고, 하루 만에 첫 크랙 버전에 유포됐다. 참고로 이 크랙 버전은 5일 만에 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600만 명의 잠재 고객을 크랙 버전에 빼앗긴 셈이다.



중국 유저들의 낮은 결제 비율도 문제다. 중국은 전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거대 시장이지만, 정작 유저들의 결제율은 세계 87위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중국 시장은 전통적으로 카드배틀과 액션 RPG가 강세를 보이는 곳. 어떻게든 해적판과 크랙 버전을 해결한다고 해도 성공할 가능성은 낮았다.

팝캡은 이러한 어려움을 ‘철저한 현지화’라는 정면 승부로 돌파했다. 중국 유저들은 도전욕구가 강하고 콘텐츠 소모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팝캡은 이러한 중국 유저들을 사로잡기 위해, 모든 스테이지에 상위 난이도를 추가했고, 신규 식물(유닛) 잠금해제 조건도 단순히 특정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것 대신 특정 아이템을 조합해야만 하는 식으로 변경했다. 게임의 난이도 조절과 함께 캐시의 필요성도 다른 나라보다 강하게 부각시켰다. 다른 나라에서라면 유저들이 들고일어날 수도 있는 변화였다.



그 결과, <플랜츠 VS 좀비2>는 중국 앱스토어 무료 게임 1위, 최고 매출 게임 1위를 달성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치트를 못쓰는 유저들과, 경쟁사들의 별점 테러로 5점(최고 점수)를 기록하던 별점이 2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의 빠른 대응 덕분에 별점 테러의 영향은 극히 미미했다.


파편화된 중국 안드로이드 시장, 치밀한 빌드 관리가 승부수


<플랜츠 VS 좀비2> 안드로이드 중국 버전은 출시 한 시간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이는 <플랜츠 VS 좀비>가 1년에 걸쳐 어렵사리 이룩했던 성과와 같고, <플랜츠 VS 좀비2> iOS 중국 버전도 달성까지 하루가 걸렸던 수치였다. <플랜츠 VS 좀비2> 안드로이드 버전의 이런 성과는 어떻게 나올 수 있었을까? 리우 매니저는 ‘치밀한 빌드 관리’를 이유로 들었다.

특정 안드로이드 기기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중국 안드로이드 시장은 상위 10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의 20%도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현재 중국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쓰이는 서드파티 툴은 300개 이상. 주력 기종이랄 것이 없는 중국 안드로이드 기기 시장과, 수백종의 서드파티 툴이 합쳐지면 개발자들에겐 지옥이 펼쳐진다. 수백, 수천 가지의 기기·프로그램 조합을 모두 안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플랜츠 VS 좀비2>도 예외는 아니었다. 게임의 안드로이드 버전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만들어졌던 APK는 모두 600개 이상. 모두 다양한 기기 환경에서 최적화된 성능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빌드였다.

게임의 빌드가 많아지면 이를 관리하는 데 만드는 것 이상의 인력 투자가 필요하다. 팝캡은 이를 파생 버전 개발과 품질관리(QA)를 자동화해서 해결했다. 수백 개의 빌드가 같은 요소를 공유하는 만큼, 핵심 빌드의 내용이 수정되면 이를 알아서 변형하게끔 하는 프로세스를 만든 셈이다. 물론 이렇다고 버전 관리에 사람이 필요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놀랄만큼 필요 인력이 줄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처음부터 빌드 간 차이점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예를 들어 <플랜츠 VS 좀비2>의 결제 모델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도구를 사용하는 대신, 통신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SMS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덕분에 개발자는 마켓마다 제각각인 결제 시스템 때문에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되고, 유저들도 아이템 구매 시 ID와 패스워드 입력 없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돼 게임의 수익이 늘었다.

그리고 올해 1월 23일, 중국 테마의 신규 콘텐츠 ‘쿵푸월드’가 추가되면서 <플랜츠 VS 좀비2>의 중국 내 인기는 정점에 이르렀다. 특히 쿵푸월드는 게임의 초반 지역인 이집트 테마 다음으로 많이 플레이될 정도로 중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기반에는 쿵푸월드가 선보인 중국풍의 콘텐츠도 콘텐츠였지만, 그동안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다져온 주춧돌의 영향도 컸다.

<플랜츠 VS 좀비2: 쿵푸월드> 론칭 시 공개된 티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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