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공개되거나 새로운 정보를 공개한 게임만 20여 개! 소니가 E3 사전 컨퍼런스에서 작정한 듯 게임을 쏟아냈다. 이 중 이름난 개발자나 회사가 만들거나 독창적인 시도를 한 타이틀만 추려도 10여 개다. 소니 E3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주요 타이틀을 한 곳에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 개발취소 루머를 딛고 돌아왔다! <ICO> 개발자 신작 <라스트 가디언>
먼저 플레이 영상을 공개한 화제의 신작이다. 이번 소니 E3 컨퍼런스의 첫 타이틀은 놀랍게도 2009년 공개 이후 한동안 소식이 없었던 <라스트 가디언>이었다. 워낙 소식이 없어 한 때 개발취소 루머까지 시달렸던 작품인지라 플레이 영상이 끝나자마자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일단 화제의 플레이 영상부터 감상하자.
<라스트 가디언>은 <ICO>(이하 이코) 개발자 '우에다 후미토'의 신작이다. 게임은 <이코>나 <완다와 거상>에서 보여줬던 몽환적인 화풍을 그대로 계승했다. 게임 플레이는 마치 어드벤처 게임과 퍼즐 게임을 결합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상이 시작되면 주인공이 거대 신인 독수리 '토리코'를 부른다. 게임은 주인공의 움직임과 토리코의 움직임 2개 축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첫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토리코를 건너면 나무 다리로 이동시켜 토리코의 무게로 다리를 반쯤 가라앉히곤 점프로 건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주인공의 점프력은 계산보다 조금 못미쳐 낙사의 위험에 빠지지만 때 마침 토리코가 주인공을 물어서 구출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과거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라스트 가디언>은 이번 영상에서 보인 퍼즐 뿐만 아니라 주인공과 토리코의 교감 또한 핵심 요소다.
반대로 영상 말미에는 주인공이 토리코를 낙사 위험에서 구해주기도 한다. 주인공을 태운 토리코는 건물 붕괴를 피해 반대쪽 벽으로 점프하지만, 가까스로 건물 턱에 앞발만 걸치고 만다. 토리코는 자신의 무게 때문에 자력으로 턱을 오를 수 없는 상황. 이 상황에서 주인공은 턱 안에 있는 통나무를 밀어 토리코가 움켜 쥘 것을 만들어 위기에서 탈출한다. <라스트 가디언>은 2016년 PS4로 발매될 예정이다. ☞ 관련기사
■ <킬존> 개발사가 보여주는 몬스터 헌팅! <호라이즌 제로 던>
다음은 <킬존> 시리즈로 유명한 게릴라 게임즈의 신작이다. 종말 이후, 원시시대 수준으로 기술력이 떨어진 인간과 거대한 기계 생명체(?)를 공략하는 모습을 담은 <호라이즌 제로 던>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먼저 독특한 배경부터 눈에 들어온다. 문명 종말 이후를 그린 탓인지 주인공들의 복식은 고대 사냥꾼들이 입을 법한 가죽옷, 허나 그들이 손에 쥔 것은 문명의 수혜를 받은 기계식 활이나 전자기 화살과 같은 무기다.
<호라이즌 제로 던>의 플레이는 트렌디한 수렵 액션을 선보인다. 필드에 접어든 주인공은 수풀이나 나무 등에 몸을 숨겨 기계 생명체의 눈을 피한다. 이렇게 엄폐한 주인공은 이후 자신에게 시선을 돌린 적을 기습하거나 특정 부위만 파괴해 자원을 얻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플레이의 백미는 중반부 공룡을 연상시키는 기계 생명체의 등장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상대의 동력부를 파괴하거나 전자기 화살로 잠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등 다양한 기믹을 이용해 거대 몬스터를 공략한다. 심지어 상대가 기계라는 것을 이용해 등에 붙은 로켓 런처를 '부위파괴'한 후, 땅에 떨어진 런처를 자기가 쥐고 상대에서 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호라이즌 제로 던>은 2016년 발매될 예정이다.
■ 슈퍼솔저들의 미래전쟁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3>
지난 4월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던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3>도 소니 E3 컨퍼런스를 통해 플레이 영상을 공개했다. 일단 4인이 함께 진행한 캠페인 영상부터 감상하자.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3>는 유전자 조작과 사이보그가 자연스러운 2065년의 미래 전장을 배경으로 한다. 이를 반영한 것인지 플레이 영상 곳곳에서도 이족 보행 전차와 같은 미래 병기나 벽을 뛰어다니고 고공 점프를 하는 등의 초인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게임 속 캐릭터는 사이보그 신체에 기관총과 같은 무기를 내장하거나, 순식간에 적의 무인병기를 해킹하는 등 다양한 특수효과를 가진다. 유저는 게임 전 마치 무기를 고르듯 이러한 특수효과를 선택한 후 전장에 입장한다. 이는 싱글 미션과 멀티플레이 모두 동일한 사항이다.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3>는 8월부터 사전 구매자를 대상으로 멀티플레이 베타를 실시하며, 올해 11월 6일 PC와 PS4, Xbox One로 발매된다.
■ 이번엔 도시가 배경! <언차티드 4>
마지막은 지난해 겨울 16분짜리 영상을 공개해 게이머들을 환호케 했던 <언차티드 4>가 차지했다. 이번에는 도시 안에서 펼쳐지는 총격전과 도주/추격전이 핵심이다. 영상을 감상하자.
과거 공개된 영상이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이 주였다면 이번 영상은 전투와 차량 액션쪽에 집중되었다. 게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네이선 드레이크는 갱을 만나 총격전에 휩싸인다. 게임 속 드레이크는 동료가 적의 시선을 끄는 사이 적의 측면을 기습하거나, 반대로 드레이크가 위기에 빠진 상황을 동료가 돕는 등 다양한 NPC와의 협동이 시연되었다.
후반부 도주/추격 파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압도적인 밀도다. 드레이크 일행은 영상 후반부 적의 장갑차를 피해 차량을 타고 도주한다. 도로만 따라가면 장갑차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일행은 수시로 뒷골목이나 시장골목, 개천 등 샛길로 빠지는데 이때마다 오브젝트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뒷골목을 질주할 때면 부서진 담장과 창살이 차 옆을 스치고, 시장을 돌파할 때면 종이박스나 플라스틱 통이 사방에서 굴러다닌다. <언차티드 4>는 2016년 PS4로 발매될 예정이다. ☞ 관련기사
■ <파이널 판타지>부터 <히트맨>까지, 스퀘어에닉스의 역습!
그동안 떡밥만 무성했던 유명 IP도 다수 공개되었다. 이번 소니 E3 컨퍼런스의 가장 뜨거운 IP는 <파이널 판타지>였다. 스퀘어에닉스는 소니 컨퍼런스에서 <파이널 판타지> IP 작품을 2개나 발표했다. 특히 그 중 하나는 그동안 많은 팬들의 바람이 있었던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버전. 더군다나 게임의 메인 디렉터는 이전 작품에서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던 노무라 테츠야다. ☞ 관련기사
<파이널 판타지> IP를 이용한 턴제 RPG도 발매될 예정이다. 스퀘어에닉스의 신작 <월드 오브 파이널 판타지>는 그동안 <파이널 판타지>에서 다뤄졌던 소재가 총출동하는 게임이다. 유저는 이프리트나 흑마도사 등 <파이널 판타지>에 등장한 캐릭터들과 파티를 이뤄 세계를 여행한다. 클라우드 등 이전 작품의 주인공도 동료로 등장한다.
게임은 최근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 달리 3D SD 캐릭터(일부 장면에서는 5등신)로 그려질 예정이다. 게임은 2016년 PS4와 PS Vita로 발매될 예정이다.
마지막은 아이오인터렉티브의 잠입 액션 게임 <히트맨>의 귀환이다. 그동안 발매된 모든 작품이 '히트맨' 뒤에 번호나 부제를 달았던 것과 달리, 이번 신작은 시리즈 최초로 <히트맨>이라는 이름으로만 공개되었다.
<히트맨>은 주인공 '코드네임 47'의 전성기 시절을 그리는 작품이다. 유저는 코드네임 47을 조종해 전세계를 누비며 잠입/암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게임은 <히트맨: 앱솔루션>의 뼈대가 된 글래셔 2 엔진으로 개발 중이다. <히트맨>은 올해 12월 8일, PS4와 Xbox One로 발매될 예정이다.
■ 이런 게 가능한가요? 소니 E3 컨퍼런스의 이색 신작
중량급 타이틀만 컨퍼런스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 컨퍼런스에서는 이런 방식의 게임이 구현될 수 있을까 궁금증이 들 정도로 독특한 타이틀도 자리를 차지했다.
대표적인 타이틀이 미디어 몰큘의 신작 <드림스>였다. <드림스>는 제목처럼 꿈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공간 안에서 유저가 생명체나 세계를 만들고, 이들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즐기는 게임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유저는 파스텔빛 연기가 가득하거나 유성 물감이 허공에 굳어 있는 듯한 몽환적인 공간에 접어든다. 유저는 이 곳에서 주변 사물을 이용해 자신만의 생명체나 세계를 빚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명체와 공간은 저마다의 작동원리를 가지고 있어 스스로 움직이고, 어떤 창조물은 유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유저는 이를 이용해 자신만의 세계를 꾸미거나, 남이 만든 세계를 즐길 수 있다. 미디어 몰큘의 대표작인 <리틀 빗 플래닛> 시리즈를 연상하면 편하다.
헬로게임즈의 신작 <노 맨즈 스카이>는 말 그대로 방대한 우주를 그린 샌드박스 게임이다. 개발자 시연 영상 초반부는 평범한 우주 배경 비행슈팅 게임처럼 보인다. 모함에서 이륙한 전투기는 두 세력 간의 전쟁터 한가운데에 접어들고 유저는 두 세력 중 한 곳을 편들에 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
헌데 시연 영상이 보여주는 스케일이 점점 커진다. 단순히 우주전만 그리나 했더니만, 게임은 갑자기 수많은 행성계가 모인 은하계 지도를 보여주고, 워프 항법을 통해 수만 광년 떨어진 행성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새로운 행성계에 진입한 우주선은 아예 행성의 지표면으로 강하한다. 강하를 마친 우주선에서 조종사가 내리니 게임은 1인칭 슈팅게임의 시점으로 바뀐다. 유저가 행성 표면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미지의 생명체를 발견하거나, 행성을 지키는 센티널과 싸우는 것 등. 즉 하나의 은하계를 배경으로 한 샌드박스 게임인 셈이다.
한편, 소니는 이날 행사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5>의 7월 베타 소식, 오픈월드 어드벤처 게임인 <파이어 와치> 정보, 콘솔 MMORPG <데스티니>의 새 확장팩 정보 등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