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 디 어비스(Into the Abyss)’ 행사를 통해서 PS4와 모바일로 북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펄어비스. 이제 닌텐도 플랫폼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을 모두 선보이게 됐다.
Xbox 버전의 성공에 힘입어 PS4로의 도약을 한 <검은사막>은 무엇이 달라졌고, 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사뭇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행사가 끝난 뒤, 펄어비스의 김광삼 개발총괄과 조용민 <검은사막 모바일> 총괄 PD를 만나 답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로스앤젤레스(미국)=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디스이즈게임: E3에 대한 소감과 어제 개최한 인투디어비스 행사에 대한 소감을 듣고 싶다. 또 이런 행사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인가?
김광삼 총괄: 지금까지 행사에 집중하느라 E3 현장은 지금 처음 입장했다. 아직 소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체험은 못했다(웃음). 인투디어비스 행사는 아미 내년에도 진행할 듯 하다. 우리가 이런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하나의 모멘텀을 만들기 위함이다.
모멘텀을 만든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
김광삼 총괄: 펄어비스는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개발사이다. <검은사막>은 북미유저 비율이 상당하다. 솔직히 말하면 미국 시장의 유저풀이 더 큰 편이다. 게임 자체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다보니 한국 유저 외에도 글로벌 유저들을 만나기 위함이다.
특히 해외를 공략한다면 현지에서 유저들을 만나고 교감을 해야 한다. 이런 공식행사 외에도 다양한 만남을 진행하고 있다. 어제는 공식행사이고 E3 기간이어서 미국 외에도 유럽, 호주 등지에서 온 유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E3 기간에 행사를 개최한 이유다. 글로벌 유저를 만나기 제일 좋은 시기이니까.
조용민 총괄 PD: 사실 이런 큰 행사는 유저들을 만나기 좋은 시간이다. 특히 팬들을 만나서 서로 감정을 나눌 수 있는 건 큰 행운이기도 하다. 어제 행사에서 사인회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는 감사하다는 내용이 많았다.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이들에게 게임을 즐겨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직접 해줄 수 있다. 일종의 스킨십으로 서로에 대한 확인이랄까?
<검은사막 모바일>의 북미 론칭을 발표했다. 모바일에 대한 현지 유저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조용민 총괄 PD: 모바일을 서비스 해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많았다. 또 다른 지역에서 온 유저들은 자국에도 같은 시기에 론칭 하는지 궁금해하더라.
그래서인지 사인회를 하면서 사인 밑에 자기 나라에서의 론칭일을 적어달라는 유저들도 있을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더라. 자기 스마트폰을 꺼내서 이런 폰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사람도 있었고.
론칭시 현지화는 아시아 버전과 다르게 염두에 두고 하는가?
조용민 총괄 PD: 캐릭터 외형은 보다시피 아시아 버전과는 좀 다르다. Xbox 버전을 참고해서 많은 준비를 했다. 외형보다는 한국과 일본 등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느꼈던 부분을 참고해 서비스 행보를 바꾼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영지의 개연성이나 기타 부분에서 플레이를 통해 녹이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뭐랄까,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그러면서도 손 맛을 느낄 수 있는 액션도 선보이는 걸 고민하고 있다.
북미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유저들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의외로 아시아권 게임에 대한 ‘페이 투 윈(Pay to Win)’에 대한 편견이 있더라. <검은사막 모바일>은 안 그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부분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서양에서 좋아하는 것만 넣겠다는 건 아니다. 동양과 서양의 교집합을 찾고 있는 과정이다.
뺄 건 빼고 넣을 건 넣는다는 이야기는 아닌 듯 하다.
조용민 총괄 PD: 빼는 콘텐츠는 없다. 다만 적용의 타이밍을 다르게 가져간다는 이야기다.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은 영지에서 나오는 콘텐츠의 오픈 타이밍이라 볼 수 있다. 월드 경영은 글로벌 버전에서 처음 탑재할 예정이다.
북미 유저들은 이런 경영을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론칭 타이밍에 들어가야 했다. 한국 유저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지역 특성에 맞춰 유기적으로 타이밍을 맞추고자 한다. 새로운 지역에서 서비스를 하면 과거의 수순을 밟아가는 게 맞는가라는 고민을 한다.
그때는 맞을 수 있지만 지금은 다를 수 있다. 일종의 플레이 경험의 재설계다. 순서를 바꿈으로 인해 새로운 경험을 만들 수 있다. 특별히 제외하는 콘텐츠는 없다. 순서가 다를 뿐이다.
PS4 버전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고생한 부분이 있는가?
김광삼 총괄: 솔직히 말하자면 Xbox 때가 더 힘들었다. 당시에는 PC 개발이 중심이라 콘솔 플랫폼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 기술은 물론 작업과정까지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았다. 특히 특정 상황에서 극단적인 퍼포먼스를 구현해야 할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콘솔게임처럼 만든다면 훨씬 쉽다. 퍼포먼스가 떨어지는 상황에 맞추면 되니까 예를 들면 몬스터나 모이는 사람의 수를 줄이면 된다. 하지만 <검은사막>은 MMORPG이다 보니 그럴 수 없다.
전쟁을 하거나 보스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거점전을 하던가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 수백명이 모이는 상황에서도 일정한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안정화 작업이 콘솔 개발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
Xbox와 PS4는 작업 프로세스도 달랐다. Xbox 개발을 경험했고 이것이 PS4 개발에 도움은 되었지만 경험하지 못한 부분도 많았다. 그래도 한 번 해봤다는 점에서 보다 빠르게 개발이 진행된 편이다.
콘솔로 진출을 꾀하는 후발 주자에게 전해줄 노하우 몇가지 꼽는다면?
김광삼 총괄: 안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하드웨어 스펙이라는 것이 문서로 전달 받았을 때와 개발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 확실히 이해하고 개발에 들어가야지 일정을 맞출 수 있다. 막연히 이렇게 하다 보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가는 모든 부분에서 꼬여버린다.
PS4와 PS4프로는 하드웨어 스펙이 차이를 보인다. <검은사막>도 이런 차이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는지 알고 싶다.
김광삼 총괄: 퀄리티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Xbox도 One과 X의 차이가 있다. 눈으로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PS도 마찬가지다. 지금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자세히 말하기는 힘들다. 확실 한 건 퀄리티의 차이는 있다.
PS4 버전은 Xbox 버전과 동일한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나?
김광삼 총괄: 운영방침은 콘솔도 모바일 북미 서비스와 비슷하다. <검은사막>이라는 콘텐츠를 오랫동안 만들면서 그에 상응하는 어마무시한 콘텐츠가 존재한다. 이 중에서 어떤 플랫폼에 무엇을 빼는가 보다 무엇을 언제 넣는가 하는 문제이다. 순서와 타이밍에 맞춰 콘텐츠를 선보일 생각이다.
서버는 Xbox 버전과 다르다. 처음에는 같이 운영할까 생각했는데 신규와 기존 유저들의 간극이 존재한다. 플랫폼에 대한 경쟁의식 때문에, Xbox 유저가 PS4 유저를 노려서 공격할 수도 있다. 이런 것을 포함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아마 모바일에서 애플과 구글의 이슈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콘솔버전의 한국에서 서비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광삼 총괄: 글쎄… 아직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알다시피 한국의 콘솔 유저 층을 고려하면 당장은 뭐라 말하기 힘들다. 다만 우리는 메인 타깃 시장이 어디다! 라고 말하지 않는다. 펄어비스는 전 세계를 우리의 무대라고 생각한다.
어디서든 우리의 콘텐츠가 사랑 받았으면 한다. 북미가 메인이냐?라고 많은 질문을 던지는데 북미에서 잘 나가고 있다면, 한국은 펄어비스의 모태이고 일본, 대만, 태국, 유럽, 동남아 등 많은 곳에서 동시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서 우리의 목표는 모든 곳에서 잘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어느 한 지역에서 잘된다고 거기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안 되는 걸 못 참는다. 즉 특정 국가만 특별히 집중하지 않는다. 글로벌 전체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숙제가 많아지는 느낌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북미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조용민 총괄 PD: 앞서 글로벌 시장에 대해 말했듯 다양한 문제를 고려한다. 그 중에서 게임내에서 소통과 경쟁하는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 북미뿐 아니라 나라마다 퍼블리싱 문제나 특정한 국가의 문화나 법들의 문제도 있다. 우리의 목표는 단기간 서비스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퀄리티를 유지하고 최종적으로는 혀니 유저들에게 인정받고 성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플랫폼에 대한, 즉 PC에서는 신규 캐릭터인 샤이와 대양 콘텐츠가 나온다. 모바일의 경우 서비스 타이밍을 맞춘다고 했는데, 콘솔은 어떤가?
김광삼 총괄: 일단 일이 일이다보니 PC와 콘솔 개발은 어느 정도는 개발자가 공유되고 있다. PC의 경우도 한국과 해외의 서비스 템포가 달랐다. 해외에서 한국의 콘텐츠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힘들었지만 빠르게 잡아갔다.
이는 차이를 줄여가는 과정이다. 같은 경험을 주고자 하면 이 차이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한국에서 먼저 나왔다고 해도 결국은 따라잡는다. 결국 같은 게임으로 비슷하게 서비스가 될 것이다.
다만 콘솔에서 PC 콘텐츠를 언제 적용할 지의 시점은 다르다. 게임의 기본 장르에 따라서 유저 인터페이스가 말하는 게 다르기 때문이다. PC는 줌을 빼서 탑뷰 시점으로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다. 콘솔은 특성상 이를 다르게 풀었다.
일단 시야가 다르다. 키보드와 마우스가 아닌 콘트롤러로 조작하다 보니 제약이 있다. 즉, <검은사막>이라는 장르가 키보드와 마우스로 하는 게임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장르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이에 따르면 콘솔버전은 MMORPG라기보다 조작 체계부터 액션 RPG라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쉐도우 아레나>는 개발 발표 외에 플랫폼 등 아무런 정보가 없다.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수 있을까?
김광삼 총괄: 기존 <검은사막>과는 다른 독립적인 게임이다. 모티브는 <검은사막>의 그림자 전장이지만 배틀로얄의 룰을 가진 다른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왜 독립적인 게임이냐고 말한다면, 기존 <검은사막>안에 넣었을 때와 시너지가 다르다.
좋은 콘텐츠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검은사막>의 안에 있는 콘텐츠라는 약점이 생긴다. 즉 장르의 특성 상 기존 RPG의 정체성과 충돌 하면서 제약 조건이 생긴다. 즉 <검은사막>의 시스템 특성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조작법이든 세계관이든.
따라서 캐주얼하게 즐기면서 시스템 적인 제약을 없도록 독립적인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검은사막> 안에서 그림자 전장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뿌리는 같지만 <검은사막>이라는 제약을 푼 다른 게임으로 보면 된다.
더불어 배틀로얄 장르의 특성상 핵을 막아야 하는데 이런 대비를 하다 보면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대비를 위해서도 분리시킨 셈이다. 게임은 일단 PC로 준비하고 있다.
조용민 총괄 PD: 또 하나 덧붙이자면, <검은사막>안에서 그림자 전장을 즐기려면 온라인에서 플레이하면서 학습을 해야 한다. 캐릭터의 조작과 특성 등 배울게 많고 이를 이해해야 즐길 수 있는 게 그림자 전장이다. 더불어 모두가 평등한 조건으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아이템 체계도 버려야 한다.
<쉐도우 아레나>는 그림자 전장이 <검은사막>이라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즐기는 게임이다. 개인적으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정도의 학습 능력 정도면 충분히 즐기는데 무리가 없다고 본다.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이 북미에서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용민 총괄 PD: 개인적인 생각은 게임을 볼 때 나오는 플레이 적 상상이 다르다. <마리오>는 공주를 구하는 어드밴쳐 게임을 상상하듯 <검은사막>은 액션과 생활 콘텐츠, 세계관 등이 머리 속에서 조합되면 이상적인 RPG가 떠오른다.
북미 지역에서는 넓히기 보다는 깊게 파는 이른바 전문화되는 게임이 많다. 그런 점에서 <검은사막>은 이를 먼저 선보였다고 본다.
김광삼 총괄: 특성 자체가 글로벌 취향의 게임이다. 방대한 시스템과 할게 많은 자유도, 플레이에 있어서 생각해볼 여지와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등이다. 특히 많은 커뮤니티를 다니다 보면 나오는 이야긴데, 한국게임은 특유의 PAY to WIN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검은사막은> 그게 아니라는 이야기가 많다.
다시 말해 플레이의 노력이 정당하게 대가를 받는다라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조용민 총괄 PD: 추가하면, 과학상자나 레고 같다. 즉 플레이를 한다기 보다는 논다는 느낌이 강하다. 원하는 배경, 커스터마이징 등 RPG 측면에서 퀘스트를 하기보단 놀거리가 많은 게임이라는 점에서 좋아하는 듯하다.
한국은 전투 종족이라 불릴만큼 강함을 추구한다면, 북미는 다양하게 콘텐츠를 즐긴다, 실제로 말을 잡아서 육성하는 콘텐츠가 있는데 북미 유저들은 이 말을 키우기만 하는 사람들이 다수 있고 이들이 따로 모여서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이런 다양성 면에서 샌드박스의 느낌이 크다
유저의 플레이 성향이나 패턴이 다르기에 고려할 상황도 많아 보인다.
조용민 총괄 PD: 동양권에서는 일상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 많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거나 화장실에 가거나 하는 경우다. 도 여가시간에 별다른 할게 없다. 반면 서양에서는 여가 시간이 많고 할 수 있는 액티비티도 많다. 에를 들어 시간이 나면 서핑보드를 타러갈 수도 있다.
이런 여가활동과 경쟁해서 살아남으려면 이에 버금가는 큰 규모나 해방감을 줘야 하는데 플랫폼의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굳이 경쟁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즉 플레이에 집중하는 시간을 콤팩트하게 가고자 한다. 점심시간에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출퇴근 시간에 즐길 수 있도록 일상 생활에서 반복적인 행위에 매이지 않도록 하는 전략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김광삼 총괄: 플레이의 딜레마가 존재한다. 더 많은 시간을 게임에서 보내기를 원하고 이런 사람들에게는 그 대가를 더 주고 싶어한다. 이게 다른 이야기로 보다면 게임이 사람에게 많은 걸 요구한다. 직장에서 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시간이 더 많은 유저와 경쟁할 때 불리해진다면 애매해진다. 게임 시장에 있어서 좋은 의미는 아니다. 노력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노력은 인정하되 그 외의 유저들도 게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봐야 한다,
숙제가 많아진 느낌이다. 글로벌에서는 이를 재정립하고자 한다. 정리가 필요하다. 콘텐츠가 많다 보니 정리할 것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