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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조이

중국 시장 성공의 열쇠는 ‘오픈마인드’

텐센트 게임부문 총괄 마크 런 사장

임상훈(시몬) 2008-08-14 20:49:04

<던전앤파이터> 동시접속자 45만 명 돌파, <크로스파이어> 40만 돌파, <나나이모> 10만 돌파.(이는 7월 중순 텐센트의 발표 내용입니다. 최근 업계 한 관계자는 <던전앤파이터>는 58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중국에서 나온 국산 게임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타이틀들입니다. 이 세 게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텐센트가 퍼블리싱했다는 점입니다. 올해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QQ’로 메신저 시장을 접수한 텐센트가 엄청난 기세를 떨치는 모양새입니다.

 

그 배경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뒤져봐도 별다른 자료가 나오지 않더군요. 어쩌겠습니까. 직접 만나서 물어보는 수밖에 없죠. 차이나조이를 계기로 게임 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마크 런 부총재를 찾아갔습니다. 텐센트의 성장 배경과 향후 비전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러 말이죠. /디스이즈게임 임상훈 기자


 

 

 


TIG> 축하다. 성적이 좋은데 비결은?

 

마크 런 사장(오른쪽 사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가장 방대한 유저 플랫폼이다. QQ 메신저는 중국 인터넷 이용자의 80%가 사용하고 있다. 액티브 유저는 3억 명 가량. QQ를 통해 게임을 홍보하고, QQ에서 한번 클릭으로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 또한 QQ 상에서 내 친구가 무슨 게임을 하는지 알 수도 있다.

 

또 다른 비결은 운영팀의 중국 게임 시장 및 게이머에 대한 깊은 이해다. 일례로 <크로스파이어>의 서버구조는 중국 환경에 안 어울려서 운영팀에서 솔루션(해결책)을 제안했다. 또한 기획 면에서도 게임 스피드, 탄도 등에서 중국 유저가 선호하는 스타일을 개발팀에 제안했고 받아들여졌다.

 

 

TIG> <던전앤파이터>의 경우도 그랬나?

 

<던전앤파이터>는 게임 설계상 클라이언트가 중국 환경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에 해킹 위협이 많아서 별도의 서버를 만들어서 문제 가능성을 다소 방지했다. 또한 텐센트의 자체 안티 해킹 솔루션을 탑재했다.

 

법무팀은 중국 공안과 검찰 등과 연합해서 해킹 툴을 만드는 팀에 타격을 타격을 가했다. OBT 초반부터 단속을 강화했는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한다. 덕분에 <던전앤파이터>는 OBT 10일만에 동시접속자가 4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크로스파이어>의 중국 성공은 현지 환경과 취향을 연구하고 반영한 결과다.

 

 

TIG> 한국 업체들은 그런 제안을 잘 받아들이나?

 

예전에 한국 업체와 제휴가 적었을 때 한국 업체가 중국 측 의견을 잘 수용하지 않는다는 소문을 많이 들었다. 실제로 우리가 접해본 바로는 우리 의견을 잘 접수해 주었다. 지금까지 우리와 제휴를 맺은 업체들은 게임에 대한 조예가 깊고, 제휴와 관련된 업무를 아주 열심히 잘 진행해 주었다.

 

 

TIG> 퍼블리싱이나 제휴를 맺는 업체의 선택 기준은?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진과 실무진의 오픈 마인드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있느냐가 더없이 중요하다. 한국과 중국의 시장이 다르니, 로컬라이제이션 작업 등에서 텐센트를 신뢰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의견을 제시하고, 받아들여질 수 있다.

 

또한 개발에 대한 열정, 유저에게 환영 받을 수 있는 열정이 있는지를 중시한다. 텐센트의 목적은 가장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사가 게임 퀄리티에 대한 눈이 높아야 한다.

 

중국에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의 올림픽 특집 월페이퍼.

 

 

TIG> 중국 자체 개발 게임의 인기가 좋다. 한국과 중국의 게임을 비교해 보면?

 

중국 게임은 커뮤니티 요소 등 중국 유저들이 좋아하는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다. 수요에 대해 잘 알고, 그것을 게임에 반영하고 있어 유저들의 만족도가 높다. 반면 한국 게임은 종합적인 퀄리티에서 우수하다. 특히 창의력 방면에서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TIG> 지난 해 한국에서는 투자보다 퍼블리싱에 올인하겠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했는데, 아직도 유효한가.

 

퍼블리싱은 지난 해에 이어 여전히 중요하다. 다만 올해 이후에는 공동 개발에 대해서도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시킬 생각이다.

 

 

TIG> 지난 해 소싱하거나 제작한 타이틀이 전부 캐주얼 장르다. MMORPG에 대한 관심은 없는가?

 

우리의 게임사업 전략은 보드게임→캐주얼게임→RPG’로 가는 것이다. 앞으로 상당히 많은 MMO가 나올 것이다. 한국 파트너사와 같이 그것을 진행하고 싶은 게 우리의 희망이다.

 

온라인 슈팅게임 <나나이모>의 중국 반응도 좋은 편이다.

 

 

TIG> 실제로 한국 회사와 MMORPG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가?

 

차세대 게임 개발 업체들을 만나고 있는 중이다. 개발사와 초기단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완성 이후의 로컬라이제이션이 아닌, 기획 단계부터의 협력을 통해서 성공확률을 높이고 싶다.

 

 

TIG> 한국 업체에 바라는 점이 있는가?

 

개발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오픈 마인드로 상대방을 신뢰해줬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중국 측의 수정 요청에 반발이 심하다가, 조금씩 결과가 나오면 차츰차츰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처음부터 더 오픈해서 받아들이면 좀더 쉽고, 더욱 빨리 중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덧붙여 한국에서는 텐센트에 대해 단지 QQ 메신저 업체로만 아는 경우가 많다. 종종 텐센트도 게임 사업 해요?” 하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텐센트는 현재 게임에 인력이나 자금을 많이 투입했고, 덕분에 게임 노하우와 인재 등을 많이 가졌다. 좋은 인터넷업체뿐만 아니라 좋은 게임업체로도 봐줬으면 좋겠다.

 

 

TIG> 한국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한국 게임 표절에 대한 불만이 많다.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여러 관점이 있다. 한 가지 관점은 한국은 창의적인 게임이 많지만, 그런 부분이 부족한 중국은 그런 게임들을 선생이나 모범으로 보고 공부, 학습하는 과정으로 게임을 만들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쪽은 악의적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악의적으로 표절하는 경우도 있다. 텐센트 입장은 악의적인 카피는 반대하고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TIG> 향후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은?

 

전체 시장 규모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많이 성장할 것이다. 네티즌 수의 성장추세, 네티즌 대비 게이머 수 등을 고려해볼 때 성장 공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당연히 미래에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미국, 유럽 등도 온라인게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게임 역사가 짧다. 지금 중국에서 성공한 게임들은 퀄리티가 그렇게 높다고 볼 수 없다. 앞으로 중국 게이머들은 여러 게임을 해 보면서 눈높이가 올라갈 것이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퀄리티 높은 게임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 매체와의 첫 인터뷰에 소탈하게 응해준 텐센트 마크 런 부총재(겸 게임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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