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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23] 前 라이엇 대표가 말하는 "롤의 성공 이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 리그 오브 레전드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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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사랑해요4) 2023-11-17 20:37:43
<롤>의 성공 핵심에는 "플레이어 우선주의"가 있다.

지스타 2023에서 오진호 前 라이엇 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 리그 오브 레전드의 사례' 강연을 진행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다음은  라이엇 코리아 대표가 설명한 강연 내용이다.

오진호 前 라이엇 코리아 대표
현재는 '비트크래프트'에서 아시아 투자를 리딩하고 있다.

블리자드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던 오진호  대표에게 라이엇 게임즈의 입사 제의는 하나의 도전이었다. 한국 진출을 준비하던 당시의 라이엇 게임즈는 150명 정도에 가까운, 어떻게 보면 스타트업에 가까운 기업이었다.

라이엇 게임즈의 창업자는 브랜든 백과 마크 메릴이다. LA에서 자고 나란 이들은 게임을 좋아해 한인 타운에 있는 PC방에 주로 다녔다. 헤비 게이머로써 손발이 잘 맞았던 이들은 대학교까지 같이 다니게 됐는데, 번듯한 직장을 가졌음에도 게임 회사 창업이라는 꿈을 꿨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게임 회사들이 너무나 돈을 추구하고, 플레이어를 우선해 주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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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배경 속에서 세워진 라이엇 게임즈는 '플레이어 경험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두고 있다. 이런 원칙 하에 <롤> 이후에도 <발로란트> 등의 게임을 흥행시킬 수 있었고,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통해 에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플레이어 중심주의의 핵심 중 하나는 현지화다. 게임은 글로벌로 서비스되지만, 전 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북미 지역에서 하던 방식을 남미 지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면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롤>의 한국 도전도 절대 쉽지 않았다. 단순히 게임이 좋았기에 성공한 것이 아니다. 13년 전 한국 시장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았다. 전 세계 PC 온라인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들은 보통 한국 시장에서는 실패했다. 한국 지사도 결국 철수시켰다. 당시 한국은 PC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었지만 도전하기 쉽지 않은 곳이었다. 유일하게 성공을 거둔 회사는 블리자드다.

통계로 살피면 1위부터 15위까지의 게임이 점유율의 60%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 N사의 게임(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등) 혹은 블리자드의 게임이었다. 당시 전성기를 누리던 게임도 <아이온>, <메이플스토리> 등 지금도 한국 시장에서 지분을 가진 게임이다. 한국 게이머들은 메인 게임을 한 번 선택하면 잘 바꾸지 않는다. 감히 미국의 작은 회사가 도전하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숫자로 따지면 약 250개의 온라인 게임이 경쟁하고 있었고, 매년 200개 가까운 게임이 나와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갔다. <롤> 출시 전 설문 조사에서 라이엇 게임즈를 안다고 답한 비율은 약 1%이었다.

복잡한 규제 역시 허들로 작용했다. 막 시작했던 셧다운제 등 한국 지사를 설립하던 인원들이 한국의 규제가 어떠한지에 대해 기나긴 보고서를 만들어 본사에 보내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롤>은 5개월 만에 한국 론칭을 해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는 고객 응대에 포커스를 뒀다. 대부분의 회사는 고객 응대를 비용으로 여겨 최소화하려 한다. 하지만 라이엇 게임즈는 처음부터 이 점에 집중해 인력을 채용했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사례도 존재한다. 한 대학생이 짝사랑에 실패한 고민을 약 8페이지 분량으로 고객 센터에 보낸 것이다.

당시 서버 문제로 주말조차 없이 일하고 있었음에도 불구, 라이엇 코리아의 직원은 문의를 무시하지 않고, 자신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며 동네 형이라고 생각해 달라며 정성 어린 답변을 보냈다. 감동한 학생은 커뮤니티에 자신이 겪은 일을 올려 큰 화제가 됐다. 당시 <롤>에는 이런 사례가 많았다. 이 모든 일은 라이엇 코리아가 플레이어를 우선으로 생각했기에 가능했다고 오진호  대표는 말했다.
피시방과의 상생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피시방에서 모든 챔피언을 무료로 제공해 주는 시스템이 한 예다. 한국형 챔피언 '아리'를 출시하는 마케팅을 보이기도 했으며, 사회 환원도 중요하게 생각해 문화재청과 계속해 협업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를 계속해서 만나며 의견을 청취하려 했다는 점이다. 론칭 전, 라이엇 게임즈의 대표 두 명이 기자 간담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오진호  대표는 이들에게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방문하고 싶은 관광 명소가 있는지 물었지만 답변은 간단했다. 이들은 제의를 거절하고 "플레이어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의 일정 대부분은 피시방 등지를 돌며 한국 게이머와 직접 만나는 것이었다.

오진호 前 대표는 대표의 이런 철학이 직원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대표가 'PC 카페' 대신 'PC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 모든 라이엇 직원이 '피시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라이엇 게임즈의 직원들이 모여 컨퍼런스를 할 때 사회자가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이라고 물으면 모두가 "플레이어!"라고 답하는 문​화가 존재하기도 한다. 오진호 前 대표는 본사 출장 중 이런 모습을 처음 보고 상당히 놀랐었다고 전했다.

이제 <롤>은 한국에서 하나의 문화가 됐다. 점유율 역시 40%로 아직 건재하다. <롤>을 통한 e스포츠가 스포츠가 되어 가고 있기도 하다. 오진호  ​대표는 "이 모든 것은 플레이어 중심주의라는 원칙 속에서 오랜 기간 플레이어를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롤드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오진호  대표는 "페이커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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