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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2022] "인디게임, 생존만 하면 기회는 찾아온다"

'캐츠바이스튜디오' 조민근 대표의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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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2-09-01 17:05:59
"인디게임, 생존만 하면 기회는 찾아온다"

BIC(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개막 1일 차, 캐츠바이스튜디오 조민근 대표가 'DJ 출신 대표의 인디게임 생존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조민근 대표는 현재 AOMG의 서브 DJ로 활동하면서 캐츠바이스튜디오 대표직을 겸해 게임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조민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강연자 : 장원선

소속/직책 : 캐츠바이스튜디오 / 대표

발표자 소개

2014년부터 DJ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8년 캐츠바이스튜디오를 설립해 게임 개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DJ 출신 대표의 인디게임 개발 생존기

 

DJ는 겉으로 보면 화려하지만, 대부분이 비정규직 프리랜서다. 조민근 대표는 자신의 사업을 해 성공한 친구의 이야기와 2016년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탑 3에 오른 <어비스리움>의 성공기를 보고 자극받아 게임 개발을 결정했다. 1인이나 소규모 개발로도 게임을 개발하는 사례를 보며 성공을 위해선 팀 규모보다 기획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조민근 대표는 게임 개발은 어떻게 배워야 할지,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결국 자신이 가진 경력과 강점을 살릴 수 있으며, 다른 경쟁사들과 확실한 차별을 낼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디제잉을 배우는 게임 <캣 더 디제이> 개발을 결정했다. 확인해 보니 기타와 같은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게임은 많았지만 디제잉을 배울 수 있는 게임은 없었다.

따라서 디제잉을 할 줄 아는 게임 개발자가 필요했고, 두 명의 학교 후배를 섭외했다.


무작정 창업을 할 수는 없었다. 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지원 사업 선정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홍대, 강남, 노원 등지에서 시장조사를 실시했고, 이를 통해 지원 사업에 선정돼 2,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회사를 운영하기엔 많은 돈은 아니었고, 아껴 쓰고자 사무 용품은 대부분 중고로 구매해야 했지만 이전보다 쾌적한 개발 환경을 갖출 수 있었다.

개발이 순조롭진 않았다. 얼마 되지 않아 그래픽을 담당한 팀원은 입대했고, 지원금은 바닥이 났다. 사업비를 마련하려면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지원 사업과 대출 그리고 투자다. 하지만 지원 사업은 기간 상 받을 수 없었고, 투자를 받기에 게임은 프로토타입 단계였다. 남은 방법은 대출뿐이었다.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대출을 결정했다.


개발비를 확충하고 나서는 경력직 개발자와 아트 담당을 구인했다. 음악 게임인 만큼 사용 가능한 음악 라이센스도 필요했다. 하지만 국내 음원은 대부분 가격이 비쌌고, 계약 절차가 복잡했다. 수소문 결과 해외에 좋은 가격으로 라이센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업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 해외 게임사에 문의했다.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해당 게임에 있는 모든 곡 리스트를 정리한 후, 구글링을 통해 개별 아티스트에게 라이센스에 관한 질문 메일을 보냈다. 5개의 답장이 왔고, 한 명에게 원하는 라이센스를 가진 업체를 소개받을 수 있었다. 조민근 대표는 해당 업체와 라이센스를 체결하고, 게임에 사용할 곡을 고르기 위해 리스트에서 1차 선별한 1만 개 이상의 곡을 직접 들었다.

개발비와 라이센스가 해결되자 구글 인디 페스티벌에서 순위권에 입상하는 등의 상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출시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개발 기간이 계속해서 늘어났다. 

문제는 기획이었다. 개발과 그래픽 직군은 경력이 있었지만, 기획을 맡은 조민근 대표 자신이 경험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숙련된 게임 디자인 인력을 추가로 채용했다. 채용에만 3개월이 걸렸다.


<캣 더 디제이>는 2021년 7월 출시됐다. 대행사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고, 인맥을 사용해 SNS 홍보도 진행했다. 마케팅을 집행했을 때 MAU가 증가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캣 더 디제이>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프로젝트가 됐다. 수익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민근 대표는 디제잉과 리듬 게임 모두를 잡으려다 포지션이 애매해졌고, 나쁜 UX와 콘텐츠 부족, 매력적이지 않은 상점(BM)과 리듬 게임의 장르적 한계를 이유로 꼽았다.


2년 6개월 개발한 게임이 실패하자 큰 위기가 찾아왔다. 문제점을 해결하더라도 리듬 게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판단이 늦어 3년 간 같이 했던 팀이 와해됐다. 스튜디오를 처음 설립했던 시기처럼 조민근 대표를 포함해 단 두 명 만이 남았다.

다행히 지금까지 진행했던 신규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 <캐츠랜드 페스티벌>이 남아 있었다. <캐츠랜드 페스티벌>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지원금을 통해 다시금 기획과 개발, 그래픽을 포함한 인력을 모집했다.


<캐츠랜드 페스티벌>은 DJ 페스티벌이라는 콘셉트를 가진 방치형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과거의 실수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 시장성이 확실한 장르를 선택하고, 20개 이상의 비슷한 장르 게임을 분석해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 기획의 수정은 최소화했고, 테스트 빌드를 빠르게 출시해 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기로 결정했다. 6개월 내 최종 출시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조민근 대표는 마무리 소감으로 "4년 동안 생존하며 느낀 것은, 어떻게든 생존만 하면 언제든 기회가 찾아온다"라고 설명했다. 아무 것도 몰랐지만 과감히 부딪쳐본 결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조민근 대표는 한 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처절한 인디게임 생존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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