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이즈게임 편집국은 게임에 공식적으로 별점을 매기거나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고티)을 선정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기자들에게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사견을 전제로, 올해 가장 재밌게 한 게임이 무엇인지. 여러분의 고티는 무엇인가요?
홀리스: <데스스트랜딩>을 가장 재밌게 했어요. 코지마 히데오 감독 신작이라서 기대감 속에서 체험했는데요. 독특한 설정과 스토리 텔링은 코지마가 아니면 할 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코로나19 시국과 게임 속 상황이 겹쳐보이기도 하고요. 게임이지만 정말 웰메이드 영화를 본 느낌이 들더라고요.
Q. 2020년 출시작 중에는 <파판7 리메이크>도 재밌게 하셨죠?
홀리스: 당시 체험기에도 썼지만, 아주 오래 전 기억하던 아름다운 추억이 너무 잘 보정되어 나타난 느낌이었어요. 배경 퀄리티나 일부 최적화에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원작을 바꾸지 않으면서, 새로운 <파판7>의 느낌을 잘 보여준 게임이었죠. 이후 출시할 2편, 3편도 잘 만들어 나와주기를 기대해봅니다.
Q. 육아인에게 게임이란?
홀리스: 일적인 부분을 뺀다면... 옛 추억같은 느낌이에요. 아이에게 삶이 맞추어져 있다 보니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약간 즐기는 법을 잃은 느낌도 들고... 작은 방에 론칭일에 산 PS5가 있는데, 아직 박스도 뜯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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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 물어봐도 알아요. <원신> 제일 재밌게 하셨죠?
깨쓰통: 어... <젤다의 전설> 만세! <야숨>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게임이며, 미야모토 시게루는 갓이며... 아무튼 <원신>이 비판적인 요소로 범벅이 된 게임은 맞아요.
근데 짚어야 할 것도 분명 있어요. 분명 현존하는 게임 중에서 '가장 높은 퀄리티'의 비주얼을 가진 서브컬처 타겟팅의 게임이고, 또 '가장 완성도가 뛰어난' 서브 컬처 취향의 오픈월드 액션 게임이거든요. 그간 출시된 오픈월드 게임은 많았지만, 서브컬쳐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오픈월드는 없었거든요.
게임 자체는 분명 다른 여러 게임에서 모방하고, 전문용어로 '파쿠리'한 요소들이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현존하는 모든 게임 중에서 가장 '유니크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굉장히 신기한 게임이 바로 <원신> 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년엔 <에픽세븐>을 저격했다면 올해는 <카운터사이드>였습니다.
깨쓰통: <카운터사이드>는 참 말도 많고 올해 가장 큰 욕을 먹었고, 또 정점에서 순식간에 나락까지 떨어진 게임이기는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서 '2020년 12월 31일' 현재 시점에서는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어요.
이런 모바일게임의 특징은 '한번 미운털 박히면 영원히 그 게임 돌아도 보지 않는다' 이기 때문에, 아마 이 게임이 이를 만회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고 가시밭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저는 재미있게 즐기고 있고, 이 게임이 내세우는 스토리의 재미. 캐릭터들의 매력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갓겜 카운터사이드 허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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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티: <베리드 스타즈> 재밌습니다. 국산 콘솔 게임에 수일배 디렉터 작품이라서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뚜껑 열어보니까 긴장감도 높은 게 몰입이 확 되더라고요. 아이돌을 까는 SNS 글들은 정말 소름 돋을 정도였어요. 풍자적인 요소도 많고, 수일배 게임답게 웃을 수 있는 분기도 마련됐죠. 이만하면 스포일러 피하면서 잘 소개한 것 같습니다.
Q. <하데스>를 보고 깔 게 없다고 칭찬했던데.
우티: 지금도 변함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니까요. 로그라이크엔 젬병인데 <하데스>는 계속 했어요. 장르 문법에 충실하면서도 죽음에 대한 스트레스를 낮췄고, 또 글을 읽는 맛도 훌륭해서 반복 플레이도 괜찮았어요. 전투도 세심하게 설계된 게임이라서 꼭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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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더: <FM 2021>을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올해 여러 대작 게임을 플레이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기에 과감히 <FM 2021>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CM K리그 2002>부터 <FM> 시리즈를 플레이했던 '골수 <FM> 유저'인데요. 전작에서 너무 실망을 많이 한 탓에 <FM 2021>에 대한 걱정이 많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선된 매치엔진은 다시금 저를 축구 감독의 세계로 이끌었죠. 수년간 이어진 유저들의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한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 속 부산 아이파크는 2부리그로 떨어졌지만, 이세계 부산 아이파크는 어엿한 '아시아 최고의 강팀'입니다. 이렇게라도 고향 팀을 강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째서 눈물이...
Q. 롯데자이언츠 팬이시죠?
텐더: <모여봐요 동물의 숲>도 기억에 남는데요. 개인적으로 '생활형 게임'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모여봐요 동물의 숲>만큼은 꽤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갑갑한 현실을 벗어나 모든 것이 과장된 파스텔 톤 세상을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Q. 그렇군요. 한국어로 발매될 <OOTP>에서도 롯데 우승의 꿈을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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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톤: <웨이스트랜드 3>를 제일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전편의 단점으로 느껴졌던 단조로운 전투, 스킬 성능의 편향, 주요 NPC의 매력부족이 해결됐습니다. 3편의 월드는 2편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세계, 팩션, 인물 모두에 깊이 있는 개성과 역사가 부여되어있습니다.
덕분에 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싸움이 훨씬 유의미하게 느껴지고요. 여기에 다양한 캐릭터 육성법까지 더해져서 RPG의 본령인 '역할극'다운 재미가 차고 넘칩니다.
Q. 입사를 축하합니다. 앞으로 어떤 기사를 쓰고 싶은지?
톤톤: 감사합니다. 제가 봉준호 감독 영화를 많이 좋아합니다. 정신없이 재미있는데 다 보고 나면 입이 많이 떫습니다. 사람과 세상 이야기를 하니 그런 듯합니다. 그런 글 쓰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체리폭탄: 2020년에도 장르불문 별별 다양한 게임을 했어요. 이름만 들어도 해괴한 게임들이에요. 그래도 시간과 애정을 가장 많이 쏟은 게임은 딱 하나, <콜 오브 듀티: 워존>입니다.
사실 론칭이 시작된 3월에는 정이 들지 않았어요. 배틀로얄 장르가 질려지기도 했지만,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멀티플레이에 실망한 이유가 커요. 그러다 우연히 8월에 다시 시작하고 재미를 붙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콜 오브 듀티: 워존>을 계속 하게 된 건 다른 게임에 적응을 못하게 되서에요. 게임 진행속도가 굉장히 빨라 처음엔 어려웠어요. 그런데 적응하고나니 다른 FPS가 모두 느리고 답답하네요. 이제 <워존> 수준의 게임 속도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Q. 평소 리듬게임에 관심이 많은데, 올해 주목한 리듬게임은?
체리폭탄: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가 있겠네요. 시리즈 전체에서 리듬게임이 핵심은 아닙니다만, 시리즈가 올해 15주년을 맞아 공격적인 사업을 펼쳤는데 그 원동력이 모바일 리듬게임에서 나왔죠.
사랑해요4: 여러 게임이 생각나지만, 개인적으로나 가장 좋았던 게임은 <둠: 이터널>을 꼽고 싶네요.
특히, 전투가 가장 좋았습니다. 전작인 <둠>에서는 선호하는 몇몇 무기만 가지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둠: 이터널>에선 탄약도 부족한데다 적들의 약점을 공략하지 않으면 처치하기 힘들도록 만들어 놓았죠.
덕분에 정신없이 이루어지는 전투 와중에도 스스로 정한 알고리즘에 따라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적들을 격파하는 재미가 상당해요. "쏘고, 피하고, 죽인다."는 1인칭 슈팅의 모토를 이만큼 잘 살려낸 게임이 또 있나 싶네요.
좋은 후속작은 전작의 장점을 계승해 발전시켜야 하는데, <둠: 이터널>은 그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 게임입니다. 좋은 건 발전시키고, 나쁜 건 보완하고.
Q. 겨울엔 무슨 게임을 하면서 보낼 건가요?
사랑해요4: 그게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스팀 겨울 세일에서 못 해본 인디게임을 찾아볼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