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 ‘인수썰’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2020년부터 세가가 벌이고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 때문이다. 정리해고, 오락실 사업 매각, 부서 통폐합 등 회사에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엔 대규모 인사개편도 있었다. 인사 명단에 눈에 띄는 인물이 발견됐다. <용과 같이> 시리즈 프로듀서 나고시 토시히로다. 그는 2021년 4월 1일부터 세가 홀딩스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에서 물러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게 된다.
근황만 봐서는 세가가 게임에 손을 떼는 모양새다. 실상은 반대다. 세가사미홀딩스는 게임 사업을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회사 핵심사업으로 바뀌는 중이다. 그럼 이렇게까지 회사를 바꾸는 이유는 뭘까? /디스이즈게임 박성현 기자
세가사미홀딩스가 CEO 승계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토미 하지메는 파친코와 파치슬롯 사업으로 부자가 됐다. 2004년 세가 합병 당시 파친코사업으로 벌어들인 돈만 1,686억 700만 엔, 전체 순이익은 348억 6,600만 엔이다. 2003년 몰락해가는 세가를 큰 부담 없이 인수할 수 있던 이유다.
시간이 흐르며 기반 사업이 금가고 있다. 파친코 시장은 새롭고 자극적인 기기를 꾸준히 내놓아야 손님을 사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신규 기기 허가를 매번 따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로 파친코사업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2021년부터 현행보다 더 강한 규제도 시행된다.
아래 차트는 2019년 세가사미홀딩스가 발표한 순이익 차트다. 초록색은 파친코사업을, 파란색은 게임 사업이다. 적자를 면치 못하던 게임사업은 15년을 기점으로 성장을, 파친코사업은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악재도 있다. 코로나19다.
[코로나19] 세가를 탄생시킨 오락실 사업, 올해로 끝나다
반면 오랫동안 성과를 못 내고 있던 게임사업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효자가 됐다.
2020년 6월까지의 패키지게임 판매량은 19년 대비 200%다. 세가그룹의 자회사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의 <토탈 워>시리즈는 190만 장, 아틀러스의 <페르소나>시리즈는 120만 장, 스포츠 인터랙티브의 <풋볼매니저>시리즈는 9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렇게 총 1,300만 장의 게임 판매로 82억 엔의 영업 이익을 거뒀다.
2020년 작년 1분기 매출액 483억 엔 중 93%인 451억 엔이 게임 부서에서 발생했다. MVP는 패키지 및 온라인 게임을 담당하는 소비자 게임 부서로, 324억 엔 매출을 달성했다.
즉, 세가사미홀딩스에서 게임사업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파친코를 기업 핵심사업에서 포기할 때가 온 셈이다. 이번 개혁도 세가사미홀딩스가 게임사업부 권한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