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디스이즈게임은 뛰어난 실력을 갖춘 국내/외 인디게임사를 여럿 만났습니다. 발품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모두 뛰어난 게임성으로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기억납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창간 16주년을 기념해 그간 만난 인디게임사 중 올해 출시를 앞두거나, 혹은 출시 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주목할만한 회사를 엄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더불어, 올해 출시 예정인 기대작도 함께 선정했습니다.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인디 게임사의 행보를 응원합니다. 올해도 역량 있는 인디 게임사를 조명하기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 갈릭 (개발사: 실프 아케이드, 플랫폼: PC, 출시일: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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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스타일의 2D 플랫포머 장르는 많은 인디 게임사가 시도하고 있죠. 특히 해외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관련 소셜 채널도 매우 많을 정도인데요. 실프 아케이드의 <갈릭>도 작년 초 그런 경로를 통해 만나게 됐습니다.
장르 내 여러 게임이 있지만, 이목을 집중시키는 요소는 아무래도 '세밀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형은 과거 레트로 형태를 띠고 있지만, 현재의 기술과 만나 좀 더 입체적이면서 풍부한 표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죠.
<갈릭>은 그런 면에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오랜 조율 기간 끝에 7월에 인터뷰가 나갔습니다. 코로나19 여파, 그리고 1인 개발자여서 제법 걸렸습니다.
실프 아케이드의 개발자 데이비드 레벨은 프랑스 출신으로 프로그래밍부터 그래픽, 사운드까지 모든 것을 혼자 맡고 있습니다. <갈릭> 이전에 <배드 스쿨 보이>를 시작으로 <자 배틀러>, 그리고 <갈릭>과 함께 개발 중인 <드래곤 블레이저>까지 여러 게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갈릭>은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면서, 꽤 하드코어한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2020년 초부터 개발을 시작했죠.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마늘의 모습을 가진 영웅이 신성한 탑 정상의 사이버 여신을 만나기 위한 여정을 다룹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개그 요소도 인상적이고요.
개발 초기 봤던 <갈릭>의 모습은 단색 위주의 과거 레트로 게임 형태였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컬러가 추가돼 좀 더 세련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종/횡 형태의 진행 외 입체적인 이동을 할 수 있는 맵도 추가된 모습입니다.
인터뷰 당시에는 <갈릭> 출시일을 작년 말로 계획했지만, 최근 4월 1일에서 다시 4월 30일로 미룬 것으로 보아 아직 마무리 작업 중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드코어 형태의 플랫포머 게임이기에 적지 않은 난이도가 예상됩니다만, 근황을 통해 점점 더해지는 게임의 모습을 볼 때마다 알찬 게임이 되겠다는 생각에 실력은 부족하지만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 언소울드 (개발사: 메구스타 게임즈, 플랫폼: PC, 출시일: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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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러 격투게임 프로게이머나, 격투게임에서 날고 긴다는 이를 만나 보면 게임을 분석할 때 각종 기술을 조합하는 것 외 프레임 단위로 계산해 좀 더 효과적인 공격을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찰나의 순간으로 승패가 결정되니, 당연한 것 같습니다.
<언소울드>는 그런 격투게임 마니아가 개발한, 찰진 액션 게임입니다. 1인 개발사 메구스타 게임즈의 정진섭 대표는 자산관리사부터 여러 회사를 다니다가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기로 결심, 2014년부터 게임개발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언소울드>는 그의 두 번째 게임입니다.
'마니아가 게임을 만들면 이 정도로 할 수 있구나'고 생각이 들 정도로, 게임은 2D 액션 장르지만 그가 좋아하는 격투 게임의 흔적이 액션 시스템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콤보와 체인, 카운터 등을 프레임 단위로 타이밍에 맞춰 공격해야 하는, 코어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언소울드>는 정말 빠르고 다채롭습니다. 장르에 숙련된 게이머일수록 정말 빠져들 수 있는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 대표도 시스템을 깊게 이해할수록 파고드는 재미가 더 큰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장르는 보통 AI 설정도 꽤 중요한데요, 정 대표는 적이 거리, 또는 속도에 따라 다른 AI로 작동하게 설계했다고 합니다. 상황마다 다른 반응을 한다는 것이죠. 보스의 경우는 더 복잡하게 설계해, 격투게임 같은 느낌도 든다고 합니다.
2D 형태의 그래픽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실시간 라이팅, 3D 카메라를 이용해 곳곳에서 입체적인 연출도 가미해 보는 재미도 더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해외 여러 명소를 모티프로 스테이지를 제작해 이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언소울드>는 3일 만에 텀블벅 100% 펀딩에 성공할 정도로 반응도 뜨겁습니다. 게임은 최근 밸런싱 작업 중이고, 얼리 억세스 없이 바로 정식 출시한다고 합니다.
# 크로노 소드 (개발사: 21세기덕스, 플랫폼: PC, 콘솔, 출시일: 2021년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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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소프트웨어 <다크소울> 시리즈의 영향을 받아 파생된 게임의 장르를 흔히 '소울라이크'라 부릅니다. 이 역시 인디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장르 중 하나죠. 묵직한 액션이 특징입니다.
만약, 이런 장르가 픽셀 그래픽과 만난다면 어떨까요? 단어만 놓고 보면 뭔가 물과 기름 같은 만남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기도 합니다. 가벼운 느낌의 그래픽으로는 소울라이크의 액션을 담기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하지만 <크로노 소드>는 이걸 해냈습니다. 한 명의 적을 상대할 때도 분위기에서 오는 압박감,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로 가벼움은 찾아볼 수 없어요. 픽셀 그래픽으로 소울라이크 액션을 묵직하게 잘 구현해냈습니다. '대단하다'는 첫 인상과 함께 21세기 덕스로 무작정 달려갔고, 작년 4월 이정희 대표와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21세기 덕스는 <용사는 타이밍>과 <슈퍼 픽셀 레이서즈>를 개발했습니다. 자신들의 강점 '픽셀 아트'를 내세워 한 우물만 판 곳이죠. <크로노 소드>는 그들 역량의 집결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정희 대표는 자신이 <다크소울> 시리즈를 매우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시리즈 역시 1 대 1에서 느껴지는 긴장감, 세계 곳곳을 탐험하는 느낌이 들죠. <크로노소드>는 이런 영감을 받아 개발되고 있습니다. 오마주를 한 모습도 볼 수 있어요.
픽셀 그래픽 답지 않게 묵직한 액션도 그렇지만, <크로노 소드>는 2D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월드의 입체적인 이동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존(Zone) 방식이 아닌 맵을 모두 연결해 유저가 보는 곳 모두를 탐험할 수 있고 시간 여행 요소로 같은 지역에서 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인터뷰 당시에는 게임의 스토리를 좀 더 명확하게 하는 작업도 거쳤습니다. 주인공 애노르를 비롯해 주요 인물의 아트워크도 공개했고요. 사이드 스토리의 선택에 따라 애노르의 성향, 동료 관계가 달라지는 등 변경점도 더했습니다. 액션과 더불어 게임성도 풍부해질 것 같네요.
<크로노 소드>는 비트서밋, BIC 2019 등에 공개되며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펄어비스가 지분 인수를 해 화제되기도 했죠. 작년 말 G.Round 팀과 킥스타터 팀의 지원 캠페인에 선정되는 등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나이트 오브 더 데드 (개발사: 잭투스튜디오, 플랫폼: PC, 출시일: 4분기(얼리 억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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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쯤 만난 <나이트 오브 더 데드>는, 2인 국내 인디 게임사라는 것과 뛰어난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는 부분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이트 오브 더 데드>는 출시 하루만에 스팀에서 전세계 최고 판매 제품, 최고 인기 제품에 리스트를 올리며 주목받기도 했죠. 게임 퀄리티에 집중하느라 특별하게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뤄낸 성과라는 점은 놀랍습니다.
'좀비 서바이벌'이라는 어느 정도 대중화된 장르에 '전략'을 가미한 게임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완벽한 관리만이 승리로 이어진다는 말이죠. 무한에 가까운 자원을 한정된 시간 속에서 수집하고, 방어해 최종 탈출 지점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좀비는 단순히 떼로 승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점점 강해지고, 특수 능력을 가진 좀비도 있어 이를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많은 트랩이 있지만, 이를 어떻게 조합, 설치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다시 강조하면, 이 게임은 '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다가 변수는 좀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트랩을 이용해 타 유저를 공격할 수도 있어, 어떻게 보면 가장 예측하기 힘든 돌발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서도 이민규, 하정현 개발자는 이러한 전략의 묘미가 살아 있도록 매우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얼리 억세스 단계여서 아직은 모든 콘텐츠가 구현되지 않았지만 스토리 모드와 멀티 플레이로 나눠 PvE, PvP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잭투스튜디오는 올해 로드맵으로 전투체계의 개편과 함께 다국어 지원, 신규 빌드 모듈과 좀비 추가, 새로운 콘텐츠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식 출시까지 즐길 거리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엔더 릴리즈(개발사: Live Wire/Adglobe, 플랫폼: PC, 콘솔, 출시일: 2분기(얼리 억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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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선보인 <메트로이드>와 <캐슬배니아>는 약 2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게임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으로 꼽히고 있죠. '메트로배니아'라는 장르가 나올 정도로 여전히 많은 게임사에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얼리 억세스로 선보인 <엔더 릴리즈>는 지난 1월 21일 출시 이후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받을 정도로 장르와 함께 그들의 게임성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픽과 음성 지원, 공각기동대>, <고블린 슬레이어> 등 음악을 담당한 'Mili'의 참여. 게다가 한글화까지. 이건 도저히 못 참죠.
게임은 멸망한 나라 속에서 기억을 잃은 소녀(하얀 무녀)와, 육체를 잃어버린 흑기사가 만나며 자신들이 처한 상황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여행을 다루고 있습니다. 소녀는 이동을, 흑기사는 공격을 맡아 퍼즐을 풀어나갑니다.
다크 판타지라는 설정, 그리고 맵을 오가며 해금한 능력으로 다다르지 못했던 곳을 이동하며 숨겨진 요소를 밝히는 것들을 보면 <엔더 릴리즈>는 전반적으로 <캐슬배니아>를 많이 닮았습니다. 장르를 특히 좋아했던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겉보기에는 액션이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경험해 보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적의 공격 패턴도 잘 읽어야 하고요, 회피도 중요합니다. 또 유저 레벨이 오르는 만큼 적도 레벨이 올라, 쉬운 액션은 이 게임에서는 보기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UI, UX의 아쉬운 부분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얼리 억세스 단계이기에 충분히 개선될 것이라고 봅니다. 개발에 여념이 없어 얘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개발사와 인터뷰를 해봤으면 좋겠네요.
#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 플랫폼: PC, 출시일: 출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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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게임은 지난 1월 25일 출시한 국산 게임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 입니다. 작년 초 얼리 억세스로 출시하면서 독특한 설정으로 단숨에 조명받은 곳입니다. 네오위즈와 11월 퍼블리싱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안티히어로 까지는 아니지만 게임의 흔한 최약체인 '해골'이 주인공이 되어, 용사와 마왕의 대립을 반대 시점으로 진행한다는 컨셉은 꽤 독특했습니다. 해골의 머리를 바꿔가며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요.
덕분에 게임은 로그라이크 초반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한 성장 스트레스를 제법 완화시키는 효과를 얻었습니다. 사소한 변화가 큰 매력 포인트로 작용한 것이죠.
이른바 '될성부른 떡잎' 처럼, 얼리 억세스 때부터 꽤 탄탄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게임을 접하자마자 바로 인터뷰를 요청한 기억이 나네요.
게임은 얼리 억세스 출시 한 달 만에, 그리고 정식 출시된 최근에도 각각 10만 장씩 판매됐고 유저 93%가 지금까지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목표액 1,100% 달성을 할 때부터 어느 정도 가능성은 예견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게임의 특징을 봤을 때 <스컬>은 앞으로도 장기 흥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콘솔로도 출시가 계획된 만큼 특히 닌텐도 스위치에서 큰 반응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당연하게도, 전 세계에는 많은 인디 게임사가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이 아직 만나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는 얘기죠.
아래는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디스이즈게임이 주목하고 있는 인디 게임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언젠가는 이들과도 만나 게임에 대한 얘기를 듣기 바랍니다. 물론, 이들만 주목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
# 더 스피릿 오브 더 사무라이 (개발사: 디지털 마인드, 플랫폼: PC, 출시: 2021년)
# 프로젝트 DT (개발사: 디지털 스카이, 플랫폼: 미정, 출시일: 미정)
# There Is No Light (개발사: Zelart, 플랫폼: PC, 콘솔, 출시일: 3분기)
# Bounty Brawl (개발사: iglooGameDev, 플랫폼: PC, 출시일: 연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