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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당신이 협곡에서 "와 이걸 지네!"를 외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

딜러를 살릴 수 있는 밴픽의 중요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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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호(index) 2021-05-14 09:42:46

"와 이걸 지네!!!"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하다 보면 한 번쯤 하는 말인데요, 오늘도 소환사의 협곡에서는 수많은 역전승과 역전패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상대 억제기까지 다 밀어놓고 허무하게 역전당하는가 하면, 바론에 장로 드래곤까지 내주고도 한타를 이길 때가 있죠. 

 

그렇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역전을 덜 당하거나,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피지지의 11.9 패치 솔로 랭크 데이터와 각종 프로 경기를 통해 '역전'에 대한 이모저모를 살펴봤습니다. 정답은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서준호 필자(index),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이 말을 한 번도 안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밖에 안한 사람은 없으리라

 

  

# 역전당하기 전에 끝내면 된다, 그것이 '지지않는 방법'이니까...

 

오피지지의 솔로 랭크 통계에 따르면 티어가 올라갈수록 평균 게임 시간은 '크게' 줄어듭니다. 

 

실버 구간이 평균 28분간 게임을 하는 반면, 마스터는 약 23분 안에 승패가 결정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죠. 천상계로 갈수록 한번 격차가 벌어지면 따라잡기 힘들뿐더러, 운영을 통해 눈덩이를 굴리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즉, 티어가 높을수록 역전이 덜 나온다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티어가 올라갈수록 경기 시간은 급격히 짧아진다

  

 

천상계 중 최고의 선수들만 모인 '프로 경기'도 살펴봅시다. 물론 솔로랭크와 LCK를 직접 비교하긴 어렵습니다. 호흡을 맞추지 않는 솔로랭크와 팀게임을 하는 프로씬은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죠. 다만, LCK를 통해 앞서 말씀드린 '역전'에 관한 부분을 간접적으로나마 비교해볼 순 있습니다. 

 

2021 LCK 스프링에서 25분 이하의 경기를 가져간 팀들은 드래곤, 전령, 평균 분당 골드, 15분 골드 등 대부분 항목에서 상대와 엄청난 격차를 벌렸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전체 경기 평균에 비해 월등히 좋은 편입니다. 경기 시간이 짧을수록 스노우볼을 굴리는 속도가 어마어마했다는 걸 알 수 있죠. 불필요한 골드를 내주지 않으면서도 오브젝트를 챙기며 역전의 빌미를 주지않고 승리를 가져간 겁니다.

빠르게 경기를 끝낸 팀은 전체 평균보다 훨씬 많은 격차를 벌렸다

 

그렇다면 불필요한 골드를 허용하지 않는 것과 오브젝트를 챙기는 것 중 더욱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MSI 파워랭킹 기사를 참고해봅시다. 당시 WA.GG의 데이터에 따르면 LPL은 평균적으로 싸움을 많이 하지만, 오브젝트를 빨리 챙기는 편이었습니다. 반면, LCK는 오브젝트는 천천히 챙기되 한타를 덜함으로써 불필요한 골드를 허용하지 않는 걸 택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이 수년간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를 선도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골드와 오브젝트 모두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관련 기사: RNG가 1위라고? WA.GG의 MSI 파워랭킹은 완전히 달랐다


 

 

# 역전의 서막은 '밴픽'에서 시작된다

 

지표만으로 '역전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한타 승리 후 포탑 철거를 통해 얻는 골드가 많다 보니 한 방에 경기가 뒤집히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역전의 가능성을 올릴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밴픽입니다. 

 

2021 LCK 스프링에서 펼쳐진 215경기 중 팀 평균 분당 골드 획득량이 적은 팀이 승리를 가져간 건 딱 한 경기 뿐이었습니다. 바로 리그 최종전인 DRX와 리브 샌드박스와의 경기였는데요, 해당 경기를 돌아보며 내린 결론은 '딜러가 끝까지 살아있어야 한타를 승리한 의미가 있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DRX와 리브 샌드박스 전은 경기내내 DRX가 압도적인 우위를 가져갔지만, 최후의 한타 한 방으로 결과가 결정됐습니다. 당시 리브 샌드박스는 원거리 딜러 '프린스'가 끝까지 살아남아 딜을 넣었고, 30분 넘게 밀리던 경기를 뒤집었죠. 만약 한타를 승리했다 한들 프린스가 죽었다면 경기를 끝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타 승리 후 오브젝트를 빠르게 챙기기 위해서는 당연히 '딜러'가 살아있어야 합니다.​ 다만, 팀골드가 밀리는 상황에서 딜러가 생존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따라서 근본적으로 딜러의 생존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밴픽을 구성하는 게 중요합니다.

 

DRX와 리브 샌드박스의 최종전은 '골드량'을 무시한 대표적 역전 사례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또 다른 프로 경기를 통해 밴픽의 중요성을 살펴봅시다.

 

2021 MSI에서 펼쳐진 담원기아와 DFM의 첫 번째 경기, 양 팀의 밴픽은 조금 엇갈렸습니다. 담원기아가 갱플랭크, 빅토르, 자야로 이어지는 강력한 후반 조합을 구성한 반면, DFM은 조이와 우디르로 시간을 벌고 우르곳, 트리스타나로 보험을 든 조합을 선보였거든요.

 

경기는 DFM이 유리하게 끌고 갔지만, 다소 의아한 판단과 함께 무리수를 던졌고 결국 담원기아의 역전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냉정히 말해 이 경기는 담원기아가 잘했다기보다 DFM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분명 DFM은 막판에 '하드 쓰로잉'을 시전했습니다. 

 

하지만 담원기아가 해당 조합을 고르지 않았다면 DFM의 쓰로잉을 받아먹긴 어려웠을 겁니다. 이를테면 모르가나의 블랙 실드는 결정적인 순간 팀을 위기에서 구했고, 후반을 도모할 수는 있는 갱플랭크는 초반에 어려움을 겪은 뒤에도 나름 제 몫을 했습니다. 밴픽'덕분에' 담원기아가 이겼다고 보긴 어렵지만, 역전승에 있어 밴픽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만약 담원기아가 모르가나를 뽑지 않았다면... (출처: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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