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MS는 Xbox 시리즈 S와 X 두 종의 차세대기를 선보였다. 핵심 기능을 가지며 고가/저가 모델을 구분하는 전략은 8세대에서 선보인 것과 다른 독특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콘솔기기, 타이틀만으로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MS는 그들이 전 세계 30억 게이머에게 어떻게 게임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패턴, 서비스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
E3가 열리기 몇 일 전, MS는 'What's Next for Gaming'라는 이름의 온라인 브리핑을 했다. 필 스펜서부터 사티아 나델라, 그리고 Xbox를 위한 관련 핵심 인력이 참여해 MS가 추구하는 향후 게임의 모습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브리핑에서 게이머가 반길만한 새로운 게임이나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얘기는 없었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E3 쇼케이스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자리는 MS가 그리는 게이밍 경험의 로드맵을 엿보는 기회 정도로 파악하면 된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MS가 얘기하는 게임산업 성장 핵심 동력 3가지
9세대 콘솔 시대를 맞이하고, MS가 Xbox 시리즈 S와 X를 출시며 MS는 단순히 새롭고 강력한 기기를 출시하는 전략만 내세우지 않았다. 이미 8세대 부터 Xbox 게임패스, 그리고 하위호환, 그리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X클라우드'까지 조금씩 단계를 밟아왔다.
MS는 브리핑을 통해, 게임산업의 성장 핵심 동력으로 1) 장소의 제약 없는 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소비자의 높아진 기대치와 2) 게임 분야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 증가, 그리고 3)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정의했다.
과거 기술적 한계로 완전한 구현이 어려웠던 상황과 달리, 지금은 위 3개를 위한 제반 사항이 모두 마련됐다. 플랫폼을 넘어서는 시도는 이제 일반적이 됐으며 구독 모델은 강력한 혜택에 힘입어 핵심 수익으로 거듭났다. 5G 네트워크 시대로 접어들며 클라우드 기술도 발전했다. 여기에는 애저(Azure), 깃허브(GitHub), 비주얼 스튜디오(Visual Studio) 같은 자체 기술력도 한몫을 했다.
위 3가지는 개별 요소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하나로 연결될 수도 있다. 편하게(쾌적하게), 그리고 합리적으로 고퀄리티 게임을 즐기는 것은 시대를 막론한 게이머의 가장 큰 니즈이기 때문이다.
# 게임은 언제 어디서나 게임을 서비스하는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MS는 ‘콘솔 중심의 사업’에서 어디에서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글로벌 게이밍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회사는 콘텐츠, 커뮤니티, 클라우드에 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전 세계 게이머가 게임 커뮤니티로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를 위해 MS는 2013년 Xbox One 론칭 후 산하 개발 스튜디오를 5개에서 23개로 확장했다. 최근 인수가 마무리된, 베데스다, 이드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제니맥스 미디어도 포함된다. 오는 14일 Xbox-베데스다 쇼케이스는 이들의 첫 합작 행사로 벌써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Xbox 게임패스 회원은 전 세계 1,800만 명에 달한다. 특히 작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는데, 작년 4월에서 9월 말까지 1,000만 명에서 1,500만 명으로 50%가량 증가했다. X클라우드, EA 플레이의 멤버십 포함으로 강력한 혜택이 추가된 만큼 게이머 입장에서도 메리트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독형 모델과 함께 Xbox 시리즈 S와 X 중 1개를 선택하고 Xbox 게임패스 얼티밋을 24개월 이용하는 패키지 모델인 'Xbox 올 액세스'를 선보였다. 익숙한 구매방식, 그리고 유저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 MS는 장기적인 수익 확보와 Xbox 게임패스의 접근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가격의 합리성, 그리고 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평가된다.
X클라우드는 2019년 10월 체험 서비스를 하며 빠르게 시장 선두를 선점했다. 지포스 나우부터 구글 스태디아 등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 참전하며 격전을 예고했지만 X클라우드는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 3박자 모두 탁월함을 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그간 제반 기술을 탄탄히 쌓아온 결과다.
# PC 플랫폼의 활성화 유도, 완벽한 글로벌 커뮤니티 구축의 일환
더불어, MS는 PC가 개발자와 게이머 간 주요 접점으로 남아있으며 PC 플랫폼의 활성화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오는 8월 1일부터 게임 수익 중 개발자 지분을 70%에서 88%로 올릴 예정이다.
보통 Xbox 게임 스튜디오의 게임이 출시되면 출시 당일 바로 Xbox 게임패스에 제공되며 타사가 콘솔에 먼저 론칭하고 일정 기간을 두고 PC로 출시한 것과 다르게 PC 플랫폼도 콘솔과 같이 제공된다.
이는 단순히 PC 플랫폼만 강화하겠다는 뜻이 아닌 게임 중심 글로벌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역마다 주요 플랫폼 혹은 두드러지는 비중을 보이는 플랫폼까지 자사 게임을 유통, 하나의 커뮤니티로 묶겠다는 뜻이다. 북미권에서는 콘솔 점유율이 매우 높지만, 국내와 독일, 중국 등 여러 주요 국가에서는 PC 비율이 제법 높다.
필 스펜서는 이러한 전략으로 PC 플랫폼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베데스다 이하 신규 편입된 스튜디오의 게임이 PC로 출시되는 만큼 추가 성장도 예상된다. Xbox 게임패스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사양 게임도 지원하지만, X클라우드가 도입된 만큼 사양을 초월한 PC 서비스도 가능하다. 지난 4월 말, PC와 iOS 리미티드 베타 버전을 제공하며 빠른 도입을 예고했다.
# 국가와 플랫폼을 초월한, 모두를 위한 게이밍
MS는 글로벌 게이밍 비전으로 '모두를 위한 게이밍(Gaming for Everyone, G4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Play'가 사람에게 필수 욕구인 만큼 모두가 플레이 해 수십억 명의 사람의 삶을 더 즐겁게 만들겠다는 뜻이다. 국가와 플랫폼을 초월한 서비스는 분명 '매력적'이다.
MS는 새로운 판을 조성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9세대 콘솔 출시 이전 이러한 움직임은 Xbox 시리즈 S와 X 출시와 함께 바로 바뀔 것이라 예상했지만, 게이머의 예상과 달리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회사의 로드맵은 제반 기술을 통한 점진적 발전이다. 앞서 얘기한 요소들은 절대 깜짝 발표는 아니다.
과거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X클라우드의 목표를 두고 "우리는 콘솔과 PC, 스트리밍 유저 모두를 포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전 세계 게이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X클라우드의 목표지만, 궁극적으로는 MS의 Xbox 게임 서비스 방향이기도 하다.
게이머에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 역시 포함된다. 2018년, MS는 전 세계 모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기술 디바이스의 중요성을 고민하며 어댑티브 컨트롤러를 공개했다. 각종 단체, 조직과 협력해 가능한 모든 장애인이 자신의 환경을 고려해 최적의 게이밍 환경을 즐기도록 고려했다. 국내에서도 정부 기관 차원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끝으로 MS는 사업 모델과 게임 다양성을 산업의 강점으로 보고 내구성과 성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 게이밍으로 인프라 콘텐츠를 활용하고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사업 모델과 장르의 깊이를 넓혀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