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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영상 PD의 뇌피썰(4) '최신 고화질 고성능 게임 안 본 눈 삽니다!'

디스이즈게임(디스이즈게임) 2021-09-06 11:11:10

[영상 PD의 뇌피썰] 기술이 발전하며 '영화 같은 게임'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과장이 아니게 됐습니다. 또한 게임이 대중화되며 게임 요소를 녹인 영상 콘텐츠도 많이 시도되고 있죠. 게임과 영상은 서로 빠르게 장점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를 맞아, 게임 속 각종 영상 기법, 비디오 콘텐츠 속 각종 게임 요소, 혹은 게임 영상 그 자체에 대해 다루는 코너를 준비했습니다. 그동안 저희 지면엔 '게임'에 무게를 둔 기사가 많았는데, 이번 코너는 (게임을 좋아하는) '현직 영상 PD'가 글을 쓰는 만큼 영상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릴 예정입니다. 재밌게 읽어 주세요.

 

[람자는 누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D&D>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게임 매니아이자 Mnet, Cookat, 라이엇 게임즈 등의 회사에 근무하며 10년째 비디오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숙달된(?) 방송 영상 PD입니다. 'Show me the Money'를 비롯한 각종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K-pop 토크쇼, 그리고 '위클리 매드무비/코멘터리/뉴스피드', 'SNL', 2020·2021년 'LCK 결승전 오프닝쇼' 등의 영상 콘텐츠를 연출하고 제작했습니다. 


'장비병'은 영어로도 표현법이 있다. 바로 GAS; Gear Acquisition Syndrome(장비 구입 증후군)이다.

 

PC 게임에 빠져들면 누구든 피하기 어려운 병이 있습니다. '거북목'이요…? 그것도 조심해야겠지만, 몸의 건강 말고 내 지갑의 건강을 위협하는 ‘장비병'이 바로 그 병입니다. 

 

처음에는 마우스 하나로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기계식 키보드로 넘어가죠. 그래픽카드를 바꿔 끼고 고해상도 고주사율 모니터를 거치면 5.1 채널, 7.1 채널 무선 헤드셋에 마음이 꽃히고, 결국에는 게임만을 위한 원룸을 계약했다는 무서운 '장비병'을 여러분들은 항상 조심하셔야 겠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 남 탓하기 전에 높은 프레임레이트의 모니터로 바꾸는 작업부터 하자.

 

하지만, 모든 것을 최고로 갖추기 어려울 때 만약 딱 하나의 장비만 바꿔야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나요. 

 

저나 제 주변의 게이머들의 공통된 의견은 바로 '모니터'입니다. 라떼는 말이죠, 16색의 조악한 도트 아트 슬라이드 영상이나 지우개를 뭉텅 썰어 놓은 듯한 저열한 폴리곤 모델링에도 이른바 '눈호강'한다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4K의 144hz 모니터가 뿜어내는 눈이 시릴 듯 선명하고 깨끗한 게임 화면 없이는 단 1분도 게임하고 싶지 않아지는 요즘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겨우 144hz 모니터를 게임용으로 큰 마음 먹고 들여 놓았는데요. 게임을 실행시키면 가장 먼저 '옵션 창'에 들어가 가장 높은 해상도와 144hz에 걸맞도록 높은 프레임레이트(framerate)로 변경하는 작업부터 합니다.

 

fps의 원래 의미를 풀어서 설명하자면, '1초에 몇 장의 그림을 연속적으로 보여줄 것인가'이다. (출처 : blog.logicalincrements.com)

 

fps는 frame per second의 약자로 화면에서 나타나는 초당 프레임 수를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fps가 낮으면 화면이 뚝뚝 끊겨 보이고, fps가 높으면 더 부드러운 화면으로 보입니다. 

 

영상 작업물에서 초당 프레임 수 단위는 화면의 주사 방식에 따른 구분과 연관이 있습니다. 영상 주사 방식은 보통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방식과 인터레이스드(interlaced) 방식이 있는데, 영상물에서는 이것을 특별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해 fps(frame per second)라는 용어보다는 60p, 60i 등으로 표기해 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게임 속의 영상 주사율 단위와 혼용해 쓰기 위해서 fps, 프레임레이트 등의 용어로 통일해 사용하려 합니다.

 

일반적인 영상 편집 툴에서는 60fps를 초과하는 프로젝트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 높은 fps는 항상 좋은 걸까?


게임에서는 '가장 높은 프레임레이트가 가장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항상 있습니다. 144fps(frame per second)를 넘어 240fps까지도 지원하는 게임들이 시중에 종종 나오곤 하죠. 

 

그런데 말이죠. 영상업을 하다 보면 항상 높은 프레임레이트가 선호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방송국에서 일할 때는 60fps를 기준으로 영상 프로젝트를 만들어 작업을 진행하곤 했습니다. 유튜브나 뉴미디어 플랫폼에 영상을 유통할 때에는 종종 30fps의 프로젝트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뮤직비디오나 영화 룩(look)과 같은 특수한 경우는 24fps로 작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고작' 24fps? 왜죠?

 

사과 로고 A사에서 최소 597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모니터는 60fps까지만 지원한다. 하지만…?!

 

"자! 우리 더 고화질 고주사율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120fps의 프로젝트로 작업해보자!" 라고 하는 영상 제작자는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영상 작업을 위한 전문 장비 중에서는 120fps 이상을 지원하는 모니터를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영상 작업을 위한 가장 훌륭한 모니터 장비로 알려진 '사과 로고 A사'의 Pro Display라는 제품은 무려 6K의 해상도와 함께 넓은 색 영역과 가공할만한 색 재현력을 뽐내는 괴물 같은 제품입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표현할 수 있는 화면 주사율은 '고작' 최대 60hz 밖에 되지 않죠. 

 

기본 옵션만으로 모니터 한 대에 500만 원이 넘는 이 '고오급' 걸작품이 제 사무실에 있는 60만 원짜리 게이밍 모니터의 주사율의 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사과 로고 A사'의 실수인 걸까요?

 

게임하기와 TV보기. 눈으로 즐긴다, '모니터'를 이용해 본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오늘의 뇌피썰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같은 시각 매체를 통해 즐기는 '게임'과 '영상 콘텐츠'는 왜 선호되는 주사율이 다른 것일까요? 영상업에선 게임처럼 144fps 이상의 높은 프레임레이트로 촬영되고 작업 된 영상을 왜 잘 안 쓸까요? 24fps처럼 낮은 프레임레이트의 영상은 어떤 의미에서 수요가 있는 것일까요.

 

윈도우의 경우 제어판의 고급 디스플레이 설정으로 들어가면 모니터가 지원하는 최대 '새로 고침 빈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이 여러분 모니터가 지원하는 최대 주사율이다.

 

# 픽션과 논픽션의 구분? 영상물의 높고 낮은 fps

 

여러 이론적인 내용은 여러분이 쉽게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길게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대신에 뇌피썰을 풀어내기 위해 먼저 '낮은 프레임레이트'와 '높은 프레임레이트'에 대한 구분과 정의를 여러분들과 공유해 공감대를 세팅해보고자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모니터가 주사율 60hz를 지원한다면(아마 대부분의 모니터가 지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음 유튜브 영상을 확인해 보세요.

 


위 링크의 영상을 볼 때에는 동시에 두 화면을 보는 것도 좋지만, 손으로 왼쪽·오른쪽을 번갈아 가리고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왼쪽은 60fps의 영상이고, 오른쪽은 24fps으로 표현된 영상입니다. (YouTube 플랫폼은 최대 60fps의 영상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높은 프레임레이트의 영상인 셈입니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저는 왼쪽의 60fps 영상은 일일 연속극(?) 느낌이 들고, 오른쪽의 24fps 영상은 미드나 영화 같은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것은 저만의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액션 배우 톰 크루즈는 (생각보다) 상세하게 '연속극 효과'를 제거하는 방법을 영상을 통해 알려준다.

이건 이른바 '연속극 효과'(soap opera effect)라는 것입니다. 높은 프레임레이트(high framerate; HFR, 일반적으로 24fps 이상의 프레임레이트를 높은 프레임레이트라고 부름)의 영상에서 드는 '싸구려 느낌'이라는 뜻이죠. 영화배우 톰 크루즈는 자신의 영화를 볼 때에는 이 연속극 효과를 제거하고 보라는 영상 트윗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느낌적인 느낌을 받으셨나요?

 

LG TV에서 보간기능의 명칭인 'TruMotion'을 끄는 법을 설명하는 블로그도 있다. 물론 타사 TV도 유사한 기능들이 설정되어 있다. (출처: choesin.com)

 

이 '연속극 효과'는 요즘의 디지털 기반의 TV의 특수한 기능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데요. 바로 '보간기능 혹은 자동으로 부드러운 움직임 보정 모드' 기능입니다. 이 기능은 대부분의 TV에 적용되어 있으며 초기 모드가 'ON'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어떤 콘텐츠를 시청하더라도 60fps로 강제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것이 원인입니다. 

 

24fps의 콘텐츠나 30fps의 낮은 프레임레이트 콘텐츠는 TV가 억지로(?) 프레임 복사와 인공지능을 통한 중간 프레임 삽입 등의 방식으로 60fps 영상을 만들어 버립니다. 톰 크루즈는 트위터 영상에서 '이 기능을 반드시 끄고 자신의 영화를 오리지널 24fps로 감상하라'고 호소 합니다. 

 

144fps 게임 콘텐츠가 선호되는 세상에 참 아이러니하죠?

 

영화 '호빗'은 3D 블루레이에서 24fps의 두 배인 48fps를 지원한다. 소비자의 호불호는 심하게 갈리는 편.

 

정리해 보자면, 프레임레이트 / 주사율의 세계에서는 24fps가 기준이 되는 셈이며, 보통 이 이상을 높은 프레임레이트라고 부르고 '싸구려 영상 느낌의 연속극 룩(look)'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반대파도 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호빗'의 감독인 피터 잭슨은 높은 프레임레이트를 사랑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호빗'은 48fps로 볼 수 있는 버전이 있습니다. 이안 감독의 '제미니 맨'은 무려 120fps로 시청할 수 있는 버전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높은 프레임레이트가 영상물의 진화된 방식이라고 믿고 있다고 합니다. 

 

미드와 뉴스를 비교해보자. 특히 툭툭 끊기는 느낌, 프레임레이트에 집중해 비교해 보자.

 

선택은 결국 콘텐츠 소비자의 몫이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현재 '미드, 영화, 예술적인 느낌의 영상물'은 24fps로 만들어지고, '리얼리티, 보도, 연속극, 스포츠 느낌의 영상물'은 60fps로 만들어지고 유통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러한 프레임레이트의 낮고 높음에 대한 구분을 두고 '허구적인 픽션'과 '리얼리티적 논픽션'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다음의 도표는 이를 제가 한번 정리해본 것입니다.

 

 

초당 프레임레이트가 낮은 콘텐츠의 경우에는 '툭툭 끊기는' 느낌이 현실의 시각과 이질적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이를 허구, 즉 '픽션'이라고 인식하고 이를 전제로 콘텐츠를 시청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초당 프레임레이트가 높은 콘텐츠의 경우에는 현실의 시각과 유사하게 부드럽고 촘촘한 영상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리얼리티 가득한 '논픽션'이라고 인식한다는 얘기입니다. 

 

같은 제작자가 만든 같은 시트콤 장르 콘텐츠라도 프레임레이트 표현을 달리하면 느낌이 '완전' 달라진다. 1996년 '남자셋 여자셋'은 60fps, 2021년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는 24fps로 영화와 같은 룩의 추정된다.

 

일면 일리는 있어 보이지만, 위에 나열한 표에서 프레임레이트의 표현 방식에 따른 콘텐츠의 장르 구분이 최근에는 거의 의미가 없어지고 있어 무조건 100% 맞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멋진 다큐멘터리들이 24fps로 만들어지고 TV 연속극도 미드 룩(look)처럼 24fps로 제작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높은 프레임레이트의 영화들도 기술에 관심이 많은 영화인을 통해 속속 제작됩니다. 아마도 결국 이 문제의 결론은 어떤 방식이 소비자들의 마음과 지갑을 더 열게 되느냐에 따라 내려지게 되겠죠. 

 

다만, 위의 구분은 최소한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영상 매체의 주류적 구분을 이루고 있기는 합니다.

 

낮은 품질의 해상도와 그래픽 모델링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낮은 프레임레이트의 고전 게임은 지금 즐기기에는 너무 '끊.긴.다.'

 

# 장르무관, 높을 수록 좋은 게임 속 fps

 

 

아무튼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게임'입니다. 비디오 게임을 단순한 시각 매체를 통한 영상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면, 위의 도표에서 요즘의 게임은 논픽션의 극단에 위치해 있는 셈입니다. 

 

<둠> 시리즈나 <퀘이크> 시리즈 같은 FPS 장르를 예시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1993년에 출시된 오리지널 <둠> 게임은 최초에 최대 35fps를 지원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리지널 <둠>의 프레임레이트만 보자면 35fps 이하, 픽션의 영역에 더 가까이 있군요.  

 

1,000fps를 구현할 수 있을까? <둠 이터널>은 일단 지원은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최신작인 <둠 이터널>은 이상적인 장비만 있다면 최대 1,000fps까지 지원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많은 매니아들은 아마도 더 많은 적을 순식간에 죽이기 위해 240hz의 모니터를 구매해 <둠 이터널>을 즐기겠죠. 이 영역은 제가 그려둔 도표에 따르면 논픽션의 극단에 해당하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둠>이라는 게임이 초창기에는 우리에게 픽션으로 인식되었는데, 세월이 지나 최신작이 나온 지금 갑자기 느낌이 변해서 논픽션 리얼리티 장르로 변했다는 설명은 틀림없이 이상합니다.

 

처음 즐기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정말로 진짜 '리마스터' 버전이 더 재밌다. 반박불가!

 

최근 리마스터된 <디아블로2>는 원래 최대 25fps를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리마스터가 된 이후에는 60fps를 지원해 더욱 부드러운 악마 사냥을 가능케합니다. <스타크래프트>도 마찬가지의 결과물로 리마스터 되었습니다. 

 

많은 팬들이 리마스터된 그래픽과 높은 프레임레이트 등으로 고성능의 그래픽 장비들을 지원하는 것을 환영할 것입니다. 정확하게 같은 경험을 제공하고 같은 구조의 게임이라면 더 높은 프레임레이트가 선(善)인 셈입니다. 

 

픽셀 아트 테마이지만 3D로 만들어진 <마인크래프트>는 높은 fps를 지원한다. 클래식 카툰 테마의 <컵헤드>는 24fps의 아트웍으로 제작되어 있지만, 게임플레이 자체는 60fps 이상을 지원한다.

 

그러면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영화·연속극 처럼 장르에 따라서 낮은 프레임레이트가 선호되는 게임이 있나요? 저화질 픽셀과 레트로 감성을 테마로 한 게임은 어떨까요?

 

엄청나게 도드라지는 커다란 저화질 픽셀을 테마로 한 <마인크래프트>마저도 기본적으로는 최대 60fps를 지원하며 최신 게이밍 머신인 Xbox 시리즈 X에서는 최대 120fps를 지원합니다. 픽셀 테마라고 해서 낮은 프레임레이트의 게이밍 경험을 의도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게임에서는 여전히 더 높은 프레임레이트가 선호됩니다.

 

초창기 FPS 게임인 <울펜슈타인3D>의 못다한 꿈(?)을 이뤄주는 비공식 리마스터 버전.

 

이쯤 되면 게임의 프레임레이트에 대한 가설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게임은 1,000fps(?)에 육박하는 높은 프레임레이트로 즐겨야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 종류이며, 그동안은 아쉽게도(?) 기술적인 제약과 물적 인적 자원 수준의 제약으로 인해 낮은 프레임레이트를 어쩔 수 없이 지니고 있었던 '힘숨찐' 계열의 콘텐츠였다고 말입니다. 

 

예전의 낮은 프레임레이트를 가진 게임들도 사실 제작 여건이나 고성능 디지털 장비의 보급만 이루어졌었다면 일찍부터 높은 프레임레이트로 제작되었으리라는 가설이 성립될 수 있을 것 같네요.

 

메타버스, 또다른 현실, 가상현실….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게이머들은 본인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장르무관 찐텐으로 몰입한다!

 

# 왜 게이머들은 높은 fps를 선호할까?

 

이 가설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조금 더 나가 볼까요? 초반에 보여드린 도표에 따르면 비디오 게임은 본질적으로 사용자·소비자가 느끼는(혹은 기대하는) 콘텐츠의 성질이 극단적인 '논픽션 or 리얼리티'에 가까우며 이는 다른 콘텐츠와 차원을 달리하는 '사용자의 몰입'과 연관이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경이 판타지든 스팀펑크든, 가상의 학교나 구름 위의 성이든 간에 상관 없이 게임의 소비자들은 게임 캐릭터 혹은 그 속의 사물들과의 인터랙티브를 매개로 현실감있는 몰입을 의도하고, 또 게임은 그를 지원하는 관계가 성립되는 셈입니다. 

 

너무 나갔나요? 제 뇌피썰이니 아무튼 그렇다고 해둡시다 ;-)

 

예전처럼 <마이트앤매직 6>에 다시 빠져들고 싶지만, 이제는 왈도를 만나서 이름을 물어보고 싶은 생각만 든다.

 

제 인생 최애 게임 중 하나는 왈도체로 유명해진 '힘세고 강한 아침', <마이트앤매직 6>입니다. 지금 플레이하면 굉장히 저열한 그래픽은 둘째 치더라도, 뚝뚝 끊기는 프레임레이트 때문에 솔직히 말하면 그때만큼 재미있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예전 학창 시절 밤을 새우며 즐겼던 그때는 정말 리얼하다고 생각했고 오크 무리가 갑자기 쏟아져 올 때면 실제로 깜짝 놀랄만큼 몰입해서 즐겼습니다. 

 

그때의 감정을 오리지널 <마이트앤매직 6>로 다시 느끼기는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때에는 낮은 프레임레이트의 화면 프레임 사이사이를 마치 TV의 '보간기능'처럼 저의 상상력이 채웠던 것이었겠죠. 이제는 144fps의 프레임레이트의 게임이 아니면 만족을 모르는 몸이 되어버린 저…. 이런 방식으로 예전의 명작 게임을 하나둘씩 '잃어 갈 때마다' 저는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최신 고화질 고성능 게임 안 본 눈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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