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경쟁이 치열한 MMORPG 시장의 상황, 그리고 멀티플랫폼 시도가 많은 요즘의 트렌드를 고려할 때, ‘모바일 전용’을 외치며 전장에 뛰어든 모아이게임즈의 생각과 목표가 궁금해진다. 과연 <트라하 인피니티>에서 모아이게임즈가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게임성과 운영 철학은 어떤 것일까?
1월 20일 모아이게임즈 강남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는 <트라하 인피니티>에 관한 여러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자리였다. 현장에 모아이게임즈 이찬 대표, 최병인 개발PD, 이동윤 사업실장이 자리해 다양한 질문에 깊이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날 오간 질의응답의 주요 내용을 통해 <트라하 인피니티>의 디테일을 들여다보자.
(왼쪽부터) 최병인 개발 PD, 이동윤 사업실장, 이찬 대표
Q. 디스이즈게임: <트라하 인피니티는> ‘모바일 최적화’를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특화되어 있는지?
A. 이찬 대표: 유저가 화면을 계속 관찰하기 힘든 모바일 환경의 특성을 생각했다. 화면을 보지 않고도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자동플레이, 자동 미션 진행 등이 지원된다. 강화 등의 콘텐츠에서도 편의성 UI를 제공, 과정을 빨리 넘길 수 있게 했다. 잡다한 부분을 덜어내고, 특별한 부분에 집중시켜 손쉽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는 의미다. 다른 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지만, <트라하 인피니티>에서는 조금 더 모바일에서 잘 동작할 수 있게 고민했다.
‘소울메이스 시스템’도 모바일 특화 시스템 중 하나다. 다른 유저가 게임을 하고 있지 않아도 이들의 캐릭터 데이터를 그대로 불러와 AI 형태로 내 플레이를 돕게 할 수 있다. PC MMO에서는 매칭이나 타 유저 초대 수락을 기다리는 방식이 많지만, 모바일에서는 이것이 불편해 협동 콘텐츠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소울메이트 시스템’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오래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Q. 쇼케이스 등에서 MMORPG의 본질은 ‘성장’이라고 이야기했고, 이를 반영해 무한한 성장을 핵심 콘셉트로 두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A. 최병인 개발 PD: 개발팀에 계신 분들도 MMORPG를 즐기던 분들이 많다. 함께 모여서 개발 방향을 논의할 때, 모바일 최적화에 맞춰 어떤 부분에 집중할지 고민했다. 이때 유저들이 MMO를 플레이하며 다른 유저와 협동/경쟁하는 과정에서 결국은 자신의 캐릭터 성장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장에 허들을 두지 않고 계속 성장하는 재미에 집중하기로 했다.
Q. 무한한 성장이 유저들에게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A. 최병인 개발 PD: 모바일 최적화 시스템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앞서 언급한 소울메이트와 같은 비동기 시스템이 있다. 또한, 플레이를 중단했을 때, 오프라인 시간 동안의 성장을 보완해주는 ‘명상’ 시스템도 있다. 모바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24시간 플레이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최적화로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소울메이트 소환에 사용되는 ‘소울포인트’ 시스템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A. 최병인 개발 PD: 다른 유저의 데이터를 소울메이트로 불러오면, ‘유지비용’으로 포인트가 소모되는 방식이다. 포인트는 매일 무료 충전, 플레이 보상으로 획득 가능한 무료 포인트와 유료로 충전하는 유료 포인트로 나뉜다.
무료 충전되는 포인트는 플레이어 자신을 포함한 2인 파티를 구성해 플레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양이다. 만약 파티원을 늘려 더 높은 전투효율로 빠른 성장을 하기 원한다면 포인트 소모가 빠르므로 과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Q. 소울메이트를 이용한 파티플레이에서 ‘패턴’을 가진 보스 등의 공략 대상이 등장한다면, AI만으로는 공략이 힘들 것도 같다. AI의 전략을 유저가 설정할 수 있는지?
A. 최병인 개발 PD: ‘소울메이트’ 콘텐츠는 컨트롤이 가능한 형태로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게임플레이가 오히려 불편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초기에는 ‘집결’, ‘분산’ 버튼 등을 넣어봤는데, 모바일 환경에서 플레이를 계속 지켜보며 플레이해야 하는 방식이 ‘모바일 최적화’ 목표에 맞는지 고민이 되어 제거했다. 다만 AI가 상황에 맞춰 행동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유저분들이 원하는 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아 불만을 느끼시면 피드백으로 고칠 수는 있지만, 직접 컨트롤은 계획에 없다.
이찬 대표: 소울메이트를 이용한 파티플레이 콘텐츠 자체가 어떠한 ‘역할’을 분담하는 형태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탱딜힐’ 개념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캐릭터의 무기와 클래스의 종류가 나뉠 텐데, 이를 통해 플레이어 자신에게 부족한 면을 보완해줄 수 있는 캐릭터를 소환할 수는 있다.
이를 통해 원래라면 깨지 못할 수준의 난도 높은 콘텐츠를 깰 수 있게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성장 효율은 높아질 수 있다. 만약 컨트롤로 공략해야 하는 콘텐츠가 나온다면, 이는 다른 유저가 직접 조종해야 하는 콘텐츠로 분리할 가능성이 높다.
Q. 쇼케이스에서 ‘사냥터 점령’ 콘텐츠가 등장했다. 다른 MMORPG에서처럼 이른바 ‘사냥터 통제’가 가능한 시스템인지?
A. 최병인 개발 PD: 점령전은 일반 필드에 대한 소유권이며, ‘통제’ 개념은 아니다. 유저의 비동기 데이터로 만들어진 ‘가디언’이 사냥터를 수호하며, 이를 1대1 결투로 이기면 소유권을 가져갈 수 있다.
다만 ‘시간의 던전’이라는 PVP 지역이 따로 있다. 해당 지역은 난도가 높고 플레이 스트레스가 있는 곳이며 보스도 존재한다. 해당 지역에서는 서로 간의 경쟁플레이와 ‘군단’끼리 통제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
Q. ‘소유권’이라고 했는데, 소유에 따르는 이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소유권 도전에는 시간제한이 있나?
A. 최병인 개발 PD: 성장이 핵심인 만큼, 소유권을 통해 얻는 이득 또한 성장 효율 버프 등이다. 소유자가 속한 군단도 버프를 받는다. 소유자 군단 소속이 아닌 유저들은 점령 유저에게 재화를 내고 버프를 구매할 수 있다.
이찬 대표: 이렇게 지불한 재화는 소유자에게 간다. 또한, 버프를 구매할 수는 있지만, 소유자가 받는 버프량이 더 크게 설정되어 있다. 또한, 소유권 쟁탈은 아무 때나 도전할 수 있다. 이때 방어자는 물약 사용 시점 등 자신의 가디언이 사용할 전략을 설정할 수 있다.
Q. 쇼케이스 당시 직업 밸런싱 등에서 유저 피드백을 받겠다고 이야기했다. 구체적 소통 방안은 어떻게 되나.
이찬 대표: 가급적 로그데이터를 많이 쌓아 손쉽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로그 데이터를 활용해 통계를 확인, 공식 카페나 커뮤니티 채널에서 나오는 의견을 빠르게 검토할 수 있다. 유저들 의견에도 상충하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에 로그데이터 분석툴을 사용하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유저간담회의 경우, 과거에는 오프라인 형식으로 많이 진행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과 기술 발전으로 요즘에는 온라인 라이브가 자주 이뤄진다. 이를 적극 검토 중이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면 오프라인보다 훨씬 짧은 주기로 빠르게 직접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동윤 사업 실장: 사업 쪽에서도 운영팀을 통해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유저 불만들을 실질적으로 개발팀에서 인게임에 반영하는 것도 유저 니즈를 충족하는 한 방법이겠지만, 운영 측에서는 유저 목소리를 많이 듣고자 한다.
<트라하> 당시 유저들이 생각보다 더 많이 개발 쪽에서 목소리를 들어주길 바란다는 점을 굉장히 많이 느꼈다. 실제 불만 처리도 만족을 시켜 드릴 수 있는 방법이겠지만 귀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며, 직접 서비스를 하는 의의 중 하나일 것이다. 실제로 유저 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다가가는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자 한다.
Q. PC 클라이언트를 지원할 예정은 없는지?
이찬 대표: <트라하 인피니티>는 모바일 환경 최적화에 집중했다. ‘명상 시스템’ 등으로 접속 중이지 않을 때에도 플레이가 되도록 했고, 접속 중에도 게임과의 인터랙션을 줄였다. 플레이를 원하는 시간에만 해도 성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PC 클라이언트는 당장은 지원할 계획이 없다.
다만 추후 니즈가 생긴다면 지원할 생각이 있다. PC 클라이언트를 만들고자 한다면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원화 빌드는 관리비용이 다소 발생한다. 여기에 들어갈 비용을 대신 모바일 최적화 집중에 투자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
Q. 모바일 디바이스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기술적 최적화는 어떻게 이뤄졌나?
이찬 대표: 전작인 <트라하>가 출시 당시 용량이 5gb가 넘었다. 앞으로는 모바일 게임도 고용량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불편함이 컸다. <트라하 인피니티>는 <트라하>보다 최적화를 거쳐 용량을 3gb로 줄였다. 또한, <트라하>에서 얻은 최적화 노하우를 적용해 동일한 기기에서 구동했을 때 프레임 레이트가 오히려 더 잘 나오는 부분도 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예시로 설명 드리자면, 크게 스펙에 따라 세 분류로 나뉘는데, 이 중 중간 성능인 ‘A’ 시리즈에서 구동을 확인했다. 향후 저스펙 제품 라인에서도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최적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
Q. <트라하> IP는 다른 MMORPG와 비교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약한 편이다. 예를 들면 <리니지>는 ‘혈맹’이라는 개념이 떠오르는데 <트라하>의 경우 그런 것이 딱히 없다. <트라하 인피니티>의 이미지와 관련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이찬 대표: <트라하>의 경우, 플레이를 많이 안 해보신 분들은 광고모델이었던 ‘토르’(크리스 햄스워스), 그리고 게임을 좀 해보신 분들은 ‘수동’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셨다.
한편 <트라하 인피니티>는 편하게, 계속, 오래 성장하는 게임이다.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고, 한번 해보면 오래 할만한 게임이다. 부담 없는 MMO, 계속 성장할 수 있는 MMO라고 생각하고 있다. 애초에 이러한 유형의 게임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기획되었다.
Q.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기다리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이찬 대표: 열심히 만들고 있다. 기대해달라거나, 좋은 평가를 해달라기보다, 와서 잠깐씩 해보시고 평가해주시면 좋겠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게임은 없고, 다양한 취향에 각자 맞는 게임이 있기 마련이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주셔서 잠깐이라도 해보신 뒤에 게임을 평가해주셨으면 한다.
이동윤 사업실장: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게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 모든 게임에는 장단이 있다. <트라하 인피니티>는 다른 모바일 MMORPG와 다른 점이 많다고 느낀다. 최종 선택은 유저분들의 몫이겠지만, 편견을 걷고 플레이해보시면 괜찮은 게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병인 개발 PD: 열심히 하고 있으니, 한 번씩 해보시고 판단해주셨으면 한다. 좋은 피드백도 있고 아픈 피드백도 있겠지만 모두 수용하고 잘 만들도록 할 테니, 좋게 봐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