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 엔씨소프트]
누구나 한 번쯤 야구팀의 '구단주'가 되는 상상을 한다. 나만의 철학으로 팀을 이끌고,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상상은 모든 야구팬의 마음 한쪽에 이룰 수 없는 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구단주의 역할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는 게임이 곧 출시된다. 앤트리브소프트와 앤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 H3>다.
4월 초 출시될 <프로야구 H3>는 감독은 물론 구단주 역할까지 도맡아 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유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프로야구 H3>는 지난달 실시한 사전 예약에서 1주일 만에 예약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과연 <프로야구 H3>는 어떤 모습으로 유저들을 찾아올까. <프로야구 H3> 심재구 개발 PD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야구 게임 최초 사전 예약 100만을 돌파했을 정도로 <프로야구 H3>를 기대하는 유저가 정말 많다.
최초로 도입된 ‘개성’ 시스템이라든가, ‘콜업’, ‘이적시장’, ‘구단 경영’과 같은 좀 더 차별화된 콘텐츠가 <프로야구 H3>만의 오리지널리티라고 생각하고 있다.
영화 '머니볼'이나 드라마 '스토브리그'처럼 프런트의 역할이 강조되는 최근 야구의 경영 트렌드를 반영해 게임을 제작했다고 들었다. 어떤 방식인가.
현대 야구에서 프런트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그래서 이런 요소들을 현실감 있게 게임에 녹이고 싶어 ‘구단 경영’ 콘텐츠를 만들었다. 정책조정실, 전력분석실, 마케팅팀, 메디컬팀, 스카우트팀 등이 있고 플레이어는 실제 구단주처럼 각 부서에서 올린 안건을 결재하거나 반려할 수 있다.
각 부서의 ‘안건’을 수행하면 프런트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 안건들이 매우 흥미로운 게 많아 보였다. 몇 가지만 들려줄 수 있나.
<프로야구 H3> 구단 프런트에는 다양한 조직이 존재하고, 업무에 따른 역할이 있다. 플레이어는 각 부서가 하는 일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데, 가령 전력분석팀은 전력 비교 분석을 통해 최선의 엔트리를 구성하고, 작전을 연구하고, 스파이를 파견하는 안건을 수행해야 한다.
또 스카우트팀은 선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해외로 출장을 다니는 안건을, 마케팅팀은 팬덤을 관리하기 위해 시구자를 선정하고 선수들의 CF를 촬영하는 안건을, 메디컬팀은 선수의 부상과 회복을 돕기 위해 마사지사를 초빙하는 안건 등을 진행해야 한다.
구단주의 안건 처리에 따라 각 프런트 조직은 점차 성장하게 된다. 협상 실력이 높아짐에 따라 추가 콘텐츠가 오픈되며 더 좋은 안건을 가져오게 된다. 플레이어들이 직접 본인의 철학에 맞는 개성 있는 프런트를 구성해 나갈 수 있도록 고민했다.
좋은 안건을 많이 성공시킬수록 ‘팬덤 지수’가 높아진다고 들었는데, 팬덤 지수가 올라가면 플레이어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가.
팬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안건을 진행하면 팬덤 지수가 올라가게 된다. 팬덤 지수가 높아지면 홈경기를 뛰었을 때 홈 어드밴티지를 받게 된다. 실제 야구에서도 원정팀에서 경기를 할 때보다 홈팀에서 경기를 할 때 승률이 더 높은데, 아무래도 팬들의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처럼 게임에서도 프런트가 운영을 잘해서 팬들에게 인기를 많이 얻게 되면 그만큼 홈구장에서 어드밴티지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치열한 승부의 향방을 가릴 신의 한수’라 불리는 ‘작전카드’는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가. 유저들에게 꿀팁을 알려달라.
상대방의 선발 라인업이나 경기를 운영하는 전술에 따라서 그 상황에 맞춰 작전카드를 설정할 수 있다. 상대 구단의 작전카드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작전카드를 쓰면 자신보다 성적이 높은 구단과 대결할 때 자신의 구단이 버프를 받는다.
<프로야구 H3>에서는 매 경기당 두 개의 작전카드를 설정할 수 있고, 이 작전카드들을 조합하면 숨겨진 기능이 작동하게 되어 있어 이를 찾는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프로야구 H3>에서 최초로 도입된 선수 영입 시스템 ‘콜업’이란 무엇인가.
실제로 만져지는 종이카드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섬세하게 디자인 작업을 했다. 특히 유희관 선수의 카드를 제작했던 때가 기억에 남는데, 재미있고 유쾌한 선수다 보니 쓸만한 사진이 굉장히 많았다.
제작 과정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부분은 무엇인가.
‘개성’ 시스템이다. 선수를 영입하고 나서 경기에 출전시키면 ‘개성’이라는 걸 활성화시킬 수 있는데, 선수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개발자가 한 땀 한 땀 조사해 데이터로 만든 것이다. 어떤 특수 능력의 경우, 특정 개성이 활성화되어야 버프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선수의 역량을 떨어뜨리는 개성도 존재해, 이 부분을 만회해야 하는 콘텐츠도 준비되어 있다.
제작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 등이 개발되거나 도입되었는지 궁금하다.
이번 <프로야구 H3>에서는 여러 콘텐츠 내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예를 들어 ‘미디어데이’라는 콘텐츠는 각 구단의 감독들이 나와서 미디어들과 인터뷰를 하는 것인데, ‘특정 구단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특정 구단의 전략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와 같은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변들을 만드는데 있어, AI 센터와 협업해서 자연스러운 문장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미디어데이 콘텐츠에는 마치 SNS처럼 팬들의 댓글이 달리는 영역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도 AI를 활용해 여러 의견이 담긴 댓글들이 생성되도록 했다. 또한 경기가 끝나고 공개되는 기사나 이적시장의 뉴스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여 다양한 내용의 기사 콘텐츠가 제공되도록 했다.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보니, 실제 선수들의 기록 정보가 게임에 잘 반영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는 어느 정도의 정확성을 가지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선수 스탯 기록이 기준이다. 그러나 기록도 연도마다 타고투저, 투고타저가 다를 때가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보정 작업을 거친다. 기본적으로 해당 연도의 선수의 기록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그 결과가 기록과 일치하는지를 살펴보며 베이스 스탯을 잡는다. 그리고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이다 보니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는 점도 고려한다. 기본적인 정확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게임을 운영할 때 구단주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구단의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사내 테스트에서 모두 동일한 자원으로 진행했지만 누군가는 올스타 리그에 올라가고 누군가는 아마추어 리그를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올스타 리그에서 우승한 팀원이 해준 조언을 소개하려고 한다.
첫 번째, 늘 여유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KBO는 10개 구단뿐이지만, <프로야구 H3>에는 수십만 명의 구단주가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선수가 언제 시장에 올라올지 모른다. 뒤늦게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 본인 구단 선수를 이적시장에 급히 내놓는다면 제대로 된 가치로 평가받기 힘들고, 다른 누군가 선수를 먼저 데려간다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
두 번째, 처음 목표를 설정하면 단기간의 성적에 좌지우지하지 말고 묵직하게 수행해 나가야 한다. <프로야구 H3>는 시즌이 지날수록 프런트와 선수가 성장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당장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투자하는 프런트와 선수를 계속 바꾼다면 효율을 낼 수 없다. 그리고 성급하게 플레이할수록 선수 영입 과정에서 오버 페이를 하게 마련이고 결국 구단의 페널티로 돌아오게 된다.
<프로야구 H3>가 사람들에게 어떤 게임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는가.
국내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 중에 '가장 재미있고 가장 잘 만든 게임'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