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SIEK의 초청으로 <파이널 판타지 16>(이하 파판16)의 디렉터 '타카이 히로시'가 한국을 방문해 게임의 상세한 내용을 소개하며 미디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타카히 히로시 디렉터가 소개한 <파판 16>의 내용을 담음과 동시에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현장에서는 <파판 16>에 대한 체험도 진행됐다. 체험한 <파판 16>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기사로 나올 예정이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기사에 사용된 사진은 사전 체험을 위해 별도 제작된 버전으로
최종 버전과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 마치 현실과 닮은 <파판 16>의 세계관
<파판 16>은 스퀘어 에닉스의 '제 3개발사업본부가 담당한 파판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타카히 히로시 디렉터가 게임 디렉팅을 맡았으며, <파판 14>로 유명한 요시다 나오키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타카히 히로시 디렉터는 "16번째 정식 넘버링 타이틀이지만, <파판> 시리즈는 모든 타이틀이 독립적이기에 최신 <파판>을 플레이하기 위해 과거의 작품을 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파판 16>은 네 가지에 집중했다. 그중 첫 번째는 스토리다. 중세 판타지를 테마로 잡아 여러 복잡한 정치 싸움과 각 캐릭터들의 가치관이 충돌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타카이 디렉터는 "어른들을 포함해 폭넓은 팬층이 즐길 수 있는 중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스토리를 꾸며 주는 캐릭터다. 자신의 나라가 멸망한 후 사랑하는 동생을 잃고 복수심에 불타는 '클라이브 로즈필드'를 주인공으로 각 캐릭터들의 이상과 사상이 부딪치는 군상극이 게임 내에 중요하게 등장한다.
세 번째는 그래픽이다. 타카이 디렉터는 "비디오 게임에서만 모험할 수 있는 세계와 퀄리티를 추구했다"라며 "PS5를 통해 실현할 수 있었던 비주얼에 주목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전투 시스템이다. 타카이 디렉터는 "세계적인 게이머들의 선호가 리얼 타임 액션으로 가고 있기에, 기존의 턴제가 아닌 리얼 타임으로 <파판 16>을 만듬으로써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커다란 소환수로 변신해 진행하는 전투에서는 매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파판 16>의 배경은 바리스제아라는 대륙이다. 바리스제아에서는 각 지역에 흩어진 '마더 크리스털'에서 나오는 '에테르'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생활을 영위해 가고 있다. 현실 세계에 비유하면 '마더 크리스털'은 유전이고 에테르는 석유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에테르가 고갈되기 시작하면서 바리스제아에서는 여러 전쟁이 발발하게 된다.
바리스제아에는 5개의 국가와 1개의 자치령이 있으며, 국가 간의 대립이 주요한 스토리가 된다. 또한, 세계를 멸망시킬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진 '소환수'라는 존재가 있으며, 이들로 변신할 수 있는 '도미넌트'들이 게임에 등장한다. 도미넌트는 각 소환수마다 한명씩 존재하며 어떤 나라에서는 영웅으로 대접받고, 다른 나라에서는 무기로써 활용되는 등 나라마다 취급이 다르다.
타카이 디렉터는 "소환수의 힘은 마치 핵무기와 같은 것이기에, 이 소환수와 도미넌트들의 비애와 비극이 스토리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파판 16>의 전투는 소환수를 활용한 액션과 각 도미넌트끼리 맞붙는 '소환수 대전'으로 나뉘어 다양한 스케일의 전투를 보여줄 예정이다.
<파이널 판타지 16>은 2023년 6월 22일 PS5 독점으로 출시된다.
# 거대한 소환수들의 전투는 요시다 PD의 아이디어
타카히 히로시 <파판 16> 디렉터
다음은 현장에서 진행된 타카히 히로시 디렉터와의 인터뷰.
Q. 해외 쪽 인터뷰에서 데이원 패치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신감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품질 체크나 버그 픽스 기간을 굉장히 길게 가져간 것인가요?
A. 타카이 히로시: 데이원 패치 계획이 없는 것은 현재로써는 그렇지만, 확실하게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도 버그 픽스를 계속 진행 중입니다. 게임 출시 후 크리티컬한 버그가 생기면 게이머 여러분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확실하게 대응하려 합니다.
그렇지만 데이원 패치를 되도록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요시다 PD님의 의견이기도 했고 저희도 동감하고 있습니다. 데이원 패치 전에 본편 자체를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왔습니다. 발매 전 미디어 여러분들에게 게임을 공개할 때도 좋은 완성도의 데모 버전을 공개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네요.
Q. 도미넌트들이 소환수의 힘을 쓰면 힘들어하는 연출이 있었습니다. 소환수의 힘을 사용하면 몸에 무리가 가는 건지 궁금합니다.
A. <파판 16>의 세계관에서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데,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선 크리스털에서 추출한 에테르라는 자원이 필요합니다. 도미넌트나 베어러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몸 안에 에테르가 있어 크리스털 없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마법을 사용하는데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죠. 도미넌트들이 강력한 소환수로 현언할 때 각혈을 하거나 피눈물을 흘리는 연출이 있는데, 이처럼 생명을 갉아먹어 가며 싸우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베어러들도 마법을 사용하면 당연히 몸에 무리가 갑니다. 이런 것들이 작품 내에 제대로 표현되어 있기에 <파판 16>을 하시다 보면 자연스레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Q. 액션이나 스킬 연출이 상당히 화려했습니다. 번쩍이는 연출이 많다 보니, 약간 과하다는 느낌도 들었는데요. 내부에서 연출의 정도를 정할 때 어떤 수준을 적정선으로 판단했는지 궁금합니다.
A. 일단 시인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스퀘어 에닉스는 이펙트를 굉장히 잘 사용하는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보니 저희도 약간은 과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펙트를 표현하면서도 많은 가짓수의 소환수 어빌리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PS5로 가능해졌다 보니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현재 수준의 연출로 좋게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이렇게 조정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는 가루다나 타이탄 등 <파판> 시리즈에 전통적으로 등장하던 소환수만 얼굴을 비췄습니다. <파판 16>만의 오리지널 소환수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소환수라는 개념에서 봤을 때는 <파판 16>에 오리지널로 넣은 소환수는 없습니다. 새로운 소환수를 만들어내기 보단, 지금까지 <파판> 시리즈를 즐겨 온 팬 분들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소환수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표현되는지에 집중했다고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도미넌트는 하나의 소환수만 가질 수 있나요? 그리고 답변이 어려울 것 같지만 숨겨진 소환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도미넌트가 소환수로 현언할 수 있는 것은 한 마리로 한정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숨겨진 소환수는 당연히 스포일러다 보니 말할 수 없네요.
Q. <파판 15>는 DLC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파판 16>에도 DLC가 많을까요?
A. DLC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관련해 말하기에는 어려운 타이밍입니다. 일단 <파판 16>은 별도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반드시 봐야 100%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파판 16> 본편 자체로 모든 것들을 즐길 수 있습니다.
Q. <파판 16>에 초코보 레이싱이 있을까요?
A. 초코보 디자인이 개발 막바지에 완성되다 보니 넣지는 못했는데요. 초코보를 완성하고 나니 이 정도면 초코보 레이싱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있었더라도 레이싱을 한다는 것 자체가 <파판 16>의 스토리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결국 만들지는 않았을 것 같네요.
Q. <파판 16>의 데모 버전 배포가 예정된 것으로 압니다. 정확히 어떤 구성으로 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번 미디어 시연 버전이 초반부인데 이 시점을 시연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데모 버전의 범위는 게임 초반부, 클라이브의 소년기를 다룬 2시간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게임 초반부를 데모 버전으로 만들기로 결정한 이유는 저장 데이터가 본편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도 있습니다. 배포 시기는 같은 시점에 전 세계 팬분들이 알 수 있도록 요시다 PD님이 발표할 예정이니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Q. RPG 장르는 보통 레벨이 올라가다가 난이도가 확연하게 상승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파판 16>은 어느 부분에서 난이도가 상승하는지 궁금합니다.
A. 새로운 소환수의 힘을 얻는 타이밍에 조금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난이도는 평탄하게 올라가도록 구성되어 있기에 '모든 플레이어를 죽이기 위한 어려운 보스!' 같은 것은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엔드 콘텐츠는 어떨까요?
A. <파판> 시리즈를 해 본 분들에게 익숙할 만한 뉴 게임 플러스 모드도 있고, 이 때는 '파이널 판타지 모드'라는 난이도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의 스테이터스를 인계할 수 있지만, 적들의 배치도 모두 바뀌면서 난이도가 올라갑니다.
(난이도가 올라가고, 콤보를 이어 점수를 얻는 것에 집중하는) 아케이드 모드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플레이어에게 엄청 어려운 구간도 있으니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게임 초반부 2시간의 연출에 많이 집중한 느낌입니다. 스토리와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쓴 느낌인데요.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은 어디인가요?
A. 오프닝 부분에서 피닉스를 조작하는 장면입니다. 처음에는 개발을 상정하지 않았던 장면인데요. 여기서 분위기를 한 번 끌어올리면서 게임에 대한 호기심을 만들기 위해 추가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사건이 얽히는 것과 동시에 일상 생활과 비교해 위화감이 들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저런 행동은 안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면 플레이어의 몰입도가 깨지고 '아 내가 하고 있는 것은 게임이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 기분을 느끼시지 않도록 게임 전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Q. <파판>이 장수 IP다 보니 부담이 컸을 것 같은데 제작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한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 자신에게 "<파판> 시리즈를 하며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게 뭘까?"라고 묻는다면 매력적인 스토리라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신 그래픽, 시스템이 바뀐 전투를 원할 것 같았습니다. 개발 환경을 구축할 때부터 최신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리얼 타임 액션에도 도전하고 싶었죠.
여기에 요시다 PD님이 "소환수끼리 맞붙는 엄청난 전투를 만들자"라고 하셔서 지옥 같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웃음). 그래도 덕분에 최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었습니다.
Q. 필드에서 NPC보다 플레이어의 이동 속도가 느린 것 같던데 혹시 의도한 것인가요?
A. 맞습니다. 예를 들어 NPC와 같이 여정을 떠났는데, 클라이브가 더 빠르면 NPC가 화면에 잘 안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혼자 여정을 떠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죠. 그렇다 보니 NPC가 먼저 앞으로 가서 화면에 들어올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설정한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개발하며 카메라에 NPC를 담을 생각만 했는데, 만약 이것 때문에 플레이어가 NPC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반응이 있다면 조금 오산이었던 것 같네요.
Q. 캐릭터 연기에 대한 디렉팅을 하며 특별하게 신경 쓴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전투가 끝나고 컷씬으로 넘어가며 나오는 대사 같은 부분에서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캐릭터 연기 같은 경우는 대부분 모션 캡쳐를 진행했는데요.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Q. 세계관과 설정을 보니 고리타분한 중세 판타지가 아니라 저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를 오마주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두 나라가 도미넌트를 활용해 싸우는데, 제 3국이 도미넌트를 암살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보내는 모습도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상당히 복합적인 세계관 같은데, 이런 세계관을 추구한 이유와 테이스트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합니다.
A. 아무래도 시나리오 담당자님의 의향이 가장 많이 들어간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설정부터 철저히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하게 설정이 만들어졌기에 이 위에 다양한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던 것 같네요. 본편을 해 보시면 스토리의 여러 면을 볼 수 있습니다.
Q. 요시다 PD가 소환수끼리의 전투를 만들자고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시다 PD는 워커홀릭으로 유명하다 보니, 새벽에 메일을 보냈는데 바로 답장했다는 일화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혹시 소환수 전투 말고 다른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밤에 일하는 사람들은 원래 그렇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시간에 메일이 오가기도 하죠. 4시 반에 메일이 오가는 경우도 봤습니다. 특히, 전투를 담당하신 스즈키 료타 씨는 '분명히 아침에 잔다'라고 여겨지는 시간에 메일이 오기도 하네요. 좋지 않죠. 그 시간에 메일을 보내면(웃음).
제 경우는 미팅이 워낙 많다 보니 평일에는 직접 게임을 할 시간이 모자랍니다. 그렇다 보니 휴일에 게임을 많이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버그가 발견되곤 해서 휴일에 프로그래머들에게 연락을 종종 합니다. 답장도 당연하다는 듯이 왔었네요.
Q. <파판 16>의 전반적인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가 될까요?
A. 제가 이전에는 메인 스토리만 진행하면 35시간이 걸린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디렉터다 보니) 제가 게임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잘 알기 때문에 페이스가 빨랐던 것 같습니다. 메인 스토리만 해도 40~50시간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이드 퀘스트까지 모두 하신다면 두 배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Q. 게임을 체험해 보니 적들이 다시 공격해 오기까지의 텀이 길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A. 아무래도 의도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판> 시리즈 처음으로 풀 액션 게임을 만들다 보니 '이 부분은 피하세요', '이 부분에선 공격하세요'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설정한 감이 있습니다.
Q. 한국에서 컬렉터스 에디션이 약 30분만에 매진됐는데 예상하셨나요? 그리고 팬 분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클라이브의 여정에 한국 팬 여러분들도 함께 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