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흥미로운 게임을 하나 찾았다. 스타트업 '디자드'에서 개발하고 있는 <아수라장>이 그 주인공으로, 아직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모션이나 타격감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수라장>은 여러 인원이 참여하는 난투형 액션 게임으로 개발되고 있다. 시점은 탑 뷰다. 플랫폼은 PC와 PS5 두 가지로 개발되고 있다.
내친김에 디자드 사무실을 찾아 김동현 대표와 인터뷰했다. 엔씨소프트에서 긴 경력을 마치고 '만들고 싶은 게임'을 위해 디자드를 세웠다는 김동현 대표는 인터뷰에서 <스맥다운> 시리즈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밝히며 <아수라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아수라장>은 23년 연말 혹은 24년 연초 테스트를 진행한 후 24년 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아수라장>
Q. 디자드는 어떻게 설립됐나?
A. 디자드 김동현 대표: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에 오래 있었다. <리니지 이터널> 팀에도 7년쯤 있었다. <린2M>에도 초창기부터 참여해 오다가, 라이브 서비스까지 2년 진행하고 나니 다른 프로젝트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리니지라이크 게임 개발에 관해서도 많은 제의가 왔다.
오래 고민했던 일이다 보니 전후관계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기왕 나가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것이라면 엔씨에서 안 만들던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제가 원래 액션 게임을 엄청 좋아했고, 엔씨 입사 전에는 <스맥다운 온라인>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사업성이 좋지 않아 어려워진 장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게이머 분들은 마음에 드는 게임이 있다면 소비하실 만큼 소비하며 애정을 준다. '불법 다운로드' 같은 것들이 문제였던 시기도 한참 지났다. 게임을 잘만 만든다면, 애정으로 개발사와 유저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액션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롤>이나 <배틀그라운드> 덕분에 전체적으로 PvP 게임이 주류로 떠오른 시점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PvP 게임이 지나친 스트레스를 준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까진 걱정해도 되지 않는 좋은 세상이 된 것 같다.
그래서 엔씨소프트를 나온 김에, 예전에는 개발하지 않았을 것 같은 게임을 만들자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아수라장>으로 이어졌다.
김동현 대표
Q. 독자를 위해 <아수라장>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아수라장>은 대규모 난투 액션의 재미를 살린 게임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난투형 액션 장르가 메이저하다고 생각한다. <로스트사가>나 <갯앰프드> 같은 게임도 난투형 액션의 계보를 이었던 게임으로 생각한다. 더 시계를 뒤로 돌리면, 제가 좋아하는 <열혈> 시리즈 같은 것들이 있다.
이런 게임들이 주는, "우당탕탕"하는 시끌벅적한 재미를 보다 많은 사람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지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너무 전투 시스템만 생각하면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 어떻게 상대를 잡아내기보다는 어떻게 살아남고 탈락시킬 것이냐에 집중했다. 레슬링에서의 '로얄럼블'이나 초창기 <스맥다운> 시리즈의 재미를 살리려고 했다.
단순히 '배틀로얄'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탈락시키고 자신은 살아남는 대규모 액션의 난투 액션을 강조한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여러 모드를 구상하고 있다.
Q. 이름을 들으면 여러 난전과 난투극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게임 같은데 의도한 건가?
A. 맞다. 동양적인 코드도 조금 가져가고 싶었다. 개발하는 게임에 엄청 어울리는 것 같아서, 다른 단어가 도저히 생각이 안 나다 보니 결국 <아수라장>으로 정했다.
Q. 탑 뷰(쿼터뷰) 배틀로얄 장르로 게임을 개발한 이유가 있는가?
A. 저는 난투형 액션 장르 중에서는 어려운 게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난투형 게임은 보기에도 쉽고, 하기에도 쉬워야 한다. 슈터 장르는 조금 제한이 있다. 화면을 통해 얻는 정보량에 대한 제한도 있고, 1인칭에 멀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폭넓은 사람들이 즐겁게 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탑 뷰나 사이드뷰다 보니, 이런 시점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배틀로얄 게임을 굳이 탑 뷰로 만들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난투 게임이니까 탑 뷰다"라고 봐 주시면 될 것 같다. 먼저 저희가 구상한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적합한 방식이 탑 뷰였고, 게임의 모드 중 하나로 배틀로얄을 정한 것이다. 게임에 배틀로얄 모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Q. 평균 게임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가? 그리고 몇 명이 게임에 참여하는지.
A. 모드마다 다르겠지만 30명 ~ 50명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겟앰프드>처럼 소규모로 하는 모드는 예전에도 많았으니 조금 피하려 하고, 중규모~대규모에 어울리는 모드 위주로 게임을 개발해 나가고 싶다.
플레이타임은 30명~50명이 참여하는 배틀로얄 모드 기준으로 10분에서 15분이다. 준비 중인 다른 모드는 조금 더 짧다. 출시 전까지 계속 수정하면서 가장 재미있고, 부담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타임을 잡아나갈 계획이다.
Q. 다른 게임 모드는 어떤 종류를 계획하고 있는가?
A. 레슬링의 '로얄 럼블'처럼 계속해서 사람들이 난입하는 모드를 구상하고 있다. 방을 잡고 정해진 인원이 계속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큐를 돌리는 인원들이 게임에 계속해서 난입하는 식이다. 다만, 이 부분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어서 아직 고려 중이다.
'고지전'같은 모드도 있다. 고전 게임 <아이스 클라이머>를 생각하시면 좋다. 난투형 액션 게임은 좋은 의미의 '우정 파괴 게임'이기도 하다. <아이스 클라이머>에서는 상대방보다 빨리 올라가서 탈락시키는 재미가 있었다. <아수라장>의 고지전에서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는 사람이 승리하게 되는데, 지형이 솟아오르기도 하고 내려오기도 한다. 위에서는 견제하고, 아래에서는 올라오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식이다.
게임 모드에 관해서는 고민이 많다. 아직 확실히 정해진 메인 모드는 없다. 어떤 것들을 유저들이 가장 오래 즐기기 좋을지 치열하게 고민 중이다. 배틀로얄 모드가 반응이 가장 좋다면 당연히 그 모드를 위주로 갈 수 있다. 그리고 메인 모드는 랭크 시스템이 들어가야 하기에 이 부분도 중요하다.
Q. 타격감과 속도감이 묵직하고, 적들을 날려보내거나 눕힐 수 있다는 점에서 마치 대전 액션 게임 같아 보인다. 의도한 것인가? 캐릭터별로 콤보를 이어나갈 수도 있을까?
A. 액션의 기본 문법은 대전 게임에서 따 왔다고 보시면 된다. 대전 게임에서는 잡기는 점프로 피하고, 점프한 상대는 대공기로 공격한다와 같은 직관적인 룰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를 게임에 차용해 왔다고 보시면 된다.
콤보 시스템도 있다. 개발 중인 캐릭터 하나는 서머솔트킥으로 상대방을 날려 보내 공중에서 3연격을 이어갈 수도 있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풀 콤보를 넣으면 '스태미나'가 모두 소모돼서 취약해진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콤보를 잘 쓰는 것만이 고수가 아니다. 콤보를 아끼고 적재적소에 스킬을 사용하는 것도 실력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라이트 유저도 게임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위해서다.
Q. 스태미나와 점프 시스템을 언급했다.
A. 요즘 소울라이크 게임 덕분에 게이머들이 '스태미나에 제약을 거는 것'에 익숙한 것 같다. 이게 예전 게임에서는 '불쾌한' 요소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소울라이크가 스태미나 제한 시스템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당백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난전이 이루어져야 하기에 소수의 인원이 게임을 휩쓸고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기본 공격에도 스태미나가 소모되고, 바닥에서는 한 번 만 점프가 가능하지만, 허공에서는 스태미나가 더욱 많이 소모되는 대신 여러 번 점프할 수 있다.
이외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고려했다. 체력이 많은 것이 만사 OK는 아니다. 체력이 많아도 스태미나가 적으면 허공에서 점프를 못 해 낙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주고 싶었다.
Q. 낙사를 추가하게 된 이유나 아이디어가 있나?
A. <열혈행진곡>에서 마지막에는 상대방을 무조건 바닥에 던져야 게임이 끝난다. 이처럼 상대방을 반드시 때려서 처치한다기보단, 어떻게 탈락시키고 살아남을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며 개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Q. 조작감이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 WASD로 움직이는 방식인가?
A. 맞다. 마우스 클릭 이동 방식은 아니다. 패드로도 원활하게 조작된다.
Q. 배틀로얄 모드의 성장 및 파밍 시스템은 어떻게 되나?
A. 우연이나 다양함이 중요한 것 같아서 매 판 다른 경험이 나오도록 하려고 한다. 성장 및 파밍이 있는 배틀로얄 게임에서는 '암기'가 실력이 되는 경우가 많다. 파밍 포인트 같은 것을 외워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이게 하냐가 중요하게 된다.
- 맞다. 진입 장벽이 된다.
A. 그래서 저희는 외우는 것 보다는 순간순간 판단을 하는 것과 다양한 기믹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도록 만드려 한다.
Q. 게임플레이를 보니 게임의 특성 상 다양한 액티브 아이템이 있을 것 같은데.
A. 아직은 엄청나게 특이한 아이템은 없고 일반적인 난투형 액션 게임에 나왔던 것들을 넣어보고 있다. 변신하거나, 체력을 회복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순간 이동하는 아이템이 있다. 스태미나가 잠시 무한이 되는 아이템도 있다. 여러 가지를 만들고 정식 출시 전까지 계속해서 솎아내면서 복잡하지 않게 담백한 수준으로 구성하려 한다.
Q. 랜덤한 위치에 떨어지는 특수 보급이라거나, 처치하면 귀중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오브젝트 같은 것도 있을까?
A. 게임 시작부터 중요한 아이템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다. 게임 중반부에도 한 번 나온다. 최대한 전투를 노리는 '여포 메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런 지역으로 가고, 보다 안전한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은 멀리 떨어진 장소로 가라는 방식으로 만들어 보니 제법 잘 작동했다. 정보를 미리 알려 줘서 전략적인 판단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Q. 종합하면 누구나 즐겁고 전략을 잘 세우면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인다.
A. 그렇다. 다양한 변수가 있고, 계획되지 않은 행운이 오기도 하는 게임이다.
Q. '다양한 승리 전략'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어떻게 게임에 구현됐는지 궁금하다. 함정을 깔아 상대를 기습하거나, 숨어 다니면서 마지막 교전에만 집중하거나, 상대를 쓰러트리기보단 낙사를 우선으로 하는 등
다양한 승리 플랜을 모두 용인하는 것인지.
A. 맞다. 가령 죽은 척 하기 스킬로 상대를 속일 수 있는 캐릭터도 있다.
Q. 게임의 캐릭터 아트도 상당히 밝은 풍으로 디자인됐는데 이 또한 라이트함을 추구한 기조인가?
A. 굉장히 신경을 쓴 부분이다. 요즘은 특정 캐릭터의 인기가 IP화되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유저도 좋고, 받은 사랑으로 만드는 사람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PVP 게임이다 보니 엄청난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를 진짜로 좋아한다. 예전 SNK 게임이나 캡콤 대전 액션 게임에서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가 있지 않나? 약간의 백스토리나 대사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표현되고 사람들이 좋아했다. 그래서 캐릭터의 애정과 애착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썼다. 요즘 게임에는 특정 캐릭터의 '장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김동현 대표는 캐릭터 한 명 한 명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탑 뷰 배틀로얄 게임을 좋아한다. <아수라장>이 배틀로얄만을 핵심으로 삼은 게임은 아니라곤 했지만, 궁금증이 생겨 그동안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례를 무릅쓰고 여러 가지를 물었다.
Q. '캐릭터 처치까지 걸리는 시간'(TTK)은 어느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가. 이것이 빨라야 하는지 느려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이 많이 갈린다.
A. 굉장히 중요한 질문인 것 같다. 퍼블리셔의 관계까지는 아니지만 저희가 넷이즈의 투자를 받았다. 넷이즈가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라는 배틀 게임으로 상당히 성공했다 보니 미팅 자리에서 게임에 대한 세세한 질문을 했다. BM 같은 것은 거의 물어보지도 않았다.
거기서도 똑같은 질문이 나왔다. "TTK는 어떻게 잡을 것인가?"라고. 완벽한 정답은 없겠지만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 TTK가 길면 답이 없다. TTK가 짧지만, 짧은 TTK로 인한 사망의 허무감을 방지해 주는 보조 수단을 잘 만들자는 것이 저희 방침이다. 부활할 수 있는 목숨을 주는 것이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TTK가 길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Q. 스킬 및 점프에 모두 스태미나가 소모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제한이 조금 빡빡해 보인다.
A. 게임에 진입하기 전에 '아캬사'라는 것을 세팅할 수 있다. <롤>로 치면 특성 같은 것인데, 캐릭터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세팅할 수 있다.
가령 '바주'라는 캐릭터를 플레이하면, 한 방 한 방의 위력이 강한 바주를 만들 수 있고, 스태미나 회복이 빨라서 아웃복서형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세팅을 할 수도 있다. 캐릭터의 종적 성장은 빠르지만 횡적 성작은 넓고 자유롭게 가져가려 한다. 인 게임에도 여러 가지 장비들이 있으니까.
Q. 반대로 이런 스태미나 제한을 통해 숙련된 이용자가 모든 공격을 피하며 압도적으로 교전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으려 한 것인지 궁금하다.
A. 맞다.
Q. 유틸리티에 대한 배분은 어떻게 되나? 모든 캐릭터가 이동기나 무적기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 모든 캐릭터가 무적기는 하나씩 있다. 그런데 언제 쓸 수 있냐가 조금씩 다르다. 무적기가 궁극기에 포함된 캐릭터도 있는데, 궁극기는 당연히 게임 중반부부터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차별화가 되어 있다.
이동기도 그렇다. 상대방에게 스킬을 맞춰야 표식이 생겨서 이동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 점프 공격도 캐릭터마다 다르다. '장기에프' 처럼 파워형 캐릭터가 점프 공격으로 돌진할 수 있도록 만든다면 그만큼 무시무시한게 없다. 일관화되기보단 캐릭터의 디자인과 특색에 맞도록 만들고 있다.
Q. 다양한 스킬을 가진 캐릭터가 등장한다면 밸런스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부분은 어떻게 잡아가려 하는가?
A. 모든 상황에서 압도적으로 강하다, 이런 것들은 당연히 방지해야 한다. 하지만 상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불리에 관해서는 그렇게까지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재미의 요소가 되기도 하니까.
가령 곡사포를 쏘는 캐릭터가 있는데, 높은 곳에서는 유리하다. 접근하기 까다로우니까. 하지만 평지에서는? 잡기를 주로 사용하는 캐릭터에게 잡하먹히기 쉬워진다.
Q. 근, 원거리 캐릭터의 차이는 어떻게 좁히나? 보통 이런 게임은 원거리 캐릭터가 유리하다.
A. 저희 게임은 타겟팅 형식의 기본 공격이 없다. 이런 게임에서는 원거리 캐릭터가 그렇게까지 유리하지 않다.
공격에도 스태미나가 소모되는데, 원거리 공격을 남발하다가 스태미나가 소모되면 당연히 불리해진다. 상대방이 곧바로 응징하기 위해 접근할 것이다. 그렇기에 원거리 캐릭터가 반드시 유리할 것이라는 걱정은 없다.
Q. FPS 장르가 아닌 배틀로얄 게임이 보통 겪는 문제에는 불쾌감 문제가 있다. 몇 분 동안 공들여 파밍을 하고 킬을 잘 하다가도, 실수나 우연 한 번에 공들여 쌓아온 탑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이다. 이런 리셋이나 박탈감에 대한 스트레스 면에서 완화책을 생각한 지점이 있는지.
A. 맞다. 그래서 '배틀로얄' 장르로만 <아수라장>을 개발하려는 것이 아니다. 배틀로얄이라고 하면 긴 시간 동안 숨죽여 있다가, 한 번에 모든 것이 끝난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배틀로얄 모드에서는 라이트함을 많이 생각했다. 대표적인 것이 시간이다. 10분에서 15분을 넘으면 한 판 한 판에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진다. 너무 짧으면 성취감이 없고, 너무 길면 스트레스다.
사망하더라도 "다음 게임이나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시간이 10분에서 15분 사이라고 생각하는데, 더 짧아질 수도 있고 모드마다 다르다. 재도전을 위한 적당한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교보재적인 게임이 많아서 열심히 참고하고 있다.
Q. 탑 뷰 형식의 배틀로얄에는 '티밍'(편먹기)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편먹기를 방치하니, 방어 아이템만 착용한 캐릭터끼리 "우리는 서로 못 죽이니 '전략적 판단' 하에 다른 사람부터 공격하는 것"이라며 편먹기를 하는 것이 정형화돼서 사건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티밍을 하는 입장에선 합리적이라도, 당하는 사람은 불쾌하다. 배틀로얄의 필연적 요소지만 커뮤니티에서 갑론을박이 많다. 해결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대비하려 하나?
A. 저는 편먹기의 문제라기보단 한 가지 우위전략이 돋보이기에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확실한 우위전략이 있으면 게임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단순한 방식으로 풀기보단 다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가령 저희는 게임 중간중간에 참여자들이 투표를 해서 새로운 룰이 정해지도록 하는 시스템이 있다. 이것은 한 두 명이 정할 수 없다. 이런 시스템들을 통해 티밍을 싫어하는 유저들이, 티밍이 하위 전략이 되도록 함으로써 해결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불쾌감을 덜어내서 재도전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는 것도 있다. 플레이어의 기분 나쁨을 덜 수 있는 소셜 콘텐츠도 준비를 하고 있다. 매너 있는 플레이를 해서 추천을 많이 받으면, 인기 플레이어로 표시되는 시스템이 있다면 악성 플레이를 조금은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게임 시스템이 개발 완료되면 아웃게임 요소도 차차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Q. 'A와 B가 싸우면 (중간에 난입한) C가 이긴다'와 같은 문제도 있다. 탑 뷰 배틀로얄의 특성상 싸움 중간에 난입한 플레이어가 빈사 이익을 보는 경우가 잦은데, 이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A. 정보를 통해 방지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고수끼리는 그런 상황에서 잘 싸우지 않는다. 내가 여기서 싸운다면 누군가 난입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으니까.
적이 없을 줄 알고 싸웠는데 갑자기 튀어나와 나를 죽인다면 불쾌하겠지만, 미니맵 같은 시스템을 통해 난입할 수 있는 적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뭐, 이럴 줄 알았어"가 된다. 그리고 다음 게임을 하는 식이다.
Q. 반대로 정보가 과다하면 서로가 안 싸우다 보니, 게임의 후반부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을 수도 있다.
A. 그래서 땅이 랜덤으로 사라진다던가, 예정되지 않은 운석이 떨어진다던가 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계속해서 '캠핑'만 할 수는 없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플레이어가 줄어들도록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Q. 게임의 흥행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이건 사실 정답이 없다. 엄청 어려운 문제다. 정답이 있었다면 많은 게임이 이미 해결하지 않았을까(웃음).
결국 신규 유저 유입이 될 때 이들이 게임에 안착할 수 있는 환경을 잘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치메이킹 폭도 중요하고, 꾸준한 업데이트와 매력 있는 캐릭터도 중요하다. 그나마 확실한 것은 '고인물화'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게임이 고인다는 문제는 확실하게 늦추고 싶다. 정답이 없는 문제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씩 해결해 가며 유저 피드백을 귀담아 들으려 한다.
Q. 현재까지 몇 %정도가 개발이 완료됐는지 궁금하다. 게임 출시 및 서비스 플랫폼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가?
A. 개발은 1년 반 정도를 진행했고, 인 게임만 이야기하자면 60% 정도다. 아웃게임까지 생각하면 더욱 해야 할 것이 많다. 플랫폼은 멀티플랫폼을 생각하고 있다. 현재 PC와 PS에서 잘 돌아간다. Xbox 버전은 아직 없지만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Q. 얼리 액세스를 할 것인가?
A. 정해진 것은 없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결정하려 한다. 무료 게임이다 보니 얼리 액세스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다.
Q. 캐릭터 업데이트 계획은 어떻게 되나? 그리고 BM은?
A. 시즌제로 진행할 것이다. 두 달에서 세 달 정도를 한 시즌으로 잡고, 시즌에 맞춰 나오는 캐릭터의 의상이나 시즌 패스 같은 것들이 주요 BM이 되지 않을까 한다.
출시 시점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캐릭터는 8명에서 9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하자마자 캐릭터가 너무 많으면 진입 장벽이 된다. <나라카>나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게임이 처음 시작할 때는 8명이었다 보니,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있다.
Q. 향후 지스타와 같은 국내 게임쇼에서 게임을 공개할 계획이 있는지.
A. B2B 위주긴 하지만 올해는 TGS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년 런칭이 목표라, 내년 지스타가 진행되기 전에 게임을 내지 않을까 싶다. 시기가 맞으면 나올 수도 있다.
Q. 혹시 개발 인력도 계속해서 모집하고 있는가?
A. 스타트업이다 보니 언제나 환영이다. 액션 게임에 관심 있거나 일본풍 애니메이션 그래픽을 지향하시는 분들은 환영이다. 저희가 스타트업이지만 주 2회 재택 근무 제도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폐지할 수 없는 제도가 돼서 계속할 것 같고, 복지카드도 업계 최상위 수준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Q. '아수라장'에 관심을 가질 게이머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제가 엔씨소프트 출신이다 보니 뭔가 욕을 하실 수도 있고 응원해주실 분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나쁜 회사는 아니다. 안정적이고 좋은 회사였지만 나와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만큼 너무 밉게만 봐주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웃음).
너무 한국 게임 업계에 좌절하지 않으셔도 되지 않을까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신생 회사들이 많다. 이들을 응원해 주시고 열심히 피드백해 주시면 더 멋지고 좋은 게임들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진행하는 난투극 게임 <아수라장>도 그만큼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캐릭터도 신경써서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