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게임 유튜버도 마찬가지입니다 유튜버들 중에는 '하나의 게임'만을 깊게 다루는 채널도 있는데요. 단순히 수익과 관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게임에 대한 '애정' 하나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인터뷰는 일본 서버에서 <우마무스메>를 플레이하며 각종 공략을 작성하는 유튜버 '흑우젠'입니다. 주로 '흑교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 유튜버는 과금량부터 어마어마한데, 지금까지 약 1억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한국에서도 <우마무스메>는 지금까지 여러 일들이 많았지만, 최근 1주년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정도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의 초기 흥행은 설명할 필요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했으며, 지방 경제까지 일부 영향을 미친다는 현지 보도가 나올 만큼 아직도 많은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우마무스메>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 서버 1주년 업데이트에 대비한 신규 시나리오 '꿀팁'은 무엇일까요? 기자도 <우마무스메>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진짜 전문가'에게 물어봐야 보다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을 터, 유튜버를 찾아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편의를 위해 평어체로 정리했습니다.
# 뭔가 의미 있는 것을 남겨 보고 싶었다.
Q. 디스이즈게임: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흑우젠: <우마무스메>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유튜버다. 닉네임을 이걸로 삼은 이유는 과금량이 정보의 신뢰도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직접 사용해 본 것만큼의 신뢰도가 없다고 생각한다.
Q. 모바일 가챠 게임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게임 경력을 소개해 줄 수 있는가?
A. 본래 시즌 1, 2 시절 <롤>과 <월드 오브 탱크>를 하다가, <확산성 밀리언 아서>를 계기로 모바일게임을 시작했다. 이후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그랑블루 판타지>나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이하 데레스테)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마무스메>로 이어졌다. 사이게임즈 게임을 오래 했다.
Q. 정확히 <우마무스메>는 어떻게 접하게 됐나?
A. 처음 PV 때부터 <우마무스메>를 알고 있긴 했다. PV를 공개한 후 게임이 너무 오랬동안 안 나오다 보니 커뮤니티에서 "우리는 오늘도 PV를 본다..."라고 자조하던 시절부터 알았다. <그랑블루 판타지>를 하다 보니 커뮤니티에서 <우마무스메>를 자발적으로 홍보하는 사람이 글을 쓰곤 했었다. 사실, 처음에는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고 커뮤니티에서도 조금 놀리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다가 <우마무스메>가 정식 출시된 2주 후에야 소문을 듣고 했다. 제대로 리뉴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해 보니까 정말로 PV 시절과는 다르고 새롭다고 느꼈다. 완성도 자체가 매우 높았다. <데레스테> 시절 보여준 캐릭터 디자인이나 모델링을 한층 더 발전시켰다는 느낌이 와서 하던 게임을 다 그만두고 <우마무스메>를 시작했다.
Q.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혹시 얼마를 지출했는지 물어봐도 될까?
A. 정확히 계산은 안 해 봤지만, 1억을 넘긴 지 좀 됐다. <우마무스메> 초기 시절에 대부분 사용했다. 초반에는 카드나 캐릭터의 성능도 잘 모르고 일단 지출을 하다 보니까 꽤 많이 썼다. 최근에는 신규 카드에 대한 성능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다 보니 적절히 지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정도로 많이 지출할 수 있냐고 물어볼 수 있는데, 저는 캐릭터 픽업을 전부 들어간다. 성능이 애매하면 캐릭터만 뽑아 두고, 정말 마음에 들거나 성능이 좋으면 중복 획득을 통해서 5성까지 찍어 주고 있다.
지능 픽업 카드는 대부분 뽑았고, 캐릭터는 모두 보유하고 있다.
Q. 어째선가?
A.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캐릭터나 특정 서포트 카드를 활용해 어떤 방식으로 육성하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일단 사용해 본다. 직접 증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카드 조합도 범용보다는 특정 상황에 특화된 덱을 최대한 찾아보고 있다.
제가 개척자까지는 아니지만 패스트 팔로워라는 느낌이라, 먼저 무언가를 찾는 사람은 아니지만 누가 이렇게 하면 좋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직접 사용해서 증명해 보길 좋아하는 것도 있다.
Q. 본업을 둔 채로 취미 생활로 방송과 유튜브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쩌다가 시작하게 됐나?
A. 확실한 계기는 없다. 다른 모바일게임에도 적지 않은 지출을 했는데, 게임을 접으면 모두 덧없어지는 셈이니 허무하더라. 처음에는 지금까지 지출해 온 것들을 아카이브화해보자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규모가 커졌다. 처음에는 일본 서버 <우마무스메>만 방송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아는 사람끼리만 보는 방송을 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이후 정말로 지출을 많이 하고 게임을 열심히 하면서 하는 방송은 거의 없다 보니, 한번 방송을 해 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Q. 이전에 방송에서 뭔가 '의미 있는 것'을 남겨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는가?
A. 제가게임에 쓰는 돈이 많고, 요즘 게임에 적잖을 돈을 지출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본의 아닌 이유로 접게 된다면 계정에 데이터가 남긴 하겠지만, 그것보단 게임을 하며 느낀 나름의 추억 같은 것들을 자료로 남기는 것이 더 재밌지 않나 싶었다.
사실 이런 것들도 결국 데이터고, 게임에 지출하면 현물적으로 것이 남는 것이 아니다 보니 '데이터 쪼가리'에 왜 그런 돈을 쓰냐는 조롱을 받기도 하지만, 결국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본인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 시절에는 정말 열심히 했었지 같은 상세한 기억을 남겨 보고 싶었다. 요즘 유튜브만 봐도 자신의 게임플레이를 동영상으로 남기는 사람들이 꽤 많지 않은가.
Q. 공략을 위해 PPT의 퀄리티에도 신경 쓰고, 게임 세부 데이터 등 자료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듯한데 이유가 있는가?
A. 시각 자료를 보면서 이야기를 들어야 이해가 쉽게 되기 때문이다. 방송 처음 보시는 분들은 '미래시'를 알기 위해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자료가 없으면 이야기를 들으며 감이 안 잡히는 것도 있다. 원래 PPT를 만들던 사람은 아니다. 요즘 사용하기 좋은 틀이 많아서 적극 활용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출처: 유튜브)
Q. 3D 캐릭터도 적극 활용하고, 방송 화면 디자인도 맵시 있게 짜여 있는데 이런 것들은 본인이 직접 사람을 찾아다니며 디자인을 요청한 것인가?
A. 보통 그렇다. '흑순이' 캐릭터의 경우에는 당시 한창 버튜버가 떠오르는 시기여서,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캠을 켜서 얼굴을 노출하긴 부담스럽다 보니 무언가를 설명할 때 캐릭터를 활용해 보고 싶어서 괜찮은 모델을 하나 구매해 왔다. 칙칙한 아저씨보다는 예쁜 판때기가 서 있는 것이 낫지 않나 싶었다.
(출처: 유튜브)
# <우마무스메>를 하는 이유? "재미있으니까!"
Q. <우마무스메>을 처음 접했을 때, 이처럼 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며 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A. 과금은 꽤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방송까지는 생각하진 않았다.
Q. 무엇이 제일 재미있었나?
A. 일단, 저에겐 '고전 게임'의 느낌이 났다. 인터페이스나 그래픽은 분명 최신이지만, 게임을 하는 방식에서 그렇다고 느꼈다. 당시에는 단순한 턴제 방식의 게임이 많았다. 아니면 하루 숙제를 하고 끝내는 '분재 게임' 위주였다. 붙잡고 오래 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이 많지 않았다.
<우마무스메>를 해 보니까 고전 타이쿤류 게임이나,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육성 게임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앉아서 진득하게 붙잡고 하는 게임이다. 그리고 오랜 기간 만들어 낸 캐릭터로 레이스 이벤트나 '챔피언스 미팅' 같은 콘텐츠에서 경쟁한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리고 다른 게임은 게임플레이가 누적되며 레벨을 올리는 방식이지만, <우마무스메>는 로그라이크 게임처럼 한 챔피언스 미팅이 끝나면 다른 챔피언스 미팅을 위해 다시 새롭게 캐릭터를 키워야 한다. 시나리오가 바뀌면 육성 방식도 크게 바뀐다. 한 캐릭터를 가지고도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A. 이 게임을 열심히 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1차 캔서배에서 S등급의 캐릭터로 B+ 등급의 보드카에게 졌다. 그때 이겼다면 이렇게까지 게임을 철저하게 파고들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패배하고 나니 억울하기도 하다 보니까 인 게임 시스템에 대해 깊게 공부하게 됐다.
Q. 본인은 방송에서 '챔피언스 미팅'이라는 PVP 콘텐츠를 특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유가 있을까?
A. 저는, 결국 <우마무스메>의 정체성이 챔피언스 미팅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육성을 하는 원동력도 결국 챔피언스 미팅에 출전한다는 대전제가 깔려 있다. 챔피언스 미팅이 아니라면 서포트 카드 돌파를 위해 수많은 과금을 할 이유도, 시간을 투자해 가며 캐릭터를 육성할 이유도 없다.
결국 기-승-전-챔피언스 미팅이 된다. 챔피언스 미팅에 관심이 없다면 무과금으로 게임을 즐겨도 충분히 좋다. 결국 남들보다 강해지고 싶으니까, 쉽고 빠르게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해 사람들이 과금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챔피언스 미팅 (출처: 유튜브)
Q. <우마무스메>는 조금 특이하다. 솔직히 말해서 PVP는 모바일게임 쪽에서 트렌드가 지났다고 생각했다. 스트레스가 생기니까. 가챠에 돈이 적잖게 들어가는데 PVP 시스템까지 있다면 불쾌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사이게임즈의 전작인 <데레스테>에도 경쟁 요소는 없었다. 그런데 <우마무스메>는 반대다.
A. 챔피언스 미팅을 '이기기 위해서' 하기보다 본인이 특정 캐릭터를 좋아해서, 좋아하는 캐릭터를 어떻게든 강하게 만들고 싶어서 과금을 하며 열심히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 서버에서는 애정 픽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챔피언스 미팅을 이긴다'가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챔피언스 미팅에서 이겼으면 좋겠다'하는 사람이 많은 느낌이다.
그리고 저는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에, 일본에도 경쟁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육성을 하면 캐릭터가 남아 있고, 콘텐츠를 하면 그동안 받아온 칭호나 트로피, 구매해 온 서포트 카드 리스트 같은 것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좀 많지 않나 싶기도 하다.
사이게임즈도 지금까지 쌓아 온 노력을 한눈에 보여주는 UI와 관련해 강연을 한 적 있다.
Q. 결국에는 게임 퀄리티의 영향이 컸을까?
A. 반은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긴 하지만, 다른 게임으로 넘어간다면 지금 하는 게임보다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찾기가 어렵더라. 비슷한 시스템을 가진 게임이 거의 없기도 하고. 나이를 먹다 보니 피지컬적인 문제도 있다.
그리고 위에서 한 이야기와 연결되는데, 사이게임즈가 스토리를 잘 짜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높이는 빌드업에 대한 노하우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사이게임즈의 게임을 꽤 오래 해 왔는데 애증의 관계 같다. 이곳만큼 만족시켜 주는 개발사가 없는데, 문제는 그만큼 돈을 갈취해 간다(웃음).
Q. 일본 서버에도 챔피언스 미팅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이 많나?
A. 인구수로 인한 차이가 조금 있다. 아까 언급했듯이 저는 사람 사는 곳은 결국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서버는 인구수 자체가 많다 보니 그런 부분이 부각되는 것 같다. 게임 중간층만 하더라도 한국 서버 전체 인원보다 많은 느낌이니까.
이런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는 '야리코미 플레이'(파고들기)를 즐기거나 익숙해하는 사람이 많다. 국내에서도 과거에 그런 사람이 많았지만, 중간에 게임 트렌드가 좀 바뀌었다. 일본에서는 그런 게임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사람도 많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잘 파고들지 않나 싶다.
저도 게임을 하다 보면 기겁할 때가 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데, 겸손해지는 때가 있다. 저조차도 그런 사람들 앞에서는 "겨우 그 정도밖에 육성을 못 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다.
(출처: 유튜브)
Q. 노력하는 과정이 힘들수록 성취감이 크다. <우마무스메>도 한 챔피언스 미팅에 맞춘 100% 완벽한 육성은 정말 어렵다. 하지만 챔피언스 미팅에서 최대한 100%에 가까운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자신이 생각한 전술로 우승 시켰을 때의 쾌감이 대체하기 어려워서 그런 것일까?
A.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길긴 하다. 챔피언스 미팅이라는 콘텐츠는 약 30일 정도의 긴 텀을 가지고 육성을 하다 보니까, RPG에서 클랜전이나 공대를 준비하는 느낌이다. 언제까지 레벨을 올리고, 어떤 콘텐츠를 미리 플레이하고, 어떻게 파티를 짜서 트라이를 하겠다는 계획성을 잡고 하는 콘텐츠라는 느낌이 있어 그런 것 같다.
Q. 특히 한국 서버에는 챔피언스 미팅 1위에게 헌정되는 '미스 빅토리아'가 조기 도입된다. 연출이 참 재미있는데, 처음 봤을 당시에는 어땠나?
A. 당시 공지사항이 업로드되긴 했었다. 챔피언스 미팅이 끝나면 신규 위닝 라이브를 보여준다고. 원래 <우마무스메>가 승리한 우마무스메를 조명하며 경기가 끝나면 위닝 라이브를 진행한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으니까, 챔피언스 미팅이 가장 중요한 콘텐츠니 당연히 별도의 위닝 라이브가 있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종종 나왔다.
당시에 이겼는데 상당히 좋았다. 원래 승리를 해도 별 내용 없이 끝났었는데, 지친 상태에서 승리하고 긴장이 딱 풀린 상황에 미스 빅토리아가 나오니 여운이 남았다. 이전에는 없었던 부분을 채워 주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승리한 캐릭터가 센터로 나올 것은 예상했는데, 1등을 제외한 나머지 캐릭터와 등수까지 보여줄 줄은 몰랐다. 오죽하면 일본 서버에서 '시체 차기'라는 농담이 나왔겠나(웃음).
(출처: 유튜브)
# '반전'이 있어 루즈하지 않다.
Q. 또 재미있는 것이, 레이스는 단순히 운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 보이지 않는 전략과 심리 싸움이 많다. 다른 플레이어가 사용할 평균 각질 분포를 생각하거나, 자신이 애정하는 캐릭터로 승리하기 위해 발판이 되는 조합을 짜는 식이다.
이렇게 본인이 출주 시키고 싶은 애정 캐릭터, 서포트 카드 풀에 맞춰 짜는 전략의 재미도 <우마무스메>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을까?
A. 어느 정도 동감한다. 사람마다 사실 생각은 다르고, 여건의 차이가 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캐릭터와 서포트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니 상황에 맞춰 육성을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 어떤 것이 정답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기 쉬운 정석에 가까운 플레이는 분명 있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거나 생각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Q. 혹시 일본 서버에서 '와, 이건 정말 잘 짰다'라고 느낀 독창적인 전술을 본 적 있는가?
A. 사실, 시스템 상 전술 면에서의 창의성은 그렇게까지 많기가 어렵다. 하지만 엄청난 시행 횟수가 요구되는 육성을 해 오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머리로 생각하긴 쉽지만, 실제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조합이나 캐릭터가 있으니까.
Q. 상대적으로 약한 이용자가 강한 이용자를 이기는 반전이 나오도록 게임을 만든 것도 있다. 소과금도 정보를 잘 이해하고 일발 역전을 위한 발판을 잘 마련하면 승리할 수 있다. 소과금이 고과금을 '절대' 못 이기는 것은 아니다.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A. 호불호가 갈릴 수 있고, 피로도나 회의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긴 하다. 그래도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반전이 나올 수 있으니, 아무리 경기에서 내 캐릭터가 잘 달리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이랄까. 게임을 루즈하지 않게 만드는 느낌이 있다. RPG로 치면 '대미지로 찍어 누르기'가 안 되는 것이다. 캐릭터의 능력치에 따른 체급 차이가 분명 있긴 하지만, 정말 체급으로만 모든 것이 결정되면 문제가 크다 보니 그렇게 한 것 같다.
레이스를 하다 보면 별별 사연이 나온다.
사진은 사이좋게 스태미나가 고갈된 상태에서 결승선에 들어온 두 캐릭터 (출처: 유튜브)
# 미디어믹스의 힘? 일단 게임부터 재미있어야
Q. 경마를 소재로 하다 보니, 실제 말의 스토리와 연결되는 스토리나 2차 창작, 애니메이션과 같은 미디어믹스도 흥행의 이유일까?
A. 저는 IP와 미디어믹스 전개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이고, IP를 보고 몰려온 사람들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결국 게임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미디어믹스 전개가 잘 되더라도 게임이 재미없으면 업데이트를 하고 반짝 한 뒤 지표가 떨어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결국 게임이 재밌으니까, 계속해서 사람들이 인자를 만들고 챔피언스 미팅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Q. 최근 유튜브로 무료 공개된 애니메이션 <로드 투 더 탑>이 재미있었다.
A. 애니메이션 같은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너무 IP 확장에만 몰두하고 있지 않나 생각도 든다. 게임에 조금 더 집중해 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밸런스 패치가 1년에 한 번 정도만 있다 보니 조금 더 자주 해야 하지 않나 싶다. 가챠 게임이기에 패치가 힘든 부분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게임을 하고 돈을 쓰는 이용자를 위해 게임사가 신경을 써 줘야 하는 지점이 아닌가 싶다.
다른 답변을 생각했는데, 돌아온 답은 간단했다.
게임은 결국 '재밌으니까' 하는 것 (출처: 유튜브)
#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알아가는 재미'
Q. <우마무스메>을 하며 가장 재미있다고 느낀 구간이나 육성 시나리오가 있나?
A. 이것은 다른 분들이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저는 '아오하루배' 초창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한국 서버와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던 것이 <우마무스메> 초창기에는 너무 인 게임 시스템에 대한 정보나 분석이 없었다.
한국 서버는 대부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했기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맛이 덜 하다 보니 아오하루배 시나리오를 시작하고 조금 빨리 지치지 않았나 싶다. 1차 캔서배 이후부터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이 적극적으로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다양한 서포트 카드 조합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보니 특이한 전략도 많이 나왔다. 가령 G등급의 하루 우라라를 도주로 내보내서 페이스를 늦춘다던지, 마일 추입 타이신에 터다지기를 달아준다던지, 1113 서포트 카드 조합이라던지, 이런 전략 전술이 쏟아진 것이 당시 그 시절이다.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상당했다. <롤>로 비유하자면 NA 메타에서 EU 스타일로 본격적으로 넘어가던 시기라고 봐도 좋다.
Q. 일본 서버에는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며, 각 캐릭터에 할당된 개별 스토리의 퀄리티나 연출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들었다.
A. 제가 정확히 알 수 있는 사실은 아니지만, 게임 초창기보다 실제 말에 대한 라이센스가 해금됐기에 그렇지 않나 추측된다. 예전보다 등장시킬 수 있는 캐릭터가 늘어나다 보니 세계관을 확장하며 스토리를 짤 수 있게 돼서 이전에 비해 스토리가 확실히 개연성이 있어지고, 연출 면에서도 유연해져 가는 느낌이다.
# 신규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
Q. 한국 서버도 이제 1주년 업데이트를 한다. 정말 많은 것이 바뀐다. 특이한 육성 시나리오인 '뉴트랙'이 업데이트되고, 밸런스가 대거 수정된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지금까지 한 <우마무스메>은 '베타' 혹은 '튜토리얼' 과정이며 1주년 업데이트 이후가 '진짜'라고 계속해서 이야기했다. 이런 발언을 한 이유가 있을까?
A. 게임 초기에는 시스템적인 틀이 잘 안 잡혀 있는 느낌이었다. 고유기나 스킬의 성능이 중구난방이었다. 개발팀에서도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가벼운 게임으로 가야 하나, 무거운 게임으로 가야 하나, 정답을 못 잡는 느낌이었다. 1주년 패치 이후부터 방향성이나 틀이 확실히 잡힌 느낌이라 이 시기부터가 진짜라고 이야기한 것이다.
Q. 일본 서버를 즐긴 한 이용자는 "잘만 준비하면 뉴트랙이 중, 소과금이 가장 즐기기 좋다. 잘만 육성한다면 카드풀에 따른 스테이터스 차이가 가장 적고, 챔피언스 미팅에서 변수를 만들기 좋은 시나리오이기 때문이다"의 뉘앙스로 기자에게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저도 좀 공감을 한다. 뉴트랙은 스킬 밸런스가 대거 수정되고, 시나리오의 구조 자체가 카드풀보다는 본인이 얼마나 더 열심히 준비했냐에 따라 정해지는 시나리오다. 과금이 적어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 과금을 많이 한 사람이 당연히 편하겠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할 만하다.
아오하루배는 결국 덱 파워가 부족하면 상한이 어느 정도 있었다. 마일 챔피언스 미팅을 하면 고과금 이용자는 스피드, 파워, 지능을 모두 1200에 가깝게 구성해 오는데, 서포트 카드의 파워가 부족한 무소과금 이용자는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그러나 뉴트랙은 덱 파워에 따른 시행횟수의 차이는 있겠지만 서포트 카드의 성능이 부족해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뉴트랙에서는 캐릭터가 달성할 수 있는 스테이터스의 총량과 스킬이 크게 증가한다. (출처: 유튜브)
Q. 워낙 뉴트랙 시나리오가 복잡하다 보니 여기서 다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본인이 뉴트랙 육성에서 정말 '꿀' 이라고 생각하는 팁을 조금 남겨줄 수 있을까?
A. 잡기술이 정말 많아 설명하기 어렵지만, 핵심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육성 종료를 누르지 않고 끝까지 가는 것이 중요하다. 육성이 잘되지 않아도 후반부에 '일발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나올 수 있다. 저도 육성을 하며 '왜 이게 가능하지?'라고 생각한 적이 종종 있었다.
그리고 뉴트랙에서는 기존보다 좋은 인자가 나오기에 어떻게든 인자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친구의 인자를 빌릴 수 있는 5번의 기회가 다른 시나리오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보시면 된다. 국내 서비스 버전은 인자 리롤이 조기 도입되다 보니 더더욱 중요하지 않나 싶다.
Q. 신규 시나리오다 보니 새로운 선택지 이벤트도 많이 나온다. 일단 처음 보는 이벤트라면 아래는 스킬, 위는 스테이터스 보너스라고 생각해도 좋을까?
A. 맞다. 그런데 좋은 스킬을 주는 이벤트가 있어서 몇 개 알아두면 좋다. 1주년 업데이트 이후 성능이 상당히 좋아지는 스킬인 '뒤처지기 방지'나 '우마무스메 애호가'를 주는 이벤트가 있다. 당시 커뮤니티를 보면 우마무스메 애호가를 주는 이벤트가 나왔을 때마다 다들 신나 하는 반응을 보이곤 했다.
Q. 주의해야 할 점도 있을까? 가령 아오하루배 시나리오에서는 특훈이나 혼 폭발을 신경 쓰지 않고 서포트 카드의 우정도에만 집중하면 피를 봤다.
A. 너무 레이스 출주에만 몰두하면 안 된다. 레이스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훈련도 중요하다. 특히 지능 훈련이 중요하다. 근성 훈련은 어차피 누를 기회가 많이 있다. 아이템이 있기에 훈련 성능을 뻥튀기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지능 같은 경우는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다른 트레이닝보다 적고, 지능을 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여러 번 훈련 버튼을 눌러야 한다.
지능이 낮으면 결국 스킬을 많이 얻더라도 의미가 없어진다. 40전 이상까지 뛰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그렇다고 그것만 믿고 무조건 레이스 40전을 반드시 뛰겠다는 강박은 없어야 한다. 트레이닝을 해야 할 때와 레이스를 나가야 할 때의 구분을 잘 해야 한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시나리오다.
지금까지의 <우마무스메>의 육성이 변수에 끌려 다니며 수동적인 느낌이 있었다면, 뉴트랙은 변수 통제가 조금은 가능한 시나리오다. 물론 0%의 가능성과 1%의 가능성의 차이라는 느낌도 있지만,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일단 다르니까.
레이스를 뛰어야 할 때, 훈련을 해야 할 때의 구분을 빠르게 잘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기에 게임을 많이 하며 감각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유튜브)
Q. 기자가 신규 시나리오를 시작하면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할까?
A. 어느 정도 기초가 있다면 일단은 도주를 위한 인자작이다. 크리스마스 오구리 캡이 아무리 강력하다 해도, 도주 각질의 캐릭터 또한 뉴트랙에서 많이 사용한다. 앞으로 도주 각질은 챙겨야 할 스킬이 더욱 많아지기에 더욱 중요하다. 뉴트랙에서는 인자에 더욱 많은 스킬을 붙일 수 있기에 인자가 상당히 고급화되는데, 서포트 카드로만 얻기 힘든 스킬을 인자로 충당해야 한다. 흰색 인자의 중요성이 상당하다.
Q. 별도로 공략을 준비하고 있겠지만, 혹시 1주년 업데이트 이후 진행되는 첫 챔피언스 미팅 '피스케스배'에 대해서도 간단히 조언을 줄 수 있을까? 한국 서버에는 미스 빅토리아가 조기 도입되는 만큼 관심이 많다.
A. 조금 혼란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도주에 집중할 것인가, 추입에 집중할 것인가 본인이 선택을 잘해야 한다. 3도주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고, 아예 도주를 기용하지 않아서 페이스를 늦추는 방법도 있다. 상대방이 어떤 조합을 위주로 구성해 오냐도 중요하기에 생각할 거리가 많다.
당시 일본 서버에서는 대도주 각질을 넣어서 도주 각질의 페이스를 올릴 수 있다는 정보가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미 알려져 있다 보니 이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다.
Q. 그 외에도 본인이 챔미를 준비할 때 접근하는 분석법이나 비급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일단, 저는 이미지와 달리 반드시 성능만 생각하진 않는다. 마일이니까 이 캐릭터를 써야지 마음먹은 후 만든 다음 보완을 한다. 그리고 이미 깎아 놓은 캐릭터와 새로 깎은 캐릭터를 비교하면서 계속해서 빌드업을 한다. 여기서 아무리 애정을 가진 캐릭터라도 너무 성능이 안 좋으면 포기하기도 하지만, 챔피언스 미팅마다 꼭 애정하는 캐릭터 한 두 개는 넣었다.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써보겠냐는 마음이 있었다.
# <우마무스메> 안심하고 즐겨주세요.
Q. 게임을 오래 하다 보니 <우마무스메>에 대해 아쉬운 점, 원하는 개선점도 있을 듯하다.
A. 챔피언스 미팅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오픈 리그의 상한선이 너무 낮다 보니 이를 개선하고자 일본 서버에서 나온 것이 '리그 오브 히어로즈'지만, 너무 챔피언스 미팅에서 세분화가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격차가 큰데 구분이 안 되어 있으니 엄청 약한 사람이 엄청 강한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 오픈 리그와 그레이드 리그 사이 중간점이 생기면 어떤가 싶다.
누구나 용의 머리가 될 순 없고, 용의 꼬리로 밀려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뱀의 머리라도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여기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게임에 워낙 많은 돈이 들어가니까 라이트 이용자를 위한 구분선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금이 적어도 상위 리그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적당히 자신의 레벨에 맞춰 게임을 즐기길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너무 중간이 없지 않나 싶다.
Q. 한국 서버도 참 다사다난했는데,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렇게 오프라인 1주년 행사까지 열리게 됐다. 이 부분에서도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까 싶다.
A. 게임이 나온 지 얼마 안 되어 참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상화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일본 서버와 비교해 편의성 시스템이 빠르게 도입되고, 불편할 만한 것들에 대한 개선이 많아 한국 서버가 어느 정도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한다. 몇 달 전만 해도 이 이야기를 할 줄은 정말 몰랐다(웃음).
그리고 많은 일본 서버 이용자가 아오하루배보다 뉴트랙이 더 재밌다고 한 이유는, 편의성 패치 없이 아오하루배를 6개월 하다 보니 각종 편의성 패치가 적용된 이후에 플레이한 뉴트랙을 더 좋은 시나리오라고 여기는 경향도 있다.
Q. 구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방송을 시작하고 이런 일 저런 일이 많았는데, 방송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게임을 하는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이 예전에 PC방을 보면 담배를 피면서 게임 열심히 하는 형들이 있지 않았나? (웃음) 그런 느낌으로 접근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재미를 위해 갈(喝)을 외칠 때도 있지만, 정말로 화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콘셉트적인 면도 있다. 놀러 오는 마음으로 편하게 이야기하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우마무스메> 1주년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이용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린다.
A. 1주년이 잘 됐으면 좋겠다. 특히 신규 이용자가 많이 왔으면 한다. 정말 이전의 <우마무스메>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대격변 업데이트다. 업데이트의 양도 많고, 방향성도 확실히 잡히는 시나리오다. 한국 서버의 이슈도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았나 싶다. 걱정하지 말고 <우마무스메>를 많이 즐겨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