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자마자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라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온라인게임 신작 <시드워>를 개발 중인 라이징게임즈 최성용 대표의 이야기다.
AOS에 슈팅을 결합한 <시드워>가 오는 여름 테스트에 나선다. 목표는 보는 것만으로도 하고 싶은 게임 만들기. 26명 남짓한 인원으로 ‘규모가 있는 게임’을 만드는 건 무리지만 직관적인 재미와 독창성으로 승부를 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라이징게임즈의 판단이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뜨거운 장르’인 AOS와 여기에 가장 잘 어울릴 것이라 판단한 슈팅을 섞었다. 라이징게임즈의 <시드워>와 최성용 대표를 만나 보자.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라이징게임즈 최성용 대표
<시드워>는 AOS에 슈팅을 섞은 게임이다. 1:1에서 최대 5:5가 가능하고 공성전과 점령전 모드를 즐길 수 있다. 공성전은 상대방과 전투를 벌이며 상대방의 본진을 파괴하는 팀이 승리하고, 점령전은 지정된 거점을 점령해 일정 점수를 먼저 내는 팀이 승리한다.
조금 더 간단히 설명하자면 <리그 오브 레전드>의 두 가지 게임 모드(소환사의 협곡, 수정의 상처)에서 미니언을 뺐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라이징게임즈는 쿼터뷰 슈팅게임 방식의 조작과 전투를 덧붙였다. W, A, S, D 키로 캐릭터를 움직이고 마우스 커서가 위치한 방향으로 무기를 쏘는 방식이다.
모든 전투가 논타겟팅으로 진행되고 미니언을 처치하며 골드를 모으고 경험치를 올리는 이른바 파밍 단계를 과감히 생략했다. 여기에 10~15분 정도로 게임 진행속도를 끌어올렸기 때문에 가벼운 액션게임 같은 느낌으로 <시드워>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최성용 대표의 이야기다.
TIG> 신생 개발사의 첫 타이틀이 AOS 장르다. <리그 오브 레전드> 말고는 국내에서 확실히 성공한 게임이 없는 장르인데 첫 번째 선택으로는 과감한 거 아닌가?
최성용 대표: 장르나 외부적인 상황 같은 것보다는 그냥 직관적이고, 딱 보면 일단 해보고 싶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사실 우리가 대형 개발사도 아닌데 엄청난 그래픽의 MMORPG나 콘텐츠가 쏟아지는 게임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대신 아이디어와 개성이라면 오히려 대형 개발사에서는 하기 어려운 과감한 도전도 해볼 수 있다. 소규모 개발사의 장점인 셈인데. 그러다 보니까 이제는 누구나 친숙한 AOS게임, 대신 지금까지 나온 AOS게임들보다는 조금 더 빠르고 조작하는 맛이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데 생각이 꽂히더라.
TIG> 그래서 선택한 게 쿼터뷰 시점의 슈팅을 섞은 건가?
기본 규칙은 친숙한 AOS게임을 따르되 콘셉트, 조작, 시스템 등을 완전히 다르게 가보자고 생각했다. 실제로 AOS게임을 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을 물었더니 게임이 조금 더 빠르고 액션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주더라.
그래서 한 번 슈팅게임 같은 조작을 적용해 봤는데 반응이 괜찮았다. 액션도 한층 살고, 조작도 기본만 알고 나면 적응이 수월했다. 당초 목적인 보는 것만으로 해보고 싶게 만들자는 생각과도 맞아떨어졌다. 결국 지금 같은 <시드워>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TIG> 지난 지스타 2013 B2B에서도 게임을 공개한 적이 있다. 그때 반응은 어땠나?
해외에서 만난 퍼블리셔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마우스와 키보드 함께 이용하는 조작방식도 좋았고, 비주얼도 새롭다는 평이 있었다. 처음 목적대로 일단 보면 한 번쯤 해보고 싶고, 별도의 튜토리얼 없이도 금세 게임에 적응하게 만드는 건 성공한 듯하다. 다만 게임의 재미부분을 더 강조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았다. 그래서 그 부분에서 많이 수정하는 중이다.
TIG> 지스타에서는 모바일 연동도 선보였는데, 지금은 안 보인다.
특징 중 하나로 모바일과 PC 연동을 내세우고 개발까지 끝냈는데 모바일 시장이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더라. 지스타에서도 단순한 연동만으로는 메리트를 느끼기 어려우니 차라리 PC 버전에만 집중하라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보류했다. 요즘 모바일 추세에서는 유료화 모델을 잡기도 쉽지 않고 우리로서는 경험도 없으니 천천히 나가도 되겠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관련 소스는 그대로 갖고 있으니까 모바일 버전이 필요해지면 그때 다시 개발해야지.
TIG> 그래픽을 보면 해외시장도 많이 겨냥한 걸로 보인다.
국내 및 해외 시장도 함께 겨냥하고 있다. 사실 온라인게임은 국내 시장만 해도 엄청나게 크다. 큰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해외시장은 지스타에서 찾아오는 퍼블리셔들 덕에 많이 놀랐고, 내부적인 기대감도 높아지는 중이다. 최적화 부분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설정 면에서도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요소가 많은데, 제목인 <시드워>만 해도 가까운 미래에 급격한 기후변화로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두 집단이 ‘식물의 종자’를 두고 전쟁을 벌인다는 설정이다. 식량문제야 워낙 글로벌 이슈니까 이야기를 풀어내기에도 쉬울 거라 생각했다.
TIG> 테스트 일정과 콘텐츠 볼륨은 어느 정도가 되나?
캐릭터가 현재 10개 정도 나와 있다, 올 여름 테스트를 생각 중인데 그 때까지는 25개 정도의 캐릭터를 개발할 생각이다. 지금도 테스트는 가능한 상황이지만 아무래도 이런 게임이 재미있으려면 충분한 수의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본다.
일단 기본 구성은 다 끝났고 이제 유저들을 얼마나 잔류시킬 수 있느냐를 고민 중이다. 20분 이내의 한 판 승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의 재미를 넣어보자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