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는 지난 3일, 블리즈컨 2018에서 최초의 모바일 ‘디아블로’ 게임인 <디아블로 이모탈>을 공개했다. 이번 작품은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 사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모바일 멀티플레이 액션 RPG로 블리자드와 중국 넷이즈가 공동 개발한다.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해 총괄 프로듀서 앨런 애드햄과 수석 디자이너 와이엇 청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김지현 기자
디스이즈게임: 넷이즈와 블리자드의 개발 관여 비중이 어떻게 되는가?
앨런 애드햄: 블리자드와 넷이즈는 지난 10년간 파트너쉽을 지속해왔다. 넷이즈는 중국 최고의 모바일 RPG 개발사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본사 개발팀과 중국 개발팀이 함께 작업해 만든 게임으로, 동•서양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디아블로스러운’ 모바일 RPG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모바일 액션 게임 시장이 매우 잠잠하기도 하고, <디아블로> 유사 작품도 많이 나온 상태다. 현시점에 <디아블로 이모탈>을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가?
앨런 애드햄: 액션 RPG 장르는 여러 형태를 띠긴 했지만, 30여 년 가까이 인기를 끌어왔다. 몬스터를 잡고, 아이템을 얻어 강해지는 건 트렌트와 상관없이 오랜 시간 인기를 끌어왔다. <디아블로 이모탈>을 이 시점에서 발표하게 된 이유는, 이제 모바일 플랫폼으로도 콘솔이나 PC에 버금가는 게임을 제작 및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는 점이 컸다.
<디아블로 이모탈> 공개 후 전반적으로 반응이 좋지 않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는가?
앨런 애드햄: '디아블로' 팬 중 정말 열정적인 사람들이 많다는 걸 인지했다. 이번 소식이 기대했던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 역시 이해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반응 자체가 관심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100% 나쁘게만 생각하진 않는다. 게임을 해본 참관객들의 의견 중 눈으로 봤을 때와 달리, 직접 체험해보니 괜찮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도 직접 플레이 해보면 또 다른 의견이 생길거다.
블리자드는 30여 년에 걸쳐 여러 장르와 플랫폼에서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왔다.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그 중 하나다. 한가지 확실히 말하고 싶은 건, '디아블로'와 관련된 여러 팀이 있고, 다양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그런만큼 앞으로 발표될 소식들을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시연 버전을 해본 유저 중에는 모바일 게임치고 조작이 어렵고, 눈에 띄는 특징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앨런 애드햄: 시연 버전은 현재 개발 중인 데모 버전으로 아직까지 여러 방면에서 개선 여지가 있다. 시연한 유저 중 ‘인벤토리’가 왜 열리지 않느냐는 의견을 남긴 이들이 많은데, 인벤토리는 아직 구현되지 않은 부분이다.
또 시연 버전의 경우, 아이템이 떨어지는 부분 역시 완벽하지 않다. 아이템이 떨어지는 모습까지 구현하지 않으면 '디아블로' 특유 느낌을 살릴 수 없을 듯해 떨어지는 모습만 만들어둔 상태다. 이렇게 아직 구현되지 않은 부분, 완벽하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넷이즈가 만든 모바일 게임 중, 지난 6월 <디아M>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하려다 반발로 인해 이름을 변경해 출시한 게임이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이 이 게임을 변형해 출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알고 있는가?
앨런 애드햄: <디아블로 이모탈>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다. 이번 작품은 넷이즈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 제작진이 협업해 만든 게임이다. UI가 익숙할 수는 있으나, 한국이나 중국 모바일 게임에서 볼 수 있는 UI이기 때문에 다른 게임 리스킨 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디아블로 이모탈>이 완성됐을 때, 길드, 아이템, 인벤토리 등을 보고 ‘완전히 새로운 디아블로’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
원작 <디아블로> 시스템을 재구현하는 것과 새로운 게임을 담는 것 중 어느 쪽에 더 집중해 개발하고 있는가?
와이엇 청: ‘3분의 1(이하 1/3)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1/3은 기존 팬들이 좋아하는 것을 가져오고, 1/3은 기존에 좋아했지만 더욱 개선한 것, 1/3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가져온다는 뜻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이 법칙을 준수해 개발됐다. 익숙한 지역은 새로운 느낌이 들도록 만들기도 하고, 아예 새로운 지역과 스킬을 추가하기도 했다. 가령,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야만 용사’의 ‘소용돌이’는 그대로 구현했다. 이런 법칙에 의거해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의 느낌과 새로운 요소를 더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중국 쪽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앨런 애드햄: 비즈니스 관련 이야기는 아직 이야기하기 힘들다. 블리자드는 뛰어난 게임성과 독자적 가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디아블로 이모탈>을 뛰어난 게임으로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목표를 완수해야 출시일이 결정될 것 같다.
블리자드의 경우 개발 도중 취소된 타이틀이 다수 있다.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취소 가능성이 있는가?
앨런 애드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블리자드에서 시작된 모든 프로젝트중 절반은 취소되거나, 알려지기도 전에 취소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오든 개발 취소작들은 ‘성공’으로 이어지는 디딤돌 역할이 될 수 있다. <타이탄> 기반으로 <오버워치>가 만들어졌고, <노매드> 기반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만들어졌다. 취소되고 만들어지지 않는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에 충분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시연장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지만, 우리가 기획한 것을 모두 이뤘을 때 분명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디아블로 이모탈>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
<디아블로>라는 게임은 파밍이 핵심인 게임이다. 파밍 시스템은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와이엇 청: 그 부분은 아직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게임 플레이 방식에 대해 말하자면, 플레이어는 메인 퀘스트 중심으로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게 될 것으며, 각 지역마다 사이드 퀘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사이드 퀘스트는 메인 퀘스트에 살을 붙이는 역할을 할 때도 있고, 각 지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요소를 담는 역할도 할 것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을 스토리 정사로 받아들여도 되는가?
와이엇 청: 그렇다.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정사로 봐주면 좋겠다. <디아블로 1>에서 <디아블로 2>까지는 1년~2년 정도 공백이 있고, <디아블로 2>부터 <디아블로 3>까지 공백은 약 20년이다. 이 20년 동안 벌어진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디아블로: 이모탈>의 역할이다.
앨런 애드햄: <디아블로> 프렌차이즈 중 <디아블로 2>를 가장 좋아한다면 <디아블로 2> 시퀄로, <디아블로 3>를 좋아한다면 <디아블로 3> 프리퀄로 봐주길 바란다. (웃음)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RPG의 경우 자동 사냥이 필수로 들어간다. 완성 버전에는 자동 사냥 기능이 들어가는가?
와이엇 청: 현재는 <디아블로 이모탈>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 확실하게 답은 못 하겠다. 하지만, 아직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콘텐츠나 아이템 등에 완성도를 높이고 <디아블로 이모탈>에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를 알아본 후 추가 기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공동 개발이다보니 배급 방식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와이엇 청: 중국에서는 넷이즈가, 그 외 국가는 블리자드가 서비스할 예정이다.
직업 중 ‘부두술사’는 등장하지 않는 건가?
와이엇 청: <디아블로 3> 부두술사 디자인을 맡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부두술사를 좋아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공개된 6가지 직업만 구현될 예정이다. 물론 출시 이후에는 콘텐츠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될 에정인데, 그 때는 새로운 직업이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개된 캐릭터들 외형을 보면 <디아블로 3> 주역과 같다. <디아블로 이모탈> 스토리가 2편과 3편 사이의 이야기라면, 3편 주인공이 등장하는 게 설정 오류가 아닌가 싶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와이엇 청: <디아블로 이모탈>은 <디아블로 2>와 <디아블로 3> 면모 둘 다 있지만, 새로운 <디아블로> 게임으로 봐줬으면 한다.
블리자드가 모바일 게임을 독자 개발하기는 어려운가?
앨런 애드햄: 지난 몇 년간 블리자드 개발자들도 PC 게임보다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디아블로 이모탈>처럼 외부와 협업해 만드는 타이틀도 있지만, 현 시점의 블리자드는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모바일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타는 언제부터 시작인가?
앨런 애드햄: 현재로썬 시기를 알리기 어렵다.
<디아블로 이모탈>이 모바일 게임으로 나와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앨런 애드햄: 우리가 중점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모바일 게임의 ‘접근성’이다. 플레이 타임이나 메카닉은 PC와 다르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 <디아블로 이모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컸다.
북미의 경우 젊은 층이 모바일 게임을 많이 한다. 때문에, <디아블로>를 처음 해보는 사람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디아블로> 팬 역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모바일 플랫폼으로 만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