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게임인

"눈마새는 이미 '게임스러운' 작품"이라 말하는 파크라이 만든 그 사람

[인터뷰] 눈마새 개발 중인 크래프톤 몬트리올의 '패트릭 메테' 스튜디오 헤드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3-04-07 15:52:52

마니아 위주로 향유되던 문화가 대중적 포맷을 만나 잠재력을 꽃피우는 사례가 많다. 할리우드를 10년 이상 주름잡은 마블 IP는 그 전에는 북미의 이른바 '너드'와 '긱' 전유물이었다. 이제는 전 세계 게이머 중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위쳐> IP도 게임 출시 전까진 폴란드 사람만 아는 지엽적 작품이었다.

 

마블이나 <위쳐>의 전례를 따를 만한 국산 IP를 꼽을 때 <눈물을 마시는 새>는 빠지기 힘든 후보다. 한국 환상문학계 대표 작가인 이영도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고유한 세계관, 매력 넘치는 캐릭터​, 몰입적 이야기, 그리고 작가 특유의 치밀한 주제의식까지를 고루 갖춘 명작으로 꼽힌다.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확보, 저명 콘셉트 아티스트 이안 맥케이그와 아트북을 내며 이목을 끌었던 크래프톤이 올해 관련 프로젝트를 전담할 해외 신규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업계 최고 인재풀로 잘 알려진 캐나다 몬트리올에 거점을 두고 차기 핵심 과제를 짊어질 팀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섰지만 벌써 원작 팬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몬트리올 스튜디오, 이들이 <눈물을 마시는 새> 재해석에 임하는 자세는 어떠할까? 유비소프트 출신 20년 경력 베테랑으로 몬트리올 스튜디오 헤드​를 맡은 패트릭 메테(Patrik Méthé)​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직접 알아봤다.

 

패트릭 메테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 헤드

 

패트릭 메테:

게임 디자인과 연출 분야에서 20년 경험을 지닌 업계 베테랑이다. <파 크라이 3>부터 시리즈 방향 설정에 중요하게 기여했으며, <레인보우 식스>, <스플린터 셀> 등 세계적 프랜차이즈에서도 작업을 진행했다. 10대부터 중세 판타지 팬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몬트리올 스튜디오 대표를 맡아 <눈물을 마시는 새> 제작을 총괄하게 됐다.

 



 

# '모르는 IP' 프로젝트에 합류한 계기

 

Q. 디스이즈게임: 자신과 팀에 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A. 패트릭 메테 스튜디오 헤드: '패트릭 메테(Patrik Méthé)라고 한다. 게임 산업에서 20년 넘게 일했으며 스플린터 셀, 레인보우 식스, 파크라이와 같은 프랜차이즈 게임 시리즈를 만들어 왔다. 이전에 함께 일해본 프로듀서 베누아 프라피에(Benoit Frappier), 게임 디렉터 프레데릭 듀록(Frédéric Duroc), 테크니컬 디렉터 마틴 파라디(Martin Paradis)를 비롯한 멋진 사람들, 업계 베테랑들의 도움을 받아 일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Q. 유비소프트에서 오랜 시간 일해왔는데, 새 스튜디오 합류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A. 크래프톤에서 연락해 오기 전까지는 <눈물을 마시는 새>에 대하여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 여정과 프랜차이즈에 대해서 점점 더 알게 될 수록 기대감이 커졌다. 이후 크래프톤의 고위 경영진과 CEO 김창한 님을 만나러 서울을 방문했다. 김창한 님도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이 좋았고, 이렇게 멋진 여정에 함께 하자는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Q. 그간 주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왔다. 스튜디오 헤드가 되면서 하게 된 일들과 짊어지게 된 책임 모두 기존과 조금 달라졌을 것 같은데, 소감이 어떠한지?

 

A.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첫 몇 달 동안은 스튜디오를 설립하기 위해 법무, 인사, 재무 등의 영역에서 많은 논의를 진행했다. 경험이 많고 헌신적인 동료들 덕분에 스튜디오를 이렇게 빠르게 설립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과거에 맡았던 역할들과 지금 포지션과의 또다른 큰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스스로 팀의 모든 인재를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2022년 10월에 혼자서 시작해 몬트리올에 있는 최고의 개발자 일부를 재빠르게 뽑았다.

 

현재 우리 개발팀은 총 15명이며, 2023년 말까지 20명 정도를 더 채용하는 것이 목표다. 해야 할 것은 많지만, 최고의 개발자들을 찾아내는 일에서 매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들이 우리 개발팀의 역량을 배가시키는 한편, 멋진 모험과도 같은 우리 프로젝트에 올바른 마음가짐을 더해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6개월간 무척 즐거웠고, 앞으로 수년간 진행될 프로젝트에 대해 기대가 크다. 이제 스튜디오가 돌아가기 시작했기에 나는 다른 디렉터들과 함께 게임 개발 자체에 좀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게임 개발자라는 것이다. 지난 20년간 이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더 오래 계속해서 개발자로 일하고 싶다. 내가 꿈꾸던 개발팀을 꾸릴 수 있게 되고, <눈물을 마시는 새>의 폭넓은 세계관을 새로운 플레이어들에게 소개할 멋진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이렇게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키보렌을 탈출하는 주인공 일행의 모습을 그린 이안 맥케이그의 콘셉트 아트.


# '이런 사람' 찾는다


Q. 팀 셋업부터 해 나가는 단계다. 어떤 인재들과 함께 어떤 팀을 꾸리고 싶은지?

 

A. 정말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고 있다. 현재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는 15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올해 점진적으로 더 많은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물론 숙련된 게임 개발자들이면 가장 좋지만 구성원들 간의 조화도 무척 중요하다. 사람들이 서로 간에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면 한다. 어떤 커넥션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 게임을 만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앞으로 목표는 이번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몇 년에 걸쳐 150명 규모의 팀을 꾸리는 것이다. 지금은 개발의 가장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 비중을 더 둘지는 얘기하기 어렵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지게 될 것이다.

 

 

Q. 지금까지 합류한 개발자들, 그리고 합류를 희망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말하는 주된 동기는 무엇인가? 원작이 현지에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프로젝트의 성향과 잠재력을 전달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 같은데.

 

A. 다양한 이유가 있다. 먼저 <눈물을 마시는 새>는 멋진 유니버스이며 이렇게 인기있는 IP로 작업하는 것은 무척 신나는 일이다. 책임감도 느끼고,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규 스튜디오라는 점도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 신규 스튜디오에 합류하는 것은 흔치 않고 소중한 기회다.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 자율적이며 도전을 즐기는 멤버들로 팀을 구성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크래프톤은 게임의 미래를 이끌고자 하는 굴지의 게임사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과도 맞닿아 있다.

 

 

Q. 개발자들에게 크래프톤 몬트리올 스튜디오의 비전과 프로젝트의 성격에 관해 설명하자면? 합류하면 어떤 기회와 경험을 가지게 될까?

 

A. <반지의 제왕>이나 <왕좌의 게임>과 같은 카테고리에 속하는 차세대 판타지 IP를 제작할 기회라고 소개한다. 또한 우리가 만들게 될 첫 번째 게임이며, 재미있는 작업이자 동시에 가능한 최고의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양이 아닌 질에 집중할 것이며, 게임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기를 바라고 있다. 세계적인 비디오 게임 제작 도시에서 새로운 스튜디오를 수립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강조한다.

 

 

 

 

# 크래프톤과 함께 일구는 비전

 

Q. 크래프톤 본사는 프로젝트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비전을 위해 어떤 요청과 지원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처음부터 크래프톤 HQ는 원하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줬다. 크래프톤은 PC와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는데, 나에게는 특히 AAA급 콘솔 게임의 영역에서 검증된 트랙 레코드를 지닌 팀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이런 프로젝트에 가장 잘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 것은 개발팀의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 프로젝트가 몬트리올팀 뿐만 아니라 미국에 있는 퍼블리싱 조직, 그리고 한국에 있는 크래프톤 HQ가 함께 노력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바라고 있기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협업하고 있다. 우리의 모토 가운데 하나가 바로 ‘One Team, One Dream’인데, 우리가 여러 조직간 협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크래프톤 본사와의 협업은 정말 좋았다. 우리 스튜디오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에 많은 지지를 보내주었으며, 원작 소설과 관련된 놀라운 자료들을 공유해 주었다.

 

 

Q. 지역 특색이 강하게 반영된 작품을 제작하는 만큼, 한국 개발자들과의 밀접한 협업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무 협업을 넘어 본사와의 인적 교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까?

 

A. 크래프톤에 합류한 첫날부터 밀접하게 협업해왔다. 한국 팀에서 많이 환영해주었고 이후 매일 협업하고 있다. 크래프톤 본사의 '팀 윈드리스(Team Windless)’와 긴밀히 협업할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다. 한국 문화가 소설 속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전세계에 어필하는 게임을 만들고자 하지만 그와 동시에 원작의 내용이나 이영도 작가의 관점을 존중하고자 한다. 덧붙여 원작 소설의 높은 퀄리티는 한국적인 요소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자체로서 전세계 독자에게 영감을 주고 어필할 수 있는 주제와 줄거리, 캐릭터가 있는 훌륭한 판타지 소설이다.

 

 

 

 

 

# 그들이 바라본 <눈마새>의 매력과 가치

 

Q. 게임의 디테일을 이야기하기는 많이 이른 시점이지만 지금까지 결정한 기초적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이 있다면 설명을 부탁한다.

 

A. 게임의 개발 방향에 대해 얘기하기에는 우리에게도 아직 많이 이르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 과제를 잘 해내고 싶고, 원작이 그랬듯 시장에 존재하는 다른 판타지 게임과 비교하여 눈에 띄는, 유니크한 게임을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찾아내고자 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개성 있는 캐릭터 4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합심하여 협동하는 게임이 되리라는 점이다.

 

 

Q. 원작을 얼마나 읽어 봤는지? 개인적으로 느낀 <눈물을 마시는 새>의 매력을 이야기한다면?

 

A. 팀원 대부분이 원작을 모두 읽었다. 서로 책의 내용에 대한 감상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원작의 세계관을 이해한 후, 그 내용을 어떻게 게임으로 옮길 것인지에 대해 서로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독서는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우리는 독서에서 그치지 않고 이 소설 속 세상을 모니터로 옮겨야 할 뿐만 아니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단계부터 이처럼 다채롭고 짜임새 있는 IP가 주어져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게임 제작자들에게 엄청난 샌드박스를 제공하는 셈인 것이다. 보통 게임 제작에 앞서서 게임 속 세계관과 인물들을 만드는 일 등이 2~3년은 걸린다. 이 책의 또 다른 놀라운 점은 이미 '게임스럽게' 쓰여 있다는 사실이다. 인물들은 저마다 약점과 강점을 가지고 있어 서로를 보완하고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

 

 

Q. 게임에 반드시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한 원작의 특징이 있다면?

 

A. 원작 소설이 매우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당연히 게임에서 이것을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인상깊었고 집중하고 싶었던 요소는 구출대 멤버들 간의 균형과 조화라는 개념이며 이것은 넓게 보아 4 종족 전체의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희생 또는 복수에 의해 움직이는 사모와 케이건의 관계의 이중성 또한 우리가 원작에서 중요하게 다루고자 하는 부분이다.

 

 

Q. <눈물을 마시는 새> 게임이 원작 팬들과 원작을 모르는 게이머들에게 각각 어떤 게임이 되기를 희망하는지?

 

A. 원작의 팬이라면 원작 소설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그 분위기를 다시 느끼게 하는 게임이 되었으면 좋겠고,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원작의 팬들에게 새로운 놀라움을 주는 요소도 있기를 바란다. 어쩌면 책을 읽고 나서 가졌던 몇 가지 의문점에 대한 답을 우리의 게임이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원작을 모르는 '입문자'들이라면 내가 처음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고 이 독특한 세계를 발견했을 때 느꼈던 놀라움과 매력을 똑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Q. 끝으로 몬트리올 현지 개발자들과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전할 이야기가 있다면?

 

A. 아주 놀라운 무언가가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기억될 만한 게임을 함께 경험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원작의 팬들은 물론 이 멋진 프랜차이즈를 이제 막 발견한 새로운 팬 분들께도 무언가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최신목록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