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은 일본의 인기 RPG <드래곤 퀘스트> IP 기반의 최초 만화 작품입니다. 인기에 힘입어 두 차례 애니메이션화도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이를 ARPG로 재창작한 신작 타이틀 <인피니티 스트랏슈 드래곤 퀘스트 다이의 대모험>(이하 다이의 대모험)이 9월 28일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도쿄게임쇼 2023 개막 하루 전인 9월 20일, 스퀘어에닉스는 도쿄에 위치한 사옥에서 <다이의 대모험> 제작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개발을 주도한 카사이 타쿠미 프로듀서와의 문답을 통해 게임의 이모저모를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다이의 대모험>은 왜 <드래곤 퀘스트>와 같은 RPG가 아닌 ARPG로 만들어졌을까요? 원작 스토리의 절반가량인 귀암성 이야기에 도달했을 때 게임이 끝나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원작 재현과 원작 팬 배려를 위한 제작진의 다양했던 고민들, 함께 알아봅시다. / 일본 도쿄 =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편집장
카사이 타쿠미 프로듀서
# <다이의 대모험>이 원작을 재현한 방식
Q. 디스이즈게임: <다이의 대모험 인피니티 스트랏슈>(이하 <다이의 대모험>)는 스토리 모드에서 원작 스토리의 절반, 그러니까 귀암성 전투까지만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해 종영한 리메이크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 결말까지 제대로 담았습니다만 어째서 게임은 이렇게 중간에 끊기게 되는 건지 여쭙고 싶습니다.
A. 카사이 타쿠미 프로듀서: 네, 마음 같아서는 스토리를 모두 넣고 싶긴 했지만, 이야기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끊어야 했습니다. 어디서 끊을지 고민하다가 귀암성 정도가 가장 괜찮은 지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습니다.
Q. 아무래도 원작 팬들은 원작에 나왔던 장소들을 둘러보고 싶을 텐데, 좁게 구현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이어서 어려울 듯합니다.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있나요?
A. 물론 오픈월드로 제작할지 고민했었는데요. 게임 특성상 원작을 추체험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이를 오픈월드로 형식으로 만들려면 구현해야 하는 마을의 풍경이라든가 구성 등이 굉장히 방대해지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스테이지 방식으로 만드는 대신 캐릭터의 모션이라든가 필살기 등등 연출에 더 힘을 넣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더불어 애니메이션 팬들도 이 작품을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접근성을 높이고자 심플하게 만들었습니다.
원작에서 '마암'은 전직을 한다.
Q. 많은 유저가 <드래곤 퀘스트>처럼 RPG를 희망했을 것 같은데, 이렇게 ARPG로 개발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기획 당시부터 이번 작품은 ARPG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유는 매력적 캐릭터를 직접 조작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필살기 등 작중에 나오는 멋있는 기술을 유저 손으로 써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ARPG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전투 장면을 생각한다면 격투 게임으로도 개발을 할 수 있었겠지만, <드래곤 퀘스트>라는 IP를 생각했을 때는 격투 게임과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고 생각해서, 액션 요소와 RPG 요소가 접목된 ARPG로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Q. 원작의 마암은 마탄 총을 쓰다가 무투가로 전직을 하고, 흉켈도 갑옷을 사용하다가 마창으로 전향하는 등의 요소가 있습니다. 게임에서 이를 반영해 전직 전후를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취급하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스토리상 전직 이전 스테이지에서 전직 이후 직업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동일 캐릭터로 취급하며, 레벨 또한 공유합니다. 다만 특기(스킬)과 장비는 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전직 후의 캐릭터를 키우려면, 레벨 업을 다시 할 필요는 없으나 장비 수집 및 특기 육성은 새로 해야 합니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기본적으로 장면에 맞는 캐릭터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탄총 마암’이 나오는 곳에서는 ‘무도가 마암’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대신 스토리 모드 클리어 다음에 나오는 챌린지 모드 에서는 어떤 캐릭터든 자유롭게 편성을 할 수 있고요.
필살기 연출을 확인할 수 있는 짧은 전투 영상
Q. 액세서리로 능력치를 올리는 등의 일반적 장비 시스템을 쓰는 대신 ‘인연의 기억’이라는 특별한 시스템을 넣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다이의 대모험> IP의 무게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다이가 동으로 된 검 등을 장비하면 아무래도 이야기상 조금 이상하니까 다른 무기를 장비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원작 장면들을 게임 내에 살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명장면을 액세서리에 장비하는 ‘인연의 기억’ 시스템을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Q. 인연의 기억 시스템에 다양한 원작의 장면들이 들어가 있는데, 그 선정 기준이 궁금합니다.
A. 제가 <다이의 대모험>의 팬입니다. 그래서 팬 입장에서 선정했습니다. 팬 입장에서, ‘이 장면은 꼭 게임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생각할 만한 장면은 다 넣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팬으로서의 편애가 작용하지 않도록, 다른 스태프들로부터도 장면들을 추천받아 추가했습니다.
Q. 원작에서는 필살기가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그려지는 편인데 게임에서 이에 관련해 신경 쓰신 부분이 있을까요?
A. <다이의 대모험>은 필살기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상당히 모션을 많이 만든 뒤 여기에서 조금씩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리고 액션 게임으로서 템포 조절을 위해 액션 연출의 길이 조절도 중요했습니다.
필살기 연출은 원작과 게임 모두에서 중요한 요소.
# <다이의 대모험>의 시스템
Q. 지난해 도쿄 게임쇼에서는 출시일을 2022년 중이라고 공개했다가 이후 올해 9월 28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기 발표 당시 ‘모든 걸 새롭게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말씀하셨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새롭게 작업했는지 가능한 만큼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A. 역시 그래픽 부분에서 많은 수정을 했습니다. 3D 액션이나 컷신 부분에서 상당히 변경을 가했습니다. 그리고 전투 밸런스에서도 변경할 수 시간이 주어져서 이 역시 작업을 많이 했으니 기대하실 만한 퀄리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전투 중 레벨업을 하는 방식이 전투 중 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테이지 클리어 후 경험치 및 보수를 받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의도하신 이유가 있나요?
A. 스토리 모드에서는 말씀대로 스테이지 클리어 후 보수 및 경험치를 받을 수 있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편 기억의 신전에서는 조금 방식이 달라서 전투마다 보수와 경험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챕터와 스테이지 두 가지로 진행되는 게임 형식을 생각해 봤을 때 이런 경험치 입수 방식이 좋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Q. 보스전에서 퍼펙트 가드나 퍼펙트 회피 같은 요소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일반적인 ARPG와 달리 이른바 ‘소울류’의 플레이 스타일을 채용한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이것이 저만의 느낌인지, 어떤 의도로 포함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기본적으로 아까 말씀드렸듯 어려운 게임으로 만들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운 액션 게임 조작은 의도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퍼펙트 회피나 퍼펙트 가드의 경우는 게임 조작감에 굉장히 영향을 줍니다. 그 때문에 액션 게임에 자신 있는 분들은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조작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은 두 가지 없이 그냥 하셔도 이길 수 있는 난이도로 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다이, 마암, 포프, 흉켈 등이다.
Q. 시연버전에서는 3명을 플레이할 수 있었고, 흉켈 등은 물론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예상되는데, 전체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몇 명 정도일지 궁금합니다. 더불어 가짜 용사 일행을 혹시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더할 생각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A. 예상하시는 대로 다이, 마암, 포프, 흉켈까지 4명입니다켈은 두 가지 종류의 폼 체인지가 있기에 모두 여섯 종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질문하신 가짜 용사 일행에 대한 말씀은 조금 의외인데, 지금으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Q. 챌린지 모드와 스토리 모드가 어떻게 다른가요? 단순히 적의 공격력, 방어력, HP 등의 수치만 증가하는 것인지, 아니면 챌린지 모드에서만 나오는 새로운 적 패턴, 혹은 아예 새로운 보스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챌린지 모드에서는 물론 적 능력의 수치적 증가도 있지만, 보스의 경우 패턴이 증가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스토리 모드에서와 똑같이 상대하면 이길 수 없는 보스도 있습니다. 그리고 히든 보스가 나오지는 않지만, 그 외에 특별한 장치를 해뒀기 때문에 이 점을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대부분 게이머는 추억에 따라 스토리 모드를 플레이하다가 기억의 신전이 열리는 시점부터는 두 모드를 오가며 플레이할 듯합니다. 이렇게 두 모드를 전환하는 플레이 호흡을 어떻게 계획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말씀처럼 스토리 모드와 기억의 신전을 오가는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서브 퀘스트를 통해서도레벨업을 할 수는 있지만 기억의 신전에서 인연의 기억 혹은 보수를 통해 경험치를 얻는 방법이 가장 빠른 육성법입니다.
원작의 여러 장면을 만나보는 재미를 기대할 수 있다.
# 한국 팬들에게 전하는 말
Q. 한국에서도 원작 코믹스 팬이 많습니다.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를 말씀해 주신다면?
A. 한국에서 원작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인기를 끄는지 동향을 쫓고 있었던 덕분에 한국 유저 중 원작을 알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을 한국 분들이 많이 기대해 주시고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이렇게 한국 유저분들이 플레이해 보실 수 있게끔 전달할 수 있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그리고 스토리상으로 중간까지만 제작하게 되어 아쉽기는 하지만, 그만큼 3D 영상의 퀄리티 등에서 굉장히 공을 들였으니 그 부분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게임을 통해 흥미가 생기신 분들은 애니메이션도 함께 봐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