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시위, 간담회와 토론회, 정치권의 입법 움직임까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이슈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을 둘러싼 게임사와 유저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고, 아직 다룰 것이 많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이 문제를 가장 넓고 깊게 보도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아직 모자란 점이 많지만, 오늘은 특별히 창간 16주년을 맞이해서 그간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렸던 확률형 아이템 관련 기사를 모았습니다.
사실 확률형 아이템이 처음 논란이 되었던 2008년 이전부터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을 다룰까 싶었지만, 너무 방대하고 현재의 논점과는 사뭇 다른 방향성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2011년부터 지금까지 10년을 잘라 그 이야기를 백서처럼 정리했습니다.
앞으로도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정리: 김재석 기자)
2011년 7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일부 게임의 사행성 논란에 대한 새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최초로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10년 전부터, 커뮤니티에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피로를 호소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2011년, PC 온라인 게임에 부분 유료화 모델은 이미 여러 게임에 정착이 되었습니다. 몇몇 게임들은 오히려 "우리 게임에는 P2W 확률형 아이템이 없다"거나 "5% 미만 확률은 전부 공개하겠다"라고 선언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죠.
당시 거론됐던 규제 강화의 대상은 웹보드게임을 주를 이뤘는데요. 문체부는 일부 온라인게임도 도마 위에 올렸기에 문제가 됐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MMORPG를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는 게임업계는 민감하게 반응했죠. 게임업계는 즉각 "확률형 아이템에는 꽝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유저들은 "한 번 봉인한 아이템의 귀속을 풀어줌과 동시에 성능을 높여주는 시스템까지 적용되면서 결제를 유도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당시 게임위의 가이드라인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게임 업계의 비협조가 그 원인으로 제기됐습니다
9월 20일, 게임물등급위원회(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이수근 위원장은 "자료를 요청하면 업체들은 게임위가 왜 비즈니스 모델(BM)에 관여하려고 하는지 물어보면서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은 그 모델이 게임 속 내용물이다. 게임 외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의 일부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9월, 게임위는 10개 게임사와 확률형 아이템 관련 간담회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10개 업체 모두 참석을 거부하면서 무산됩니다.
이 시기 게임위는 넥슨,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에 확률형 아이템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서 자료를 요구했으나 업체는 정보를 온전히 주지 않았습니다. 아이템의 종류와 금액, 이미지, 기능만 제공했고 사용 한도, 확률, 1인당 이용건수 등은 로그 기록과 연계된 비밀사항이라며 보내지 않았죠.
같은 해 10월, 문체부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하더라도 지키는 곳과 안 지키는 곳이 있다"(이기정 전 게임콘텐츠산업과장)라며 정부 차원의 행정 지침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지만, 업계는 "그간 유지해오던 자율규제안의 미진한 부분을 점검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검토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당시 게임계는 이들이 처한 이중고를 토로했습니다. 하나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고, 다른 하나는 셧다운제입니다. 그렇습니다. 2011년은 셧다운제의 원년이기도 합니다. 청소년들에게 22시 이후로 게임 접속을 막겠다는 발상은 현실이 되어 지금껏 남아있습니다.
대신 업계는 정부의 확률형 아이템 가이드라인을 기존의 자율규제* 형식으로 막아내는 데 성공합니다.
기존의 자율규제*: 2008년,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캡슐형(확률) 유료 아이템 서비스 제공에 대한 자율준수 규약을 맺고 가맹사에게 준수를 권고합니다. 결과값에 현금 등이 포함되어선 안 된다, 상실 모니터링 기구를 설치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으나 "유명무실한 자율규제"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습니다.
한 유저가 해킹으로 <프로야구 매니저>를 해킹, 엄청난 양의 카드를 구입했는데, 단 한 번도 원하는 선수를 얻지 못했다고 제보한 것입니다. 운영사 엔트리브소프트는 문제의 유저에게 영구정지를 조치하고 "실제 해킹된 금액의 규모가 유저의 주장보다는 적었다"라며 "악의적인 해킹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정직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실험이 아니었기에 비판도 적지 않았습니다만, 막대한 재화를 들여서도 얻을 수 없는 카드의 존재가 있었다는 주장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엔트리브 관계자는 "카드 확률에 대한 이야기는 이전부터 계속 나왔던 부분이고, 이에 대한 유저 분들의 불만이 많은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악의적으로 하는 부분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2012년도 문체부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겠다는 기존의 노선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문체부가 셧다운제 대책 마련에 신경쓰면서 가이드라인 마련에 애를 먹었습니다. 당시 문체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최근 게임업계는 셧다운제와 쿨링오프제 등 다양한 규제가 적용된 상황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제재가 추가로 이뤄지는 것에 대해 불만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은 많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
또 아무리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시행하면 문제점과 불만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부분은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해결할 것이다" (이승재 전 게임콘텐츠산업과 사무관)
2012년 8월, 일본의 <바하무트>가 한국에 상륙합니다. 캐릭터 뽑기를 가진 모바일 게임으로 현지에서 대박이 난 뒤, 한국에 상륙한 것입니다. 당시 <바하무트>는 짭짤한 수익을 거두었다고 전해지고, 이 소식은 "수익모델을 고민하던 한국 회사들에게 소문이 쫙 퍼졌"습니다.
그리고 12월 들어온 <확산성 밀리언 아서>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합니다. 게임의 플랫폼은 PC에서 모바일로, 주요 장르는 <애니팡>과 같은 퍼즐이나 SNG에서 RPG로의 전환이 시작된 것입니다.
한편, 2013년 1월 8일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셧다운제 강화와 매출액 1% 징수를 골자로 하는 '손인춘법'을 발의합니다. 셧다운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업계는 어느 때보다 신속하게 이 사안에 대응합니다. 전년도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았던 위메이드는 업계에 지스타 보이콧을 요청하는 한편, 게임산업협회도 입장을 냈고, 판교를 키우던 성남시도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본고장 일본에서 컴플리트 가챠를 내려놓는 동안, 한국은 확률형 아이템에 제동을 거는 제도를 마련하지 못했고, 이 BM은 확대되고 발전해 '확률형 아이템 전성시대'라고 부를 만한 시절이 된 것입니다.
2015년은 확률형 아이템 주제에 있어 많은 일이 일어난 해입니다.
2월, 넥슨 <마비노기 영웅전>의 랜덤박스가 확률 조작 논란에 휩싸입니다. 조각을 모아서 꾸미기 아이템을 얻는 이 랜덤박스에 특정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인벤토리에 해당 아이템 '불 조각'이 없으면 무조건 1개를 획득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불 조각을 얻기 어려웠단 것이죠.
바꿔 말하면, 인벤토리에서 불 조각을 계속 옮겨둔 상태로 박스를 개봉하면 원하는 꾸미기 아이템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단 뜻입니다. 당시 넥슨은 이같은 설정이 버그였다며, 보상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미 자신의 시간과 재화를 들여온 유저들은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3월,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와 구성 비율, 획득 확률을 공시할 것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이 나왔습니다. 당시 '총대'를 맨 것은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었습니다. 정 전 의원은 "사행성 논란이 일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며 움직임에 나섰습니다.
업계는 역시 즉각 반응했습니다. 자성의 목소리를 담은 자율규제를 머지 않아 도입할 텐데, 국가가 나서 BM을 규제하는 건 간섭이라는 것이죠. 앞서 살펴보신 것과 같이 11월 K-IDEA에서 자율규제안을 발표하고 시행을 앞두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이쯤에서 2015년의 시장 상황을 보고 갈까 합니다. 많은 게이머 여러분이 2015년을 <더 위처 3>와 <폴아웃 4>의 해로 기억하실 겁니다. 슈퍼셀 <클래시 오브 클랜>의 속편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그 게임이 바로 <클래시 로얄>(2016)입니다. 그리고 이 무렵 한국에서 확률형 아이템은 회사마다 최소 50%, 최대 80%의 매출비중을 차지했다고 전해집니다.
<레이븐>을 필두로 <HIT>, <뮤오리진>, <이데아> 등 모바일 RPG가 좋은 매출을 거뒀습니다. 모바일 RPG의 전성시대였습니다. <모두의마블>과 <세븐나이츠>까지 가진 넷마블은 한때 모바일게임 10위 권의 60%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려 한다니, 한국 업계는 필사적으로 반대에 나섰습니다.
정 전 의원도 양보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3월 9일, 의원실 측은 "국가의 과도한 규제"라는 업계의 우려를 이렇게 일축했습니다. ― 베팅·우연성·보상 환전의 가능성 3가지가 충족될 경우 사행성 게임물로 판단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시가 있다. 뽑기 아이템은 이중 ‘아이템 획득을 위한 베팅’과 ‘우연에 따른 획득 결과’라는 두 요소를 충족하고 있다. 이미 중개 거래 사이트를 통해 현금화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환전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당시 한 토론회에서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은 "정 의원의 개정안이 게임 유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과거 셧다운제∙4대 중독 법안, 기금조성 법안 등 규제의 경우 유저들이 함께 반발했던 것과 달리, 정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반기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을 업계가 인지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2015년 3월은 이렇게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법적으로 공개하자 vs 자율규제에 맡기자'의 형국이 된 것입니다. 이 해 3월부터 4월까지, 디스이즈게임은 집중적으로 이 사안을 보도했습니다. 먼저 2014년 제출된 자율규제안이 전체이용가 게임을 대상으로 한정해 허점이 많고, K-IDEA 회원사에게 강제성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4월 7일에는 창간 이래 두 번째로 특정 사안에 대한 회사 차원의 입장을 발표합니다. 2013년 손인춘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편 뒤 2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TIG는 "국내 게임 생태계가 치명적인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비상상황에 처했다고 인식합니다"로 글을 시작했는데요. 이어서 "운 기반의 재미를 위한 확률형 아이템을 문제 삼을 수는 없습니다. 이에 반해 ▲극악의 획득 확률 ▲정보의 비공개 ▲지나친 소비 유도의 성격을 갖는 일부 확률형 아이템은 개선해야 합니다"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익명을 요구한 개발자 3인의 말을 들은 결과를 전해드렸습니다. 바로 게임사 내부에서 확률을 0%로 설정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디스이즈게임은 3명으로부터 "고급 아이템의 등급 확률을 0%로 조작했다" (A씨), "편의를 위해 팀 회의를 거쳐 확률을 0%로 조정했다" (B씨), "초보자 이외에는 도움 안 되는 아이템으로 90% 이상을 채운다" (C씨) 등의 증언을 듣고, 전해드렸습니다. 당시 논의되던 자율규제안에 대해서도 "강제력이 없어서 지킬 리 만무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이 보도는 일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개발자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신뢰 근간을 부정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게임은 그럴 리 없다", "일부로 전체를 매도하는 거냐" 등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6년이 흐른 지금, 몇몇 게임에는 정말로 0%가 있었단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바로 이 무렵 K-IDEA는 남경필 협회장의 후임으로 강신철 네오플 고문을 내정합니다. 4월 8일 강신철 협회장은 취임 간담회에서 "최근 여론이 더 강해진 만큼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18일, 강신철 협회장은 K-IDEA의 후신 한국게임산업협회의 협회장 임기를 2023년까지 연장했습니다.)
4월 30일, K-IDEA는 청소년 이용가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한 자율규제안을 공개했습니다. 아이템의 구간별 확률을 공개하는 한편, 민간협의체를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약속했습니다. 강 협회장은 이때 "자정노력의 일환으로 '확대·강화안'을 발표한 만큼, 내실 있는 제도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드래곤 플라이트>, <불멸의 전사> 등 몇몇 게임이 자발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한 뒤의 자율규제안이었습니다.
7월 1일, 업계의 자율규제가 시작됩니다. 불만 해소를 위한 캠페인의 성격이 강한 자율규제는 비교적 신속하게 이루어졌습니다. K-IDEA는 확률 공개가 '자율'이라며 업체에 강제적으로 등떠밀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이 캠페인에 동참한 업체들에겐 인증마크가 발급됐고, 주기적으로 얼마나 확률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자율규제는 오늘날 세부적인 모습만 바꾸어가며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6년부터 자율규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집니다.
K-IDEA는 자율규제 준수율이 88%에 달한다고 했지만, 유저들은 많게는 10%에서 적게는 1% 정도만 확률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게임들이 개별 공개 대신 구간별 공개를 채택했는데, 대부분의 게임에서 1%미만은 매우 낮음으로, 1~5%를 낮음으로, 5~10%를 보통으로 표시했습니다.
유저들은 '안 나온다'라는 체감을 '매우 낮음'이라는 애매한 규정으로 다시 확인했을 뿐입니다. 신뢰도마저 떨어졌는데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자율규제를 시작한 2015년 7월부터 12월까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민원은 69건으로 6월까지의 41건보다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7월 4일, 정우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각각 게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노 의원의 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범위를 법적으로 정의하고, 그 확률정보를 게임 내에서 제공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정 전 의원의 안은 역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사업자가 공개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포상금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내용이었죠.
(찬)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확률형 아이템의 남용은 유저에게 과도한 결제를 요구하고 사행심리까지 자극한다. 이대로 유저 다 떠나면 어쩔건가? 확률 공개 의무화는 규제가 아니라, 유저 신뢰를 되찾기 위한 법안이다.국민의당 이동섭 의원: 확률 공개를 법으로 의무화하기 앞서, 법에 적용받지 않는 해외 업체와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단, 이러한 형평성 문제와는 별개로 업계는 뽑기로 대표되는 '현질유도' 운영으로 원망을 사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정책국장: 게임 말고 '확률 상품'을 파는 분야는 없다. 설문 결과, 90% 유저가 뽑기를 싫어한다. 업계는 무리한 과금 체계 때문에 신뢰를 잃었다. 업계는 스스로 문제를 치유할 역량이 부족하다. 법으로 최소한의 규정을 마련해야만 유저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반)서울대학교 유병준 경영전문대 교수: 뽑기는 단품 구매 방식 부분유료화에 비해 고액/소액 유저 간 격차가 적은 편이다. 뽑기는 자연스러운 유료화 모델 발전상이다. 도리어 확률을 의무적으로 자세히 공개했다간 소수의 불만 유저에 의해 회사는 물론, 게임에 만족하는 유저까지 피해입을 수 있다.한양대학교 황성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과소비 억제는 교육, 캠페인으로 해야 한다. 과소비 억제가 법의 목적이 될 순 없다. 법보단 업계의 자율규제에 맡겨야 한다. 확률은 업계의 핵심 영업비밀이다. 이를 강제 공개하는 것은 영업 자유 침해다. 규제 효과보다는 산업계의 피해가 더 클 것이다.경희대학교 유창석 문화관광콘텐츠학과 교수: 한국의 뽑기 모델은 타국보다 뒤떨어져 있다. 이 상태에서 섣불리 규제를 했다가, 발전도 막고 규제도 제대로 못할까 염려된다. 법안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려면 당장의 법제화보다는, 정부/시민사회의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중립)문화체육관광부 최성희 게임콘텐츠산업과장: 확률 공개를 강화하자는 취지에 공감한다. 정부 조사 결과, 67% 유저가 뽑기를 싫어했다. 업계 자율규제에 대한 신뢰성도 낮았다. 허나 확률 공개를 법으로 강제할지, 아니면 자율 규제의 진전을 기다릴지는 큰 틀에서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2017년 2월 13일, K-IDEA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개선안을 발표합니다. '자율규제 이행현황을 감독하고 개선할 평가위원'을 위촉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 개별 확률 공개 ⓑ 등급별 구체적 확률 공개 ⓒ 최소 확률 공개 식으로 세분화된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18년 3월 3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넷마블·넥스트플로어 3사에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확률 표기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유저들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는 것입니다. 유저들은 "당연한 조처"라면서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도 이런 과장 광고나 조작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넥슨은 <서든어택> 연예인 캐릭터 뽑기의 퍼즐 조각 확률을 '랜덤' 지급이라고 표현했는데, 개별 확률이 모두 다른데 랜덤으로 표현을 통일시키며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했습니다.
넷마블은 <마구마구> 장비 카드 확률 업 이벤트의 실제 확률 상승이 최대 5배였지만, 이벤트에서는 10배라고 허위 기재했다고 했습니다. <몬스터 길들이기>에서 0.000n%의 확률에도 1% 미만이라고 써서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습니다. (넥스트플로어는 앞에서 알아봤습니다.)
이렇게 세 회사가 물게 된 돈은 총 10억 원 규모였습니다. 상장사로 실적 공개의 의무가 있었던 넥슨과 넷마블은 2017년 각각 2조 2,987억 원(약 2,349억 엔, 2018년 2월 환율 기준)과 2조 4,248억 원의 연매출을 올렸습니다. '2조 클럽'이라는 수사가 나오던 시점입니다.
10월, 국회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블루홀 의장, 강신철 협회장, 민경환 구글코리아 상무를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질의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무렵 이미 해외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논의가 한창이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이 외국 게임 생태계의 핵심 BM이 아니었음에도,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에 준하며 청소년 보호 등을 위해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여러 나라에서 나왔습니다.
2018년 11월 16일, 지스타 기간 중 부산 벡스코에서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가 출범합니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미준수 결과를 발표하는 곳으로 기구의 의장은 황성기 교수가 맡기로 했습니다. 이후 확률형아이템 미준수 게임물은 GSOK이 발표하고 있습니다.
2019년 4월 15일, 게임빌의 <MLB 퍼펙트이닝 2019> 커뮤니티에는 강화 확률이 100%가 넘는 선수의 강화가 실패하는 영상이 공개됩니다. 게임 화면에는 103%라고 나왔지만, 강화가 '붙지' 않자, 유저들은 공개된 확률이 거짓이었던 것이냐며 들고 나섰습니다. (아시겠지만, 수학적으로 이러한 경우 '100% 이상의 확률'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렇게 표기된다 해도 100%와 그 의미가 다르지 않습니다)
2019년 11월 29일, <리니지2M>이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소위 '리니지 형제'는 오래도록 매출 순위의 '천상계'를 지켰습니다. 한국 게임사의 'AAA급'이라 부를 만한 프로젝트는 대부분 모바일 MMORPG였습니다. '<배그> 같은 게임'은 주문처럼 공중을 맴돌았고, 대형 게임사의 실적은 계속 올라갔습니다.
공정위는 고시안에서 게임을 빼기로 합니다. 협회와 GSOK의 주장을 수용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국회에서 제출된 게임법 전부개정안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정이 포함됐기 때문에 중복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제외한 것입니다.
사관(史官)의 심정으로 지난 10년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사는 그동안 디스이즈게임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기록한 기사를 바탕으로 다시 재정리한 내용입니다. 특히 2015년에 집중적으로 다루었던 기사를 다시 한 번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때 당시 느꼈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위기감이 디스이즈게임만의 우려로 끝났으면 좋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고, 과거보다 더 강한 유저들의 입장 표명과 정치권의 공세는 게임 업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이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기록하고, 의견을 남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1 ~ 2014]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 새 기준 나온다 (2011-07-13)
게임위 “확률형 아이템 문제 해결 고민 중” (2011-09-20)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단속 강화하라” 이철우 의원 강도 높게 지적 (2011-09-30)
문화부 “아이템 뽑히는 확률 범위 정하겠다”... 업계는 자율안 마련 (2011-10-11)
프로야구 매니저 해킹 사건, 확률 논란 가열 (2012-01-05)
확률형 아이템 가이드라인 “계속 논의 중” (2012-05-24)
문화부 장관 “자율규제,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2013-05-03)
남경필 회장 “자율규제 확립으로 규제에서 벗어나겠다” (2013-12-23)
황성기 교수 “헌법 가치 어기는 게임규제, 자율규제가 답이다” (2014-04-18)
셧다운제 발의했던 김재경 의원, “자율규제로 해결 안되면 칼 대야” (2014-10-23)
[2015]
마비노기 영웅전, 랜덤박스 확률 조작 논란에 “버그였다” 해명 (2015-02-27)
뽑기 ‘확률 아이템’ 법적 규제 대상 되나?.. 정우택 의원 개정안 발의 예정 (201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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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 법안에 관한 디스이즈게임의 입장 (201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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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의 공개 확률, 자율규제 모니터링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2015-08-14)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100일, 후속조치는 도대체 어디에? (2015-10-14)
[2016 ~ 2020]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1주년, 바뀐 건 없다 (2016-07-04)
'확률정보 공개하라!' 여야, 한 목소리로 확률형 아이템 규제법안 제출 (2016-07-04)
녹색소비자연대, “게임 내 확률 표시법은 규제가 아닌 사회적 책임” (2016-07-04)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꼼수가 화를 불렀다 (2016-07-04)
"확률 공개 의무화는 영업 자유 침해다!" 확률 공개 토론회 (2016-08-30)
'뽑기 확률 10% 이하면 청소년 이용불가' 확률형 아이템 법안 발의 (2016-10-26)
넥스트플로어, 데스티니차일드 확률이슈 공식 사과 '재화 100% 환불' (2016-11-09)
리니지 2 레볼루션 강화 확률 조작 논란? 넷마블 "네트워크 에러" (2017-02-06)
이번엔 나아졌을까?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개선안, 15일 발표 (2017-02-13)
‘개별 확률이나, 실제 뽑기 횟수를 밝혀라’ 새로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2017-02-15)
“개별 확률 공개를 권한다” 강화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 7월부터 적용(2017-05-17)
확률 0%? 컴프매, 확률 오류 3개월간 방치 "유저 만족할 추가대응 논의 중" (2017-05-18)
강화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적용 1달째, 각 게임들의 준수 현황은? (2017-07-28)
게임 유저 약 60% "현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방식에 만족 못해" (2017-08-02)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이다” (2017-10-19)
공정위, ‘확률 표기’ 문제로 넥슨·넷마블·넥스트플로어에 총 10억 규모 과징금 부과 (2018-04-01)
게임산업협회 "모든 게임 대상, 개별 확률 공개로 뽑기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할 것" (2018-04-30)
‘특정 구간’에서 운명 획득 확률이 높아진다? 러브앤프로듀서 확률 조작 논란 (2018-09-04)
에픽세븐 확률 조작 의심 해프닝과 ‘불신의 시대’ (2018-09-28)
엔씨 김택진 "확률형 아이템은 사행성 게임과 다르다" (2018-10-29)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규제와 우려, 2018년 확률형 아이템 이슈 결산 (2018-12-19)
확률 100% 넘어도 강화 실패? 게임빌 '퍼펙트이닝' 강화 확률 실패 사건 (2019-04-16)
사감위 "게임 속 확률형 아이템, 우려했을 뿐 법적 제재 의견 낸 적 없다" (2019-06-03)
공정거래위원회 "랜덤박스 확률 공개해라" 고시 개정안 발표 (2019-12-26)
"공정위의 뽑기 확률 강제 공개는 개정이 아니라 개악" (2020-01-14)
[게임진흥계획①] 법으로 확률형 아이템 막는다고? 정말로? (2020-05-08)
"게임법, 완전히 고치자" 민주당 이상헌 의원, 전부개정안 발의 (2020-12-15)
[2021]
"우리도 확률 알 수 없어요" 게임협회의 이상한 확률형 아이템 정의 (2021-02-15)
게임협회가 자기도 확률 모른다고 한 이유를 알아보자 (2021-02-19)
한국게임학회 "게임 아이템 확률 정보 정확히 공개하라" (2021-02-22)
황희 문체부 장관 "확률형 아이템, 개선 필요 있어" (2021-02-26)
넥슨, "강화·합성도 확률 공개.. 실시간 모니터링 도입" (2021-03-05)
확률 명시, 컴프가챠 금지, 3배 과징금의 의미는? (202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