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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성폭행 작가에 고집불통 CEO까지...'다잉 라이트 2' 드디어 발매되나

발매가 지연될 수밖에 없었던 테크랜드의 속사정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4랑해요) 2021-03-22 10:38:19

무기한 개발 연기, 성추행으로 쫓겨난 시나리오 작가, 고집불통 CEO까지…문제 참 많던 게임 <다잉 라이트 2>가 2021년에는 출시될 전망이다.

 

<다잉 라이트 2>는 1인칭 좀비 서바이벌 게임 <다잉 라이트> 후속작이다. 2015년 1월 나온 <다잉 라이트>는 오픈월드 좀비 서바이벌에 파쿠르 시스템을 적절히 조합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전 세계적으로 1,700만 개가 넘는 판매량을 올리며 개발사 '테크랜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당연히 후속작 <다잉 라이트 2>도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2018년 6월 10일에 첫 공개 이후 소식이 없다가, 2020년 1월 “더 많은 개발 시간이 필요하다”며 무기한 발매 연기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그 후 게임은 2021년까지 아무런 소식도 공개하지 않았다.

 

2021년 3월 18일, 드디어 새로운 소식이 나왔다. 신규 게임 플레이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영상 끝에 ‘2021’이라는 숫자를 강조했다. 올해 출시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개발이 질질 끌린 걸까? 올해 진짜 나올까? /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엉망진창이다!" 테크랜드 내부자 폭로

 

2020년 5월 7일에 나온 내부자 고발에 따르면 <다잉 라이트 2> 개발은 “완전히 엉망(Totally mess)”이었다.

 

폴란드 매체 ‘폴스키게임데브’에 따르면 게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파빌 셀린게르와 작가 크리스 아벨론의 갈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둘은 계속 충돌했고, 개발진은 스토리와 기본적인 게임 메커니즘에 대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끝없이 해맸다.

 

엉망이었던 개발 상황을 폭로한 전 테크랜드 직원의 트위터 (출처 : 트위터)

 

다른 해외 매체 ‘더게이머’가 10명의 전, 현직 직원과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CEO의 지나친 개입도 문제였다. 이전에 만든 <데드 아일랜드>의 트레일러처럼 거꾸로 재생하는 게임 트레일러를 만들자거나, 게임 홍보를 위해 UN과 협력하자는 식이었다. CEO는 이를 ‘창조적인 브레인스토밍’이라 했지만, 직원들에겐 고통스럽게만 받아들여졌다.

 

CEO가 지나치게 게임에 개입하면서 견디다 못한 직원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기사에 따르면 단 몇 달 동안 직원 약 400명 중 20명(5%) 정도가 회사를 떠났다. 심지어 인터뷰에 참가한 한 직원은 “30년 경력 베테랑도 지구 자전보다 바뀌기 힘든 경영진을 설득할 수 없었다”라는 발언까지 했다.

 

테크랜드는 해당 기사는 사실이 아니고, 개발이 ‘마지막 단계’에 있다는 반박 인터뷰를 냈지만 악화되어 가는 팬들의 민심을 달래긴 역부족이었다.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해 놓고 여전히 아무 소식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덤이다.

 

 

# '성폭행'으로 쫓겨난 작가

 

2020년 6월에는 <다잉 라이트 2>의 각본을 담당하던 크리스 아벨론이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회사는 그와 결별을 선언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크리스 아벨론 (출처 : E3)

 

크리스 아벨론은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의 리드 디자이너와 <폴아웃 뉴 베가스> 각본을 담당한 유명 게임 디자이너다.

 

피해자가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크리스 아벨론은 주로 여성들을 만취케 한 후 성폭행을 가했다. 크리스도 혐의에 대해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 사과한다”라는 트윗을 남겼다. 성폭행 혐의가 밝혀지자 그와 협업하던 회사들은 앞다투어 결별을 선언했다.

 

테크랜드도 발 빠르게 성명문을 통해 “우리는 성희롱과 무례한 행동에 대해 관용을 가지지 않는다”, “원칙은 사내 직원들뿐만 아니라 외부 컨설턴트인 크리스 아벨론에게도 적용된다”며 크리스 아벨론을 쫓아냈다.

 

테크랜드의 성명문 (출처 : 트위터)

  

크리스 아벨론이 참여한 다른 작품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 블러드라인 2>가 아벨론이 참여했던 각본을 전부 폐기하면서 개발이 연기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 또한 <다잉 라이트2>의 개발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게다가 올해 1월에는 디렉터 파빌 셀린게르도 회사를 떠났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게임 개발에 난항을 겪은 이유가 두 개발자의 싸움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개발사 입장에선 정말로 속 터지는 셈이다.

 

 

# 욕설까지 읽어가며 의지 피력한 개발진

 

테크랜드는 3월 18일에 업로드한 업데이트 동영상을 통해 개발진이 팬들의 메시지를 직접 읽는 영상을 공개했다. 팬들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제작진을 향한 ‘F’로 시작하는 욕설이 여과 없이 등장했다. 개발진도 씁쓸하게 웃을 뿐이었다.

 

욕설을 읽는 개발진들 (출처 : 유튜브)

 

메시지를 읽고 난 후, 개발진은 “여러분들의 반응을 충분히 이해한다”, “<다잉 라이트 2>는 정말로 크고 복잡한 프로젝트다”며 “정말로 조금만(Just bit longer)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 20초 분량의 신규 게임 영상도 공개하며 ‘2021’이라는 숫자를 강조했다. 앞으로는 공식 디스코드를 통해 지속해서 소통할 것임도 덧붙였다. 이번에는 정말로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욕설까지 읽으며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과연, 온갖 논란으로 얼룩진 <다잉 라이트 2>는 성공적으로 게임을 발매해 여론을 뒤집을 수 있을까? 게임은 2021년 발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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