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개발 중인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하 백년전쟁)은 PVP를 기반으로 '실시간 자동 전투'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이름에서 이미 눈치챘겠지만, <백년전쟁>은 컴투스를 대표하는 IP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백년전쟁>이 출시 전부터 많은 유저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글로벌 1억 다운로드를 달성한 바 있는 히트작으로, 컴투스를 상징하는 IP로 꼽힌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백년전쟁>은 과연 원작 IP의 아성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까. 29일 출시될 <백년전쟁>의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기본적으로 <백년전쟁>은 내가 직접 구성한 덱(영웅)을 중심으로 게임이 펼쳐진다. 특히 각 영웅이 전부 다른 스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기 위한 마나 비용도 다르다는 점은 유저들에게 '즐거운 고민'을 불어넣기 충분하다.
예를 들어 아군을 회복하는 '정화의 손길'은 3 마나면 사용할 수 있지만, 방어력을 무시한 채 적 전체를 공격하는 '절단 마술'에는 6 마나가 필요하다. 따라서 유저들은 초반부터 마나를 모두 소모하며 작은 펀치를 날릴지, 아니면 인내의 시간을 가진 뒤 강력한 스킬을 시전할 지를 고민해가며 전투를 풀어가야 한다.
'배치' 역시 <백년전쟁>의 키 포인트다. <백년전쟁>은 기본적으로 영웅이 어떤 위치에 배치되냐에 따라 순차적으로 상대 기본 공격에 노출된다. 얼핏 보면 단단한 영웅을 선두에 배치하고 딜러를 후열에 세우는 게 정답처럼 보일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게임에 존재하는 상성과 스킬은 이러한 뻔한 전개를 막아준다. <백년전쟁>에는 다섯 가지의 속성이 존재하며 이들은 가위바위보 형태의 상성 관계를 형성한다. 또한, 영웅의 스킬 역시 속성 못지않은 다양한 상성 관계로 이뤄져 있다. 1차원적인 진영 구성보다, 상황에 맞는 배치와 상대 진영에 따른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훨씬 중요한 이유다.
이 외에도 <백년전쟁>에는 전략적 요소가 가득하다.
먼저 '소환사 스펠'은 영웅 대신 유저로 하여금 직접 전투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 카드로, 범위 공격이나 아군 전체 방어력 강화와 회복 등 강력한 효과를 지닌다. 특히 유저들이 서로의 소환사 스펠을 확인할 수 없으며, 단 한 번만 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소환사 스펠'의 전략적 중요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또한, 타이밍을 잘 맞추면 상대보다 먼저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는 '카운터'는 가히 <백년전쟁>의 꽃이라 해도 될 만큼 중요도가 높다. 이를테면 상대의 강력한 공격 스킬에 맞춰 무적을 시전하거나, 죽기 직전의 아군 영웅 카드로 카운터를 날려 스킬을 시전한 상대 영웅을 잡고 한 턴 버티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게임을 직접 하는 유저는 물론, 지켜보는 이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요소다.
게임 외적인 부분에 있어 <백년전쟁>의 가장 큰 강점은 비교적 '익숙한 IP'를 활용했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 <백년전쟁>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세계관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물론 <백년전쟁>의 세계관이 정확히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의 그것과 일치하는 건 아니다.
컴투스에 따르면 <백년전쟁>은 에프라나 국왕이 반란 세력의 음모로 시해되고, 지방 영주들간 '마나 크리스탈'을 둔 전쟁이 펼쳐지는 부분을 출발점으로 한다. 유저들은 이중 가장 강한 영주인 '카두간'을 몰아내고 백년전쟁을 끝내야 한다. 다시 말해, <백년전쟁>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시작되기 전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아주 익숙한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백년전쟁>을 조금 더 파고 들어가면 원작 팬들이 반가워할 만한 요소가 가득하다.
<백년전쟁>의 배경에 해당하는 에프라나 지역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서 유저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가렌숲'과 '시즈산' 대륙에 위치한 곳이다. 또한, 원작 팬들에 익숙한 '카비르 유적'도 다룬다. 정확히 같은 시간대는 아니지만, <서머너즈 워>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백년전쟁>에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에 등장한 익숙한 캐릭터도 등장한다. 예를 들어 원작 IP에서 물 속성 발키리였던 '카밀라'는 <백년전쟁>에서는 모든 적과 아군에 피해를 입히고 치명타 확률 증가를 부여하는 '라그나로크' 특성을 지닌 영웅으로 재탄생했다. 디자인 역시 현세대에 맞게 조정된 느낌이 강하다. 원작 팬들에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적지 않은 셈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년전쟁>은 확실히 '재미있는' 게임이다.
테스트를 통해 미리 만나본 <백년전쟁>에는 파고들 요소가 가득했다. 영웅의 스킬은 무척 매력적이었고, 적의 수를 예상해 받아쳐야 하는 카운터 시스템은 전투에 변수를 더했다. 원하는 대로 게임을 풀어갈 경우, 유저가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의 크기도 훨씬 커지는 구조다.
IP를 제대로 활용하고자 하는 컴투스의 의지도 확실하다. 컴투스는 지난해 '<서머너즈 워> 유니버스' 티저 영상을 통해 단편 애니메이션은 물론 소설과 코믹스 그리고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과 <백년전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며 세계관 확장과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그중에서도 <백년전쟁>은 <서머너즈 워> 유니버스의 출발점을 장식할 타이틀이다. 그만큼, 컴투스 역시 <백년전쟁>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실제로 그들은 지난해 12월 <백년전쟁> 테스트를 실시한 데 이어, 올해는 타이베이 쇼를 통해 개선된 버전을 공개하는 등 꾸준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오는 24일에는 천여 명의 스트리머와 함께 글로벌 대회까지 개최한다. 유저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물론 <백년전쟁>에 대한 우려도 있다. 파고들 요소가 많다는 건, '제대로 즐기려면 알아야 할 요소가 많다'는 말과도 연결된다. 높은 진입 장벽을 형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기자가 느낀 <백년전쟁>은 확실한 재미와 동시에 '까다롭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워낙 템포가 빠른 데다 카운터, 스킬, 소환사 스펠 등 고려할 것도 많다 보니 천천히 게임에 녹아들기보다는 숨을 헐떡이며 게임을 쫓아야 했던 탓이다. 약간의 '친절함'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던 이유다.
컴투스는 지난해 실시한 <백년전쟁> 테스트를 통해 어떤 점을 보완하고자 했을까. 과연 그들은 <백년전쟁>을 통해 그들이 꿈꾸는 거대한 <서머너즈 워> 유니버스의 출발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을까.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남은 건 오는 29일 출시될 <백년전쟁>을 직접 확인하는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