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의 MMORPG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당초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30주년 기념작으로 예정되었다. 그러나 시간은 벌써 32주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자회사 모티프가 IP홀더 코에이테크모와 함께 개발하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지난 2월 1차 CBT를 종료한 이후 대중에 특별한 소식을 공개하지 않았다. 라인게임즈는 열 달이 지난 최근에 2022년 1월 20일부터 2월 3일까지 보름간 2차 CBT를 진행한다고 알려왔다.
15일,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2차 CBT를 앞두고 기자들 앞에 선 이득규 모티프 디렉터는 제작진의 행보를 두고 "두문불출"이라고 표현했다. 모티프는 무슨 이유로 모습을 감추었던 걸까?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는 아래와 같다.
1년 만에 기자간담회에 나선 모티프 이득규 디렉터
# 이득규 디렉터가 1차 CBT 이후 '두문불출'한 이유
이득규 디렉터는 발표를 시작하며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게임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모티프의 목표와 부합하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고 말했다. 이어 "가챠가 유저에게 적대적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교역, 모험, 전투를 플레이하며 성장하는 복합 장르 게임을 지향하고 있는데, 1차 CBT에서 보여준 게임이 과연 그 목표에 부합하느냐고 평가한 것이다.
그는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와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위하여 검증된 수익 모델 대신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넣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서 라인게임즈와 모티프, 그리고 코에이테크모는 2차 CBT를 연기하고 전체 게임을 재구성하기로 한다.
개발팀은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BM을 바꾸면서 전체적인 플로우를 고쳤고, 코에이테크모와도 게임의 새로운 방향성을 조율하면서 4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 이러한 "두문불출" 끝에 모티프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핵심인 선박의 입수 방식을 변경했다.
상자 뽑기 개념을 없애고, 설계도 테크트리를 타고 상위 선박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선박을 강화하고 개조하는 과정 역시 이 설계도 안에서 이루어진다. 기존의 유료 확률형 상품은 게임에서 제거했다. 이에 대해 이득규 디렉터는 개발팀이 "두문불출했다"면서 "바뀐 방향성을 체감할 수 있게, 묵묵히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개발에 집중했다"고 발언했다.
이득규 디렉터는 "두문불출" 과정이 게임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고난의 행군'이라고 소개했다.
# 그라인딩 - 크래프팅 - 트레이딩의 삼각 구조
모티프는 높은 등급의 배를 타기 위해서는 그 이전 등급의 배의 설계도를 얻을 수 있도록 선박을 '갈아넣는' 그라인딩 시스템을 중심으로 게임을 개편했다.
몇몇 선박은 특정 항구에 도달해야만 만들 수 있다. 이 디렉터는 "거북선을 만들려면 무조건 한양에 가야 한다. 항해가 선박 입수의 최우선 기준"이라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하이 클래스 선박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공관'을 통해서 그 도시에 투자를 해서 발전도에 공헌해야만 조선(造船)이 해금되는 것이다.
이제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 확률형 아이템으로 완성된 배를 얻을 길은 없다.
조선소에 선박 제작을 의뢰하면 100%의 확률로 배를 얻을 수 있지만, 특정 확률로 '황금' 등의 수식어가 붙은 고 스탯 선박을 구할 수 있다. 전투 등의 과정을 거쳐서 파밍해야 하는 재료를 결제로 얻을 수 있거나, 유료 재화를 소모해 선박 제작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시키는 옵션이 존재하지만, 새로워진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시간과 노력을 통한 선박 건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득규 디렉터는 "같은 등급의 선박이라도 업그레이드를 통해 옵션을 추가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게임에는 <대항해시대 온라인>과 유사한 선실, 포실 개조 등이 존재한다. 아울러 초기 게임에는 총 6단계의 선박 설계도가 존재하며, 165종의 선박 중 137종을 6단계까지 올릴 수 있다. 선박 업그레이드에는 부품이 사용되는데, 저등급 부품은 상회(길드) 제작 등을 통해 상위 등급으로 가공시킬 수 있다.
또 <대항해시대 오리진>에는 유저들끼리 원하는 부품을 거래할 수 있는 비대면 거래소가 추가된다. 누가 상품을 올렸는지 알 수 없는 형식으로 선박, 도면, 계약서, 부품, 장비 등을 거래할 수 있다. 거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게임사는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이득규 디렉터는 "그라인딩(Grinding)과 크래프팅, 트레이딩을 통해 성장하는 삼각 구조"라고 설명했다.
게임에 추가되는 '비대면 거래소'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으며, 시세 그래프를 제공한다
그라인딩 - 크래프팅 - 트레이딩의 삼각 구조
# 그래서 항해사는 어떻게 얻나?
새로운 제독과 항해사를 만나는 방법은 부분 유료화 방식으로 설계했다. 시나리오, 여관, 포로, 보상 입수가 가능하며 즉시 영입과 특정 동료, 성장 재료 등을 유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격주마다 새로운 동료가 추가될 예정이고 등장, 입수 전망은 공략 요소로 비공개에 부쳐진다.
조안 페레로, 카탈리나 에란초 등 5명의 제독이 시작 제독으로 등장하며, 이밖에 원작 제독 3, 프롤로그 제독 1, 신규 제독 2명이 추가될 예정이다. 제독마다 전용 시나리오 '연대기'가 존재하며 스토리를 구매하면 각종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구조다. 이 이야기는 제독마다 약 200시간 분량으로 진행할 때마다 일정 수준의 행동력을 요구한다.
제독마다 시나리오 개념의 연대기와 게임패스 개념의 회고록이 수록된다. 화면은 항해사 기본 UI.
플레이어는 제독 연대기를 진행할 때마다 입수할 수 있는 연대기 전용 항해사를 얻을 수 있다. 또 이득규 디렉터는 연대기를 플레이할 때 "회고록이라고 부르는 게임패스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회고록에 대해서 "구매하지 않아도 지장 없지만, 파밍 부담 없이 캐릭터를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1차 CBT에서 경험한 것처럼 플레이어는 최초 제독 선택에 따라서 초기 국가가 설정된다. 에르네스트는 네덜란드, 알 베자스는 오스만인 식이다. 동아시아 공략은 엔드 콘텐츠 수준에 존재할 전망으로 명, 조선, 무로마치 등 동아시아 국적은 이민으로만 얻을 수 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제독들
# '이 게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하는 사람 최소화하도록
이득규 디렉터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성장 요소에 관해서 "기본적으로 파밍 점프 사라졌으며 플레이에 의해서 지속적인 그라인딩으로 성장한다"라고 정의했다.
이어 "어떤 캐릭터를 언제 영입해서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방식이 달라진다. 스탯이나 성장 데이터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쉽게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부연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크로스플레이 게임으로 모바일과 PC 빌드의 해상도를 다르게 만들었다. PC 뷰는 화면을 꽉 채우고, 모바일 뷰는 DPI에 맞게 해상도를 바꾸었다. 이번 CBT에서 최초로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PC 뷰가 공개된다.
1차 CBT에서 오픈월드 바다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는 유저들이 많았다. 2차 CBT부터는 튜토리얼과 가이드가 대폭 추가된다. 따라가지 않아도 게임을 진행할 수는 있지만, 자유 항해보다는 선택 공략 방식으로 게임을 재설정했다. "Why보다는 How to를 보강했다"는 이 디렉터는 "필요한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편한 조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정식 서비스 때에는 '이 게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하는 사람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 게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하는 사람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
이득규 디렉터가 새로 소개한 UI
일본의 에도 항구
# 풍성해진 모험, 쉬워진 초반 장사, 덜 귀찮은 해적
2차 CBT에서는 여러 이벤트나 보강된 퀘스트도 만날 수 있는데, 여관에는 87명의 종업원이 존재하며 주요 항구에서 발견물과 선물로 호감도를 높이면 특정 퀘스트 진행이 가능하다. 몇몇 종업원들은 항해사로 배에 승선시킬 수 있다. 이번 2차 CBT에선 제한된 기능만 볼 수 있다.
항해는 기본 속도를 향상시키고 보너스와 페널티를 강화하는 형태로 바꾸었다. 선단의 능력치가 충분치 못할 때 항해사들이 아예 뱃머리를 돌려버리는 방식으로 변경해 진입 불가능한 해역을 분명히 했다. 미니게임 낚시 등을 항해 중에 즐길 수 있으며, 오픈월드 바다에는 몇몇 황금어장이 존재한다. 장비(낚싯대)가 좋아도 낚시 스킬이 안 좋으면 좋은 물고기를 낚을 수 없다. 이번 CBT에서는 380개 이상의 어종이 낚시꾼을 기다리고 있다.
미니게임 형태로 제공되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낚시
어장, 장비와 스킬, 플레이어의 실력 등이 두루 중요하다
1차 CBT에서 아쉬움의 평가가 많았던 모험도 개편 중이다. 해상 발견, 부락 탐색 등이 추가되며 발견 연출과 보상이 개선됐다. 정식 서비스 시점에서 총 2,567점의 발견물이 게임에 수록되는데, 이득규 디렉터는 "모험 발견물과 관련해 전체 품질 개선을 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튜토리얼 단계에 유저가 몰리면서 시작 지역에서 교역으로 돈을 벌 수 없었는데, 이 부분은 변경됐다. 이제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는 접속자 수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초기 교역을 진행할 수 있다. 장거리 교역에 대한 서비스가 강화되며, 리얼타임으로 변해왔던 시세 그래프는 일정 시간 유예 준 뒤에 변경된다. 시세 변화 추이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하면서, 돈 벌 타이밍 계산은 전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시세 변동에 지연을 둬서 일종의 방지턱을 마련한 모티프
이어서 이득규 디렉터는 투자 시스템에 대해서 언급했다.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전통에 따라서 특정 항구에 투자함에 따라서 발전도를 올리고, 그 도시를 동맹항으로 만드는 효과 등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대항해시대 오리진>에는 항구마다 시장(市長)이 도입되어 가장 많이 투자한 사람이 일주일간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시장은 여타 모바일 MMORPG의 성주와 비슷하게 도시에서 여러 권한을 사용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관세 제어다. 예를 들어 시장은 타국에 교역 관세를 조정할 수 있는데, 이 디렉터는 "사내 테스트 중에서는 타국 관세를 100%를 걸어서 말라 죽이는 형태를 보였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어뷰징 요소는 현재 개선하는 중이지만, 설정상 자국을 유리하게 하고 타국을 괴롭히는 플레이를 완전 막지는 않는다. 관세로 설정한 수익의 일부분은 시장에게 돌아가며, 시장 임기를 이어나가면 추후 업데이트할 '국가 총리'에도 출마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득규 디렉터는 "시장 플레이가 어떤 식으로 작동할지 이번 테스트에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관 투자를 통한 시장 자리싸움은 게임의 상위 콘텐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CBT에서 랜덤 인카운트로 발생하는 해적의 강습에 대한 스트레스가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대항해시대 오리진>에서는 매일 무료 보호 핫 타임이 제공된다. 해역별 발생 빈도를 조정하는 한편, 해전에서 이겼을 때 보상도 개선된다. 이 디렉터는 "해전을 하고 싶은 사람은 하고, 안 하고 싶은 사람은 안 하도록 조정했다"고 밝혔다.
전투는 인스턴스 던전에 접속해 턴마다 헥사 칸을 이동하며 SRPG를 하는 구조를 그대로 가져간다. 이 디렉터는 "전반적으로 전략성 강화를 위해서 기본 구조 유지하지만, 많은 부분 변경했다"라며 "UI나 턴제어 방식이나 배의 상성 생겼다. 상성이 생겨서 유불리를 보고 전투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진행 보상 및 재화 소진 구조, 전투 결과에 따른 선박 및 동료의 성장 체감, 이동, 공격 중 회전 기능 등이 개선된다.
SRPG의 모양새는 그대로 유지되며
세부 사항이 변동됐다
이득규 디렉터는 "돈을 만지려면 교역, 명성을 얻으려면 탐험, 강해지려면 전투를 해야 한다"고 정의했다.
# 더 화려한 연출, 40명의 성우진 출연, 음악과 그래픽 퀄리티 UP
다음으로 이득규 디렉터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퍼포먼스와 연출에 관해 발표했다.
총 40명 이상의 한국어 성우들이 녹음을 진행해 게임에 부분 음성을 지원하며, 기획에 6개월, 녹음과 편집에 각각 3개월, 마스터링 및 수정에 2개월이 소요됐다. 라인게임즈는 현재 외국어 버전 녹음을 진행 중이다.
음악도 <대항해시대 1>, <대항해시대 3>의 수록곡 전곡이 추가됐으며, 국내 전용 음원 'Seven Seas'의 한국어 버전은 물론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위해 제작된 신규 배경 음악이 제작됐다. 사운드 분야와 관련해서 이 디렉터는 "환경음과 효과음의 대폭 개선을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위해 제작된 신규 배경 음악이 제작됐다.
라인게임즈는 그래픽과 최적화 수준도 끌어올리고 있다. 항해 지형, 랜드마크 연출, 주요 항구, 선박 그래픽 등이 향상되었으며, PC 전용 고품질 옵션이 추가되며, 스크린샷 모드와 자동 항해 연출 카메라를 지원한다. 2D 캐릭터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으며, 이동 방향을 추가했다. 문화권 복식 및 장비는 계속 고도화되고 있으며, 염색 기능도 새로 선보인다.
주요 항구 지형 및 모델링 품질이 개선됐으며, 항구에 입항할 때 연출이 새로 들어간다. 캐릭터 디자인과 표정이 새로 들어가며 원작에서 본 듯한 이벤트 컷도 여러 장 삽입된다. 이러한 가운데 라인게임즈는 최적화에 공을 들였는데 이득규 디렉터는 "발열 감소, 배터리 소모 개선, 프레임 상향, 쾌적한 플레이"를 목표로 제시했다.
게임 속 화면은 옷토의 이야기
그래픽 개발에 공들였다는 모티프
나폴리에 입항하는 모습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한양
게임은 앱 구동 시간 및 전투·항해 전환 시간 중심으로 최적화됐으며, 이에 따라서 체감 로딩이 개선됐다. 이 디렉터는 "자체 테스트 결과 기종별 평균 64.7%의 시간 변화 효과를 얻었다"라고 이야기했다.
2차 CBT는 지난 12월 20일부터 모집을 시작했으며, 테스트는 2022년 1월 20일부터 2월 3일까지 진행된다. 라인게임즈는 크로스플레이, 대규모 플레이 지속성, 신규 BM에 대한 반응, 플레이 밸런스 및 완성도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모바일 기기는 갤럭시 S9, 아이폰 8 이상 기기에서 원활하게 실행할 수 있으며, PC는 모바일 렌더링을 하는지 PC 렌더링을 하는지에 따라서 권장 사양이 다르다. PC 렌더러 기준, 인텔 i5에 지포스 GTX 1050 (FHD), 16GB 램을 권장한다.
게임의 윈도우즈 PC 권장 사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