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동접자 지표를 보더라도 <슈퍼피플>의 흥행세가 나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2월 27일 2시 기준 <슈퍼피플>은 26,505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일 최고 기록 약 5만여 명을 달성하며 스팀 동시 접속자 17위까지 올랐다. 아직 CBT 단계이기에 정확한 추이를 알 수는 없지만, 테스트 단계라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분명 눈여겨볼 만하다.
원더피플도 "2차 CBT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겠다"며 노를 젓고 있는 상황. <슈퍼피플>이 FPS 게이머들의 눈길을 끈 이유는 무엇일까? 첫 테스트부터 게임을 플레이해봤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익숙함의 배합에서 오는 신선한 게임 구도
<슈퍼피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익숙함에서 오는" 빠른 적응이다.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에서 잘 정립된 배틀로얄 장르의 특성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수송 헬기에서 떨어진 뒤 장비 아이템을 파밍하고, 좁혀오는 자기장 속에서 경쟁자를 처치하고 최후의 1인이 되어야 한다. UI, 맵, 조작감 등의 면에서도 익숙한 느낌이 강하다. 자세한 게임 시스템은 이전 알파 테스트 기사를 참고하자.
그러나 이런 익숙한 시스템 속에서도 클래스마다 가지고 있는 특화 스킬 덕분에 교전 구도가 크게 다르다는 점이 포인트다.
특히, 스쿼드 모드(팀단위 대전)에서 이러한 점이 가장 잘 드러난다. 교전이 시작되면 '뉴클리어'가 상대방의 진영에 핵을 투하하고, 수색대와 기동타격대 클래스가 빠르게 흩어져 산개하는 적을 각개격파한다. 적이 방어선을 형성해 저항한다면 텔레포터가 순간이동을 시전해 적의 후방을 공격한다. 아직 테스트 단계임에도 이런 궁극기를 통한 섬세한 역할 분담을 보여주는 팀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덕분에 생각보다 교전에서 변수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마지막 눈폭풍(자기장) 구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대에게 뉴클리어의 궁극기를 투하하거나, 드라이버가 방탄 차량을 소환해 상대방의 진형을 흐트러트리는 동시에, 불리한 위치에 있던 팀이 빠른 푸쉬를 통해 최종 우승을 하는 등 타 배틀로얄 게임이었다면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꽤 자주 등장한다.
솔로 모드도 동일하다. 스킬을 사용해 '창발적'인 교전 각을 만들어 우승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리고 '쌈마이'한 스킬명에서 오는 직관성도 도움이 된다.
슈퍼피플의 스킬명을 살펴보면 '저곳에 적이'(일정 시간마다 근처에 적이 있으면, 지도에 표시해 주는 능력)이나 '슈퍼 점프'(G키를 눌러 크게 점프하는 능력) 등 작명에서 꽤 쌈마이(?)한 감성이 느껴진다. 게다가 스킬을 획득하면 친절한 아나운서가 "저곳에 적이 획득!"라며 또박또박 알려주기도 한다.
1차 테스트 때는 "뭐 스킬명이 이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2차 테스트까지 플레이 경험이 쌓이고 나니 꽤 직관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FPS 장르에 문외한이 아닌 이상 "저곳에 적이"라는 단어를 듣는다면 무의식적으로 "아, 근처에 적이 있으면 알려 주는 스킬이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
슥 봐도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다만, 클래스마다 가지고 있는 스킬이 전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밸런스 부분에서 많은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1차 CBT에서는 샷건 대미지를 증폭시킬 수 있는 '샷건마스터'가 너무나 강력하단 의견이 등장했다.
게임사는 이를 받아들여 2차 CBT에서는 샷건마스터가 크게 너프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샷건마스터의 성능이 너무나 나빠져 사용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자, 특화 무기 스킬로 얻는 샷건의 공격력을 소폭 증가했다. <슈퍼피플>은 지금도 유저 피드백을 통해 밸런스를 맞추고 있으며, 반영 속도도 꽤 빠른 편이다.
요약하자면 알파 테스트 프리뷰에서 밝혔듯이 익숙함의 배합에서 오는 신선함, 직관성, 다양한 교전 구도, 빠른 피드백이 <슈퍼피플>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권유를 통해 같이 플레이한 게이머들에게 문의한 결과 "콕 집어 말할 순 없지만, 묘하게 재미있다"는 답변을 다수 받았다. 이번 테스트에서 '1인칭 모드'가 추가된 것을 호평하는 유저도 있었다.
기자는 1인칭 모드를 주로 플레이한다. 3인칭 시야가 없기에 생각보다 다양한 각에서 교전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
# '롱런'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어
물론, 현 상황만 가지고 <슈퍼피플>이 성공하기라 속단하긴 힘들다. '롱런'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슈퍼피플>을 플레이하며 느껴지는 '신선함'이라는 감정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수는 없다.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고 익숙해질수록 처음 게임을 접하며 느낀 신선함과 설렘은 사라진다. 설렘이 사라지면 오랜 시간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느껴지는 '구조적 불쾌함'이 남는다.
숙련 유저의 궁극기 러시에 저항도 못하고 사망하거나, 아직 미흡할 수밖에 없는 최적화와 렌더링 이슈, 클래스 간 밸런스, 핵 유저를 만나며 느끼는 불쾌함이다.
아이템 등급, 재료를 모아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세분화된 파밍 시스템이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있다. 비슷한 사례를 들자면 동종 배틀로얄 게임 <이터널 리턴>도 재료를 모아 아이템을 만드는 것을 핵심 시스템으로 내세웠는데, 이것이 '진입 장벽'으로 다가온다는 의견이 다수 등장했다.
복잡한 파밍을 완수하기 위한 과정도 상당하거니와, 열심히 완벽한 파밍을 했는데 기습으로 어이없이 사망하면 '원코인'이 힘든 배틀로얄 게임 특성 상 느껴지는 불쾌감이 상당하기 때문. 이에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슈퍼피플>도 시급한 과제가 마무리되면 보다 쾌적한 플레이를 위한 파밍 시스템 개선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파밍 시스템이 단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스쿼드에서 완전히 쓰러진 아군을 부활시키거나, 클래스 변경, 첫 번째 자기장이 끝나고 사용할 수 있는 '개인 보급'에 게임 재화가 들어간다는 점도 부담이 된다. <슈퍼피플>은 기절 상태에서 사망한 아군을 20초를 소비해 제자리에서 부활시킬 수 있는데, 여기에 100원 가량의 재화를 사용해야 한다. 이는 같은 아군이 연속해서 사망할수록 늘어난다. 이에 "왜 아군 부활에 재화를 소비해야 하냐"는 의견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곤 한다.
개인 보급 문제도 지적받고 있다. 개인 보급은 특화 총기를 얻는 것이 주 목적인 만큼, 회복 아이템 한두 개 정도만 추가로 보급에 넣어 놓으면 재화가 적게 들어간다곤 하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라이트 게이머의 경우엔 느껴지는 부담폭이 더욱 커진다.
게임 재화가 이곳저곳에서 사용되는 편이다. 아껴 쓰면 무리가 없긴 하지만...
지속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볼 수 있지만, 분명 부담이 된다.
아군 부활에도 코인이 소모된다 (출처 : chocotaco 유튜브)
동시 접속자 수가 늘어나면서 핵 프로그램 사용자를 만나는 빈도도 늘어났다. <슈퍼피플>은 첫 공개 때부터 핵 사용자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고, 현재도 핵 사용자를 날마다 제재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완벽한 해결'과는 거리가 있다.
핵 사용자를 만났을 때 느껴지는 불쾌감은 상당하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을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핵 유저를 솎아내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더욱 가속도를 올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빠르게 동시 접속자 수를 확보한 것이 오히려 독으로 다가올 수 있는 셈이다. 현재 무기한 CBT를 발표한 만큼 개발사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보다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준 만큼 이제는 실천해야 할 단계다.
개발사 원더피플도 스팀 공지사항을 통해 게임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공지했다. 오래간만에 흥미로운 FPS가 등장한 만큼, <슈퍼피플>이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보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