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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데와 확실히 다르다! '백 4 블러드' 체험기

핵심은 팀원과의 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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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4랑해요) 2021-08-10 16:44:11

2009년 이후 약 12년 동안 맥이 끊겼던 <레프트 4 데드>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이 돌아온다. 

<레프트 4 데드>는 몰려오는 좀비에 맞서 최대 4인이 협동해 살아남는 1인칭 액션 게임이다. 높은 완성도로 1,00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많은 코옵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핬다. 하지만 2010년 개발사 '터틀락 스튜디오'가 밸브와 공식적으로 결별하면서 시리즈 명맥이 끊겼다. 

이대로 <레포데>는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는 듯 했지만, 밸브 산하에서 독립한 터틀락 스튜디오가 <백 4 블러드>를 공개하면서 다시금 <레프트 4 데드>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은유하고 있듯이 <레프트 4 데드>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한 것이 가장 큰 특징. 

앞서 해보기 베타 테스트를 통해 기자가 미리 체험한 <백 4 블러드>의 전체적인 게임 구성은 <레프트 4 데드>와 비슷했으나, 게임 시스템 내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한정된 자원과 플레이어가 랜덤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 시스템, '오염 카드'를 통해 나오는 다양한 변수와 협동 플레이가 <백 4 블러드>의 핵심으로 느껴졌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한정된 자원 통한 팀원 협동 강조


먼저, 기본적인 게임 진행은 <레프트 4 데드>와 유사하다.

 

한 챕터는 총 8가지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테이지를 넘어갈 때마다 안전 가옥이 등장한다. 스테이지마다 특정 임무를 완수한 다음 안전 가옥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며, 중간중간 특정한 트리거를 가동해 리든(좀비)이 몰려오는 구간이 있다. 가령 길을 만들기 위해 커다란 기중기를 가동시키면 리든이 소리를 듣고 몰려오는 방식이다.

 

몰려오는 리든을 처치하며 스테이지를 하나하나 클리어해 나가야 한다

게임 진행을 위해 리든 무리를 끌어모아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진행 자체만 놓고 보면 <레프트 4 데드>와 유사해 보일지라도, 세부 게임 시스템은 확실히 달랐다. 

차별점 중 하나는 '동전'이다. 챕터를 처음 시작하거나,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안전 가옥에 들어서면 '상점'이 존재한다. 상점에서는 동전을 사용해 총기나, 회복 아이템, 투척물, 총기 부착물 등 진행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동전은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맵 구석구석을 탐사해 획득할 수 있다.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에 이게 뭔가 싶지만... 정말 쓰임새가 많다. 열심히 모아야 한다

 

안전 가옥마다 등장하는 상점.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마치 <발로란트>나 <카운터 스트라이크>처럼 돈을 어떻게 사용할 건지 잘 계획을 짜야 한다

또한 <백 4 블러드>는 무기군별로 총알을 구분한다. 샷건, 저격총, SMG와 권총, 소총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총기마다 거리별 대미지 감소 옵션이 있고, 특수 리든은 약점을 공격하지 않으면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기본 난이도에서는 총알이 그렇게까지 모자라지 않으나, 이 덕분에 베테랑 난이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순간 총알은 항상 부족해진다. 따라서 팀원과 사용할 무기군을 확실히 정하고, 이에 맞추어 총알을 분배하는 행위가 필수적이다.

회복 아이템도 부족하다. 이는 '트라우마' 시스템 덕분인데, 리든의 공격에 계속해서 맞아 체력이 감소하면 '최대 체력'이 영구적으로 감소한다. 영구적으로 감소된 최대 체력은 회복 아이템으로 회복할 수 없으며, 맵 중간마다 랜덤으로 생성되는 구급함에서만 회복할 수 있다. 구급함은 대개 한 두 번 정도만 무료로 사용 가능하며, 그 이상 사용하려면 동전을 내야 한다.

 

<백 4 블러드>의 체력 시스템. 하얀색이 체력, 빨간색이 회복 아이템으로 치료할 수 있는 체력, 그리고 마지막이 트라우마 게이지다. 트라우마 게이지는 회복할 수 없다. 진통제(하늘색 게이지)를 통해 임시로 회복할 수 있기는 하다

 

트라우마 게이지는 가끔 동장하는 구급함에서만 치료할 수 있다. 보통 난이도면 무료 회복 기회를 널널하게 주지만, 베테랑 난이도에서는 한 번의 무료 회복 기회만 준다. 그 다음부터는 동전을 내고 치료해야 한다

 

기본 난이도에서는 부족함을 느낄 일이 없지만, 베테랑 난이도 이상으로 진행할 경우 자원의 부족이 여실히 느껴진다. 트라우마 시스템 덕분에 리든의 공격에 계속해서 당할수록 최대 체력도 감소하며, 구급함은 필요할 때는 잘 안 보인다. 베테랑 난이도 기준 500개의 동전을 요구해 가격도 부담스럽다. 자연스레 챕터를 진행할수록 플레이어의 체력은 너덜너덜해지고, 총알은 모자랄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한정된 자원을 팀원과 잘 나눠 써야 한다. 즉, 협동을 통해 난관을 돌파하는 것이 <백 4 블러드>가 지향하는 게임 플레이라고 볼 수 있다.

 

베테랑 이상 난이도로 진행하면 자원은 항상 모자라고, 트라우마 게이지도 한가득이다. 쉬운 게임은 아니다

 

 

# 로그라이트 게임 느낌 주는 '카드' 시스템

 

<백 4 블러드>의 두 번째 핵심은 '카드' 시스템이다.

'특전'의 개념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먼저, 챕터를 시작하기 전에 플레이어는 덱을 구성해 어떤 카드를 들고 갈지 정할 수 있다. 카드는 플레이어에게 여러 특수 효과를 제공한다. 또한 캐릭터별로 팀원 전체와 공유하는 카드도 있기 때문에 조합을 어떻게 꾸리느냐도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다.

 

덱 시스템. 자신이 맡은 역할에 걸맞는 덱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캐릭터마다 팀원에게 제공하는 카드가 다르다

 

카드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획득할 수 있다. 고난이도 공략을 위해선 이런 카드가 필수다

 

카드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마다 덱에 설정한 카드 중 4개가 나오며, 여기서 한 장을 새로 뽑을 수 있다. 덱에 설정한 카드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지만, 원하는 카드가 제때 나오지 않을 수 있어 마치 로그라이트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이 있다.

반대로 플레이어에게 페널티를 부과하는 카드도 있다. 바로 '오염 카드'다.

오염 카드는 스테이지마다 랜덤으로 생성된다. 주로 특수 좀비의 대미지가 강해지거나, 맵에 안개가 껴 한 치 앞도 보기 힘들어지는 등 여러 제약을 받는 형식이다. 맵에 숨겨진 아이템을 획득해 끝까지 가져가거나, 팀원이 한 명도 쓰러지지 않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경우에 동전을 지급하는 '도전 과제' 같은 오염 카드도 있다.

 

운이 좋으면 게임을 진행하면서 공짜 카드를 획득할 수도 있다. 덧붙여, 번역이 어색하거나 오류가 나는 부분이 구간구간 있었는데 정식 출시 때는 꼭 해결되길 기대한다

 

난이도가 높을수록 오염 카드도 한가득이다. 운이 없다면 지옥도가 펼쳐질 정도

 

종합하자면, 카드 시스템은 로그라이트 게임과 흡사한 느낌을 준다. 덱은 플레이어가 설정하지만, 덱 안에서 뽑을 수 있는 카드는 스테이지마다 랜덤하게 나오며, 패널티를 부과하는 오염 카드 또한 랜덤하게 등장해 같은 스테이지를 진행하더라도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백 4 블러드>가 풀 프라이스 게임인 만큼, 이런 시스템을 통해 반복 및 협동 플레이에 대한 재미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 아직 베타인 만큼, 다듬어야 할 요소도 눈에 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미흡한 요소도 눈에 띈다. 먼저 직관성이다. 가령 맵 중간중간에 '새 무리'나 '알람이 울리는 자동차', 혹은 '알람 문'이 있어 해당 오브젝트를 잘못 건드리면 리든 무리가 스폰되어 플레이어를 향해 몰려온다.

그러나 이런 새나 자동차의 가시성이 부족해 정신없이 리든 무리와 싸우다 보면 놓칠 확률이 높다. 특히 새 떼는 높은 난이도에서 플레이어가 근처를 지나가기만 할 경우에도 큰 소리를 내 리든을 불러모으는데, 가끔 코너를 돌면 곧바로 맞닥뜨리는 위치에 스폰되는 경우도 있다.

 

잘못 건드리기만 해도 고난이도에선 대참사인데, 가시성이 부족한 편이다

 

협동을 중요하게 여김에도 핑 시스템이 미흡한 구석도 있다. 모여서 움직이자는 신호, 팀원에게 주의를 주 신호 등 세세한 핑 시스템이 존재하나, 문제는 핑을 찍더라도 모든 핑이 '하얀색'으로 표기되어 잘 보이지 않는다. 새 무리를 발견하고 열심히 핑을 찍어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팀원이 새 무리의 주의를 끄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레프트 4 데드>와 비교해 특수 리든의 외형에 따른 직관성이 부족하고, 대처가 힘들다는 점도 크다. 기존 리든과 외형이 잘 구분되지 않아 특수 리든을 발견하는 타이밍이 늦어져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수 리든에게 대처하기도 힘들다. 가령 호커는 <레프트 4 데드>의 '스모커'처럼 원거리에서 플레이어를 속박한다. 플레이어를 속박하는 동안 자신도 제자리에 고정되고 받는 피해가 늘어나던 스모커와 다르게, 호커는 맵 구석에 숨은 다음 원거리에서 플레이어를 그 자리에 속박한다. 호커에게 당하면 팀원이 근접 공격을 해 구해줘야 한다.

 

어디선가 숨어 있다가, 갑자기 침을 뱉어 플레이어를 속박한다. 특히 낙사 구간에서 속박을 당하면 그대로 떨어져 사망한다

<레프트 4 데드>의 '탱크'와 유사한 '톨보이'도 골칫거리다. 톨보이는 비대해진 팔을 휘둘러 생존자들을 날려버리는 리든이다. 공격력이 상당히 강력하며, 플레이어를 커다란 팔로 속박해 지속적으로 큰 대미지를 주기도 한다. 톨보이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약점을 공격해야 하는데, 이 약점이 항상 다르다. 

어깨에 약점이 있는 톨보이도 있고, 머리에 약점이 위치한 톨보이도 있다. 그리고 거대한 팔로 약점을 항상 가리고 다닌다. 덕분에 팀원과의 협동이 부족하고, 공격하기 힘든 위치에 약점이 생성되면 톨보이 한 번에 팀원 전체가 큰 피해를 받아 트라우마 게이지가 팍팍 쌓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베타 테스트인 만큼 아직 성능 좋은 카드를 충분히 파밍하지 않았고, 게임에 익숙지 않아 생긴 문제점일 가능성도 높다. 게임 플레이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팀원과의 협동을 강조한 만큼, 팀원끼리의 유기적인 도움 없이는 특수 리든에게 대항하기 힘들어지도록 한 개발진의 의도일 가능성도 있다.

 

좁은 곳에서 톨보이가 몰려 나오면 그야말로 대참사

 

# 협동의 재미는 충분히 보여준 만큼, 정식 발매 때는 충분히 수정되어 나오길

 

베타 테스트 진행 중 눈에 띈 문제점 덕분에 체험기 전체적으로는 혹평을 가한 모양새지만, 그래도 약 10시간 동안 팀원과 <백 4 블러드>를 즐기며 느낀 결론은 '호'에 가까웠다. 제한된 자원과 스테이지마다 달라지는 페널티를 협동과 카드 조합을 통해 극복하는 재미는 분명 쏠쏠했다.

다만, 난이도가 꽤 높은 만큼 음성 채팅을 통한 '4인 풀 파티'는 필수 불가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기자는 4인 파티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기에 협동의 즐거움이 있었지만, 매치 메이킹 위주로 플레이하는 유저는 답답한 팀워크 속에서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자원도 부족하고, 특수 리든의 성능이 강력한 만큼 혼자서 '캐리'하기는 힘든 게임이다.

<백 4 블러드>는 2021년 10월 12일 정식 출시된다. 모든 유저를 대상으로 한 오픈 베타 테스트는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할 계획.

 

발매일까지 약 2달이 남은 만큼, 이번 오픈 베타 테스트는 정식 출시 전 마지막 테스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협동의 재미는 괜찮게 살려낸 만큼, 정식 출시 때는 <백 4 블러드>가 풍부한 콘텐츠를 통해 협동 게임에 목마른 게이머들을 만족시키길 기대해 본다. 

 

그래도 코옵 게임 개발에는 일가견이 있는 '터틀락 스튜디오'에서 개발된 만큼 가능성도 충분히 제시한 게임이다. 정식 출시 때는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해 돌아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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