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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기대에 못 미친 변화, 몬스터헌터 4G

몬스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헌팅액션의 원조,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최신작

Gimmi 2015-05-06 17:16:41


 

우리는 게임 속에서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복수를 위해서, 다양한 이유로 몬스터를 ‘사냥’합니다. ‘퇴치’보다 사냥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은 몬스터를 죽이면서 얻은 경험치나 재료로 유저가 점점 강력한 존재로 거듭나는 것에서 느끼는 우월감을, 게임에 몰두하게 만드는 동기로 삼고 있기 때문이죠.

 

아니, 정확하게는 파밍(farming)이라는 표현처럼 ‘채집’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수도 있겠네요. 왜냐하면 몬스터는 아무리 죽을 위기에 처해도 도망치지도 않고 유저를 죽이겠다는 의지로 식물처럼 그 자리에 뿌리박고 꿋꿋이 서 있으니까요. 


여기에는 연출의 극대화, 유저의 피로 완화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실제 생명체라면 응당 가져야 할 생존본능이 제외되면서 몬스터에 대한 두려움은 받을지언정 그것이 현실에 뛰어 놀법한 생명체라는 느낌은 받기 힘듭니다.

 



파밍 게임에서 보스 몬스터의 위엄은 되려 허세가 되어버리고(위),

편의성이라는 이름으로 주어지는 과한 정보는 눈만 어지럽힌다(아래). 

 

그러나 2004년 캡콤에서 개발한 <몬스터헌터>는 달랐습니다. ‘리얼헌팅(real hunting)’이라는 모토에 따라 사냥이라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몬스터는 실제 동물들처럼 복잡하게 연결된 필드를 계속해서 이동하고, 자신을 노리는 헌터(유저)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한편, 자신이 위기에 처하면 그 자리를 벗어나 먹이를 먹거나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체력을 회복하려 합니다. 그리고 헌터는 그런 몬스터의 습성을 역으로 이용하여 함정을 설치하거나 약을 묻힌 고기를 미끼로 던져두는 등으로 공략하죠.

 

게다가 몬스터의 상태를 설명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단인 체력바나 아이콘 등을 일체 쓰지 않고, 섬광을 쓰기 전 볏을 쳐든다거나 지치면 침을 질질 흘리는 등 몬스터의 행동 애니메이션만으로 전달하려 하였습니다. 레벨에 따른 능력치 성장 시스템 없이 장비만으로 능력치가 결정되고, 장비가 좋더라도 헌터의 공격과 회복에는 경직이 길거나 리스크가 많아 타이밍을 재서 치고 빠지기가 기본이 되는 게임방식이다 보니, 헌터는 항상 몬스터의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됩니다.

 

이런 몬스터의 행동도 친숙한 동물과 공룡들을 조합하여 그것들의 특징을 바탕으로 물리적으로 그럴싸하게 반영한 것이기에, 결국 헌터들은 몬스터를 유저 편의라는 명목으로 화면 귀퉁이에 난잡하게 붙어있는 체력바와 수치로만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움직이는 생명체로써 정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이런 이론적인 이야기와는 달리 처음에는 소재 구하기도 어렵고 지나치게 불편한 게임성으로 큰 인기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편의성을 높이고 추가적인 무기와 몬스터를 넣으면서 꾸준히 발전해왔고, 특히 2008년 PSP로 출시된 <몬스터헌터 포터블 2G>을 기점으로 어려운 난이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멀티플레이, 여기에 근거리 통신을 지원하는 휴대용기기가 맞물리면서 커다란 붐을 일으키며 일본의 국민게임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불편하더라도 정보를 제약한 대신 몬스터에 생동감을 더하였고(위),

휴대용 기기와 만나 각종 서브컬처에 패러디될 정도로 국민게임이 되었다(아래) 

 

이 성공에 자극 받아 이후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본 따 최대 4인이 멀티로 협력하여 복수의 존을 이동하며 몬스터를 잡고 거기서 나온 소재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는, ‘헌팅액션’이라는 장르의 게임이 제법 나왔습니다. 특히 근 3년 동안 <몬스터헌터 4>가 닌텐도 진영으로 넘어가면서, PS VITA라는 신규 휴대용 기기를 견인해줄 타이틀을 잃어버린 PS진영에서 <소울 새크리파이스>, <프리덤 워즈>, <갓이터>, <토귀전> 등 많은 작품이 나왔지만, 원조만큼의 성공은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 입체적인 액션을 강화한 몬스터헌터 4 

 

첫 공개 때 걱정과 달리 닌텐도 3DS에 맞춘 조작으로 성공한 <몬스터헌터 4>

 

반면 라이트유저용 게임기라는 인식이 강했던 닌텐도 3DS의 독점작이 되면서 기존 유저들의 염려를 샀던 <몬스터헌터 4>는 일본에서 2개월만에 330만장 판매라는 엄청난 성공을 이루어냈습니다. 3DS시리즈의 특징인 두 개의 화면을 활용하여 UI를 조정하면서 플레이화면은 더욱 깔끔해졌고 카메라 조작용 스틱은 없어도 록온과 가상 방향키로 큰 불편함 없이 조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별도의 스틱이 있는 쪽이 편하기에 아날로그 스틱을 추가하는 확장 슬롯을 달 수도 있고, 아니면 이번 5월 1일에 국내에 정식발매되는 뉴3DS에 기본적으로 달려있는 스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형지물을 이용한 단차공격과 이를 이용해 몬스터 위에 올라타서 쓰러뜨리는 탑승공격

 

그리고 무엇보다 기존에 짜증나는 요소로만 작용했던 복잡한 지형이, 높은 곳에서 점프하며 공격하는 입체공격이 가능해지면서 몬스터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 요소로 작용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머리 쪽으로 단차공격을 하면 몬스터 위에 올라타는 탑승공격을 하게 되는데, 이것에 성공하면 몬스터가 쓰러져 긴 시간 편하게 공격이 가능하여 결과적으로 게임의 난이도,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대신 4편에서 새로 추가된 무기인 조충곤은 이런 단차가 없어도 언제든지 높이뛰기처럼 점프 공격이 가능하다 보니 효율이 너무 좋아진 경향은 있지만요. 

 

​광룡화 몬스터의 공격에 맞으면 헌터도 광룡 바이러스에 걸리게 되나, 

이를 극복하면 공격력이 올라 적극적인 공격을 유도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쉬워지기만 한 것은 아니고, 새롭게 추가된 ‘광룡 바이러스’라는 요소로 헌터들의 적극적인 공격을 유도하면서 적절한 밸런스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광룡화 몬스터들은 ‘광룡 바이러스’에 전염되어 일반 몬스터보다 더 날뛰고 일부 공격은 헌터까지 바이러스에 전염시킨다는 설정인데, 시간 내에 이 바이러스를 극복하지 못하면 헌터의 자연 회복력이 사라지고 광룡화 몬스터에 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 내에 광룡화 몬스터에 계속 공격을 성공하면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헌터의 공격력이 올라가는 버프가 걸리게 되죠. 한 순간의 욕심이 수레로 실려가는 지름길로 작용하는 이 게임의 특성상, 이런 적극적인 공격 유도는 더욱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로 작용하였습니다. 

 

벌레를 이용해 버프를 걸고 점프 공격을 위주로 하는 조충곤과(왼쪽), 

한손검 상태에서 병을 차지하여 도끼 상태에서 속성해방 공격을 하는 가변형 무기 차지액스(오른쪽) 

 

그 외에도 전작들에 비해 동영상 연출이나 스토리적 요소도 강화하고, 콘솔 시리즈 중에는 처음으로 한글화까지 거치면서 국내 헌터들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조충곤과 차지액스라는 새로운 무기 2종, 도합 14종의 무기에, 10여가지의 새로운 몬스터, 장치를 이용한 거대 몬스터와의 전투, 지정된 장비로 타임어택을 겨루는 격투대회, 발굴장비를 얻기 위한 탐색, 길드 퀘스트 등 방대한 분량의 컨텐츠, 안정적인 멀티 환경이 더해져, 다소 떨어지는 맵 그래픽에도 헌터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었습니다. 

 

 

■ 몬스터헌터 4G, 뭔가 추가되긴 추가되었는데... 

 

그리고 2015년 3월 26일, 전작 발매 약 1년후에 여러 추가요소 및 개선점을 달고 <몬스터헌터 4G>가 출시되었습니다. 전작 카트리지만 있다면 세이브데이터도 그대로 연계되고, 동시에 전작의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에 기존에 즐기던 헌터든 처음 게임을 접하는 헌터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몬스터헌터 4G>에서는 더 높아진 난이도의 G급 퀘스트가 추가되는 한편,

응급귀마개와 같이 전투에 유용한 장비를 제공하는 광룡 바이러스 연구소를 추가해 밸런스를 잡았다

 

집회소(멀티플레이)에는 기존 하위, 상위 퀘스트에서 더 어려운 G급 퀘스트가 추가되었고, 여단(싱글플레이)에는 그 G급 과정에 가기 위한 중간과정 및 새로운 스토리 진행을 위해 돈도르마 마을이 추가되어 상위급 퀘스트를 제공합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극한상태’의 몬스터를 잡을 때, 스토리 진행을 통해 추가되는 광룡 바이러스 연구소의 ‘항룡석’이 없으면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버리기 때문에, 전작과 달리 여단 퀘스트도 충실하게 진행해 놓아야 합니다.

 

이외에도 좀더 많은 생명력을 회복시켜주는 ‘생명의 특효약’이나, 모든 상태이상을 해제해주는 ‘만능증기옥’, 포효를 한 번만 막아주는 ‘응급귀마개’ 등 꽤 유용한 아이템들을 제한된 수량이지만 연구소에서 여단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어, 높아진 난이도와의 밸런스를 잡으려 하였습니다. 

 

4G에 와서 차지액스는 속성강화를 지원하면서 크게 상향되었고,

점프 속성 아이루가 생기면서 제한적이지만 다른무기도 조충곤처럼 점프 공격이 가능해졌다. 

 

그 외에도 무기를 추가하지는 않았지만, 쌍검의 귀인 연속베기 피니쉬, 헤비보우건의 용격탄 리로드 등 전작의 무기들을 조금씩 상향하였고, 특히 조작만 어렵고 데미지는 좋지 않다고 평을 받던 신규무기 차지액스는 속성강화와 방패치기, 초고출력속성해방공격을 추가하면서 완전 새로운 무기로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리고 1~2인 플레이에서 도움을 주는 아이루의 속성으로 점프 공격을 도와주는 ‘점프’와 스테미너 회복을 도와주는 ‘비스트’가 추가되었고, 아군공격으로 날라갔다가 떨어질 때 단차공격이 적용되도록, 즉 전반적으로 조충곤이 가지던 점프공격의 이점을 다른 무기에도 나눠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충곤 자체도 상향이 되었고, 아이루가 멀티에서 쓰일 일이 거의 없다보니, 결국에는 그냥 파티에 조충곤이 없으면 들게 됩니다.

 

추가로 멀티에서 강퇴 기능이나, 낮은 단차에도 단차공격이 적용되어 생기는 문제점을 개선하는 등 게임의 편의성을 향상시켰습니다. 그리고 신규 몬스터인 셀레기오스와, 전작들에서 나왔던 디아볼로스, 오나즈치 및 기타 아종 몬스터들이 등장하였고, 사막맵을 리메이크한 구사막 맵 낮과 밤이 추가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추가요소를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편의성 개선을 위한 내용들로 실제 전작을 오래 즐긴 사람들이 새롭다고 느낄만한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이 글 전반부에 많은 시간을 몬스터헌터 시리즈의 특색이나 <몬스터헌터 4> 설명에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죠.

 

4G의 간판 몬스터 셀레기오스와, 새롭게 추가된 구사막 맵.

 

셀레기오스는 새롭게 추가된 보스 몬스터라기에는 열상이라는 디버프만 조심하면 패턴이 크게 새롭지도 않고, 다른 몬스터나 추가된 맵도 리메이크에 가까워 시리즈의 팬이라면 재탕이라 느낄 수 있고요. 돈도르마 방어전이라는 도시 방어 형식의 퀘스트가 생겼지만 이 역시 본질은 4편의 사막선 방어 퀘스트와 다를 것이 없고, 아레나라는 노래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지만 전작들의 BGM을 즐기는 것도 아니고 큰 의미를 못 느끼겠습니다.

 

물론 4편 자체의 볼륨이 워낙 크다 보니, 본래 있던 집회소 퀘스트, 격투대회, 탐색, 길드 퀘스트에 G급 난이도만 추가하여도 분량이 많아 컨텐츠가 적다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아무래도 게임 자체의 피로도도 높다 보니 이미 4편을 200시간 이상 즐긴 헌터들에게는 지겨울 수 있습니다. 

 

 

■ 극한상태, 불편함이 꼭 재미와 연결되지는 않는다

 

항룡석을 이용하면 몬스터의 극한상태를 해제하고

추가 공격력이나 추가 방어력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이다 

 

이런 지겨움에 추가타를 날리는 것이 바로 새로 추가된 극한상태 몬스터입니다. 4편에서 헌터가 광룡 바이러스를 극복해서 강해지듯, 4G에서는 광룡화된 몬스터가 바이러스를 극복하여 광룡화 & 강화 상태가 되었다는 설정인데, 문제는 추가 패턴이 생겼다기보다는 육질이 단단해져서 특정 부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격이 튕기고, 공격력과 공격속도가 높아져 어렵다 못해 짜증날 지경이라는 점입니다.

 

광룡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얻은 항룡석을 무기에 발라 지속시간 동안 공격하다 보면 극한상태를 일시적으로 해제할 수 있지만, 항룡석의 지속시간이 그리 길지 않은데 쿨타임까지 있어서 문제가 됩니다. 결국 극한상태 몬스터의 공략은 극한상태를 푼 짧은 시간 동안 마비나 수면 속성무기로 공격을 집중해서 상태이상을 걸고 대검이나 폭탄 등 강력한 무기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것은 결국 게임 패턴이나 장비의 획일화를 가져옵니다. 

 

 

■ 확률에 의존한 장비, 컨텐츠의 확대인가 노가다인가

 

길드 퀘스트에는 발굴할 수 있는 장비의 종류가 정해져 있고, 

반복하여 퀘스트 레벨을 높일 수록 더 좋은 장비가 나온다 

 

이렇게 난이도가 높아진 G급 퀘스트를 공략하려면 더 좋은 장비를 얻어야 하는데, 4편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몬스터로부터 소재를 모아 제작하는 생산장비보다 발굴장비의 성능이 뛰어나다 보니, 탐색과 길드 퀘스트의 확률에 의존해야 합니다. ‘탐색’은 랜덤하게 맵과 출현하는 보스, 발굴할 수 있는 장비의 종류가 결정되는 퀘스트인데, 이를 완료하면 랜덤하게 보스와 발굴장비의 종류가 결정된 ‘길드 퀘스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탐색은 혼자서 진행해야 하고 계속적으로 변하지만, 길드 퀘스트는 멀티로 진행할 수 있으며 나오는 보스와 장비가 고정되어 반복하여 완료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완료를 반복할수록 길드 퀘스트의 레벨이 오르고, 그만큼 몬스터도 세지지만 더 좋은 장비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원하는 장비를 얻기 위해서는 탐색을 반복하면서 원하는 발굴장비가 나오는 길드 퀘스트를 얻어야 하고, 다시 그 길드 퀘스트를 반복하여 레벨을 올리고 좋은 장비가 나올 때까지 반복작업을 해야 합니다.

 

 

4G에서는 생산장비도 ‘극한강화’를 통해 발굴장비와 비슷한 성능을 낼 수는 있게 조정하였지만, 이 극한강화를 위해 필요한 극룡옥이 극한상태 몬스터를 잡아야만 구할 수 있기에 또 강한 장비를 위한 딜레마에 빠집니다. 덕분에 게임을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좋은 장비를 향한 갈망에 해야 할 컨텐츠는 늘어나지만, 이것이 G급의 높은 난이도와 결합되면서 사람에 따라 노가다에 대한 스트레스로 짜증만 늘어날 수 있습니다. 

 

 

■ 커뮤니티로 해결하는 진입장벽 

 

4G부터 차지액스로 갈아타면서 공부했던 흔적.

튜토리얼에 나와있지 않은 정보가 많아 공부가 필요한 것은 사실. 

 

앞서 언급한 극한상태의 불편함이나 발굴장비 노가다의 측면은 사실 후반부 컨텐츠에 들어가면서 겪는 문제점이고, 몬스터헌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주로 겪는 문제점은 높은 진입장벽입니다. 4의 탑승공격 및 UI개선, 4G에선 단차공격의 폭을 넓히며 난이도를 낮추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틀은 난이도 높은 ‘리얼헌팅’입니다.

 

제작사인 캡콤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와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 등으로 다져진 액션 센스를 14종의 무기에 다 담아놓았기에 무기들마다 특색도 다양하고 숙련도가 필요한데, 게임 내 튜토리얼 퀘스트나 헌터노트에는 기본적인 수준으로만 언급됭어 있습니다. 4G에서 가장 많이 변화된 차지액스의 경우 후 가드가 묻어있는 공격도 있고 육질이 단단하더라도 튕기지 않는 슈퍼아머 공격도 있고 X&A 버튼으로 변형 및 속성해방을 단축시키는 기믹도 있지만 이런 내용이 게임 내에서 명확히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도움말도 적은데 적 체력바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한 무기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기술들의 공격력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무기를 제외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워낙 다양한데 그 각각의 역할을 파악하기도 어렵고, 마비나 수면, 독 등에 표기된 숫자가 데미지가 아니라 역치에 대한 내용이라든지, 수면상태에서 첫 데미지는 더 크게 작용한다든지, 알아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특히 멀티플레이에서 아군이 3번 HP를 잃고 수레를 타면 퀘스트가 무조건 실패가 되기 때문에 멀티플레이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공부를 해놓아야 합니다.

 



한국닌텐도는 꾸준히 사냥대회 및 스터디를 열며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오프라인의 한계로 결국은 TIG 몬스터헌터 아지트와 같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존해야 한다 

 

사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런 지식을 조금씩 찾아가면서, 그러면서 자신의 공략방법을 넓혀가는 것이 이 게임의 묘미기도 하지만, 이 게임은 다른 일본식 파고들기 게임이 그렇듯 게임 스스로가 그 지식을 제공하기를 거절하고 커뮤니티 활성화를 이유에서인지 공식 가이드북과 유저들의 커뮤니티에 모두 맡겼습니다.

 

멀티가 활성화되어 플레이어들간의 사전 지식 공유가 중요한 게임에서 이런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다 보니 유저 커뮤니티가 너무 파편화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비록 닌텐도로 넘어오면서 한국닌테도에서 꾸준히 사냥대회 및 스터디도 열고 온라인 강의도 진행한다지만, 공식 홈페이지에 기본적인 공략 게시판이라도 준비한다거나, 최근 모바일게임처럼 게임 내에 유저들의 공략 커뮤니티를 끌어오는 것도 좋았을 텐데 말이죠. 

 

유저의 사고를 제한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워낙 다양한 세팅이 가능한 게임인 만큼 

<서머너즈 워>와 같이 공략 게시판을 게임과 직접 연결하여 통합하는 것도 괜찮지 않았을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염려하는 것만큼 멀티플레이에 흔히 말하는 ‘올드비부심’이 있다거나 못한다고 막말이 오가지는 않습니다. G3급, 그 이상 넘어가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멀티플레이를 했던 40시간 동안은 어느 정도 기본적인 매너만 지킨다면 실수해도 별말 없이 같이 재도전하거나, 실수한 점을 알려주고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뭐 워낙 3DS 자체가 타자치기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인터넷 유저 커뮤니티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질문해도 대부분 친절하게 대답해주거나 친구추가를 하면서 같이 깨주는 식입니다.

 

단, G급 집회소가 생기다 보니, 하위나 상위 집회소의 인원이 조금 부족하긴 합니다. 그래서 초반 집회소는 하나하나 퀘스트를 진행해 아이템을 맞추기보다는 헌터레벨을 해방해 G급으로 넘어가는 것 위주로 진행하게 되는 경향은 있습니다. 그래도 직접 방을 만들고 조금 기다리면 비슷한 처지의 헌터나 도우미 고수 헌터들이 들어와서 멀티를 진행할 형편은 되고, 그것도 힘들다면 유저 커뮤니티에 글을 써 시간 맞춰 같이 게임할 헌터를 모집하여 진행하면 됩니다.

 

 

■ 다른 헌터와 함께 성장하는 재미를 느끼는 게임 

 

4G에 특정 상황에서 자동채팅이 가능해지면서 서로 의사소통이 편해지고 실수를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꽤 긴 내용으로 몬스터헌터 4G에 대해 리뷰해 보았습니다. 전작 4편에서는 UI개선과 높낮이를 이용한 입체공격을 추가를 통해 공략의 다향성을 추가하는 동시에 접근성을 높이면서, 생동감이 넘치는 몬스터를 다양한 방식으로 수렵하는 시리즈 전통의 재미를 끌어내는데 성공하였습니다. 4G도 이 연속선 상에서 유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조충곤이 아닌 무기로도 점핑공격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멀티플레이 환경 및 무기조작도 개선하였습니다.

 

그러나 추가된 몬스터도 대부분 기존 시리즈에 나왔거나 아종에 그치는 수준이라 4편을 이미 많이 즐겼던 사람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을 못 느낄 수도 있고, 특히나 극한상태라는 새로운 요소는 특별한 패턴 추가 없이 공격만 지나치게 까다로워져 되려 짜증만 날 수 있습니다.

 

극한강화라는 요소로 생산장비로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는 여지는 두었지만, 결국 후반부에는 컨텐츠 확보를 길드 퀘스트와 발굴장비라는 노가다 요소에 걸었습니다. 한국닌텐도에서 여러 가지 노력은 하고 있지만, 공략 정보의 제한으로 신규 유저 입장에서 진입 장벽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캐릭터만이 아닌 유저의 도전과 성장이란 측면에서 <블러드본>과 닮은 점도 있다

 

그럼에도 이 게임에는 거부할 수 없는 본연의 맛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얀쿡도 힘들게 잡지만, 점차 게임을 진행하면서 게임의 구조를 이해하고, 게임에 대한 지식을 늘여가다 보면 어느새 절대 못 잡을 것 같던 고룡족들도 잡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 해나가는 것이 힘들거나 질렸다면, 다른 헌터들과 같이 멀티를 해보세요. 여러분이 실수를 했더라도 기본적인 매너만 지킨다면 크게 나무라는 사람도 없고, 그 속에서 새로운 긴장과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저도 예전 4편이 나왔을 때는 그냥 혼자서 놀다가 여단 퀘스트 고어마가라까지만 깨고 총 플레이 타임 40시간만 하고 관뒀었지만, 4G가 나와서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에 조금씩 공부하면서 진행하다 보니 어느덧 4G만 지금까지 120시간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기본적인 높은 난이도를 제외하면 레벨 디자인도 잘 짜져있고 즐길거리도 많은 작품이니, 이런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뉴 닌텐도 3DS가 출시된 김에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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