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셀 수 없을 정도의 고봉밥이 투척되고 있다 느낄 정도로 우리의 시간은 적고 놓여져 있는 게임은 많다. 이 과정에서 유저들은 SNS를 통해 웹진 & 블로그 등의 정보를 살피며 사전에 높은 평점을 받은 게임을 주로 플레이 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인디게임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스팀 플랫폼도 '압도적으로 긍정적(95%)' 평가를 받는 게임이 해마다 수십 개씩 튀어나오기 시작하자, 그것만 따로 리스트를 정리해 공유하는 매체나 사이트가 생겼을 정도니 말이다.
스팀 압긍 게임을 정리한 사이트 중 하나 (출처: fanatical)
그래서일까? 늘 스팀 출시 게임 리스트를 주로 살펴봤던 내 입장에서는 아슬아슬하게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는 게임들이 아쉽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 통칭 '압긍' 게임은 유저 평가가 500개 이상에 95% 비율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스팀 게임을 일컫는 말이다.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는은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지 않아도, 유저들이 알아서 신작 게임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달이 지나고 해가 지날 수록 알고리즘에서 멀어지다 잊혀지기 십상이다. 이 과정에서 평가가 좋더라도, 유저 평가 500개라는 숫자에 도달하지 못한 게임들은 참으로 아쉬울 것이다.
그래서 한 번 다뤄보고자 한다. 압긍 게임의 반열에 들기 직전에 멈춘 게임을 말이다. 고지를 앞두고 잊히기엔 너무 아쉬운 원석들이다. /작성=유형권(게임 블로거), 편집=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The Spirit and the Mouse> (유저 평가 490 / 97%)
장르: 퍼즐, 어드벤처
개발: Alblune
출시일: 2022년 9월 26일
2022년 9월에 출시한 퍼즐 어드벤처 게임. 귀여운 동물이 주인공이 되어 매력을 뽐내는 트랜드가 있는 지금, 이 게임은 생쥐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진중함보단 가벼운 분위기를 중시해 접근성이 좋지만, 한글 지원을 하지 않아서인지 국내 유저들에겐 그다지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게임이기도 하다. 텍스트 비중이 높은 게임은 아니다.
# <Can of Wormholes> (유저 평가 375 / 98%)
장르: 퍼즐, 어드벤처
개발: munted finger
출시일: 2023년 3월 24일
2023년 3월 출시된 퍼즐 어드벤처 게임. 이 작품은 유저 평가수가 400개를 넘지 않아 압도적 긍정적 평가를 앞둔 '턱걸이' 라고 말하기엔 다소 부족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98% 라는 경이적인 평가 비율이 게임을 소개토록 만들었다. 가벼우면서도 매번 다른 규칙이 제시되는 게임의 매력에 푹 빠져 오랜 시간 몰입한 유저가 많아 보인다.
# <그녀의 세계> (유저 평가 420 / 97%)
장르: 시뮬레이션
개발: 테일즈샵
출시일: 2022년 10월 6일
2022년 10월 출시된 국산 비주얼 노벨 게임. 남성향 연애 시뮬레이션이며, 시리어스한 공포 분위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텍스트 비중이 높긴 하지만, 퀘스트나 맵 이동 같은 탐험 요소도 일부 섞어내는 등 유저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신경 쓴 모습도 보인다. 국산 미소녀 게임인 만큼 한국어 풀 더빙을 지원해 구매 만족도가 매우 높다.
# <Fear the Spotlight> (유저평가 455 / 98%)
장르: 어드벤처, 호러
개발: Cozy Game Pals
출시일: 2024년 10월 (정식 출시)
2023년 9월에 스팀 얼리 엑세스를 시작했던 공포 어드벤처 게임. 긍정적 유저 평가 비율이 98%였지만, 2024년 10월에 정식 서비스로 전환되었음에도 유저 평가 500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이다.
3D 게임이지만 1GB 정도의 가벼운 설치 용량과 그에 맞는 복고풍 그래픽이 준비되어 있다. 방과 후 학교에서의 미스터리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너무 무섭지도, 잔인하지도 않은 적당한 공포 연출로 ESRB에서 12세 이용 판정을 받은 공포 게임이기도 하다. 공식 한글 번역에 대한 유저 만족도도 높은 편.
# <Milkmaid of the Milky Way> (유저 평가 480 / 95%)
장르: 어드벤처, 포인트 앤 클릭
개발: Mattis Folkestad
출시일: 2017년 1월 5일
2017년 1월에 출시한 포인트 & 클릭 어드벤처 게임. 산악 지대에서 낙농업 일을 하고 있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정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중간마다 테마가 크게 바뀌는 스토리 진행 방식에 화들짝 놀라면서도 만족했다는 유저의 평을 찾아볼 수 있다.
트레일러 영상에서 보여지는 것에 비해 실제 게임은 제법 스토리 텍스트 비중이 있는 편이다. 공식 한글 자막은 지원하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유저 한글 패치가 만들어져 공유 중인 상황이다. 출시 후 8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500개의 평가에 다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게임.
# <비포 더 나이트> (유저 평가 415 / 95%)
장르: 어드벤처, 퍼즐, 호러
개발: Uneducated Game Studio
출시일: 2022년 7월 15일
2022년 7월 출시된 국산 2D 공포 어드벤처 게임. 홍익대 게임학부를 졸업한 학생의 1인 개발을 통해 탄생했다. 동화처럼 보이는 첫 인상과는 달리, 애완 인간이라는 비극적인 소재를 사용해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의 높은 수위를 가진 게임이기도 하다. 거기에 그로테스크하고 고어한 연출도 섞여있어 유저 취향에 따른 호불호가 있다. 용량은 170MB 정도로 매우 가볍다.
# <Rogue> (유저 평가 415 / 95%)
장르: 로그 (여기에 '로그라이크'라고 쓰기는 조금 그렇다! - 편집자 주)
개발: Epyx, Inc.
출시일: 2020년 10월
1985년 6월에 출시됐던 <로그>를 2020년 10월 스팀에 재출시한 것이다. 말 그대로 '로그라이크'의 원형이 되는 게임. 로그라이크 게임의 역사나 시스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유저라면 이 게임을 플레이 해보는 것으로 공부할 수 있는 점이 여럿 있으리라 생각한다.
40년이 넘은 고전 게임인만큼 한국어를 지원 안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우스나 조이스틱의 도움 없이 키보드로만 모든 조작과 명령을 내려야 되기에 입문 난이도는 상당히 높은 편.
# <Hotel Sowls> (유저 평가 470 / 95%)
장르: 포인트 앤 클릭
개발: Studio Sott
출시일: 2019년 12월 31일
2019년 12월 출시된 국산 미스터리 어드벤처 게임. 인디게임에서 볼 법한 기묘한 배경 디자인에 추상적인 공간 이미지를 붙인 것이 특징이다.
4박 5일 동안 호텔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이 어떤 선택지를 고르냐에 따라 엔딩이 달라지기에, 게임 진행 과정에서 접하는 콘텐츠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게임을 시작하면 1시간 내외로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스토리 길이가 긴 것은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선택 가능한 스토리 분기가 다수 준비되어 있다.
# <패밀리 레스토랑을 향유하라> (유저 평가 490 / 97%)
장르: 비주얼 노벨
개발: 月刊湿地帯, Studio Dragonet
출시일: 2023년 8월 1일
2023년 8월 출시된 포인트 & 클릭 어드벤처 게임. 식당에 들렀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미지의 공간에 갇힌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서정적이고 잔잔한 분위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공식 한글화에 대한 유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스팀에 입점한 국산 게임들 중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게임의 수는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보다시피 앞으로 1,2보만 더 닿으면 유저 평가 500개에 95% 비율을 달성할 수 있는 국산 후보가 제법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 처음 그 존재를 인지한 독자가 있다면, 한 번 쯤 기억 속에 넣어 보아도 좋을 것이다. 또 모르지 않겠는가? 스팀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할 때, 위의 게임들이 보이면 구매 욕구에 불이 붙을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