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연재

[방구석게임] 2024년, 스팀에서 '압도적 긍정적' 평가 받은 인디게임 모음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쿠타르크(쿠타르크) 2024-12-26 11:54:24
파란만장하고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도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는 이 시점에서 올 한 해 게임 업계를 돌이켜보자면 대략 "저점은 낮지 않은데 고점도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출시된 게임의 수는 많았지만 완벽에 가까운 게임성으로 독보적인 흥행과 인기를 달성한 게임이 무엇이 있었는가 돌아보면 바로 언급할 만한 게임을 떠올리기 힘들다. 그나마 상반기에는 주목할 만한 신작이 활발히 쏟아져 나왔던 반면 하반기는 눈에 띄는 신작의 출시가 다소 뜸했다. 그래서 올해의 GOTY를 논할 때 많은 이들이 선뜻 정답에 가까운 게임을 내세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리라.

그렇다 하더라도 독특한 감각의 게임 플레이와 탄탄한 게임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는 게임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특히 2024년은 다수의 게이머들로부터 압도적인 호평을 받아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지표를 찍고 유지하고 있는 인디 게임의 숫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증가했다. 

스팀에서 압도적인 호평을 받은 대표적인 인디게임 <발라트로>

스팀의 '압도적으로 긍정적' 지표는 총 500개 이상의 유저 평가와 95% 이상의 긍정 평가 비율을 달성한 게임만이 받는다. 그만큼 대다수의 게이머들을 충분히 만족시키는데 성공한 인디게임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

하여 이번 글에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지표를 달성한 인디게임을 몇 가지 소개해보려 한다. 각자의 게임 선호도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어느 정도 갈릴 수는 있겠지만, 일단 취향만 맞다면 웬만해서 실망할 일은 없을 듯하다. /작성=쿠타르크(인디게임 블로거), 편집=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소개되는 인디게임의 순서는 출시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 얼리 액세스 단계의 게임은 이 글에선 다루지 않습니다.
※ 스팀 유저 평가는 12월 26일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


# 미제사건은 끝내야 하니까 (No Case Should Remain Unsolved)


장르: 퍼즐, 비주얼 노벨

개발: Somi

출시일: 2024년 1월 18일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5,328개의 리뷰, 긍정 97%)


<레플리카>(Replica) 삼부작으로 유명한 대한민국의 1인 인디게임 개발자 Somi의 2024년 신작. 은퇴한 경감의 기억을 더듬어 12년 전 미제 사건으로 남겨진 서원이 실종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야 하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이다. 

여러 진술 파편이 어지러이 흩어져 있거나 일부 진술이 가려진 광경은 오랜 세월의 풍파를 맞은 사람의 머리 속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직소 퍼즐 조각을 하나씩 알맞게 끼워나가듯 진술의 주인과 순서를 맞춰나가는 게임 플레이는 담백한 연출과 한결 고조되는 배경 음악이 어우러지며 진상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 

그렇게 진술자들의 미묘한 거짓말을 뚫고 마침내 드러낸 '서원이 실종 사건'의 진상은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는 울림과 감동을 준다. 두 가지 결말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한 편의 추리 소설과도 같은 게임으로 추천한다.


# 발라트로 (Balatro)


장르: 로그라이크 덱빌딩, 카드

개발: LocalThunk

출시일: 2024년 2월 20일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83,048개의 리뷰, 긍정 99%)

대표적인 트럼프 카드 게임 '포커'를 기반으로 한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 라운드 진행에 따라 급격히 상승하는 목표 점수를 충족시키기 위해 트럼프 카드 덱을 보강하거나 압축하고, 족보의 기본 칩과 배율을 성장시키고, 조커를 확보해 단숨에 점수를 끌어올리는 이 모든 과정이 두뇌를 일깨우며 지적 욕구를 제대로 채운다. 

모든 밸류와 시너지를 극대화해 불꽃을 뿜어내듯 최대한의 점수를 뽑아낸 그 순간에는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린 듯한 엄청난 도파민의 폭발을 느낄 수 있다. 올해의 더 게임 어워드 GOTY 후보작으로 올라간 전적을 생각하면 단연 '올해의 인디게임'으로 꼽아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발라트로>의 등장 이후 카지노 게임의 규칙을 응용한 로그라이크 게임이 활발히 등장하기 시작한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 벅샷 룰렛 (Buckshot Roulette)


장르: 공포

개발: Mike Klubnika

출시일: 2024년 2월 20일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69,963개의 리뷰, 긍정 96%)

목숨을 건 도박인 러시안 룰렛을 샷건으로 즐길 수 있는 대전 시뮬레이션 게임. 녹이 슬어버린 듯한 우중충한 색감의 공간과 심장을 쿵쿵 울리는 클럽 사운드, 그리고 상대 딜러의 기괴한 생김새가 목숨을 건 샷건 룰렛의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샷건의 발사 방향을 자신과 상대 중에 고를 수 있으며 실탄과 공갈탄의 유무를 계산하고 보유한 아이템을 적절히 활용해 유리한 방향으로 게임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에 기대야 하는 순간은 언제나 찾아오기 마련이고, 샷건을 한 발 발사할 때마다 찾아오는 긴장감과 두려움은 어찌할 방도가 없다. 둘이 놀다가 하나가 죽는 샷건 싸움에 행운이 함께하길 빌 수밖에. 11월에는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 모드가 추가됐다.


# 애니멀 웰 (Animal Well)


장르: 메트로배니아, 퍼즐

개발: Billy Basso

출시일: 2024년 5월 9일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16,465개의 리뷰, 긍정 96%)

온갖 신비와 영험으로 가득한 우물을 탐험하는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액션 플랫포머 게임. 각종 식물이 우거지고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 숨 쉬는 우물 속 생태계는 정말이지 넋을 놓고 바라보기 딱 좋다. 스스로 게임의 규칙을 파악하며 탐험의 영역을 넓히고 아이템을 획득해 가능한 액션을 늘리는 게임 플레이는 메트로배니아의 정석에 대단히 충실하다. 

곳곳에 숨겨진 네 개의 불꽃과 64종에 달하는 계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만날 수 있는 비밀 토끼, 그리고 목표 달성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세 가지 엔딩까지. 끝없이 나타나는 탐험의 여지로 광활한 생태계를 정신 없이 탐험가는 모험가의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가장 놀라운 건 이런 광활한 스케일의 게임이 차지하는 용량이 불과 33MB밖에 안된다는 것!


# 래빗 앤 스틸 (Rabbit and Steel)


장르: 탄막 슈팅, 협동, 액션 로그라이크

개발: mino_dev

출시일: 2024년 5월 10일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6,933개의 리뷰, 긍정 97%)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로스트아크>의 레이드 전투를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비주얼과 횡스크롤 슈팅 장르로 가볍게 재해석한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 스킬 쿨타임에 맞춰 최적의 딜 사이클을 파악해 대미지를 최대한 뽑아내고 정신없이 몰아치는 적의 공격을 정확한 타이밍에 능숙하게 피하는 레이드는 유격 훈련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전투를 마친 이후 보상을 선택하는 화면에서는 서로 간의 눈치 싸움도 나름 치열하다. 레이드에 함께 참여한 이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호흡이 필수인 만큼 멀티 플레이에서 그 재미(그리고 우정 파괴의 여지)가 더욱 배가된다. 게임을 무사히 마친 이후 레이드에 자신감이 붙었다면 이제 다른 캐릭터를 골라보거나 광폭화가 활성화되는 상위 난이도에 도전해 보도록 하자.


# 로렐라이와 레이저 눈 (Lorelei and the Laser Eyes)


장르: 어드벤처, 퍼즐

개발: Simogo

출시일: 2024년 5월 17일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1,448개의 리뷰, 긍정 95%)

<사요나라 와일드 하츠>(Sayonara Wild Hearts)를 통해 아련한 감성을 보여준 바 있던 스웨덴의 인디게임 개발사 Simogo가 난해한 심연과도 같은 퍼즐 게임으로 돌아왔다. 퍼즐로 시작해 퍼즐로 끝나는 게임으로 하나의 퍼즐을 푸는 데 필요한 단서조차 퍼즐을 풀어야 확보할 수 있으며, 여러 개의 작은 퍼즐이 하나의 큰 퍼즐의 일부가 된다거나 두 가지 이상의 퍼즐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등, 퍼즐 일변도와 같은 모습을 드러낸다. 

아마 퍼즐의 가장 깊고 진한 심연이 있다고 한다면 그게 이 게임일지도 모르겠다. 그밖에 스토리와 관련된 모든 설정이 파편화되어 있어 지리멸렬하게 와해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으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 오리 탐정 : 비밀의 살라미 (Duck Detective : The Secret Salami)


장르: 추리, 어드벤처

개발: Happy Broccoli Games

출시일: 2024년 5월 24일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3,748개의 리뷰, 긍정 95%)

작은 버스 회사에서 벌어진 살라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파견된 오리 탐정의 이야기를 담은 추리 어드벤처 게임. 조사를 통해 사건과 관련된 키워드를 수집하고, 그렇게 모은 키워드를 적절히 채워 수사를 완성하는 게임 플레이는 <황금 우상 사건>(The Case of Golden Idol)과도 유사하나 그보다 훨씬 간결하다. 채워야 하는 문장의 길이도 훨씬 짧을뿐더러 사건의 양상 또한 다소 단순하기 때문. 

한편, 살라미 사건의 용의자들이기도 한 작은 버스 회사의 사원들의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봤을 법한 중소기업 관련 썰이 떠오르기도 한다. 추리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순간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범인의 정체가 바뀐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내년 중으로 글램핑을 테마로 한 후속작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 땡스 굿니스 유아 히어 (Thank Goodness You're Here)

장르: 어드벤처, 코미디

개발: Coal Supper

출시일: 2024년 8월 2일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4,257개의 리뷰, 긍정 96%)

영업을 위해 작은 시골 마을에 방문했다가 온갖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 영업 사원의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게임. 게임의 제목을 번역하면 대략 "정말 고마워요. 당신이 나타나 줬군요!"인데, 실제 게임상에서 시골 마을 주민들로부터 지겹게 듣게 되는 말이다. 

만나는 주민마다 주인공에게 온갖 난감한 부탁을 해오며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험하게 구르는 광경은 굉장히 웃기면서도 서글프게 다가온다. 빈말로도 깔끔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마을의 풍경과 품위 따위는 일찌감치 저버린 듯한 시골 마을 주민들의 거침없는 패드립 및 섹드립이 단연 일품이다. 이것들이 마음에 안 든다면 주민을 마구마구 걷어차며 다녀보도록 하자. 캐릭터의 찰진 반응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크립트 커스토디안 (Crypt Custodian)


장르: 메트로배니아, 액션

개발: Kyle Thompson

출시일: 2024년 8월 27일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1,111개의 리뷰, 긍정 98%)


사후 세계에 진입해 저승 청소부가 된 고양이가 곳곳을 청소하는 여정을 담은 메트로배니아 스타일의 탑 뷰 액션 어드벤처. 깜찍한 동물들로 가득한 사후 세계는 어둡되 무겁진 않다. 새로운 친구를 만들기 위해 드넓은 사후 세계를 탐험하고 이동 및 전투 스킬을 획득하기 위해 사후 세계 곳곳을 부지런히 뒤지며 강력한 몬스터와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모든 과정이 흥미롭다. 

수집 요소인 사진에서 드러나는 검은 고양이와 친구들의 사연은 왠지 모르게 코 끝을 찡하게 만든다. 그 밖에 제약이 걸린 채로 보스를 다시 상대하는 보스 러시 또한 주목할 만한 요소. 소울라이크를 최대한 가볍고 깜찍하게 풀어낸 게임을 찾는다면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카토 : 버터드 캣 (Cato : Buttered Cat)


장르: 퍼즐

개발: Team Woll

출시일: 2024년 9월 6일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1,720개의 리뷰, 긍정 98%)


버터 바른 토스트를 고양이 등에 묶어 영구 동력 장치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지만 놀랍게도 이 이야기를 소재로 제작한 퍼즐 게임이 존재한다면 믿어지겠는가. 튀어오르는 것만 가능한 버터 토스트와 이동만 가능한 고양이가 따로 또 같이 다니며 연구소를 탈출하는 이 퍼즐 게임은 점프와 이동을 분리 및 결합하는 이색적인 발상으로 다양한 종류의 퍼즐 디자인을 선보인다. 

고양이와 버터 토스트 각자만이 작동시킬 수 있는 장치로 인해 이 둘을 반드시 떨어트려 놔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며, 이후 각자의 분신이 추가되면서 퍼즐의 양상이 더욱 복잡해진다. 무려 200가지의 퍼즐이 존재하니 신중히 두뇌를 굴리며 버터 토스트와 고양이가 함께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도록 하자.

# 유에프오 50 (UFO 50)


장르: 액션, 어드벤처, RPG 등

개발: Mossmouth

출시일: 2024년 9월 18일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4,891개의 리뷰, 긍정 96%)


레트로 게임의 토탈 패키지를 위해 <스펠렁키>(Spelunky)의 개발자 데릭 유를 비롯한 여러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똘똘 뭉쳤다. 덕분에 액션과 퍼즐에서부터 롤플레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50종의 게임을 단 하나의 게임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하나의 게임 안에 수십 가지 게임이 포함된 건 자연스레 오래 전 콘솔 게임기의 '합본 팩'을 떠올리게 된다. 

물론 저작권 개념이 희박해 아무 게임이나 마구잡이로 집어넣었던 불법 카트리지 일색이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UFO 50>은 과거의 감성을 유지한 듯한 픽셀 그래픽과 고유의 탄탄한 게임성을 자랑하는 50종의 게임으로 가득 차있어 그야말로 종합 게임 모음집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다만, 각 게임의 난이도 또한 과거를 지향하기라도 하듯 상당히 까다롭다는 건 주의할 것.


# 홀 오브 토먼트(Halls of Torment)


장르: 액션 로그라이크

개발: Chasing Carrots

출시일: 2024년 9월 24일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26,323개의 리뷰, 긍정 95%)


<디아블로>(Diablo) 시리즈를 <뱀파이어 서바이버>(Vampire Survivors)로 풀어낸 듯한 뱀서라이크 스타일의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 특유의 화면 인터페이스 구성과 더불어 고딕 호러 풍의 다크 판타지 배경에 강력한 스킬을 난사해 다수의 몬스터를 처치하는 게임 플레이는 디아블로 시리즈를 비롯한 핵 앤 슬래시 게임을 충분히 접했던 게이머에게 상당히 익숙하게 다가온다. 

퀘스트를 달성해 새로운 스테이지,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스킬을 해금하고, 해금한 컨텐츠를 활용해 새로운 양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반복 플레이의 선순환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상대적으로 최근 시점에 트렌드로 떠오른 뱀서라이크를 핵 앤 슬래시로 해석한 특유의 센스가 돋보인다. 어쩌면 핵 앤 슬래시를 보다 단순명료하게 풀어낸 것이 뱀서라이크일지도.


# 쓰론폴 (Thronefall)


장르: 타워 디펜스, 전략, 도시 건설

개발: GrizzlyGames

출시일: 2024년 10월 11일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18,325개의 리뷰, 긍정 96%)


캐주얼 게임의 숨겨진 명가 Grizzly Games가 약 14개월 동안의 얼리 액세스 끝에 완성한 게임으로, 건물을 건설하고 병력을 양성해 나만의 작은 왕국을 지켜내야 하는 캐주얼 디펜스 게임이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듯한 간결하고 깔끔하면서도 준수한 직관성을 자랑하는 게임 화면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매 라운드마다 보유한 돈을 사용해 왕국을 건설하고 적의 침입을 막는 게임 플레이는 건설과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데다가 플레이 타임이 짧아 가볍게 즐기기 좋다. 게임을 시작할 때 고르는 무기와 특성, 돌연변이에 따라 같은 맵이라 하더라도 게임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으며, 특정 무기와 특성, 돌연변이의 조합이 걸린 퀘스트에도 도전할 수 있다. 덕분에 캐주얼한 게임 플레이와 풍부한 전략성을 동시에 확보한 모습이다.


# 네바 (Neva)


장르: 어드벤처

개발: Nomada Studio

출시일: 2024년 10월 16일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4,327개의 리뷰, 긍정 94%)


감성적인 게임의 끝판왕으로 통하는 <그리스>(GRIS)의 개발사 Nomada Studio가 무려 6년만에 새로운 신작으로 돌아왔다!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어둠의 물결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강인한 여인과 거대한 늑대의 여정을 담은 이 게임은 여전히 미려하고 우아한 비주얼과 감각적인 연출, 감미롭고 몽환적인 사운드트랙, 그리고 대사 한 줄 없이 마음을 울리는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명작 '모노노케 히메'로부터 영감을 받은 듯한 거대한 늑대와 강인한 여인의 조합은 시종일관 서로간의 끈끈한 유대를 드러내며 진한 감동을 주는 한편, 평이한 게임 디자인과 무난한 전투 밸런스 그리고 시기적절하게 나타나는 화려한 연출로 몰입을 한층 더한다. 전작인 <그리스>가 그러했듯 "게임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믿는 이들이라면 무조건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을 게임으로 추천한다.


# 안톤블라스트 (Antonblast)


장르: 어드벤처

개발: Summitsphere

출시일: 2024년 12월 4일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1,791개의 리뷰, 긍정 96%)


2023년 한 해를 강타하다시피 했던 인디게임 <피자 타워>(Pizza Tower)와 더불어 <와리오 랜드>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을 자처하는 액션 플랫포머. <와리오 랜드> 시리즈의 시그니쳐와도 같은 호감상이라고 보기 힘든 주인공의 생김새와 더불어 목표 지점에 도달했다가 다시 시작 지점으로 돌아오는 핵심을 유지하는 한편 속도감 넘치는 게임 디자인으로의 재해석을 보여준 피자 타워와는 다르게, 이쪽은 와리오 랜드 특유의 퍼즐성 기믹과 '뭐든지 때려 부수고 보는' 콘셉트에 더욱 충실하다. 

진지함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든 심플한 스토리와 눈에 보이는 모든 걸 파괴하는 호쾌한 게임 플레이가 사나이의 혼을 자극한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인디게임 이외에도 올 한 해 동안 '압도적으로 긍정적' 지표를 찍고 유지하는데 성공한 인디게임은 정말 많다. 최대한 전부 소개하고 싶었지만, 개중에는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플레이해보지 못했거나 3D 멀미라는 개인적인 이슈로 인해 전혀 플레이할 수 없는 1인칭 시점의 게임도 있어 이번 소개 글은 이 정도 선에서 그치는 편이 좋을 듯하다.

미처 소개하지 못한 게임들 중에서도 실속 있는 게임성을 자랑하는 인디게임은 정말 많다. 비단 '압도적으로 긍정적' 지표를 찍지 못한 인디게임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게임 이외에도 마음에 드는 인디게임을 발견한다면 데모 버전이라도 좋으니 주저 없이 플레이해보길 권장한다. 나아가 부디 내년에도 압도적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인디게들이 많이 나와주길 바라며 소개글을 마친다.


쿠타르크 (블로거)


2014년부터 10년째 인디게임 리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1,000건이 넘는 게임 리뷰를 작성했다.


최신목록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