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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아쉬움과 숙제를 남기다, 블레스 파이널 테스트 체험기

<블레스> 파이널 테스트 체험기

실리에 2015-09-25 14:15:55

네오위즈게임즈의 신작 MMORPG <블레스>가 지난 9월 17일부터 8일간 진행하는 파이널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개선된 전투 시스템과 함께 신규 클래스인 어새신, 메이지를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개선된 RxR(Realm X Realm) 콘텐츠를 강조하며 하이란과 우니온 두 진영이 대규모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전장 ‘카스트라 공방전’이 특정 시각마다 열렸습니다.

 

생활 콘텐츠도 다양해졌습니다. 필드에 있는 대부분의 몬스터를 직접 조련해서 탈것, 하수인, 애완동물 등 여행의 동반자로 삼을 수 있습니다. 오브젝트를 채집해서 장비 아이템이나 물약, 요리 등을 만들 수도 있죠. 테스트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행동력 시스템도 추가됐습니다. 과연 이런 <블레스>의 변화는 성공적이었을까요? /디스이즈게임 필진 실리에


 


 

 

■ 타격감은 대체로 OK. 불편함만 추가된 논타겟팅 

 

먼저 전투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죠. <블레스>는 지난 2번의 테스트에서 지적 받았던 타격감을 개선하고, 논타겟팅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꺼내 들었습니다.

 

타격감은 대체로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경쾌한 타격음과 타격 효과, 그리고 맞을 때마다 아프다고 몸으로 표현해주는 유닛의 모습에서 ‘통나무 때리는 듯한 밋밋함’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공격이 치명타로 적중했을 때의 강조 효과가 전투의 맛을 살려주기도 하고요.

 

치명타가 적중했을 때의 타격감은 확실히 좋다.

 

아쉬운 점은 공격에 실패했을 때의 표현입니다. <블레스>에서 공격 실패는 상대가 공격을 피하거나 막았을 때, 그리고 면역 상태일 때 발생합니다. 이 차이 구분은 ‘빗나감’ ‘막기’ ‘면역’ 등 글자로 이루어질 뿐, 캐릭터의 모션이나 다른 효과로는 구분이 어렵습니다.

 

방패에 박혔을 때는 둔탁한 효과와 함께 공격이 튕기는 모션을, 공격이 빗나갈 때는 상대방이 회피하는 모션이나 공격자가 살짝 비틀거리는 모션 정도만 추가해줘도 훨씬 생동감을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블레스>의 전투 애니메이션 속도가 대체로 빠른 편은 아니라서 이 부분의 부재가 더 눈에 띕니다.

 

치명타보다 강조된 빗나감. 안 빗나간 것 같은데요?

 

<블레스>는 파이널 테스트에서 논타겟팅 방식을 추가해서 플레이어가 조작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느 조작 방식을 선택하든 전투 경험의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조금 더 어렵지만 다이내믹한 조작감을 기대하고 논타겟팅 방식을 선택했지만, ‘불편함이 추가된 타겟팅 방식’에 불과했습니다.

 

일단 몬스터의 공격이 일부 범위 공격 외에는 대부분 타겟팅입니다. 조작 방법을 바꾸더라도 말이죠. 논타겟팅 전투에서 기대하는 공격 판정은 공격 방향과 범위, 그리고 캐릭터의 위치에 의해 결정됩니다. 하지만 <블레스>에서는 몬스터가 공격을 시작한 시점에서 캐릭터가 뒤를 잡더라도 대미지를 입습니다. 캐릭터의 위치를 옮겨 피하는 재미가 없는 셈이죠.

 

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몬스터가 캐릭터의 공격 진행 방향과 범위 안에 있더라도 크로스헤어를 대상에 고정하지 않으면 공격에 실패합니다. 마우스로 클릭하는 대신 크로스헤어를 맞춰서 타겟팅하는 방식이죠. 그나마 지면을 대상으로 하는 스킬이 많은 메이지는 나은 편이지만, 단일 대상 공격이 많은 어새신은 고전을 면하기 어려웠습니다.

 

결정적으로 다수의 몬스터와 전투를 벌일 때, 몬스터가 겹치면 크로스 헤어 부근에 있는 몬스터 사이에서 타겟팅이 빠르게 전환되기를 반복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실컷 공격하던 대상의 타겟팅이 풀리고 최대 HP의 몬스터가 타겟으로 지정될 때는 참 허탈합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타겟팅 방식이 닮은 <블레이드 & 소울>처럼 공격 중인 대상은 크로스헤어가 어느 정도 빗나가더라도 타겟이 고정되게 하는 것이죠. 혹은 <검은사막>이나 <테라>처럼 공격 진행 방향에 있는 대상을 모두 공격할 수 있도록 해도 좋겠네요. 어느 쪽이든 논타겟팅 방식을 채용할 것이라면 개선에 대한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복수의 적과 싸울 때는 타겟팅 모드가 마음 편하다.

 

 

■ 접점은 만들어졌지만 그들만의 리그였던 필드 PvP

 

<블레스>는 파이널 테스트에서 게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진영 간의 대립을 본격적으로 그려내기 위한 콘텐츠를 추가했습니다. 대륙 전체가 열리고 분쟁 지역이 다수 추가되면서 필드에서 상대 진영 플레이어와의 접점이 늘어났습니다. 언제든 필드에서 다양한 양상으로 PvP가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죠.

 

<블레스>의 필드 PvP는 익숙한 방식입니다. 상대 진영의 캐릭터는 이름이 빨갛게 표시되고, 몬스터를 잡듯이 공격해서 처치하면 됩니다. 다른 도구나 장치는 없습니다. 사람과 땅이 있을 뿐이죠.

 

아쉽게도 분쟁 지역에 갓 진입했을 때 말고는 상대 진영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공개된 지역이 상당히 넓고 제한된 인원으로 진행하는 테스트인 탓이겠죠. 상대 진영 캐릭터를 찾아 다녀보기도 했지만, 발견하기도 어렵고 막상 처치해도 고생한 만큼의 만족감은 없었습니다.

 

상대 진영 플레이어를 처치하면 명예 점수를 조금 얻는데, 점수의 사용처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점수를 얻더라도 다른 재료까지 모아서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 외에는 눈에 띄는 것이 없더군요. 굳이 찾아 다니면서까지 PvP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필드 PvP의 재미에 대한 부분은 플레이어 수가 더 많아진 상황에서 다시 점검해야 할 것 같습니다. PvP는 사람이 자원이니까요. 분쟁 지역으로 사람을 모으고 동기를 부여할 만한 장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 무난하지만 핵심이라기에는 밋밋했던 카스트라 공방전

 

RxR만을 위한 인스턴스도 추가됐습니다.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카스트라 공방전과 통치 계약, 수도 쟁탈전이 정해진 시간에 열렸습니다. 통치 계약과 수도 쟁탈전은 영지와 도시의 통치 권한을 놓고 벌이는 길드간의 전쟁입니다. 길드 영향력을 충분히 모아 성장한 길드만이 참여할 수 있죠.

 

아쉽게도 필자는 RxR에 참여할 수 있는 길드에 가입하지 못해 체험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서는 길드 제한 없이 가장 자주 열렸던 카스트라 공방전을 중심으로 다루겠습니다.

 

카스트라 공방전은 캐릭터 레벨 25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RvR 전장입니다. 40분간 진행되며 적 진영의 본진에 있는 대표 NPC를 먼저 처치하거나 제한 시간 동안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진영이 승리합니다. 전장에서는 훈장과 명예 점수 등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카스트라 공방전에 참가한 캐릭터는 자동으로 레벨과 능력치가 45레벨 수준으로 보정됩니다. 스킬은 보정 전에 습득한 것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장은 각 진영의 본진이 양 끝에 있고 상대방 진영으로 가는 길은 세 갈래로 나눠져 있습니다. 각 길마다 중앙에 수호석, 정화나무와 같은 오브젝트가 있습니다. 이 오브젝트를 차지하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어서 중요한 지역입니다.

 

지형이 비교적 단순한 카스트라 공방전

 

전투는 주로 오브젝트 주변에서 대규모 인원이 모여 대치하며 힘 싸움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가끔 성문까지 밀고 오는 경우에도 부활이 빠른 수비측이 금방 중앙까지 밀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상대 진영 NPC 처치로 승리하기 어려우니 사실 상 오브젝트 점수 획득 위주로 전투가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 진영이 오브젝트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하면 상대 진영이 막으러 가면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이 반복됩니다. 양측 메이지와 레인저가 원거리에서 공격하며 눈치를 보다가 집중 힐을 받으며 가디언이나 버서커가 돌진해서 파고드는 대치전의 연속이죠.

 

길목도 좁아서 대치전만 계속 일어난다.

 

카스트라 공방전은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대규모 PvP 콘텐츠였지만, 핵심 콘텐츠라고 할 만큼 화끈한 재미를 주지는 않았습니다. 변수가 적고 전황을 알기 어려웠으며, 캐릭터의 생존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탓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승리 조건이 사실 상 점수뿐인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많은 점수를 주는 오브젝트로 좁혀지다 보니 전선마저 고정돼 버립니다.

 

별동대를 두는 등 인원 배분으로 변수를 만드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아군의 위치, 오브젝트 상황,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지역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화면 중앙에 표시되는 알림은 다른 알림과 섞여 알아보기 어렵고, 지도에 표시되는 정보는 지형과 오브젝트 정도입니다. 

 

같은 길드끼리는 소통이 가능할지 몰라도 진영 단위로 소통하고 움직이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결국 효과적인 인원 배분보다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생각 없이 달리게 되죠. 그나마 앞서 달리는 플레이어가 효과적인 선택을 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큰 무리가 길을 잃고 헤매게 됩니다.

 

길을 모를 때는 사람들 많이 가는 곳으로 가라고 배웠습니다.

 

열심히 공격해도 캐릭터가 잘 죽지 않는 것도 모든 클래스에는 시프트 키로 사용하는 방어형 돌진 스킬이 있습니다. 기절 등 상태 이상을 즉시 제거하고 앞으로 짧은 거리를 돌진합니다. 사용 시 스태미나를 일정 소모하는데, 최대 스태미나 상태라면 4~5번 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디언이나 어새신은 일정 시간 상태 이상과 대미지에 면역 효과까지 있어서 스태미나만 충분하다면 적진 한가운데에 들어갔다가도 유유히 힐을 받으며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 고성능이었습니다. 실제 어새신으로 적 20~30 명 무리에 들어갔다가 죽지 않고 나오기도 했고요. 서로 잘 죽지 않다 보니 PvP 자체의 재미가 줄어들더군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에서 박진감을 기대할 수는 없었습니다.

 

카스트라 공방전은 40분 동안 진행됐지만, 우루루 몰려다닌 것 외에는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었습니다. 끝나고 나면 ‘이번 별동대 작전은 정말 최고였지’라며 하나쯤은 기억에 남는 전술과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좋겠네요.

 

집중 공격을 받았지만, 유유히 살아나왔다.

 

 

■ 어렵거나 버리거나. 밸런싱이 필요한 퀘스트

 

<블레스>에서 캐릭터 육성의 기본은 퀘스트와 사냥입니다. 익숙한 방식이죠. 메인 퀘스트를 따라가면서 주변에 있는 서브 퀘스트를 수행합니다. 필드에 있는 몬스터를 일정 수 처치해서 사냥 목표를 달성하면 보너스 경험치를 주는 ‘적들과 사냥감’이라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파이널판타지 14>의 토벌수첩과 비슷하지만, 목표 수량은 더 많습니다.

 

20레벨이 되기 전에는 메인 퀘스트만 잘 따라가며 즐겨도 쉽게 오릅니다. 메인 퀘스트 보상 경험치가 상당히 많아서 서브 퀘스트를 무시해도 될 정도죠. 하지만 20레벨이 넘어서면 달라집니다. 퀘스트 시작 가능 레벨에서는 해결하기 몹시 어려운 메인 퀘스트가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혼자서 인스턴스 존에 있는 강력한 몬스터를 처치하라는 내용인데요. 이 강력한 몬스터라는 녀석이보통 탱커 클래스인 가디언도 공격 2~3 번이면 죽일 수 있는 공격력에 같은 레벨 일반 몬스터의 2배 정도 되는 HP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스턴스 존에서 진행하므로 다른 플레이어의 도움도 받을 수 없습니다. 퀘스트 시작 조건보다 2~3레벨을 올리고 장비 아이템도 제작해야 그나마 할 만하게 느껴질 정도였죠.

 

분위기는 좋은데 퀘스트가 적어 버려지는 지역이 아쉽다.

 

서브 퀘스트나 몬스터 사냥만 따로 떼어놓고 플레이 해보면 즐길 만한데, 메인 퀘스트의 벽에 가로막힌 상태에서는 ‘벽을 넘기 위한 숙제’로 느껴집니다. 멋진 영상들과 NPC 음성 지원으로 보는 맛을 살린 메인 퀘스트가 정작 게임 진행을 어렵게 만들더군요. 게임이라면 12시간 연속 플레이쯤은 거뜬한 필자의 멘탈을 파괴해서, 2시간에 한 번 강제 휴식을 취하게 할 만큼 메인 퀘스트의 벽은 끔찍하게 높았습니다.

 

20레벨 중반까지는 서브 퀘스트가 부족했습니다. 메인 퀘스트 때문에 막혔을 때는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서브 퀘스트를 찾아 지나온 길을 한참 되돌아가기도 했죠. 20레벨 후반에는 퀘스트 자체가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지역 이동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퀘스트 3~4개를 하고 나면 1,000m를 이동하는 식으로 맵을 둘러보고 알기도 전에 다른 지역으로 보내버리더군요. 부임 1개월만에 다른 지역으로 전출가는 지방 공무원의 기분이었습니다.

 

30레벨이 넘으니 갑자기 한 지역에서 퀘스트가 질릴 만큼 쏟아졌습니다. 지도가 느낌표와 퀘스트 수행 지역을 표시하는 노란 원으로 빼곡하게 뒤덮였습니다. 맵이 넓은 만큼 어느 지역에 가더라도 적당한 퀘스트와 함께 해당 지역을 알고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하면 좋겠네요.

 

징그럽게 많은 퀘스트. 느낌표 공포증이 생길 지경이다.

 

 

■ 뜨거운 감자였던 행동력, 동기 부여가 안 되는 던전

 

<블레스>는 파이널 테스트에서 행동력 시스템을 추가했습니다. 행동력은 채집, 조련, 던전 입장 등에 필요한자원입니다. 게임에서 비중 있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필수 자원인 셈이죠. 동시에 최대치가 정해져 있어서 어떤 콘텐츠를 즐길 것인지 플레이어가 선택해야 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행동력은 던전이나 카스트라 공방전과 같은 콘텐츠에는 50~70 정도가 소모되고 채집이나 제작, 그리고 조련 등에는 5 정도가 소모됩니다. 행동력은 현실 시간으로 10분에 1만큼 자연 회복됩니다. 약 10시간을 회복해야 던전에 한 번 들어갈 수 있는 셈입니다. 이번 파이널 테스트에서는 루메나라는 화폐를 지급해서 행동력을 회복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도 채집과 카스트라 공방전, 던전을 병행하려니 소모 속도가 굉장히 빨랐습니다.

 

20레벨 초반 던전인데 입장에 행동력이 90이나 필요하다.

 

많은 행동력을 소모해서 던전에 입장했지만, 제값을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레이드 전투가 아니라 5인권장 파티 던전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몬스터의 공격력은 강한데 특징적인 패턴이나 전략적인 요소를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우루루 몰려가서 보이는 것들을 다 죽이다 보니 그중에 보스도 있더라는 정도였죠. 

 

공략에 성공했을 때 얻는 보상은 제작에 필요한 재료입니다. 제작에는 재료 외에도 모험 점수, 명예 점수 등이 필요한데, 점수가 생각보다 많이 모이지는 않습니다. 제작 아이템이 퀘스트 보상으로 받는 장비 아이템과 능력치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서, 굳이 만들어서까지 쓰기에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재미나 보상 어느 쪽으로도 동기 부여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첫 던전인 기스카르의 은신처를 지나고 나니 던전에 가기 위한 파티를 모집하는 채팅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던전에 가는 것보다 빨리 레벨을 올리거나 채집을 하는 것이 유리하거든요.

 

검은탑 던전 입구. 포탈 속으로 점프하면 입장된다.

 

필드의 몬스터를 조련해서 여행의 동반자로 만드는 시스템은 꽤 신선했습니다. 필드에 있는 대부분의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는데, <블레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조련 가능한 몬스터 수가 약 800종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련한 몬스터는 별도의 도감에 등록되므로 수집의 재미도 있습니다.

 

필드나 전장에서 다른 플레이어가 길들인 여행의 동반자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더군요. 말이나 산양과 같은 가축부터 표범과 같은 야수, 멋진 드래곤에 악마까지 정말 다양한 몬스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탈것뿐 아니라 인간형 몬스터는 하수인으로 삼아 일을 시킬 수도 있고, 거북이나 래서 팬더 같은 애완동물용 몬스터도 있습니다. 해골 병사나 유령 같은 언데드 같은 특이 취향 애완동물도 가능하고요.

 

고급 탈 것 획득! 여행의 동반자 종류는 정말 많다.

 

 

■ 아쉬움이 많았던 파이널 테스트, 완성형을 위한 거름으로 삼기를

 

<블레스>는 파이널 테스트를 통해 핵심 콘텐츠를 다수 내놓으며, 완성형에 대한 윤곽을 선보였습니다. 앞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높은 품질의 그래픽, 흥미롭고 보는 맛이 있는 메인 스토리, 웅장한 사운드 등 <블레스>의 외모는 수려합니다. 하지만 내용물은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테스트 내내 느낀 점은 ‘무난함’과 ‘부족함’이었습니다. 콘텐츠를 놓고 보면 여느 MMORPG에 있을 법한 것들인데 구색만 맞췄거나 어딘가 빠진 듯한 인상을 주더군요. 아직 테스트라는 점과 새로운 콘텐츠가 많이 투입되면서 덜 다듬어진 부분을 감안하더라도요.

 

스토리 연출은 참 좋은데…. 

 

RxR를 전면에 내세웠으면서도 필드 PvP는 여느 MMORPG의 PvP와 다를 바 없었고, 전장은 별다른 장치 없이 알아서 싸우라고 공간만 던져준 정도입니다. 재미와 보상 두 마리의 토끼를 놓친 던전은 갈 이유가 없었죠. 난이도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퀘스트는 필자의 멘탈을 파괴해 2시간마다 접속을 종료하고 휴식을 취하는 바른 생활로 이끌었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UI는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던전에서 어떤 아이템이 나왔고 누가 먹었는지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채집, 제작, 조련 등 콘텐츠는 많이 펼쳐놨지만, 정작 콘텐츠로 유도하는 장치는 없습니다. 

 

<블레스>는 파이널 테스트를 시작하며 MMORPG의 ‘핵심의 발전’을 키워드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파이널 테스트에서 핵심은 보이지 않았고, 콘텐츠와 시스템은 여전히 미완성이었습니다. 새로운 것만이 발전은 아닐 것입니다. 최근 출시작을 살펴봐도 MMORPG의 기본 골격은 크게 변하지 않았죠. 기존 게임에 있던 요소를 개선하기만 해도 게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파이널 테스트는 아쉬움만큼 많은 숙제를 남겼습니다. 밝혀진 문제점을 잘 해결하고 <블레스>가 추구하는 핵심의 의미와 발전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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