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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먹고 먹히는 대난전! 지구 2주 세션 최후의 승리는 어떤 문명에? (下)

아키타이프 2016-02-26 11:59:29

안녕하세요, 문명한 아키타이프입니다. 이번 기사는 지난주 기사의 완결편으로, 2016년 2월 24일 종료된 지구 2주 세션에 대한 기행기입니다. 연이어 각국의 수도가 함락당하는 그야말로 대혼전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죠.

 

르네상스에 접어든 인간은 좀 더 강력한 화력을 얻게 되었으며, 이제는 수도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가 파멸에 접어들 수 있는 총력전으로 세션의 향방이 이어졌습니다.

 

▲ 지난주 마지막 부분. 중국은 남미를 잃었으나 아즈텍의 북미를 공격, 점령했습니다.

 

 

■ 척탄병의 시대 : 중국의 과학력은 세계 제일?!

 

중국은 종이와 나침반, 화약 등 유럽에서 중세시대가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들을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점을 반영해서인지, <문명 온라인>의 중국은 르네상스 척탄병을 고유 직업으로 활용가능하며, 그 화력은 실로 파멸적입니다.

 

▲ 일정 영역을 불바다로 만들어버리는 중국 척탄병의 고유스킬 ‘화룡출수’.

 

더불어 하루 간격을 두고 중국에 합류한 길드도 여럿 있었던 상황. 이제 중국이 약소국이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리고 중국 수뇌부와 유저들은 화룡출수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 북미/남미 3개 섬을 모두 점령하고 북미에 고속도로를 뚫어버린 중국.

 

중국은 북미/남미에 있는 3개의 섬 요충지를 모두 점령하고, 남는 화력으로 북미를 횡단하는 패기를 선보입니다. 아즈텍은 수도가 함락된 정도가 아닌, 문명 발생지에서 중국 도시와 마주쳐야 할 만큼 처참한 상황에 놓였죠. 더불어 로마 역시 남미와 북극에 진출해, 세션 상황은 로마-중국 2강구도로 흘러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유저들은 척탄병 뽕맛에 취해자신들의 힘을 과대평가하고 있었으며, 로마는 차근차근 이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 산업시대로 이행하기 위한 강선개발 타이밍 직전, 아즈텍이 남미를 장악했습니다.

 

중국은 지나치게 전선을 확대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북미는 석유라인 확보를 위해 포기할 수 없었으며, 섬 역시 장차 자원확보와 핵미사일 준비를 위해 필요했습니다. 유라시아 역시 포기할 수 없었죠. 때문에 가장 병력을 집중해야 할 강선 개발 타이밍에, 유라시아와 남미로 병력이 양분되고 말았습니다.

 

▲ 결전병기와 화룡출수를 앞세워 분전했으나, 전날에 비해 썩 재미를 보지는 못한 중국

 

반면 로마는 유라시아 중앙에 병력을 집중, 그랜드 메사를 점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로마는 빠르게 산업시대에 진입할 수 있었죠. 중국은 뒤늦게 그랜드 메사에 병력을 집중, 어떻게든 30분 늦은 타이밍에 산업시대에 진입했습니다.

 

아즈텍은 과감히 북미를 포기하고 남미에 올인, 다시 남미의 상당수를 가져갑니다. 그리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차지하며 빠른 타이밍에 산업시대로 진입할 수 있었죠.

 

▲ 그리고 산업시대로 이행하지 못한 이집트는...

 

이집트는 로마와 중국의 주력부대가 맞붙는 유라시아 중앙, 혹은 아즈텍이 모든 힘을 집중한 남미, 그 어느 곳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산업시대로의 이행이 늦었으며, 로마-중국-아즈텍에게 협공당해 문명 발생지 앞에서 정모를 해야 하는 사태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남극행 여객선 운항합니다.

 

 

■ 러시안 룰렛 : 다음은 당신 차례입니다

 

아즈텍이 은근슬쩍 남미를 다시 장악했지만, 여전히 판도는 로마-중국 2강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중국에게는 2가지의 위험요소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이제 더 이상 고유 척탄병으로 우위를 점하기 힘든 산업시대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둘째는 바로 스타팅 지점의 약점인, 협공당하기 딱 좋은 위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 이번에는 중국이 멸망했습니다. 테헷★(...)

 

로마는 전날의 기세를 이어가 그대로 유라시아를 횡단, 중국의 문명 발생지 너머까지 모조리 장악했습니다. 아즈텍은 북미의 석유라인을 되찾기 위해 본토수복에 나섰으며, 이집트 역시 본토수복에 나섰죠. 이번에는 중국이 문명 발생지에서 정모를 해야 할 판국이 되었습니다.

 

중국은 그나마 남극에 3개 도시를 마련했으나 이는 이집트와의 적과의 동침불편한 동거일 뿐이었으며, 거의 모든 석유 매설 지역을 잃어버림으로 인해 대단히 괴로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로써 중국은 몰락하고, 판도는 로마의 독주로 굳혀지는 듯했죠.

 

그러나 이집트는 칼을 갈고 있었고, 중국 또한 남극과 섬에 여지를 남겨두었으며, 아즈텍은 차근차근 이득을 보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불과 하루만에 위기에 몰린 로마. 중국-이집트-아즈텍이 동시에 쳐들어갔죠.

 

하지만 중국-이집트-아즈텍 3개국이 협공을 펼쳤고, 로마는 순식간에 위기에 몰렸습니다. 중국에게는 유라시아 중앙 석유라인을 거의 다 빼앗겼으며, 이집트에게 요충지를 빼앗기고, 서유럽 역시 아즈텍에게 침공당했죠. 북극 또한 모두 뺏김으로써 이제 로마 또한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습니다.

 

▲ 로마의 탱크부대를 상대로 수성하는 중국군. 그 와중에 로마의 후방은 모두 함락당합니다.

 

 

■ 과학승리 : 이 혹독한 행성에서 탈출해야 한다

 

우열을 가늠할 수 없는 세션은 결국 현대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특정 국가가 점령승리나 문화승리를 시도하기는 불가능한 상황. 결국 과학승리로 결판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며, 각국 수뇌부는 과학승리에 필요한 밀집된 5개 도시 확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지구 맵에서 과학승리에 유리한 지역으로는 북극, 남극, 남미가 꼽힙니다. 먼저 북극과 남극은 고립된 극지방이라는 특성상남극세종기지 적국이 견제를 하기가 쉽지 않으며, 남미 역시 온전히 모두 점령할 경우 격오지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집트와 중국은 남극을 절반씩 점령하고 불편한 동거를 지속하고 있었습니다. 로마가 점령하고 있었던 북극은 이집트와 아즈텍에 점령된 상태였고, 오로지 아즈텍만이 남미를 모두 점령하고 있었죠. 아직 어디에서 과학승리를 준비할 것인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현대시대 1일차 전쟁이 진행됩니다.

 

▲ 그리고 현대시대 1일차 전쟁 결과. 어느정도 윤곽이 그려졌습니다.

 

전날만 해도 중국-이집트 수뇌부는 남극을 절반씩 점령, 서로에 대한 불가침 조약에 동의한 상태였습니다. 누가 먼저 공격하든 공멸에 불과할 것이라는 계산과 함께 말이죠. 그러나 실제로 이와 같은 종류의 영토분할 불가침 조약이 성공한 사례는 여태껏 없었습니다.

 

결국 중국 수뇌부는 다른 계산하에 이집트&아즈텍의 북극을 침공했습니다. 만약 북극을 깔끔하게 점령한다면 북극에서 과학승리를 준비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이집트와 외교를 지속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그 결과 북극을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로마는 남극 서쪽에 주력부대를 투입, 이집트를 밀어내고 남극을 점령합니다. 이미 북극에 자리를 잡은 중국이 남극에까지 여력을 투입할 수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 로마는 남극에서 과학승리를 준비합니다.

 

아즈텍은 북미와 남미를 지켜냈으며, 서유럽 남쪽의 요충지 섬을 점령하는 쾌거를 거둡니다. 이로써 아즈텍은 핵미사일을 다량 보유하게 됩니다.

 

이집트는 남극을 잃었고, 불가피하게 본토에서 과학승리를 노릴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 핵미사일의 향방

 

각국은 과학승리를 위한 5개 도시 준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제 진인사대천명(하늘의 뜻을 기다림)의 마음으로 우주선 기지를 건축하는 일만 남았죠.

 

그러나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핵미사일입니다.

 

▲ 세션 종료 2시간 전 세계지도. 핵전쟁의 서막입니다.

 

핵미사일이 2발 적중하면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수 있으며, 이는 해당 국가의 과학승리 계획의 파멸을 의미합니다. 중국과 아즈텍은 각각 4발 이상의 핵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었으며, 이집트 역시 2발 이상의 핵미사일을 보유했습니다. 로마는 연이틀 3:1로 공격당한 탓에 핵미사일을 위한 우라늄 매설지를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죠.

 

중국 수뇌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느 국가에 핵미사일을 쏠 것인가? 로마는 여전히 인구가 많았으며, 이집트 역시 방심할 수 없었고, 아즈텍은 현재 시점에서 많은 이득을 취한 강대국으로 여겨졌습니다. 토크온에서의 오랜 회의 끝에, 중국 수뇌부는 이집트에 2발, 아즈텍에 2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을 결의합니다.

 

▲ 더불어 1차 공방전 도중 별동대를 아즈텍에 파견, 아즈텍의 핵미사일을 하나 파괴합니다.

 

우주선 발사 2시간 전, 중국은 이집트의 핵미사일 발사대에 핵공격과 동시에 병력을 투입했습니다. 핵공격은 실패했지만 병력투입으로 인해 이집트 또한 1발의 핵미사일을 잃었습니다. 또한 아즈텍 역시 중국의 별동대로 인해 1발의 핵미사일을 잃었습니다.

 

이로써 막판 과학승리 시점에 중국은 4발, 아즈텍 역시 추정 4발, 이집트는 추정 2발의 핵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2월 24일 22:00, 모든 국가는 우주선 건설에 돌입했으며 핵미사일 공격을 시작합니다.

 

22:01, 중국의 핵미사일 2발이 이집트에 적중, 이집트의 과학승리는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22:02, 아즈텍의 별동대가 로마를 공격해 로마의 우주선 건설이 지연됩니다.

 

22:05, 중국의 별동대가 아즈텍의 남미를 공격하기 위해 출발합니다.

 

▲ 1차부품 건설을 완료한 중국의 별동대는 아즈텍의 남미를 공습하러 길을 서두릅니다.

 

▲ 그야말로 한시가 시급한 상황. 아즈텍과 중국의 우주선 건설 속도는 거의 동등했습니다.

 

중국의 별동대가 아즈텍의 남미에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 이제 확실한 승리를 위해서는 중국의 남은 핵미사일 2발이 아즈텍에 떨어지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즈텍이 어디에 핵미사일을 쏘았는지 대단히 신경쓰였지만, 신경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상황은 초 단위로 바뀌고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결말을 알게 되는 것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 결국 아즈텍이 간발의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중국 유저였던 필자로서는 안타깝지만 약 10~20초 빨랐던 아즈텍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아즈텍의 도시에 핵미사일을 쏘기 위해 파견되었던 첩보원이 제거되었다는 소식은 그 이후에 들을 수 있었죠. 대단히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결국 막판 북남미를 모두 깔끔하게 지켜낸 아즈텍이 그 위치상 우위를 점했다고도 할 수 있었겠죠. 중국 별동대가 건설에 참여하지 않고 처음부터 아즈텍을 견제했다면 어땠을까? 핵미사일 4발을 모두 아즈텍에게 쐈다면 어땠을까? 다양한 경우의 수가 생각났지만 그저 아쉬움을 삼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명 온라인에 만약이란 없습니다. 만약이란 걸 붙이면 아무나 우승하죠

 

필자가 여태껏 지구 세션을 플레이하면서 참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이번 세션만큼 모든 국가가 치열하게 흥망성쇠를 반복하며 힘의 균형을 이루고 싸운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대단히 흥미로운 세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막판 멋지게 과학승리를 달성한 아즈텍 유저분들께 축하 인사를 전하며, 밤새도록 과학승리 설계를 위해 애써준 중국 유저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막판까지 의지를 불태운 이집트 유저분들, 그리고 막강한 전투력으로 재미있게 세션을 이끌어 주준 로마 유저분들에게도 역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또다른 기행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야말로 세션 내내 '대전쟁'을 벌인, 명승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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