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루프는 주인공이 특정한 순간을 무한히 반복하면서 경험한 일을 다루는 SF의 하위 장르 중 하나다. 보통 대부분의 주인공은 이 루프를 끊고자 한다.
<디스아너드>로 명성을 떨친 '아케인 스튜디오'에서 9월 14일 출시한 <데스루프>도 같다. 주인공 '콜트'는 모종의 이유로 무한히 하루가 반복되는 '블랙리프 섬'에 갇혔다. 과거에 대해서 기억나는 것도 전혀 없다. 유일하게 남은 단서는 "루프를 끊고 섬에서 탈출하라" 뿐.
루프를 끊기 위해선 섬에 있는 여덞 명의 선지자를 처치해야 한다. 콜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하루. 끊없는 루프 속에서 여덞 명의 선지자를 하루 만에 해치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수 없이 이를 단번에 수행해야 한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아케인 스튜디오의 스타일을 캐주얼하게 바꾸다.
보다 <데스루프>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선 '아케인 스튜디오'의 기존 개발 방향과 '이머시브 심'의 개념을 되짚을 필요가 있다.
명확히 정의가 된 장르가 아니기에 '이머시브 심'이 무엇이냐고 물을 때 나오는 답은 제각각이겠지만, 공통분모를 살펴보면 '창발적 플레이'가 있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더라도, 해당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데스 루프>를 들어 설명하자면 선구자를 해치우기 위한 방법이 수십 가지로 나뉜다. 당당하게 정면 진입해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는 선구자를 처치할 수도 있다. 선구자가 어떤 시간대에 어떤 활동을 하는지 미리 파악해, 연설하는 선구자의 뒤로 몰래 이동해 암살하거나, 연설 후 지나가는 길에 미리 지뢰를 설치해 처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잠입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정면에서 모든 경비병을 하나하나 처치해(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라 하지 않던가) 가며 들어갈 수도 있고, 하수구를 통해 진입하거나, 아니면 이동 능력을 활용해 지붕에서부터 진입할 수도 있다.
다양한 진입 경로는 아케인 스튜디오 게임의 특징이라 할 만 하다
지금까지 '아케인 스튜디오'의 게임은 이런 이머시브 심 장르의 특성을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가장 유명한 게임은 <디스아너드> 시리즈다. '암살'과 '잠입'을 주 콘텐츠로 내세운 FPS로, 하나의 넓은 맵에 한 가지 암살 대상과, 암살 대상을 처치하기 위한 수가지 방법과 잠입 경로를 게임 내에 구현했다.
<데스루프>도 같다. 안전한 건물 안에 있는 선지자에게 다가기기 위한 수많은 경로가 구현되어 있다. 위로는 지붕과 환풍구, 아래로는 하수구, 옆으로 나 있는 샛길과 개구멍을 보면 "참 아케인 스튜디오 게임답다"고 느껴진다. 다만, <데스루프>는 <디스아너드> 시리즈와 비교하면 맵도 작고, 잠입 메커니즘도 꽤 캐주얼하게 바뀌었다.
이유가 있을까? 자, 이제 <데스루프>를 본격적으로 파헤쳐 보자.
# <데스루프>는 로그라이크, 로그라이트 둘 다 아니다.
설정상 콜트가 있는 '블랙리프' 섬은 모종의 이유로 하루가 무한히 반복되고 있는 곳이다. 블랙리프 섬은 이를 조사하기 위해 온 여덟 명의 선구자와, 이들을 따르는 영원주의자들이 지배하고 있다. 루프를 끊을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모든 선구자를 한 루프 만에 암살하는 것.
한 루프는 아침, 정오, 저녁, 밤으로 나뉜다. 그리고 맵에 진입하는 시간대에 따라 적들의 배치나, 인원이 계속해서 바뀐다.
가령 아침에 '업댐' 지역에 진입하면 적들의 경계도 삼엄하지 않으며, 맵 중간에 있는 무기고의 문이 활짝 열려 있어 고등급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다. 하지만 아침 이후에 진입할 경우 적들이 무기고 안의 아이템을 전부 가져간 후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다. 동일한 맵을 반복하면서 겪는 매너리즘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사망할 때마다 콜트는 처음 시작하는 해안가로 돌아간다
진입 시간대에 따라 적 배치와 맵 구조가 달라진다
또한 '루프'라는 개념에서 오해할 수도 있지만, <데스 루프>가 로그라이크, 혹은 로그라이트 게임은 아니다. 루프마다 장비와 능력이 초기화되긴 하지만, 이는 '합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보존할 수 있다.
합성은 게임 내 재화인 '레지덤'을 통해 가능하다. 래지덤은 선지자를 처치하거나, 맵 곳곳에 있는 아이템을 흡수해 얻을 수 있다. 무기나, 트링켓을 분해해 획득하는 것도 가능하다. 합성을 해 놓지 않으면 얻었던 아이템과 능력이 루프가 끝났을 때 전부 사라지니 꼭 잊지 않고 해줘야 한다.
무기 퍽과 트링켓이라는 일종의 개조 시스템도 있다. 먼저 고등급의 무기에는 고유의 특수 효과가 있다. 헤드샷을 맞추면 적의 머리가 폭발하거나, 적에게 대미지를 주면 체력을 회복하는 식이다. 트링캣은 일종의 무기 개조 부품인데, 각 무기당 총 3개까지 장착할 수 있다. 무기의 사거리가 증가하거나, 재장전 속도가 증가하는 식이다.
서브 퀘스트나 숨겨진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니크 무기는 고유 효과까지 붙어 있다
무기에 추가 효과를 부여하는 트링켓
플레이어가 장착할 수 있는 트링켓도 있다. 받는 대미지를 줄여주거나, 체력을 크게 올려주는 등 게임플레이 전반에 도움을 주는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2단 점프를 가능하게 해 주는 '탄성'이 지급된다.
'슬랩'이라는 초능력을 활용할 수도 있다. 슬랩에는 <디스아너드>의 점멸과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쉬프트'부터, 적을 공중으로 띄워 올리는 '키네시스'등의 능력이 존재한다.
또한 콜트는 해킹에도 능통한 만큼 '해커매직'을 통해 적들의 포탑이나 감시 센서를 해킹할 수 있다. 여기에 별도의 능력을 할당할 필요는 없다. 해킹 속도나 사거리를 늘려주는 트링캣이 있긴 하지만, 해커매직을 활용하기 위해 별도로 스킬 포인트를 찾거나 할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모든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기를 해킹할 수 있다.
안테나를 해킹해 문을 열거나, 포탑을 해킹해 아군으로 만들 수 있는 해커매직
가장 자주 쓰게 될 슬랩 '쉬프트'
마지막으로 알아 둬야 할 능력은 '리프라이즈'다. <데스루프>는 일종의 루프물인 만큼 중간 저장이 없다. 죽으면 다시 아침으로 되돌아간다. 그 대신 콜트는 리프라이즈라는 특수 능력 있어 사망 시 3회까지 근처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일종의 '컨티뉴'인 셈. 대신 보유한 래지덤을 전부 떨어트리기 때문에, 사망 지점으로 찾아가 이를 다시 회수해야 한다.
자신의 시체를 볼 때는 기분이 묘하다
그리고 <데스루프>가 로그라이크류 게임이 아닌 가장 큰 이유는 진행 방식에 있다.
콜트가 선구자를 암살하더라도, 루프가 지나면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선구자들은 멀쩡히 부활한다. 그러나 선구자를 암살, 혹은 암살하는 과정에서 얻는 얻은 정보는 초기화되지 않는다. 설정상 콜트는 게임이 시작됐을 때부터 얻은 지식을 모두 기억하고, 보존한다.
정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스포일러를 피하고자 <데스루프> 공식 트레일러에서 등장한 한 과정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선구자 중 한 명인 '이고르'는 자신의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실험은 아침에 진행되며, 오후나 저녁 시간대에 이고르의 실험실을 찾아가면 실험이 성공했음을 알 수 있다. 실험 성공에 도취된 이고르는 다른 선구자 '알렉시스 돌시'의 저녁 파티 초대 제안을 거절한다.
콜트는 이 사실을 알고 루프를 타고 돌아가, 아침에 이고르의 실험 기계를 사보타주한다. 시간이 흐른 후 이고르의 실험실에 다시 찾아가면, 상심에 빠진 이고르가 알렉시스 돌시의 파티 초대 제안을 수락했음을 알 수 있다. 미래가 바뀐 것. 저녁 시간대 알렉시스 돌시의 파티에 찾아가면 둘을 '동시에' 해치울 수 있다는 뜻이다.
콜트의 행동에 따라, 선구자의 행동이 바뀐다
즉, 이런 정보(콜트의 행동을 통해 선구자들의 행동 패턴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루프를 반복하며 정보를 찾고, 콜트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알아내 "모든 선지자를 하루 만에 암살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데스 루프>의 메인 플롯이다.
말만 들어보면 꽤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수행해야 하는 일은 별도의 지표를 통해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게임 내내 등장하는 콜트의 이전 루프에 대한 기억이 텍스트로 등장해 힌트를 알려주기도 한다.
글자를 통한 힌트 제공. 간단한 것부터, 꽤 중요한 것까지 알려 준다
스토리와 관련된 문구가 나오기도 한다. 아무튼 내 탓은 아닌 듯
뭘 해야 하는지 로드맵 형식으로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콜트의 걸걸한 입담과 선지차를 처치할 방법을 알아냈을 때 나오는 애니메이션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대화가 정신없이 이어지는 초반부에는 등장인물끼리의 만담을 관람하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디스아너드>에서 보여 줬던 간단한 퍼즐도 등장한다. 그림 맞추기부터, 지도를 보고 맵 곳곳에 숨겨진 암호를 알아 내 좋은 아이템이 들어 있는 금고를 열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영원주의자들의 대화를 보고 특정한 아이템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기도 하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간단한 퍼즐도 나온다
다만 <디스아너드>가 보여 줬던 스케일에 비해 <데스 루프>의 맵은 작아졌다. 적들의 AI도 낮아졌으며, 별도의 난이도 선택도 없다. 덕분에 초반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을지라도, 주요 장비와 루프를 합성해 보존할 수 있는 후반부에는 난이도가 빠르게 낮아진다.
기자의 추측으로는 이런 '루프 시스템' 덕분에 난이도가 낮아진 것이 아닌가 한다. 루프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때에 따라서는 "저번 루프 때 했던 일"도 반복해야 하므로, 목표 완수를 위한 난이도를 올렸다간 게임 플레이가 크게 늘어지고, 답답해질 수 있기 때문.
예를 들자면, 아까 말했듯이 알렉시스와 이고르를 한 번에 처치하기 위해선 이고르의 실험 장비를 사보타주해야 한다. 그런데 사보타주 난이도가 매우 어렵다면? 플레이어에겐 중노동이 된다. 별도의 중간 저장이 없어 만약 둘을 암살하다 실패했을 경우엔, 다시 아침으로 돌아가 실험 장비를 사보타주해야 하기 때문.
후술할 멀티플레이 문제도 있고, 보다 많은 유저층을 <데스루프>에 끌어들이기 위해 난이도를 간소화시킨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낮은 난이도 덕분에 게임 막바지에는 '루프물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모든 것을 이미 겪어봤으니, 모든 선지자를 처치하기로 마음먹은 날은 자연스럽게 적들의 위치를 모두 외운 채 빠르게 나아가면서 '무쌍'을 찍게 된다.
게임 막바지에 이르면 요놈들 대화를 전부 외울 지경이 된다
# 콜트! 멈춰!
콜트 : 루프를 끊을 유일한 방법은
줄리아나 : 루프를 유지할 유일한 방법은
콜트, 줄리아나 : 널 죽이는 거야.
콜트의 행동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거는 인물도 있다. 바로 선지자 중 한 명인 '줄리아나'다.
줄리아나는 루프를 보호하기 위해 콜트 하나만을 쫒고 있는 선지자다. 그만큼 전투 능력이 강력하며, 줄리아나가 맵에 침입하면 콜트가 후퇴할 수 없도록 비상 통로의 문을 잠그는 안테나를 설치한다. 맵을 빠져나가기 위해선 안테나를 해킹해 무력화해야 한다. 꼭 줄리아나를 처치할 필요는 없지만, 줄리아나를 처치하면 다량의 레지덤과 희귀한 무기를 드롭한다.
줄리아나의 침입
그리고 멀티 플레이 모드로 게임을 진행할 경우, 침입해 오는 줄리아나는 AI가 아닌 '플레이어'가 된다. 줄리아나는 리프라이즈가 없어 한 번 사망하면 곧바로 패배하지만, 게임 내 등장하는 영원주의자들이 아군이 되어 주며, 안테나를 지키며 콜트의 행동을 방해할 수 있다.
멀티플레이에서 체험해 본 줄리아나 플레이는 꽤 재미있었다. 몰래 고지대에 숨어 콜트가 게임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살펴볼 수 있으며, 줄리아나에 대응하는 각 유저의 행동도 제각각이라 이를 파훼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남의 싱글플레이에 끼어 들어 난동을 피우는 게 재미없을 수가 있나
도망치다가 줄리아나가 미리 깔아 놓은 지뢰에 당한 콜트
다만 이런 재미에도 불구, 멀티플레이에 대한 전반적인 평을 내려 보자면 아쉽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유저의 싱글플레이에 침입해 이를 사보타주한다는 컨셉은 흥미로우나, 줄리아나의 스폰 위치는 고정되어 있고, 맵이 좁고 아이템 가짓수가 적어 나올 수 있는 전략도 한정적이다. 완성도나 깊이가 그다지 높지 않다.
기껏 콜트로 완벽한 루프를 진행하고 있는데, 유저 줄리아나가 갑자기 난입해 게임을 망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이를 끌 수도 있다. 줄리아나 처치 보상도 콜트 입장에선 그렇게 크지 않다. 굳이 온라인 모드를 키고 줄리아나와 맞서 싸울 이유가 적다.
가장 큰 문제는 '러버밴딩' 현상이다. 앞으로 이동을 해도 마치 고무줄에 튕긴 것처럼 뒤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는데, 주로 서로 간의 네트워크 연결이 좋지 못해 발생한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주로 '트레이서'라고 불린다.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러버밴딩에 대한 성토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을 보면 게임 서버가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추측된다.
멀티플레이는 '핵심 콘텐츠'라기보단 보너스 콘텐츠라고 보는 것이 좋다.
멀티플레이 최대 랭크는 50이다. 이정도면 꽤 해봤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몇몇 단점도 눈에 띄어
먼저 타 웹진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데스루프>의 메타크리틱 유저 평점을 끌어내린 최적화 이슈다. 단도입적으로, 최적화가 굉장히 이상하다. 기자의 사양은 3070Ti와 이에 준하는 CPU다. <데스루프>를 최고 옵션으로 즐기기 무리 없는 사양이지만, 종종 50 정도까지 프레임이 급락하는 구간이 종종 있었다. 툭하면 발생하는 게임 충돌 버그는 덤이다.
프레임 문제는 아케인 스튜디오도 "현재 조사 중이다"라고 밝힌 만큼, 추가 패치를 통해 조속히 해결되길 기대한다.
게임 플레이 내적으로는 루프 시스템과 멀티플레이 덕분에 난이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느낌이 강하게 난다.
가장 지적받는 것은 적들의 AI다. 쉬운 진행과 멀티플레이 밸런스를 고려한 것인지, 적들의 AI가 굉장히 낮다. 특히 소음 무기를 사용하면 바로 옆에 있는 동료가 죽어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덕분에 소음 무기를 얻을 수 있는 중반부부터는 게임이 꽤 쉬워진다.
소음 권총만 있으면 게임 끝까지 무기 걱정이 없다
흥미로운 초반 연출에 비해, 갈수록 힘이 빠지는 스토리도 지적할 만한 부분이다. 스포일러를 피해야 하기에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데스루프>의 스토리는 용두사미라는 느낌이 강하다. 좋은 연출력에도 불구하고 후반부에는 상당히 힘이 빠진다.
사소한 지적일 수도 있지만, 목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얻어야 하는 아이템이 잘 강조되지 않아 막히는 부분도 종종 있었다. 가령 방 안에서 문서를 찾아야 하는데, 별도의 강조 표시 없이 책장에 툭 튀어나와 있는 식이라 이를 찾는 데 시간이 걸린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특히 배터리가 문제다.
게임 진행을 위한 중요한 아이템인데, 하얀 실선 외각선 말곤 별도의 강조 표시가 없어, 앞에 두고도 못 찾아 해매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게임 종반부부터 콜트를 괴롭히기 시작하는 지뢰. 진짜 안 보인다
# <데스루프>는 꽤 영리한 게임이다.
<데스 루프>는 기존에 아케인 스튜디오가 잘 만들어 오던 '이머시브 심' 스타일의 게임이면서도, 루프 시스템을 통해 이를 교묘히 비틀었다. 맵 크기는 줄어들고 난이도는 낮아졌지만, 덕분에 캐주얼하고 호쾌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비살상'을 하지 않았다고 받는 패널티도 없다.
후반부에는 용두사미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초반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연출도 꽤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파고들 만한 어려운 퍼즐과 숨겨진 요소도 구석구석 숨겨져 있다.
꽤 영리하게 만들어진 게임이다. 기존 스타일에 약간의 변화를 가미하며 얻은 실점도 있지만, 기자의 감상으로는 득점이 더 많아 보인다. '루프' 라는 개념을 통해 반복 플레이에 당위성을 준 것도 흥미롭다. 기존 <디스아너드>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게이머라면 <데스루프>를 구매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AI 수준이 낮아졌고 맵 크기와 밀도가 줄어드는 등 난이도가 캐주얼해져, 최고 난이도에서 몸을 비틀며 목표를 완수하는 것을 즐겼던 유저라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플레이타임도 짧아졌다. 이전에 발매된 아케인 스튜디오의 게임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게이머라면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도 이 정도라면 "믿고 구매하는 아케인 스튜디오 게임"이라고 평가해도 되지 않을까? <데스루프>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케인 스튜디오 특유의 색깔이 더욱 발전해 나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