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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돌아서면 생각나는 퍼즐 디펜스 게임

[리뷰] 원작 그림자에 의존하지 않는 어글리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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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2-03-25 17:00:23

간단히 시간을 쓰기엔 뭐니 뭐니 해도 캐주얼게임 만한 게 없다. 스마트폰 안에서 털을 고르는 고양이들도 좋고, 간단한 퍼즐을 풀면서 시원한 이펙트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별것 아닌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노라면, 캐주얼게임은 명상 같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중간에 맥 빠지는 광고가 튀어나와 흥취를 깨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스토어에서 심심하면 게임을 받아서 해보고, 지우고, 또 다른 게임을 찾아서 설치하는 게 취미라면 취미고 일이라면 일이다. 그런데 기자는 최근 늪에 빠졌다. 어느 특정 게임에 몰입하게 된 것이다. '그럼 좋은 거지 웬 타령이냐' 물으신다면, 여러 게임을 두루 해야만 하는 입장에서 '꽤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말씀을 드릴 수 있겠다. 

 

더구나 업무 시간에 게임 하나만 붙잡고 있으면 눈치가 보인다. 그냥 재밌어서 넋 놓고 하는 건데, 리뷰를 써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는 말이다.

 

그냥 맘 놓고 게임하고 싶은데 리뷰를 써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모습 (아님) (출처: 픽사베이)

 

# 퍼즐+디펜스 게임 신작, 돌아서면 생각난다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는 3-매치 퍼즐 게임이다. 현재 원스토어에서 80일 동안 테스트를 하고 있다. 가로세로 조작을 통해 3개 이상의 젬스톤을 맞추는 전형적인 3-매치 퍼즐 구조를 지니고 있다. <애니팡>, <캔디크러시>, <꿈의 정원> 등등 이미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었으며, 아직도 대단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여담으로 2년 전 국감장에서 한 국회의원이 몰래 플레이한 게임도 3-매치 퍼즐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제목에도 알 수 있듯이 디펜스 요소가 가미되어있다. 필드에서 적군들이 나타나 블록을 차지하고 턴마다 젬스톤을 파괴하며 아군 진영으로 전진해온다. 그러니까 이 게임은 특정 점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필드 위에서 적들을 모두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붓그리기가 아니라 3-매치 방식으로 기획된 <퍼즐앤드래곤> 느낌이다. 

 

<퍼즐앤드래곤>이 그런 것처럼 이 게임도 캐주얼로 분류하기엔 어렵다. 게임에는 팀 덱 구성 요소가 있는데, 수집형 RPG처럼 SSR 등급의 캐릭터를 뽑아서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캐릭터마다 특성이 존재하고, 스킬이 존재한다. 공격 스킬을 쓰는 투사, 방어하는 수호자, HP를 회복하는 치유사, 여러 버프·디버프 스킬을 쓸 수 있는 지원가로 구분된다. 

 

 

각 스킬을 쓸 수 있는 MP는 해당하는 캐릭터의 상성(물, 불, 바람, 빛, 암흑​)에 맞는 스톤을 맞추면 자동 충전된다. 상성은 캐릭터 스톤뿐 아니라 상대편 미니언에게도 적용된다. 적들이 암흑 상성을 가지고 있으면 빛 상성의 스톤을 맞추는 게 유리하다든지, 물 상성은 불 상성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입히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게임의 레벨 디자인에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처음에는 가벼운 느낌으로 퍼즐을 맞추면서 스테이지를 올라갈수록 스톤을 뒤섞어버리거나, 맵이 좁아지는 스테이지가 나온다거나, 보다 강력한 적이 등장하는 등 난도가 점진적으로 올라간다. 엄밀히 보면 정식 서비스 이전의 테스트 빌드이기 때문에, PvP나 캐릭터 육성 요소는 아직 빠져있지만, 게임성을 입증하는 데엔 성공한 듯하다.

 

 

# 원작에 과의존하지 않는 <어글리후드>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는 인기 네이버웹툰 <어글리후드>를 원작으로 하는 IP게임이다. 잘 짜인 IP를 발전 시켜 원작 팬도 잡고, 게이머도 잡겠다는 일석이조 전략이다. 그러나 대개 이런 게임들에게는 꼬리표가 붙는다. 바로 원작의 인기에 편승하는 듯, 그다지 진보하지 못한 게임성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체험한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는 그렇지 않았다.

 

퍼즐 장르가 가지고 있는 랜덤성에 디펜스 게임이 추구하는 전략성이 맞물려 돌아가는 데다 원작 캐릭터를 뽑아서 덱을 꾸미는 수집형 요소도 구현됐다. 돌아보면  <퍼즐앤드래곤>이 나온지 10년이 지났고, 3-매치 퍼즐은 '기출 변형'이 많은 장르로 꼽힌다. 그러므로 이번 게임을 엄청난 혁신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독창성은 분명하다.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는 원작의 그림자에 숨는 게임이 아니라고 부름 직하다. 기자처럼 원작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은 게이머도 부담 없이 들어가 즐길 만하다.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웹툰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하는 등의 부가 요소가 들어간다면, 유니버스 확장 측면에 긍정적으로 작동할 만하다.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 상점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인-게임 플레이만으로 적잖은 다이아를 수급해 뽑기를 할 수 있다. 캐릭터 수급 및 성장은 뽑기를 통한 조각 맞추기 + 약간의 재화를 통해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시스템상 중복 뽑기를 막으며 그다지 거부감이 크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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