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프리뷰/리뷰

[TIG 퍼스트룩] 총알보다 빠른 레트로 슈팅 게임

방승언(톤톤) 2023-03-20 09:45:27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8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레트로 슈터’, 더 거친 표현으로는 ‘부머(꼰대) 슈터’라고 불리는 복고풍 슈팅 장르는 생각 외로 탄탄한 유저 베이스를 자랑합니다. 주로 서양권 30~40대 게이머가 즐기는 장르이다 보니 국내에선 주류 게임씬과 겹치는 면이 상당히 작고, 그래서 인지도도 낮은 편이지만요.

 

이렇게 마니악한 장르가 흔히 그렇듯, 복고 슈팅 역시 외부인 입장에서 팬덤을 들여다봤을 때 흥미로운 지점이 꽤 많습니다. 스팀에서 ‘복고풍’태그와 ‘1인칭 슈팅’ 태그를 적용해 게임을 나열해보면, 예상보다 타이틀의 종류가 다양하고, 각자의 인기가 상당하고, 무엇보다 평점이 대체로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장르 팬들이 중요시하는 ‘기본기’를 잘 갖춘 모범 사례가 많다는 얘기인데, 오늘 소개할 <프로데우스> 역시 그런 맥락에서 큰 사랑을 받는 게임입니다. 2022년 9월 출시해 2월 현재 4천여 명의 평가자 중 94%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압도적으로 긍정적’ 단계에서 1% 모자란 수치입니다.

 

 

다른 레트로 슈팅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프로데우스> 역시 실제 고전 FPS들에 진한 영향을 받은 듯합니다. 단적으로 <둠>과 <퀘이크> 시리즈를 계승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특히 맵과 무기 디자인, 주인공의 움직임, 적 유형, SF와 오컬트를 융합한 것 같은 세계관 등에서 그렇습니다.

 

스토리와 설정은 분명 존재하지만 다른 고전 FPS에서와 마찬가지로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눈앞에 악마(혹은 괴물, 혹은 외계인…정확히 모르겠습니다)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그것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아프게 해주고 싶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세계관 구축에 소홀한 것은 아닙니다. 각 챕터가 시작될 마다 대강의 스토리를 설명글을 읽어볼 수 있고, 비주얼 디자인 역시 분명한 통일성을 갖추고 있어 대충 상황을 이해(상상)하고 즐기기엔 충분합니다.

 

앞서 레트로 슈터의 ‘기본기’를 얘기했습니다. 복고 슈팅 장르는 긴박한 게임플레이, 다양한 무기, 고어한 연출 등을 공통분모로 삼는 편인데, <프로데우스>는 이러한 조건을 두루 충족합니다.

 

 

복고 슈팅의 게임플레이가 긴박해지는 이유는 생존에 있어 엄폐보다는 주로 회피와 공격에 방점을 찍기 때문입니다. 보통 기본 맵 구조부터 엄폐물이 적고 개방되어 있는데다 적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한 자리에 숨기보다는 끊임없이 움직이거나 최대한 적을 빨리 없애버리는 방식으로 생존을 도모하는 편이 더 어울립니다.

 

<프로데우스> 역시 마찬가지여서 상당히 빠른 이동 속도를 통해 맵을 종횡무진 누비면서 적들을 최대한 빨리 정리해 살아 나가야 합니다. 이 생존 과정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첫째 이유는 다양한 무기입니다. <프로데우스>는 다른 레트로 슈팅과 비교해서도 무기의 종류가 많은 편인데, 각각의 무기가 보조 발사 개념까지 가지고 있어 전투 상황을 취향에 맞게 여러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적과의 교전 거리, 적의 수효와 종류 등에 순간적으로 대응해 무기와 발사 모드를 선택해 싸우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렇듯 선택지가 다양한 대신, 3종류의 무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같은 탄종을 공유하도록 설계했습니다. PC 기준으로 각각의 카테고리에는 하나의 번호가 단축키로 할당되어 있고, 번호를 여러 번 누르면 해당 카테고리의 무기가 사이클 되는 식입니다.

 

 

카테고리별로 하나의 무기만 선호한다면 모르겠지만, 각자 역할이 다른 탓에 ‘돌려 가며’ 쓰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러다 보면 특정 탄종의 잔량이 0이 되는 상황이 상당히 자주 벌어집니다. 이는 되도록 다양한 무기 카테고리가 사용되도록 유도하는 고의적 설계로 보입니다.

 

<프로데우스>는 이처럼 쏘고 피하는 총기 액션의 본능적 재미에 집중한, 전형적 복고 슈팅 게임입니다. 그러면서도 현세대 FPS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총기 애니메이션과 무기의 작동 방식 등에서 요즘 슈팅 게임의 리얼리티와 다양성을 부분적으로 반영한 점도 매우 긍정적으로 다가옵니다.

 

마니악한 장르인 만큼 한계도 분명한 편입니다. 스토리와 연출로 유저에게 몰입감을 주는 요즘 싱글 FPS와 달리, 장소와 적만 제시한 채 끊임없는 격파를 요구하는 게임 디자인은 플레이 동기 부여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대신에 새로운 적, 새로운 무기, 새로운 맵, 새로운 교전 상황을 다양하게 등장시키는 방법으로 이런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로데우스>는 유저 제작 콘텐츠와 PvP, 코옵을 지원합니다. 게임의 기본 전투 시스템이 마음에 드는 유저라면, 이들 기능을 통해 게임을 더 폭넓게 만끽할 수 있을 듯합니다.

 

 

▶ 추천 포인트

1. 긴박하고 경쾌하며 자유도 높은 전투

2. 쏘는 재미

3. 멋진 음악

 

▶ 비추 포인트

1. 스토리와 동기부여 중시한다면

2. 가끔 시인성이 떨어지는 그래픽

3. 적 유형 부족

 

▶ 정보

장르: FPS

가격: 26,000원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PC, Xbox 시리즈 X/S, PS4, PS5, 닌텐도 스위치

 

▶ 한 줄 평

 

최선의 방어는 먼저 쏘기

 

최신목록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