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D'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던 이 게임은 이번 테스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까. 3월 30일 오후 시작된 파이널 베타 테스트를 플레이하며, 근미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치열한 전투를 따라가 봤다.
본 기사는 파이널 베타 테스트 플레이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얼리 액세스 및 정식 출시 이후 게임 내 여러 특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베일드 엑스퍼트>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깔끔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이다. 현재 <베일드 엑스퍼트>에는 요원(에이전트) 캐릭터가 10종류 있고, 각각의 캐릭터는 개성 있는 외형과 액션들을 보유하고 있다. 총기를 쏘고, 점프하고, 구르는 슈팅 게임의 일반적인 모션들도 꽤 준수한 편인데, 캐릭터마다 조금씩 다른 근접 처형 액션과 시그니처 액션까지 있어 보는 재미도 있다.
10명의 캐릭터는 각기 다른 시그니처 액션을 가지고 있는데, 일종의 특수 능력을 활용하는 기능이라고 보면 된다. '잭'의 시그니처 '권총 돌리기'는 '사용 후 짧은 시간 동안 스캔 효과를 무시하고 이미 발각된 상태라면 즉시 취소'하는데, 교전 중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베일드 엑스퍼트>에서 스캔 효과를 무시하는 능력은 굉장한 이점을 지니고 있다.
캐릭터가 주는 플레이 경험의 차이는 렙톤에서도 온다. 렙톤은 캐릭터 능력을 강화하는 일종의 칩 세팅이며, 캐릭터마다 다른 '고유 렙톤'과 5 코스트까지 선택할 수 있는 '장착 렙톤' 슬롯이 있다. 예를 들어 '릴리 로즈'의 고유 렙톤은 상점에서 주무기 구매 시 10%의 할인률을 항상 적용 받는 '바겐 세일'과 기절 중에도 주무기 사격이 가능한 '최후의 저항'이다. 캐릭터마다 다른 플레이 방식을 유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TPS와 FPS를 비교할 때 사람들은 '시야'에 대해 자주 언급하곤 한다. FPS보다 시야가 넓으니 엄폐물을 가까이 두면 몸을 노출하지 않고도 적의 위치를 알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다. 과연 <베일드 엑스퍼트>는 TPS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현재 <베일드 엑스퍼트>에서는 일반전과 경쟁전 플레이어 매치와 AI 매치를 플레이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공격팀과 방어팀이 시드 폭파를 성공, 저지 시키는 '폭파전'과 팀 합산 120킬을 먼저 달성하면 승리하는 '팀 데스매치'가 있다. 모드가 달라도 상대를 죽이면 승리하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먼저 죽이는 쪽이 유리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보니 일명 슈팅 게임 '고인물'이라 불리는 손이 빠른 유저들이 다대다 매치 안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파이널 베타 테스트 첫날이었던 3월 30일에는 거의 모든 매치에서 고지대를 먼저 선점하는 쪽이 유리한 양상을 보였다. 건물 옥상이나, 차량 위, 철교 위로 올라가 몸을 숨긴 채 상대를 저격하는 유저가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서로 높은 곳을 차지하기 위해 위로 향하니 고지대를 중심에 두고 근접 교전이 자주 벌어졌고, 결국 고지대의 이점보다는 교전 속도가 빨라진 효과만 보게 됐다. 특히 이런 현상은 탁 트인 평지에 가까운 '밀밭', '철교', '코리아 타운' 등의 맵에서 강하게 두드러졌다.
둘째 날인 3월 31일에는 상대적으로 은엄폐물이 많은 건물 내부, 골목으로 향하는 유저가 많았다. '알타 시티' 같은 건물 내 교전이 많은 맵에서 이런 경향성이 보였으며, 스캔탄처럼 벽 너머 적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젯 또한 더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여기서 <베일드 엑스퍼트>의 특징이 또 하나 나오는데, TPS의 넓은 시야를 리스크 없이 사용하지 못하게 다수의 창문과 복층 구조를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건물 외벽의 요철처럼 보이는 부분을 사다리처럼 잡고 올라갈 수 있게 하거나, 벽을 부수고 진입할 수 있는 루트, 유리로 된 천장을 부수고 아래층으로 가는 방법 등을 준비해 엄폐물 너머뿐만 아니라 '뒤'를 신경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같은 맵에서의 교전도 건물이 폭파되는 변수와 수시로 바뀌는 자기장의 위치를 활용해 다양한 위치에서 교전이 일어나게 유도했다. 이런 변수 창출로 TPS의 기존 단점을 완전히 해결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문제로 지적되던 부분들을 많이 완화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독특한 가젯을 활용하는 재미도 있었다. ' 대표적인 예시로는 '저거넛'과 'UPS'를 꼽을 수 있겠다. 저거넛은 일종의 강화 슈트로 돌진 능력과 미니건을 겸비한 장비다. UPS는 우산 모양의 설치형 실드 겸 총기 발사 시스템인데, EMP와 스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두 가젯 모두 강력한 성능에 맞게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어, 게임 후반부에서만 가끔씩 볼 수 있었다.
한편, 4월 1일 20시부터 시작된 경쟁전은 레벨 5 이상인 캐릭터로만 플레이할 수 있는데, 레벨을 올리는 데 적잖은 일반전 매치 승리를 필요로 해 시작부터 즐기긴 어려웠다. 또한 쇼다운 모드는 오늘(3일) 11시에 오픈되기 때문에 아직 파이널 베타 테스트의 일부 콘텐츠만 맛본 셈이다. 아직 테스트 기간이라서 그런지 매칭 시간이 길게는 3분 이상 걸릴 때도 있었으며, 매 라운드마다 있는 로딩 시간에 대해서도 다소 길다는 유저 의견이 적지 않았다.
종합하자면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지만, <베일드 엑스퍼트> 파이널 베타 테스트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TPS였다. 이번 테스트는 4월 6일(목) 16시에 종료되기 때문에, 관심 있는 유저들은 테스트 기간이 끝나기 전에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