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주식투자와 부동산을 통해 돈을 버는 게임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의 1인 개발자 'TERNOX'가 개발한 <STONKS-9800: Stock Market Simulator>는 버블경제가 한창이던 1980년대를 배경으로 주식을 사고팔아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저금리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책을 펼쳤는데, 덕분에 부동산 가격과 주식이 폭등했던 바 있다. 이런 시대 속에서 주인공은 투자 회사의 사장이 되어 시대의 흐름을 타고 최대한 이익을 내야 한다.
가장 큰 특징은 CRT 모니터 풍으로 디자인된 복고풍 게임 그래픽이다. 마치 증권 거래에 사용되는 '블룸버그 터미널'을 들여다보는 느낌 속에서 주식을 거래하며 최대한 이익을 남겨 부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덕분에 나름 게임 속 주가 차트를 보며 집중하다 보면 "장중에는 이야기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투자 전문가가 된 느낌이랄까.
<STONKS-9800>
주식을 사고팔아 이익을 만들자.
여담으로 다양한 기업 패러디가 나온다. 가령 게무스톱(게임스톱)이나 닌텐토(닌텐도), 메가(세가)가 있다.
# 게임에서 내부자 거래하다 범죄자가 된 이야기
현실의 주식 시장처럼 정교한 주가의 변동을 게임 안에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요동치는 게임 속 주식 시장에서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일까? 바로 내부자 거래다. <STONKS-9800>를 플레이하다 보면 종종 주인공에게 연락해 사전 정보를 주겠다는 인물이 나온다. 소정의 금액을 지불하고, 대출까지 끌어당겨 이들이 지목한 회사에 전 재산을 투자하거나 공매도를 걸면 어마어마한 이익이 발생한다.
물론, 이들에게 정의의 응징을 가하는 시스템도 구현되어 있다.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유가증권을 선취매해 이득을 취하면 '내부자 거래'(혹은 불공정 거래)가 적발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는 검찰이 주인공의 거래를 막아 버리고 법원에 서게 된다.
게임이기에 변호사에게 비싼 돈을 지불하면 넘길 수 있지만, 그동안 전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일종의 스테이터스 시스템도 구현되어 있는데, 이런 범죄가 적발되면 적잖은 평판이 깎여 나간다. 현실에 비유하자면 내부자 거래 혐의가 적발돼 유죄 판결을 받은 소닉의 아버지 '나카 유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게 정녕 주식 그래프란 말인가
당연하겠지만, 혐의가 적발되면 변호사 비용을 포함해 다양한 손해가 발생한다. (범죄는 나빠요)
회사의 고위 임원과 인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주식 거래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종종 술자리 이벤트가 발생하곤 하는데, 돈이 더 들지라도 가능하면 오랫동안 붙어 있는 것이 좋다. 행운이 되는 랜덤 이벤트가 발생할 확률이 조금이나마 생기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예금이나 부동산 월세 수입을 통해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 수 있다. 수입에 따른 소득세도 지불해야 하기에 달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을 보유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름 당시의 시대상을 구현하려 한 이벤트도 존재한다. 주말에 친구의 권유로 경마나 파칭코에 방문해 간단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경마를 할 경우에는 당연히 마권을 살 수 있으며, 적중하면 돈을 벌 수 있다. 간단한 미니 게임이기에 연승식과 복승식 같은 시스템까지 구현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경마는 마권을 사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말을 지켜보는 미니 게임 수준이다.
술자리에서 인맥을 쌓을 수 있다.
명성이 높거나 인맥이 쌓이면 프로젝트 투자 제의가 오기도 한다.
주인공의 비서 '에이미'의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이벤트도 존재한다. 말을 걸거나 적법한 투자에 성공해 이익을 만들어 호감도 레벨을 올릴 수 있다. 아쉽게도 얼리 액세스인 만큼 호감도를 열심히 올린다고 해서 별다른 이벤트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개발자에 따르면 스토리 모드는 정식 버전 이후 포함될 예정이며, 다양한 엔딩 분기를 포함해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개발자는 "한국의 유명 작품부터 현지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런스를 게임에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 콘텐츠 강화한 정식 버전은 2023년 1분기 예정
<STONKS-9800>는 아직 얼리 액세스인 만큼 콘텐츠 분량이 많지 않은 편이다. 게임 진행이 되지 않는 치명적인 버그도 있다. 주식 투자 게임이지만 신문을 보며 미리 시장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종종 경영진의 교체나 대량 리콜 사태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고, 거기에 맞춰 주가가 크게 변동되는 것 정도밖에 없다. 익숙해지면 진행 자체는 상당히 단순하다.
개발자는 2023년 내 다양한 이벤트를 추가해 강화된 거래 시스템, CEO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모드, '야쿠자 이벤트'를 포함한 더 많은 생활 이벤트 및 부동산 거래를 추가해 2024년 1분기 내 정식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얼리 액세스 버전에는 프리 플레이 모드밖에 없지만 정식 출시 때는 스토리 모드가 포함될 예정이다.
여담으로 <STONKS-9800: Stock Market Simulator>는 본래 2021년 말 출시될 예정이었다. 출시가 연기된 이유는 개발자가 우크라이나인이기 때문이다. 스팀 커뮤니티를 살피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개발자는 자신이 사는 도시는 안전하지만, 게임을 개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 전했다. 개발자는 2022년 12월이 되어서야 다시금 근황을 알리고 얼리 액세스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출처: TERN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