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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목성의 위성은 과연 낙원이 될 수 있을까? 감성 SF '유로파'

낙원의 존재는 지옥에 대한 반증인가?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준(음주도치) 2023-08-28 10:52:37

"알지 못 하는 것을 그리워하는 게 가능할까? 가보지 않은 곳에 향수를 느끼는 것이 가능할까?"


우리가 사는 지구를 제외하면 태양계 안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종종 목성의 위성 유로파가 언급되곤 한다. 얼음 아래 바다에는 원시 생명체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추측이다. 오늘 소개하는 <유로파>는 테라포밍된 푸른 낙원 유로파에서 소년의 형상을 한 안드로이드가 탐험을 하는 3D 어드벤처 게임이다. 


8월 24일 처음 공개된 <유로파>의 데모 버전은 하늘을 날고, 호수와 지상 위를 슬라이딩하는 특유의 멋진 이동을 보여줌과 동시에 여러 철학적인 질문을 남겼다. 낙원의 존재는 불행한 공간의 존재를 역설하는가? 안드로이드 소년은 어떻게 제페토와 피노키오처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가지게 됐을까? 30~40분의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로파>의 데모 버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 아버지의 편지, 소년의 여행

<유로파>는 '아담'의 비석 앞에 놓인 꽃을 바라보는 안드로이드 소년 'Zee'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소년이 있는 곳은 생명체가 살 수 있게 테라포밍된 '유로파' 위성. 주변을 나는 나비, 꽃과 풀이 가득한 환경은 지구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고, 소년이 나아가는 길 곳곳에는 여러 건물의 흔적들이 보인다.


소년은 아버지의 편지를 품에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섬'에서 편지를 남겼다고 한다. 이 편지를 읽을 때 쯤이면 소년의 곁에 없을 것이며, 세상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섬은 그 아름다움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가 말하는 섬은 유로파를 말하는 것일까? 이제 소년은 한 장씩 떨어져 있는 아버지의 기록을 수집하며 유로파를 탐험하게 된다.


'아담'은 누구일까? 안드로이드 소년의 여정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아버지와 소년. 어째선지 유로파 곳곳에는 아버지의 기록들이 흩어져 있다.

소년이 등에 매고 있는 거대한 호리병 같은 물체는 제트팩이다. 일반적인 모양새는 아니지만, 소년은 이를 활용해 차지 점프, 활공, 수면과 지면에서의 슬라이딩, 수직 상승 등의 자유로운 이동을 선보인다.


넓은 맵을 자유롭게 탐험하면서 고대 유적처럼 보이는 멸망한 세계의 흔적을 따라가게 되고, 소년은 미스터리의 중심에 점점 더 깊게 다가간다.


자유롭게 이 세상을 둘러보는 것은 <유로파>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핵심적인 재미 중 하나다.


'섬'과 '유로파'가 겹쳐 보이는 오프닝 장면. 아버지의 기록에는 지구에서 저지른 인류의 잘못들과 
유로파에 소년보다 먼저 왔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 절묘한 밸런스에서 나오는 시원함

소년의 이동은 제트팩의 상태와 지형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걷기, 차지 점프, 활공, 바닥 내려치기와 같은 기술들은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슬라이딩은 수면 위를 이동할 때나 경사진 지면을 달릴 때만 사용할 수 있고, 공중으로 높게 날아오르는 수직 상승을 비롯한 기술들은 제트팩의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기본적인 이동 속도가 약간 느리게 설정되어 있는 반면, 이동기를 사용하거나, 바람이 부는 지형, 특정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 등으로 화려한 움직임을 보여줄 때는 매우 빠른 속도를 경험할 수 있다. 맵 곳곳에 숨겨져 있는 제트팩 강화 재료를 수집하면 호리병의 최대 에너지가 늘어나 더 오래, 더 멀리 이동할 수 있고 게임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점점 더 빨라진다.


제트팩의 에너지 최대치가 늘어날 때마다 더 빠른 이동을 오래 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및 오브젝트도 늘어난다.


두 칸의 게이지가 해금된 상태. 한 번 강화할 때마다 한 칸씩 차오르고 강화를 거듭하면서 게이지 충전 색상도 변한다.


느리게 움직일 때는 주변 환경과 지형을 보게 되고 빠르게 움직일 때는 시원함과 쾌감을 느끼게 된다.

개발자 '헬더 핀토'는 이번 데모를 공개하면서 "본업으로 AAA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유로파>를 만들기 위해 여가 시간을 투자해 6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많은 사랑을 쏟았고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으니, 2023년에서 2024년으로 출시를 지연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그 때까지 데모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데모에서는 그가 얼마나 <유로파>를 영리하게 개발했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빠르고 느린 속도에 대한 완급 조절도 좋았지만, 오픈 월드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절묘한 길과 오브젝트의 배치, 자유롭게 시점 변환을 할 수 있다가도 중요한 시점에는 의도된 연출을 보여주기 위해 잠시 시점 고정을 하는 센스 등 플레이어가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게임의 방향을 따라갈 수 있게 만들었다. 


바람을 타고 빠르게 나는 장면. 속도감이 장난 아니다.


# 지구와 닮은 듯 다른 유로파의 세계

아버지는 소년에게 남긴 글에서 '가드너'(정원사)의 존재를 언급한다. 유로파에 먼저 도착했던 인류는 지구의 환경과 비슷하게 만들기 위한 여러 노력을 했고, 그 과정에서 유로파의 생명을 깨웠다는 것이다. 유로파는 변화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몇 세대에 걸친 변화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유로파에 안드로이드의 몸을 가진 소년이 오게 된 것이다.​ 그 말처럼 소년이 가는 길 곳곳에서 여러 생명체를 마주하게 된다. 


이런 생물들은 소년이 가까이 다가가면 땅을 파고 몸을 숨기거나, 길을 안내하기도 하고,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소년 옆에서 압도적인 크기로 존재감을 과시하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고대와 미래, 지구와 외계, 낙원과 지옥이라는 상반된 키워드를 얼핏 평화로워 보이는 여정 안에서 계속해서 곱씹어보게 된다. 


기계와 생물 중간 지점에 있는 존재들. 플레이어의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반응한다.


데모 버전의 말미에 나오는 거대한 용. 곤충 같은 모습과 기계 요새 같은 모습이 섞여 있는 게 특징이다.


데모 플레이가 끝난 후에는 정식 버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여러 장면들이 영상으로 소개됐다. 그 중에는 레이저를 쏘는 기계와 상호작용하며 진행하는 전투 내지는 퍼즐 풀이에 가까운 장면도 있었으며, 데모에도 짧게 나왔던 사라지는 큐브 발판을 비롯해 더 다양한 날씨와 환경, 생물, 퍼즐이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 


<유로파>는 2024년 PC(스팀)로 출시될 예정이며, 차후 콘솔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평화로운 분위기 안에서도 절묘한 완급 조절과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준 <유로파>의 데모 버전은 현재 스팀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레이저를 쏘는 기계와의 전투? 젤다가 떠오르기도 한다.
완전히 다른 환경도 등장할 예정이다.

데모 버전의 끝에 나왔던 용은 또 등장할 예정
퍼즐 및 상호작용이 더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철학적인 질문을 품고 있는 감성 SF 어드벤처 <유로파>는 2024년 스팀과 콘솔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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