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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장롱면허의 마음까지 흔든 사실적 드라이빙! '그란 투리스모 7'

[체험기] PS5 그란 투리스모 7

이형철(텐더) 2022-03-02 20:03:11

기자는 2012년 운전면허를 딴 뒤 단 한 번도 '자차'를 가져본 적 없는 순도 100% 장롱면허 보유자다. 기껏해야 짧은 거리를 가볍게 운전한 게 전부일 정도. 그래서인지 자동차에 관한 관심은 거의 없는 수준에 가깝다. 예쁜 디자인의 차가 지나가면 슬쩍 쳐다볼 뿐 갖고 싶다거나 운전에 대한 호기심은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미디어 프리뷰로 만난 <그란 투리스모 7>은 처음엔 다소 복잡하게 다가왔다. 장롱면허는 물론 자동차에 관심이 적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게임을 풀어가야 할 지 막막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게임,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환상적인 그래픽과 듀얼 센스 활용 등 '차알못'이 플레이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가 대거 담겨있었기 때문. 오는 4일 출시될 <그란 투리스모 7>의 이모저모를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기사에 활용된 버전은 DAY 0 패치로, 정식 출시 버전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그란 투리스모 7', 초심자 배려 + 듀얼센스 + 그래픽으로 무장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란 투리스모 7>은 철저히 자동차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다. 단순히 자동차를 몰고 서킷에 나서는 걸 넘어 원하는 파츠를 장착하거나 색을 칠하고,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등 묵직한 콘텐츠가 차지하는 분량도 제법 많다. 하드코어 레이싱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군침이 돌 만한 게임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란 투리스모 7>의 진입 장벽이 터무니없이 높은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이러한 느낌은 게임 오프닝은 물론, 전반적인 구성에서 강하게 전해진다. 오프닝을 통해 자동차의 역사에 관한 장면을 짧게 보여주거나 월드맵을 활용한 네비게이션 시스템, 후술할 신규 콘텐츠 카페 등 비교적 쉽고 가볍게 따라갈 수 있는 구조를 준비해뒀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노력한 개발진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월드맵은 차고와 월드 서킷을 넘어 라이선스와 카페 등 게임 내 콘텐츠를 한눈에 들여다보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란 투리스모 7>의 허브에 해당한다. 특히 월드맵에 표기되는 콘텐츠들은 직관적인 아이콘과 더불어 가이드 '사라'의 세세한 안내까지 더해지는 만큼,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라해도 헤맬 확률은 거의 없다. 그 정도로 이 게임의 초반 구간은 무척 친절하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란투리스모7의 중심에는 월드맵이 있다

  

세세한 설명을 전하는 가이드는 게임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준다

 

물론 <그란 투리스모 7>이 마냥 친절하기만 한 건 아니다. 

 

초심자들에게 게임을 알려주는 걸 넘어 그들이 지속적으로 플레이를 이어갈 수 있게끔 여러 장치를 마련해뒀기 때문이다. 이번 타이틀에서는 '카페'가 그 역할을 수행한다. 신규 콘텐츠 카페는 '메뉴 북'을 통해 퀘스트를 수행하는 장소로, '서킷에서 3위 안에 진입' 또는 '차량 개조' 등 다양한 미션이 등장한다. 유저들은 이를 클리어해 새로운 차량을 해금하고 다음 콘텐츠로 나아가게 된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보상 부분. 카페는 퀘스트 보상으로 새로운 차량을 제공하는 걸 넘어 그에 관한 정보나 역사까지 풀어낸다. 이를테면 '일본의 콤팩트' 미션을 완수할 경우 도요타, 혼다, 마쯔다가 선보인 콤팩트 카의 어원과 특징을 확인할 수 있고, '유럽의 클래식 콤팩트'를 통해 폭스파겐 등이 만든 명차의 역사를 듣는 것도 가능하다.  

 

덕분에 시리즈 입문자 또는 자동차에 낯선 유저들은 카페를 통해 자연스레 <그란 투리스모 7>에 녹아들게 된다. 서킷을 통해 새로운 차량을 획득하는 걸 넘어 역사까지 제공함으로써, 차량과 유저의 간격을 좁히는 일종의 사이클을 준비해둔 인상이다.

 

카페는 초보자의 가이드 역할을 수행한다

 

역사와 함께 등장하는 차량의 비주얼도 놀라운 편

 

<그란 투리스모 7>은 최신 레이싱 게임인 만큼, 압도적인 그래픽을 자랑한다.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것과 같은 단순한 요소부터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의 주행 등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이 그래픽을 통해 완벽히 어우러진다. 자동차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이 봐도 감탄이 나올 만큼 <그란 투리스모 7>이 선보이는 그래픽은 인상 깊다. 속도, 주행, 순위는 뒤로한 채 풍경을 보며 드라이브하는 것만으로도 이 게임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해도 될 정도다.

 

이러한 부분은 듀얼 센스와 맞물려 또 다른 감탄을 자아낸다. <그란 투리스모 7>은 PS 독점 타이틀이기에 게임 전반에 걸쳐 적극적으로 듀얼 센스를 활용한다. 도로 주행 시 진동이 발생하는 걸 넘어 떨어지는 빗방울과 우천 레이스 중 터널 진입 등 텍스트로 설명하기 힘든 미세한 느낌을 고스란히 듀얼 센스로 구현해냈다. 가속에 따라 코너를 돌 때 전해지는 진동까지 다르게 전해진다는 점도 포인트다. 

  

듀얼센스 경험과 그래픽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게임이다

 

 

# 그란 투리스모 7이 소니와 개발진에게 중요한 이유

  

아쉬운 점에 관한 이야기도 해보자. 

 

우선 <그란 투리스모 7>이 야심차게 선보인 신규 콘텐츠 '뮤직 랠리'와 '뮤직 리플레이'는 냉정히 말해 그리 특별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음악에 맞춰 달리는 뮤직 랠리는 타임 아웃이 가까워지면 음악 소리가 작아지고 화면이 흑백으로 바뀌는 것 외에는 큰 임팩트가 없었다. 음악에 맞춰 화면이 전환되는 뮤직 리플레이 역시 전에 비해 다양한 장면을 선보인다곤 하지만, 그리 인상적이진 않았다. 

 

약간의 불친절함도 못내 아쉽다. 카페나 월드맵 등 큼직한 부분에서 초심자를 위한 배려를 다수 준비해둔 건 분명하지만, 세세한 부분에서의 불친절함도 적지 않았던 탓이다. 실제로 기자는 파츠를 갈아끼우는 퀘스트에서 구매와 동시에 파츠가 장착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한참을 헤맸고, 특정 퀘스트에서는 요구하는 차량을 빠르게 찾지 못해 적지 않은 시간을 날려야 했다.

 

라이선스 획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 초반 획득할 수 있는 B급 라이선스는 브레이크와 커브 등 기초 조작법을 중심으로 하지만, 자동차에 문외한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로 다가온다. 물론, 비디오 데모나 코멘트가 존재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라이선스를 통과하긴 결코 쉽지 않다. 라이선스가 메인 퀘스트와 직결돼있기에 미획득시 게임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걸 감안하면 꽤 아쉬운 부분이다.

 

우측 상단의 PP가 올라갔다는 걸 확인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으로는 이 구간이 엘든 링보다 더 어려웠다

  

짧은 시간 플레이해본 <그란 투리스모 7>은 여러모로 개발진의 고뇌가 가득 담겨있는 타이틀처럼 느껴졌다. 자동차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위해 어디까지 해줘야 하는가를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서 전해졌기 때문. 너무 과하면 골수 팬들의 외면을, 반대 경우엔 신규 유저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현 상황에 대한 고민이 게임에 묻어있는 듯했다.

 

따라서 <그란 투리스모 7>은 개발진은 물론 소니(SIE)에게도 꽤 중요한 타이틀이 될 전망이다. 

 

야마우치 카즈노리 디자이너는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새로움을 강조하는 한편 "사람들은 더는 운전의 재미나 차의 아름다움을 논하지 않는다"라는 수위 높은 멘트를 전한 바 있다. 이에 <그란 투리스모 7>은 시리즈 최초로 카페라는 콘텐츠까지 도입하며 신규 유저 확보를 단단히 준비했다. 튜닝과 파츠 등 하드코어 유저를 위한 콘텐츠도 여전히 건재하다. 이제 남은 건 게임을 마주할 유저들의 판단뿐이다.

  

과연 <그란 투리스모 7>은 기존 유저는 물론, 자동차에 흥미를 잃은 사람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까. 결과는 게임이 출시될 4일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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