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로 유명한 스퀘어(현 스퀘어에닉스)는 일본 최고의 게임 개발사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그리고 그런 스퀘어의 명성은 단순히 하나의 시리즈만으로 달성한 것이 아니라 슈퍼 패미콤 시절 발매한 수많은 명작 RPG의 성공으로 달성했다고 봐야 하는데요. 지난 1994년 발매된 <라이브 어 라이브>(Live A Live)는 바로 그 스퀘어가 슈퍼 패미콤 시절 선보인 작품들 중에서도 오랜 시간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고전 명작 중에 하나입니다.
오랜 기간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리메이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고전 명작 중 하나로 손꼽혀온 이 게임이 지난 해 7월, 닌텐도 스위치로 마침내 리메이크되어 발매되었는데요. 지난 4월 27일, 이번에는 PC(스팀)으로 발매가 완료되어서 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29년 전의 원작은 당연하게도(?) 한국어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만 알려졌다면, 이번 작품은 정식으로 한국어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라이브 어 라이브>는 기본적으로 도트 그래픽에 변형 턴제 전투라고 할 수 있는 '체커 배틀' 전투 방식을 가진 RPG입니다. 이번 리메이크 작품은 스퀘어에닉스가 <옥토페스 트래블러> 등에서 선보였던 HD-2D 기술을 활용해서 비주얼을 리메이크 했는데요. 원작이 가진 '2D 도트 게임' 으로서의 감성과 최신 게임으로서의 세련됨을 동시에 재현하고 있기 때문에 겉모습만 보면 '낡았다'라는 느낌은 거의 받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원작과 다르게 유명 성우를 채용한 고퀄리티 음성으로 대부분의 대사가 녹음되어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바로 '원시', '서부', '현대', '근미래', '중세' 등. 각기 시대가 다른 7개의 배경에서 독립적인 옴니버스 스토리가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숨겨진 배경 하나에, 최종편까지 합치면 총 9개의 시나리오) 각각의 이야기는 'XX편' 으로 나뉘어져 있기에 처음부터 유저가 자신이 원하는 순서대로 플레이할 수 있고 (원시편, 서부편.. 같은 식), 모든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면 각 시대의 이야기가 하나의 장소로 모여 마지막 시나리오가 진행됩니다.
그런데 각각의 7개의 이야기는 '배경'만 다를 뿐 아니라 게임성에 있어서도 차별점을 보이는 것이 독특합니다. 가령 '막부 말기편'의 경우에는 성에 잠입한 닌자가 되어 일종의 '잠입액션' 스러운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SF편' 에서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으로서의 플레이가 강조된다는 식입니다. 그래서 7개의 게임을 해보면 기초 시스템만 호환되는 7개의 별개의 게임을 즐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이러한 독특한 게임성에 더해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았던 각 시대의 이야기가 최종장으로 모이는 스토리 구성 및 재미, 몰입도 또한 굉장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히 '중세편'의 전개와 여기에서 이어지는 최종편까지의 시나리오는 단순하게 그 '이야기' 만으로도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게이머들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로 큰 충격을 주었죠. 2023년 현재 기준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유저가 다시 봐도 굉장히 재미있게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브 어 라이브>는 거진 30년전에 발매된 게임을 리메이크한 작품이고, 비주얼이나 겉모습은 현재 기준으로 봐도 '레트로 게임'의 범주에 넣어서 평가하면 굉장히 세련되고 충분히 봐줄만한 작품입니다. PC로의 이식 또한 매끄럽고, 사양이 문제가 된다거나 최적화가 문제가 된다는 등의 이야기도 딱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겉모습을 리메이크 했다고 해도, 게임성 그 자체는 원작의 여러 문제들을 조금 수정했을 뿐. 기반 형식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현재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올드한' 플레이 감각을 가진 RPG입니다. '정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데다, 힌트나 공략 등에 있어서도 친절하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죠. 게임의 숨겨진 요소들을 하나하나 찾아보고 싶으면 공략을 찾아 머리 싸매서 플레이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로 인해 '고전 RPG'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굉장히 지루하고, 어려운' 취향 타는 게임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역으로 과거 슈퍼 패미콤 시절의 RPG에 추억이 있는 유저, 혹은 그 당시 고전 RPG에 대한 존중이 있는 유저라면 <라이브 어 라이브>는 당시의 추억과 재미를 2023년에도 훌륭하게 재현한, 굉장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RPG로 다가올 것입니다. 원작을 즐겨본 유저 입장에서도 추가 시나리오가 있고, 무엇보다 '한국어'로 즐길 수 있다는 데서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 추천 포인트
SFC 시절 감성, 당시 재미를 '그대로' 2023년에 재현하다
2. '한국어'로 온전하게 모든 이야기를 다 즐길 수 있다.
3. 음성 더빙! 원작에 없는 추가 요소까지 있기 때문에 원작을 즐겨본 유저라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 비추 포인트
'올드함' 그 자체를 못 버틴다면...
레트로 게임 가격이 6만원..?
▶ 정보
장르: RPG
가격: 58,000원 (PC, 스팀 기준)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PC(Steam) / 닌텐도 스위치
▶ 한 줄 평
이 게임의 한 여성 등장인물은 '스퀘어 3대 악녀' 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그 이유를 한글로 볼 수 있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