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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리뷰] 사람을 타임머신 태우는 중독적인 게임, ‘유니콘 오버로드’

체스를 두지만, 저는 전략만 정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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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사랑해요4) 2024-03-15 11:19:33
(정말로)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는 SRPG.

'시뮬레이션'에 RPG를 결합한 SRPG 장르는 보통 플레이어가 넓은 전장을 내려다보며 다수의 캐릭터를 육성하고 조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는 <파이어 엠블렘>이나 <삼국지 영걸전>, <창세기전> 시리즈가 유명하다. 다양한 개성을 가진 SRPG가 넘쳐났던 90년대가 특히 전성기였다. 특유의 전략성과 파고드는 재미가 있었으며, 2D 그래픽으로 개발하기에 용이했기에 여러 개발사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 트렌드와 게이머의 선호도가 바뀌며 지금은 적잖이 힘을 잃은 장르다. SRPG를 접하며 자란 세대가 아닌 사람들에겐 시스템이 복잡하기에 머리를 많이 써야 하고, 노하우가 없으면 플레이하기 어려운 장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화려한 그래픽을 가진 리얼 타임 게임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다소 투박하게 받아들여진 감도 있다.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애매하게 껴 있는 기자의 경우에도 SRPG는 '잘 모르는' 장르다. 항상 SRPG를 플레이하면 초반부에는 재미를 느끼다가, 후반부에 들어서 게임이 복잡해지면 흥미를 잃고 늘 그만두곤 했기에 리뷰하기 꺼려 지기도 한다. 장르에 통찰력을 가진 올드 게이머가 많아 SRPG의 전성기를 경험하지 못했음에도 괜히 '아는 척' 하다간, 얕은 지식이 까발려지고 피를 보기 쉽다.

이런 와중 SRPG 신작으로 주목받은 게임이 바닐라웨어의 <유니콘 오버로드>다. 가장 큰 이유는 바닐라웨어 특유의 한 땀 한 땀 빚어낸 2D 그래픽에 있을 것이다. 다른 개발사에선 쉬이 찾아볼 수 없는 바닐라웨어 특징적인 느낌은 장르에 관심이 적은 사람도 트레일러를 보면 한 번쯤 관심이 가도록 했다.

<유니콘 오버로드>

이런 아트에 흥미가 생겨서 플레이한 <유니콘 오버로드>에는 아트워크 이상의 깊이와 재미가 있었다. 시작한 지 거의 이틀 만에 최종장까지 돌파했으니, 정말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한 셈이다. ​

정식 출시 후 몇몇 게이머도 "SRPG 불후의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 플레이를 하면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앉아 수십 시간을 보내는 게임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본과 국내에선 현재 패키지가 품귀 상태이며, 유통사인 세가가 사과문까지 작성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유니콘 오버로드>가 SRPG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라도, 자연스럽게 장르 특유의 재미에 빠져들게 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성을 촘촘히 짜 놓았다는 점에 있다. SRPG 장르 입문자의 입장에서 <유니콘 오버로드>가 '왜' 재미있었는지 설명해 보고자 한다.



# 체스를 두지만, 저는 전략만 정해줄 겁니다.

<유니콘 오버로드>의 핵심은 실시간 전략과 자동 전투에 있다. 자동 전투를 장착한 모바일게임이 횡행하며 많은 사람이 ‘자동’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진 시대에 자동 전투가 핵심이라니,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정말로 이 시스템이 시간을 빨아들이는 <유니콘 오버로드>의 핵심이다.

보통, SRPG는 정사각형, 혹은 육각형 타일에서 차례로 캐릭터를 이동시키며, 아군의 부대와 상대방의 부대를 맞부딪치거나, 별도로 명령을 내려 공격해 전투가 이루어진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그 대신 실시간으로 부대를 이동시켜야 한다.

아군을 배치하고 움직이는 것 모두가 실시간이다. 스테이지마다 주어진 제한 시간도 길어야 10분 정도로 길지 않은 편이다. 물론, 제한 시간은 전투가 진행될 때는 소모되지 않으며, 게임을 멈추고 전황을 파악하며 아군 캐릭터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다.




그리고 아군의 부대를 움직여 적군과 접촉시키면 자동 전투가 발생한다. 여기서 배치한 부대에 속한 병종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한 ‘알고리즘’은 플레이어가 짜야 한다(혹자는 ‘코딩’같다고 이야기한다). 기본적으로 정해주는 행동 체계도 있지만, 결국 효율적인 싸움을 위해서는 어떤 캐릭터가 어떤 공격을 먼저 사용할지, 전투 시작 시 사용하는 패시브 스킬은 무엇으로 할지 직접 정해야 한다.

체스로 비유하자면, 턴제 SRPG는 체스말을 직접 조작하는 게임이고, <유니콘 오버로드>는 상대가 수를 둘 때마다 부대가 어떻게 움직이고 대응할지 ‘전술’을 짜 주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정성스럽게 만든 코딩의 결과는 이 바닐라웨어 특유의 그래픽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전투는 버튼 하나로 간단하게 스킵할 수 있지만, 자신이 짠 아군의 행동이 적절하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종종 전투를 관람할 필요가 있는데, 특유의 그래픽과 연출 덕택에 내가 생각한 전술이 잘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는 재미가 크다. 

바닐라웨어 특유의 그래픽이 단순히 겉으로만 예쁜 것이 아니라, 게임 시스템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예쁜(혹은 잘 생긴) 캐릭터가 내가 명령을 짜 놓은 대로 적의 공격은 죄다 피해내고, 반격해서 쓰러트리는데 입꼬리가 안 올라갈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기병은 보병에게 강한 대신, 하늘을 날아다니는 그리폰에게 약한 등 병종 간의 상성도 명확해 잘만 하면 한 번의 전투로 상대의 부대 하나를 처치할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한 전술이 맞아떨어질 때의 재미, 이것이 <유니콘 오버로드>의 핵심이다.


이 점은 실시간으로 아군을 이동시켜 줘야 한다는 점과도 잘 맞는다. 가령 빠르게 움직이는 기병대에게 이동 속도 버프까지 걸어준 후 돌격시켜, 상성상 유리한 보병은 말 그대로 ‘짓밟아 버리며’ 진격하며, 상성상 불리한 그리폰은 빠른 이동 속도를 통해 우회하도록 할 수 있다. 그 뒤를 그리폰에게 이점을 가진 궁병이 따라다니며 격파하는 식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아군의 조합에 상관없이, 리더를 하늘을 나는 캐릭터로 지정하면 장애물에 구애받지 않아 땅에 있는 적을 우회해 적의 본진만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날아 다니는 캐릭터를 리더로 지정하면 이동 속도에 큰 제한이 있지만, 이동 속도를 올려 주는 필드 스킬을 사용해 보충할 수 있다. 

적을 격파하면 '브레이브'라는 별도의 포인트를 얻고, 이 포인트를 소모해 새로운 아군 부대를 출격시키거나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도 있다. SRPG지만 마음만 먹으면 이외로 손이 바쁜 게임이다. 패드가 쉬지 않는다. 나름 RTS의 재미도 가진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적군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숲에 부대를 매복 시키기도 하며, 공중을 나는 부대로 아군의 본거지(점령당하면 곧바로 패배다)를 우회해서 공격해 오거나, 때로는 스킬을 사용해 자신들의 전장을 유리하게 만들기도 한다. 플레이어가 ‘잘 만들고 육성한’ 하나의 만능 부대로 게임을 클리어할 수 없도록, 아군 부대에 전투 횟수를 제한하는 스태미나로 전투에 제한을 두거나(물론 꼼수가 있긴 하다), 병종 간의 상성이 상당히 명확하도록 하는 등의 방지책이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이렇게 실시간으로 정신없이 아군을 조작하며, 상성 상 유리한 전투만 펼치도록 배치하고, 전투에서 직접 짠 알고리즘에 따라 적을 격파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유니콘 오버로드>에 빠져들게 된다. 정신없이 플레이하다가 마지막 적 기지만 남겨 두게 됐는데, 화면 상단에 위치한 제한 시간을 거의 소모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큰 쾌감이 없다. 자신도 모르게 “나 좀 똑똑할지도?”라는 성취감을 느낀다.

성취감은 곧 ‘게임을 더 잘하고 싶은’ 동기로 이어진다. 이런 모습을 몇 번 보다 보면, 플레이어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동료를 영입할 때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애정하는 캐릭터가 활약할 수 있도록 자신도 모르게 파티의 조합과 장비, 행동 순서를 뜯어 고치며 최선의 플레이를 고민하게 된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전투하는 시간보다 전투를 준비하는 시간이 훨씬 긴 게임이다. 그럼에도 이것에 재미를 느낀다면, 이런 시간이 절대로 답답하거나 낭비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유니콘 오버로드>가 취향만 맞으면 시간을 빨아들이는 게임인 이유다. 조금밖에 안 한 것 같은데 어느새인가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지금도 애매한 성능을 가진 이 녀석을 써보겠다고 머리를 싸맨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재미를 가진 게임이다.


# 불편함은 향수가 아니니까

장황하게 떠들었지만,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게임을 안 해본 사람이 글로만 게임 시스템을 파악한다면 복잡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SRPG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서술해 놓고, 게임 시스템이 어떤지 설명만 하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이 게임이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한 이유는 대략 아래와 같다.

먼저, <유니콘 오버로드>는 난이도가 높지 않다. 기자가 게임을 잘 한다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말했다시피 기자는 SRPG 초심자다). 이 게임의 보통 난이도는 ‘쉬움’에 가까우며(설명 자체가 그런 뉘앙스다), 약간 도전적인 느낌을 주는 난이도는 ‘택티컬’부터 시작된다. 1회차에서는 ‘엑스퍼트’ 난이도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여러 제약이 생기는 최종 난이도는 2회차부터 선택할 수 있다.

전투가 어렵지 않다는 것은, 플레이어가 '자신이 원하는 조합'을 구성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된다. 아무래도 난이도가 너무나 높다면, 효율적인 조합과 캐릭터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조합 짜는 재미가 핵심인 게임에 이런 경향성이 있다면 아무래도 치명적일 수 있다.

개발진이 리스펙을 표했던 고전 SRPG <전설의 오우거 배틀>에서 많은 부분을 따 왔기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필드가 오픈 월드라는 점도 하나의 메리트다. 단순히 1장... 2장... 3장으로 이어지는 에피소드를 따라가며 전투하는 것이 아니다.

필드를 탐험하며 아이템을 모으고, 어렵지 않은 수수께끼를 풀고 숨겨진 아이템을 얻고, 마을을 하나하나 해방하며 나름 ‘해방군’이라는 콘셉트를 즐기는 등 어느 정도는 오픈 월드의 재미를 차용한 게임이다. 분명 개발진이 의도한 진행 루트는 있지만 꼭 따를 필요는 없다.




게임이 지원하는 편의성의 범위도 넓으며, SRPG 특유의 긴장감을 주고 난이도를 올리기 위한 ‘사람 짜증나게 하는 제약’을 개발진이 어느 정도는 참았다는 느낌도 난다.

예를 들면, 필드에 함정을 깔아 놓음으로써 생각 없이 부대를 이동시키면 못 보는 사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망하게 하거나, 스토리에 따라 열심히 키워 놨던 아군 캐릭터를 긴 시간동안 이탈시키거나, 어려운 미션을 앞두고 뜬금없이 캐릭터가 납치당한다던가, 특정 캐릭터를 안 키우면 도저히 클리어가 안 된다던가 하는 일이 적다. 

사실, 이런 것들이 아예 없지는 않다. 캐릭터 이탈도 종종 있다. 그래도 지나치게 불쾌하지는 않다. 함정 같은 경우에는 종종 ‘이런 것이 있으니 조심해라~’하는 경고에서 그치는 느낌이다. 작정하고 만들었으면 플레이어를 화나게 할 수 있는 수단은 많았다고 느껴진다. 

난이도도 실시간으로 조정 가능하고, 필요하다면 반복 전투를 통해 ‘레벨 노가다’를 할 수 있는 지점도 있다. 그렇다고 반복 플레이를 통한 레벨링을 권장하거나 필수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게임은 아니다. 부대끼리 만나 전투가 발생하면 '발생할 결과'를 미리 보여 주기에, 아군 캐릭터가 패배하기 전에 부대의 배치를 바꾸거나 전술을 수정하는 등 타개책을 천천히 고민해 볼 수도 있다.

시야가 제한되는 스테이지. 이런 기믹은 한 두번에 그친다.


무엇보다도 아이템의 효과가 강하다. 게임 내내 마을을 해방시키고, 서브 퀘스트를 이것저것 하다 보면 아이템이 쌓이곤 하는데, 막히면 쌓인 아이템을 아낌없이 사용해 주면 된다. 괜히 2회차부터 해금되는 최종 난이도에 '전투마다 아이템 사용 5회 제약'을 둔 것이 아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좋은 아이템이 많으니, 잊지 않고 마음껏 써주면 된다.

무난한 스토리도 접근성에 한몫 하지 않나 싶다. 개인적인 의견이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흔히 말하는 ‘왕도적’인 스토리를 가진 게임이다. 나라가 위기해 처했고, 나쁜 놈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똑똑하고 잘생긴 만능 주인공이 세상을 구한다. 나쁜 놈은 자기가 열심히 정복해 놓은 세상을 주인공이 누비고 다녀도 자비롭게 방치한다. 주인공에게 열렬히 구애하는 히로인이 있고, 헌신적인 소꿉친구가 있고, 튕기는 사람이 있고, 금단의(?) 사랑도 있다. 이런 틀에서 그다지 벗어나지는 않는 게임이다. 

갑작스런 반전으로 플레이어의 머리를 얼얼하게 만드는 일은 없다. <13기병방위권>으로 스토리 면에서 찬사를 받았던 바닐라웨어기에, 의도적으로 이런 평범한 스토리라인을 택하지 않았나 감히 추측해 본다. 평범하다는 것은 그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무난하게 받아들여진다는 의미도 된다. 게임 전반의 BGM도 무난해서 좋다.



# 겉으로 보면 뻔해 보이지만, 해 보면 뻔하지 않은

단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결국 플레이어가 직접 행동 패턴을 정해주고 결과를 보며 얻는 재미가 게임의 핵심이라면, 결국 접근성이 아예 없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런 것들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플레이어라면 어떤 말을 한들, 어떤 설명을 한들, <유니콘 오버로드>는 재미없는 게임이다. <유니콘 오버로드>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는 순간부터 재미가 치솟는 게임이다. 급하게 먹지 말고 천천히 녹히며 먹어야 나름의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소한 단점들도 있다. 스토리는 평범하다 못해 비중이 매우 적은 편이다. 아이템 정렬이 상세하지 않아 캐릭터 몇 명의 아이템을 바꿔 주려다 짜증이 솟은 일도 많다. 전투도 후반으로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는데 피로함의 문제가 필연적으로 따라오기도 한다. 그래도 취향만 맞는다면 충분히 용인할 수 있을 수준이다.


아무래도 후반부로 갈수록 전투의 스케일이 커지고,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다


그리고 한 가지. <유니콘 오버로드>는 5시간 분량의 체험판을 지원한다는 점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체험판을 해 보고, 취향에 맞으면 데이터를 그대로 이어하면 된다. 아니라면 하지 않아도 좋다. 구매를 선택하기 전에 미리 충분히 맛볼 수 있다는 것은 게임 값 비싼 요즘 시대에 더 없는 메리트다.

정리하자면 <유니콘 오버로드>는 고전 SRPG를 리스펙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도 있지만, 단순히 추억의 재현이나 개발진의 취향 놀이에 그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그것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듬어 내놓은 게임이다. 요즘 시대에 당연하다 생각되는 편의성은 대부분 갖추어 놓았으며, 취향만 맞으면 게임의 핵심적인 시스템에 마치 빨려 들어가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뻔한 게임이라 느낄 수 있지만, 파고 보면 절대 단순하거나 만만한, 그런 뻔한 감각에 의존한 게임이 아니다. 후속작 잘 안 낸다는 바닐라웨어라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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