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accident)였어요. 그것도 2중 사고!
얼마 전 채널을 돌리다, 마주친 <100분 토론>. 이것도 사곤데, 그만 거기 멈춰버렸으니.
어쩔 수 없었어요. 주제가 무려 '역사 교과서 국정화, 남은 과제는?'
튀는 분이 있었어요.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난생 처음 보는 사람. 근거도 약하고, 논리는 빈약한데, 주장은 강하고, 논점은 이탈하니... 아니나 다를까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더군요.
예상했지만, 사회자도 심했어요. 한쪽 편에 서서 이야기하는 것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자꾸 진영논리로 프레이밍하려 했거든요. 이거 제가 진짜진짜 싫어하는 아주아주 치사한 수법이죠. 감정적 대치를 만들어서 합리적 판단의 여지를 지워버리는 거니까요.
참다참다 채널을 돌렸죠.
그리고, 오늘 접한 <100분 토론>과 연관된 2가지 뉴스.
1. <100분 토론> 사회자 정연국 MBC 시사제작국 국장의 청와대 대변인 임명
그날 사회자의 치우침이 지나쳐 한쪽 패널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문득 궁금해졌어요. 원래 그런 성향 때문이어서 발탁된 건지, 아니면 청와대 대변인 내정을 미리 알고 그랬는지.
청와대와 MBC의 끈끈한 관계까지는 그렇다 치는데, 이렇게 너무 대놓고 드러내는 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 <위대한 탈출> 원본 출판사, 한국어판 회수 및 서문 삭제 요구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탄 앵거스 디턴 교수의 책 <위대한 탈출>이 요즘 이슈였어요. 한국어판은 '불평등이 어떻게 성장을 촉진시키나'라는 부제를 달았고, 노벨상 수상 이후 우리나라 여당이나 보수 매체는 한국 사회에서 '불평등의 필요성'을 적극 부각했죠.
그런데, 몇몇 명민한 사람들이 이 책이 그런 내용이 아니라고 비판했어요. 후진국에서 불평등이 성장을 자극할 수 있지만, '부자가 룰을 정해서 불평등이 심해지는 요즘 같은 세상'을 걱정했으니까요.
마침내 미국의 출판사가 한국 번역본 출판사(한국경제신문)에게 시정을 요구했죠. 시중에 있는 책 다 회수하고, 재번역해서 미국 출판사의 검수를 거친 후 출판하라는 내용. 거기에 덧붙여 한국어판 서문 삭제도 요구했죠. 국제적으로 매우매우 창피한 일이 벌어진 거죠.
그런데, 한국어판 서문을 쓴 사람이 누군가 봤더니, 헉, 전희경 씨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자유경제원의 현진권 원장이더군요.
이런 기관에서 요즘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외치고 있으니, 국정화가 더욱 달갑지 않아지네요.